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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돋보기

알짜배기 살림정보가 가득!

오래된 에스프레소 주전자

| 조회수 : 6,596 | 추천수 : 22
작성일 : 2006-04-14 15:45:50
한글로 풀어 써놓으면 언제나 참 재미납니다. 에스프레소 팟? 케틀?
암튼간에 이 신새벽에 왠 글을 올리고 있냐?구요?
도대체가 요즘은 몸이 너무 피곤하니 잠이 안옵니다.
이리뒤척 저리뒤척하다가 결국은 남편이 자는틈을 이용해서 글한번 올립니다.
저희집은 고물들의 천국입니다.
제가 워낙에 고물을 좋아하는게 이유라면 이유지만 저는 제가 가진 모든 물건이
제것이라는 소유권주장 에 대한생각이 별로 강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 무슨 뚱딴지같은,자다가 봉창두드리는소리(하긴 자려고 노력했으니 자다 일어난것인가요?^^;;)??
이야기냐구요.
제가 사는곳은 워낙에 야드세일이 일상화 되어 있고 세컨핸드샵들이 보편적이라.
거의 모든 물건들은 야드세일에서 사거나 세컨핸드샵에서 삽니다.
아이 장난감,아이옷 등은 아이가 가는 드롭인 플레이그룹에서 달마다 한번씩 아이의 옷
바꿔입히기에 참가해서 돌려입히고.(워낙에 아이가 빨리 자리니 새옷사는데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그만큼 낭비기도 하고,저의 아이는 거의 모든옷이 사촌들이나 친구의 아이가 입던옷입니다)
저도 남의옷을 깨끗이 빨아서 입고??그러다가 실증나면 또 깨끗이 빨아 다림질까지 싸악 해서
기부를 하거나 친구들과 바꿔입고. 저는 지금 단지 옷의 예를 들었으나. 모든 살림살이 하나하나를
오래오래 깨끗이 쓰고 기부하고 또 맘에 드는것은 세컨핸드샵에서 아주 헐값에 사고 아님
친지분들에게 물려받고. .심지어는 은커틀러리세트같은것도 물려받기도 합니다.
한국사람의 보편적인 정서로는 '아니 가족이라도 엄연이 남인데 남이 쓰던 숟가락까지 ..미쳤나?'
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모든것은 관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식당에 가서 남이 쓰던 수저로 아무렇지도 않게 버젓히 밥을먹고  호텔에 투숙하면
언제나 남이 자던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지요.
저의 새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가장 큰이유는 지구의 땅덩어리는 한정되어있는데 끊임없이
무언가를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만들어내고 끊임없이 매립하는 다람쥐 쳇바퀴가 싫기 때문입니다.
멀쩡한 물건을 싫증났다고 아님 유행에 뒤진다는 말도 안되는이유로 내다버리고 새것사고
하는 소비의 쳇바퀴는 마치 뫼비우스의 고리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에게 물건을 물려받기도 하고 팔순이 지나신 이모님이 1950년대에 입으시던
코트를 아무렇지도 않게(하지만 진짜 촌스럽기는해요^^;;) 입고다니는 저로서는
제가 가진 참으로 많은물건들이 제게 속해있다는생각보다는 내가 살아있을동안
깨끗하게 얌전하게써서 다음에 누가 이물건들을 쓸지 모르지만 썩지 않는
물건이면 물려야겠다는 생각을 언제나 하는데...그렇게 생각을 하면 아주 작은 물건이라도
소홀하게 다루기가 힘이듭니다.
(제글이 한국의 상황과는 아주 동떨질수있으니 이친구가 한국말을
못해서 입에서 군내가나다보다 정도로 치부해주세요)
제가 언젠가 야드세일에서 정말 정말 헐값에 구해서 아주 열심히 닦아 광을 내어 저의 남편의
번떡?번떡?거리는 에스프레소 머쉰이 피곤(?)하거나 괜히 분위기 한번 잡고 싶을적에
쓰는 오래된 에스프레소 주전자를 부엌에 앉아 따뜻한 우유한잔 마시며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사진찍어서 괜히 주절이 주절이 써보았습니다.
저는 내일 부활절 을 보내러 시어머님댁에 갑니다. 가면 또 한동안은 한글, 우리말,우리음식과는 한참
떨어져있어야합니다. 겨우 며칠가면 돌아오는 짧은여행이지만 돌아오면 돌아오자마자 냉장고를 열고 맨입에 김치를 우적이는 이 희안한 현상을 '향수'라고 부르나요?
하하. 살림돋보기에 아주 소설을 씁니다여.
좋은 주말들 보내시고 모든분들 행복한 부활절 보내십시요.
(불교신자인 따조가 드리는 부활절인사 ^___^ 입니다.)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박한 밥상
    '06.4.14 4:01 PM

    저한테 파세용~~~~~~~

    tazo님이 올리시는 글 중 열중하는 것의 하나는
    이런 오래된 물건들의 감상입니다
    (물론 사는 모습도 예쁘지만.......)
    윗 부분이 세라믹이어서 특이합니다.
    국내에서는 앤틱을 구입해도 대부분 장식품인 경우도 많은데.....

  • 2. onion
    '06.4.14 4:04 PM

    멋지네요. 여기서는 저런걸 까페 띠에라- 간단히 모카포트라고 불러요.
    대개 비알레띠나 여타 이탈리아산 포트들을 많이 파는데 (요즘은 중국산도 있지요.)
    저렇에 윗부분이 도자기로 된 것도 있답니다.
    실용성 보다는 장식성이 더 강하지만..세월의 흔적을 느낄수 있는 포트네요.
    Happy Easter~ 즐기시고 다시 뵈어요.

  • 3. 영맘
    '06.4.14 4:04 PM

    따조님,,,,,,,,,,,,,,,,,,
    존경 한표 더 던집니다.
    저도 나름 향수 있는 물건(?)을 좋아하는데 이곳은 그리 쉽지가 않아요.
    전통이라는 무형의 재산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현대와 자연스런 교류가
    안되는듯...
    따조님의 생각과 삶의 방식에 저도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주전자 너무 예쁘내요.

  • 4. 보배엄마
    '06.4.14 5:06 PM

    저도 몇주전에 운동하러 갔다오다가 차를 돌려 나오던 곳에 세컨드샵이 있어서 호호호 하면서 들려서 바지를 무려 3개나 사왔습니다. 새바지 보다 편안해서 좋고, 모양도 가지가지, 색깔도 가지가지로 있어서 좋고, 배는 뽈똑, 키는 짜리몽땅, 다리는 장농다리인 사람에게도 척! 사서 그대로 입어도 따악 맞는 것들이 많아서 자주 이용합니다. 수저든, 접시든, 컵이든 맘에 들면 장땡이지요. 서울에서 사시는 친정 부모님은 이런 딸에게, "왜 그리 궁상이니!"하지 않으시고, "아이고, 잘했다"하셔서 저도 그냥 제멋에 산답니다.
    제가 딸이 있으면 제 웨딩 드레스 물려주고 싶은데, 딸이 없어서리...
    그리고 딸 있어도, 저 같이 키가 작으면 정말 안될 것 같아...

  • 5. 망구
    '06.4.14 5:39 PM

    저또한... 그런 삶을 살고 싶은데... 여기선... 그리하면... 너무 그리하면... 여러 사람들이 눈치를 준답니다..
    아.나.바.다. 운동이 그거일진데....
    아직도 재활용 하는날 보면 너무 많은 물건들이 그냥 나와서 나뒹그러져 있네요...
    다 집어오고 싶어요...그럴때면...
    타조님... 넘 따스하신 분 같아요...

  • 6. 달구네
    '06.4.14 8:42 PM

    tazo님 글 보고 느끼는게 많네요.멀쩡한 구식 냉장고 버리고 양문 냉장고 사고 싶어하는 저를 반성도 하구요...잘 안쓰는 물건 미련없이 버려대는 저 때문에 얼마나 쓰레기가 많아지나 생각도 해보구요.오래된걸 소중하게 닦아 쓰는 마음을 좀 배워야겠습니다. 근데 왜 제가 오래된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구질구질해 보이고 tazo님 것들은 고풍스러워 보일까요...

  • 7. 스프링
    '06.4.14 9:21 PM

    도자기는 맛이 어떤가요? 알루미늄 쓰다가 건강을 생각해 스텐으로 바꿀까 하고 비알레띠 브리카 알아보는데 좀 비싸더라구요...근데 도자기는 어떨지.... 맛 ! 전 맛을 중요히 여기는지라...궁금하네요

  • 8. 둥이둥이
    '06.4.14 10:22 PM

    제가 가진 생각과 거의 동일해서....^^
    글....너무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실천하시는 모습에는 존경 이~만큼 보내구요^^
    그 물건을 실제로 사용할 사람, 그 물건이 필요한 사람이 그 물건의 진짜 주인이다.......
    초록별 지구에 대한 생각들.....
    얼마전엔... 집에 있는 일회용품(종이컵, 나무젓가락, 스트로우 등등)
    아파트 단지내 떡볶이집 아주머니한테 이거 필요하시면 쓰시라구 가져다드렸더니..
    완전 반색하시더이다^^
    어차피..누군가에게 쓰이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물건이라면..
    그래도 필요한 곳에 가는게 낫겠다 싶어서.. 챙겨다드렸죠.
    요즘.. 박경화님의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법,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란 책을 읽었는데..
    책의 힘이란 실로 놀라운거죠....^^

  • 9. 여름나라
    '06.4.14 10:57 PM

    저도 반성합니다..죽어도 고장안나는 냉장고..오며가며 발로 차대는 불량주부입니다...게다가 새것이면 환장하는 제 정신세계...ㅠㅠ

  • 10. 보리차
    '06.4.14 11:12 PM

    네, 맞습니다.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지구를 생각한다면, 옷이나 냉장고를 새 것으로 바꿀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개념을 새 것으로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 11. 미네르바
    '06.4.15 8:34 AM

    ^0^

    님은 재화용을 열심히 하면서 빤짝반짝하게 꾸미지만,
    자원을 생각하면서 함부로 버리지도 못하고
    정리도 못하고 이고 지고 살면서 끙끙대고 있습니다.
    차라리 속시원하게 버릴수 있는 마음가짐도 때론 필요할 것 같아요.
    활용도 못하면서 이고지고 있으니 머리가 무거워요.

    (づ_T)

    죽어도 고장안나는 냉장고..오며가며 발로 차대는 불량주부
    환상입니다.
    아침부터 웃고 갑니다.

  • 12. one fine day
    '06.4.16 7:41 AM

    너무 멋집니다. 저희 시어머님도 결혼하실때 선물받았던 머핀틀이며 믹싱볼을 아직까지 사용하시는데 참 정겨워 보이더라구요..저도 제 물건 오래오래 사용해서 나중에 딸 낳으면 물려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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