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살림돋보기 최근 많이 읽은 글

살림돋보기

알짜배기 살림정보가 가득!

돈 안 들었던 인테리어2 - 접시정원(dish garden)

| 조회수 : 4,514 | 추천수 : 6
작성일 : 2005-05-24 18:38:05
물건을 사서 하자가 있으면 A/S를 해주듯이
새 아파트도 입주하고 A/S를 해주더군요.
몇 가지 마음에 안 드는 구석들을 꼼꼼히 살펴 신고하던 중에
안방 천정 등에 작은 균열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윗 사진의 등이지요.
둥근 모양의 큰 등이죠.
공사하면서 가운데 쇠부분을 조이다가 너무 힘주어 조였던가봐요.
새로 갈아주셨는데
그때를 놓치지 않은 우리 엄마.
"아저씨 그 등(금간 등), 가져다가 어디 쓰시나요? 그냥 버릴실 거면 저희한테 버리세요."

그래서 갈아낸 금간 등에 순간접착제를 바르고
며칠 뒤 실리콘을 다시 쏘고 말린 후,
이렇게 접시정원(dish garden)을 만들었어요.







흙은 당연히 할머니집에서 퍼왔고
(밭에 있는 흙보다 숲에 낙엽들이 쌓여 잘 삭은 축축한 흙들로 퍼왔어요.)
등 가운데 구멍은 자갈로 막았어요.
등 밑에는 너무 오래되어 디자인이 낡은 유리접시를 놓았구요.
또 그 밑을 받치고 있는 나무 원탁은
우리들의 '보물창고' 아파트 쓰레기통에서 입양한 것이죠.

거기에 심은 것은 앞줄 가장자리에 콩란을 둘러 심었고
중간에 산호스,
그 뒤쪽에 테이블 야자,
또 그 뒤에는 풍란을 얹은 돌,
그리고 양란이 죽은 뒤 갈무리 해두었던 쇠꼬챙이에
할머니 밭에서 데려온 더덕줄기를 감았죠.
그 옆엔 숲에서 퍼온 흙에 고사리 씨앗이 있었는지
넉줄고사리가 자라나 고물거리다가 손바닥을 펼쳤습니다.
여기에 든 돈은 종로 5가에서 사온 식물값, 13,000원쯤? (풍란, 콩란, 테이블야자, 산호스 등..)



이게 꽤 커요.
지름이 70cm 가까이 된답니다.
집들이 때 오신 손님들이 모두 이걸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어요.
(실제보다 사진이 덜 이쁘게 나와서 조금 실망 ㅎㅎ ^^; )

며칠 뒤,
할머니가 친척집에 가셔서 제가 모시러 간 길이었어요.
무언가를 손에 들고 오시는데
그건...
친척집 쓰레기통에 누가 버린 플라스틱 등이었어요.
우리집에 있는 유리 등을 이용한 접시정원이 생각나
그 버려진 등을 보시고는 또 집어오신 거죠.

이 접시정원은 아직 완성하진 못했고
이렇게 숯부작을 얹어 놓았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찍어서 그런데
이 숯이 높이 30cm, 지름은 20cm 가까이 되니 꽤 큰 숯덩이에요.
여기에 풍란과 헝겊모양 이끼(이름이 가물가물...)를 올렸어요.
곁엔 카랑코에 작은 뿌리도 붙였구요.
이 숯부작 밑에도 역시 안 쓰는 옛날 유리그릇을 받쳐놓고 물을 부어놓았죠.
숯이 스스로 물을 빨아들여 수분을 공급해요.
(그래도 가끔 스프레이 해줘야 합니다)
그 등을 받치고 있는 원탁 역시 쓰레기통에 누가 내다버린
어린이 책상이에요.
도배 후 남은 도배지로 감싼 겁니다.
이 도배지 얘기는 다음에 또 해드릴게요.
숯은 원래 집에 있던 것이고
풍란값만 엄마가 1500원 정도 줬다고 하시네요. (종로 5가)



곧 숯부작을 독립시키고
등을 가지고 또다른 접시정원을 만들어야 하겠지요.

다음엔 '돈 안 들었던 인테리어3 - 석부작(石附作)'을 올릴게요.
사진이 담긴 디카를 둘째가 갖고 외출했네요. ^^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버섯돌이
    '05.5.24 6:47 PM

    와와 멋지다
    역시 다르네요

  • 2. 보리
    '05.5.24 7:19 PM

    감탄만 하고 있습니다.
    단정한 삶의 자세가 그대로 느껴지는군요.

  • 3. 셀리
    '05.5.24 7:37 PM

    재활용 잘하셨네요 ^^ 이뻐요

  • 4. 따로
    '05.5.24 8:26 PM

    어머님이 대단하시네요.
    이제 저도 버러진 등보면 주워와야겠어요.
    이런 아이디어작품이 많을 듯 한데..
    있으면 또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게..

  • 5. 수국
    '05.5.24 9:05 PM

    우와~ 지금 구석에 박혀있던 등을 다시 보게 됩니다.

    한참 못 뵈었던것 같은데 인우둥님!
    전 초창기때 늘 좋은 글 올려주신던것 기억합니다.
    반가워서 그냥 주책없이 인사드렸습니다.ㅎㅎㅎ

  • 6. quesera
    '05.5.24 9:21 PM

    역시 손재주입니다
    전 돈주고사도 폼이 안나는데
    이렇게 재활용해서 멋지게...역시...음식이나 집안일은 손재주가 있어야할듯

  • 7. my block
    '05.5.24 9:24 PM

    와, 정말 멋져요.

  • 8. 보보
    '05.5.24 9:46 PM

    진짜 멋져요. 잡지사진... 아니예요 ?

  • 9. 이뿐 아줌니
    '05.5.25 10:40 AM

    오늘 부터 버려진 등 있나 열시미 두 눈 크게 뜨고 다녀야지
    ........... ^^*

  • 10. 수산나
    '05.5.25 10:50 AM

    어머님 아이디어와 솜씨가 대단하세요
    알뜰 살뜰 재활용 예쁜 미니 정원
    정말 멋지세요

  • 11. 양성심
    '05.5.25 11:45 AM

    정말 멋지네요. 아파트 거실 한켠에 저것이 있으면 기분이 확~ 좋아질것 같아요

  • 12. 까망콩~*
    '05.5.25 1:48 PM

    아이디어 굿~~~~~^^

  • 13. 최정은
    '05.5.31 12:18 PM

    돈보다 값진, 그야말로 정성이 가득 담긴 인테리어라고 느껴집니다.
    참, 멋진 어머님을 두셨네요. 부럽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5840 맘에 안드집 구조 3 사과 2024.11.07 1,381 0
15839 마루 쪽갈이 이후ᆢ 123123 2024.07.17 1,891 0
15838 7월부터 바뀐 비닐류 분리수거 3 ㅇㅇㅇ 2024.07.14 1,902 0
15837 비행기 좌석 여쭤봅니다 123123 2024.07.03 1,372 0
15836 자게에 햇양파 ..이렇게 생긴거 맞나요? 4 잘될꺼야! 2024.03.23 2,958 0
15835 사진속 냄비 뭐라고 검색해야 될까요? 2 산내들 2024.03.07 3,078 0
15834 여쭙세븐에이드 AS 지미 2023.07.14 2,637 0
15833 창문형 에어컨 설치한거 올려봅니다 6 Mate_Real 2023.07.12 5,867 0
15832 곰솥 구매하려구합니다. 추천 부탁드려봅니다 7 chris 2022.11.01 6,165 0
15831 기포기 4 방실방실 2022.03.17 13,034 0
15830 후라이팬 4 아줌마 2022.02.12 15,496 1
15829 궁금해요)대학병원 가면 진료실 앞에 있는 간호사 27 엘리제 2021.10.13 27,695 0
15828 (사진 첨부 후 재업로드) 무쇠팬 이거 망한 건가요? 9 가릉빈가 2021.01.05 23,338 0
15827 중학생 핸드폰 어떻게 해야할가요? 7 오늘을열심히 2020.12.12 17,265 0
15826 건조기 직렬 설치시 버튼이 넘 높아요 6 두바퀴 2020.10.28 18,699 0
15825 빌보 프렌치 가든- 밥그릇 국그릇 문의 4 알뜰 2020.02.26 25,250 0
15824 에어컨 실외기 설치 사례 6 abcd 2019.08.08 28,923 0
15823 싱크대 배수망 10 철이댁 2019.06.24 28,602 0
15822 싱글 침대 5 빗줄기 2019.03.04 22,525 0
15821 하수구 냄새 8 철이댁 2018.11.06 28,875 1
15820 동대문에서 커텐 하신 다나님 ( 해* 하우스에서 솔파 2018.11.04 21,320 0
15819 김을 잘라 김가루 만들기 23 쯩호엄마 2017.12.17 50,658 2
15818 에어프라이어 코팅벗겨졌을때 해결방법 대박 18 arbor 2017.12.11 62,516 4
15817 다이슨 청소기 구입계획 있으신 분들 확인하고 구입하셔요~ 35 투동스맘 2017.11.06 52,944 0
15816 무선청소기 7 옹기종기 2017.10.20 27,906 0
15815 면생리대 직접 만들어봤어요. 5 옷만드는들꽃 2017.09.13 29,137 2
15814 31평 싱크대 리모델 했어요... 27 적폐청산 2017.08.21 63,856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