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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만 해도 시골엔 머슴 비슷한(?) 일꾼들이 있었다.
늘 할머니와 아버님 상을 따로 차리셨으며 아들과 일꾼 두 명의 밥상
그리고 며느리와 어머니 밥상을 따로따로 차리셨다.
그러나 그 것도 잠깐 약간 어수룩한 느낌을 주었던 시댁의 일꾼 두 명과
모든 아들들이 도시로 나가고 할머니께서도 돌아가시고
이제 시골엔 연세 드신 아버님과 당뇨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만 계신다.
며느리가 좋다고 말만 꺼내면 무엇이든지 무조건 가지고 가라며
싸 주시는 우리 어머니.
언젠가 할머니 때부터 쓰셨던 투박한 접시들이 좋아보여서
(사실은 내가, 무조건 오래되었다고 좋아한 것은 아닌지....)
"어머니 이 접시들이 참 예쁘네요." 했더니 함박 웃음을 지으신다.
어머니께선 당신의 며느리가 당신의 물건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시며 무엇이든지 주려고만 하신다.
그러더니 찬장에 곱게 쌓아 놓으셨던 옛날 접시들과 종지들을
모두 꺼내 놓으시며 마음에 드는 것은 모두 골라서
너희들 집에 갈 때 모두 가지고 가라고....
어머니. 그 그릇들 제가 이 곳 캐나다까지 모두 싸들고 왔답니다.
저도 이 작은 접시들을 며느리에게 곱게 물려줄게요.
어머니께선 늘 요술쟁이 처럼 밥을 지으시다 말고 찬거리가 없으면
집 앞의 조그만 텃밭에서 상추며 깻잎, 호박, 오이, 감자 등을 가져다
점심을 지어주시곤 했는데 이제 당뇨가 심하셔서
아버님 밥상 만을 차려드리는 것도 힘겨워 하시는 어머니가 되셨네요.
어머니.
오늘은 어머니께서 주신 오래된 연두빛의 접시와 종지로
당신의 둘째아들 밥상을 이렇게 차려 보았답니다.
당신의 둘째 며느리가 욕심을 내서 당신께 가져온 이 그릇들로
당신의 둘째 아들이 농사를 지은 고추랑 깻잎, 상추들로
저녁을 지었어요.
어머니.
내년 여름까진 꼭 건강을 회복 하셔서 아버님과 함께 이 곳 아들네로 나들이 한 번 하세요.
이 번엔 저희가 기른 야채로 정성껏 진지상을 차릴게요.
꼭 건강해지졌으면 좋겠답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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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카츄
'06.9.27 11:33 AM저어릴때도 요그릇 저희집에도 잇엇어여 ㅎㅎ
지금은 없지만요~~
추억에 잠기게 되네요~~ㅎㅎ2. 쌍둥맘
'06.9.27 11:44 AM저도 이젠 옛것이 좋아보여서 큰일이예요..정말 단아하고 색깔이 참 이쁘네요..
3. 파란마음
'06.9.27 11:58 AM저희 시댁에도 친정에도 찬장 깊숙이 있는데..참 작아요 접시들이...그만큼 어르신들께서는 소박하셨던듯...
4. 한번쯤
'06.9.27 1:25 PM손뼉을 치면서 기뻐합니다...기억나요 *^^*
5. 웃는 해바라기
'06.9.27 1:42 PM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어머님의 건강이 좋아지시기를 빌어요.6. miru
'06.9.27 2:00 PM저도 이 비슷한 접시 시모님께 몇개 물려 받았는데요~^^
반갑네요~
저도 작년에 이 그릇 받고서 살돋에 올렸엇거든요..
오래되었지만 볼수록 멋진 것 같아요~7. lisa
'06.9.27 3:49 PM피카츄님. 대부분의 집에 이 그릇들이 있었던 것 같지요. 그 땐 참 보기싫더니....
쌍둥맘님. 옛 것이 좋아보이는 것이 뭐가 큰일이라고 그러세요. 좋은 현상이지요.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파란마음님. 시댁 친정에 깊숙이 있는 그릇들 찾아보세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답니다.
한번쯤님. 기억나세요? 기뻐해주시니 저도 기쁘네요.
웃는 해바라기님. 따뜻한 마음씨 감사합니다. 어머님의 건강이 좋아지실 것 같아요.
miru님. 맞아요. 저도 보았어요. 그 땐 저도 얼마나 반가웠는데요. 정말 볼수록 정이 가는
그릇이지요.8. 키키
'06.9.27 4:06 PM그릇이...너무 탐이 납니다 ^.^
9. 한윤미
'06.9.27 6:19 PM옛날 생각나네요
우리 집에도 이런것 있었는데요
지금 보니 너무 단아하고 멋스럽네요10. 라니
'06.9.27 11:17 PMㅎㅎㅎ 저도 이 그릇 생각이 나네요
11. 지원
'06.9.28 10:59 AM예전엔 정말 집집마다 유사한 그릇들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글을 읽는동안 고부간의 대화가 생각나며 미소가 지어졌답니다12. lisa
'06.9.28 11:48 AM키키님. 정말 그릇이 탐이 나세요? 모두들 예쁘고 비싼 그릇들만 탐나 하시는 줄 알았는데...
눈이 정말 높으십니다. ㅎㅎㅎ
한윤미님. 단아하고 멋스럽다는 말씀을 들으니 정말로 잘 간직했다가 하나 있는 아들이 장가가면
그 며느리에게 물려줄까 봐요.
라니님. 나이가 오십년대나 육십년대 쯤에 태어나신 분들에겐 모두들 추억이 있는 그릇인가 봐요.
저 그릇이 추억에 잠기게 하는....
지원님. 이 번에 시댁엘 번개 같이 다녀오면서 느꼈는데 정말 쇠약해진 부모님께 너무나 못하는
아들, 며느리가 된 것을 느꼈답니다. 물론 친정 어머니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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