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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맘님 글 보고... 살림 건진 이야기

| 조회수 : 3,995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4-12-07 10:30:05
제가 지난 달에 우연히 살림 세 가지를 건진 적이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오늘 짱구맘님이 올리신 그 제품이 아닌가 싶어서 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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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에 큰이모댁에 김장도우러 갔었습니다.
26일에 이사를 하세요. 그래서 창고에 있던 세간살이들이 다 나와있더군요.
죽 둘러보니 전기를 이용한 쿠커종류가 정말 많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 세 가지를 버리실 거라고 꺼내놓으신게 있더군요.
눈이 갑자기 휘둥그레지고 가슴이 막 뛰면서 이모에게 '이거 저 주세요!'했지요.
며칠 전 둘째이모 집들이때 제가 케익 만들어 가져갔던 걸 드셔보신 이모님은 가져가라고 하시면서
빵틀, 쿠키틀, 조각케익틀, 계랑용 그릇같은 것들을 제가 제빵하는 줄 모르고 며칠전 이미 버리셨다면서
안타까와 하셨어요... 아이고 아까와라.
암튼 이 세개라도 건진게 어디냐 싶었습니다.
그날은 김치통이 많아서 못들고 왔고, 25일 오전에 가져왔어요.

세간살이가 뭘까요?
정말 멋집니다!
웬만하면 딸내미 데려다 주고 집에 가서 쉬었을텐데, (지난 번 키친토크 '김밥사건'에 썼어요)
그걸 가지러 가겠다는 일념으로
피곤함을 무릅쓰고 다녀오지 않았겠어요?

오랫동안 창고에 재어 놓으시거나 원래의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쓰셔서 상태가 엉망이라
25일 오전에 들고와서 저녁까지 열심히 닦고 고치고 했답니다....

뭐냐면요...
드롱기 오븐 1850 사이즈보다 1리터 더 큰 전기오븐이랑,
제너럴 일렉트릭 오븐토스터기랑,
국산인데 제빵용도로 쓰는 아랫불 윗불을 조절 가능한 팬입니다.

윗 사진이 전기오븐입니다.
전기오븐은 이모님도 언제 사셨는지 기억은 못하시는데 설명서도 가지고 계세요.
오븐 뒷편을 보니 1986년 2월 제조로 되어있는 삼성전자 제품입니다.
이모님 말씀으로는 외산 오븐을 거의 그대로 카피해서 우리나라에서 만든 거라고 하시네요.
이게 말이죠, 전자렌지 기능이 있고, 그릴 기능도 있지만, 전기오븐 기능이 주인 제품인데요,
3단으로 구울 수 있게 되어있고 법랑바트가 두 개, 철망 한 개,  
전자렌지 용도로 쓰는 사기그릇이 한 개 들어있습니다.
윗불 아랫불 다 되구요. 온도는 250도까지, 시간은 90분까지 가능합니다.
드롱기에 비한다면 컨벡션기능만 없는 셈이네요.
발효기능도 있어요.
사이즈를 보는 순간 190에서는 좀 빠듯하다는 쉬폰케익도 구울 수 있겠다 싶어서 넘 좋았어요.

아랫사진의 위의 것이 오븐토스터, 아랫 것이 새한 쿠커입니다.
제너럴 일렉트릭 오븐토스터는 이모님은 언제 구입하셨는지 역시 기억을 못하시는데
제 기억으로는 20년도 더 됐습니다. 국민학교 다닐때 본 기억이 있거든요.
생긴 건 드롱기 오븐보다 조금 더 아래윗폭이 좁은데요,
철망 하나, 바트 하나, 석쇠 하나가 들어있네요.
드롱기 쿠킹 스튜디오에 갔을 때 전시실에서 본 오븐토스터랑 비슷한 것도 같습니다.
온도 조절이 화씨 500도까지 되는 아랫불 윗불이 다 있습니다.
오븐기능 있구요, 그릴 기능 있고, 토스트 기능은 1개부터 4개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네요.

제빵용 쿠커는 새한인더스트리라는 회사에서 만든 국산인데 제일 오래된 듯 보입니다. 역시 20수년은
된 거 같네요.
위의 두 개는 아랫윗불이 동시에 들어오는 건데, 이 쿠커는 아랫불과 윗불을 별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타이머도, 온도조절기도 안달려있지만 그 대신 3단으로 불조절하게 되어 있는데 단 수에 따라서
윗불이 먼저 들어오고, 단수를 더 올리면 아랫불까지 들어오게 되어 있대요.
안에는 직경 28cm, 29cm짜리 두 개의 원형 제빵틀이 들어 있습니다.

세개 다 110V용이었는데 전기오븐은 220V로 전환을 하셔서 쓰셨더군요.

전기오븐으로 coco님의 고구마칩이랑 김혜정님의 레몬머핀을 구워봤는데요, 같은 온도 같은 시간으로
했을 경우 출력이 드롱기 190오븐보다 세서 탈 수가 있더군요. 암튼 성능은 정말 좋아요...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민석마미
    '04.12.7 10:42 AM

    쓸줄 모르는 사람들에겐 폐가전이 되겠지만
    메이지님처럼 살림잘하고 똑부러진 분들에겐 명품이 되는것 같아요
    메이지님이 사용하시다가 잘보관하시면 박물관에 소장되는 행운을 얻으실수도 있겠어요
    명품이 달리 명품이 아니죠 명품은 우리손으로 만들어질수 있는가봐요 ^^
    탁월한 안목과 센스 높이 높이 칭찬드립니다 ^*^

  • 2. 메이지
    '04.12.7 10:43 AM

    옛날 물건 보면 거기에 얽힌 옛 추억이 꼬리를 물고 따라오지요...
    이모님도 아랫 쿠커에 빵 뿐 아니라 고구마도 많이 구워 드셨다더군요.
    아랫사진의 오븐토스터는 저희 엄마도 가지고 계셨는데, 8년전에 주택살다 아파트로 이사오시면서 거추장스럽다고 버리셨대요... 가지고 계셨으면 똑같은 거 두 개 생기는 거였는데 말이죠.

  • 3. fuss
    '04.12.7 10:44 AM

    젤 아래 있는 제빵기 저도 초등학교때 음... 벌써 20여년 전이네요.
    저걸 여지껏 보관하고 계시다니 대단하네요~
    엄마가 저기다가 빵만들어주셨던 기억 있어요 너무 반갑네요^^
    어린마음에 엄마가 카스테라 집에서 만들어주면 어찌나 뿌듯했던지...ㅎㅎㅎ

  • 4. 여름
    '04.12.7 10:45 AM

    저 가운데의 오븐토스터 속이 엄청 널널해서 참 좋겠더라고요.
    좋으시겠네요.

  • 5. 짱구맘
    '04.12.7 10:46 AM

    아...제껀 나중에 나온 모델이긴한데 비슷합니다...
    1990.12월에 제조된거구요...
    모델명은 RE-707GMS구요...
    저도 식빵 만들어보니 잘 만들어지더라구요...

  • 6. 메이지
    '04.12.7 10:52 AM

    그렇죠?
    삼성전자가 역시... 물건을 튼튼하게 잘만들었네요.
    지금까지 작동 잘 되는거 보면...
    그리고 정말 우스운 건, 뒷면에 공장도 가격표 택이 그대로 붙어 있는데요,
    1986년 2월 기준 공장도 가격이 '294,200원' 이예요...
    지금 물가로 환산하면 얼마나 하려나... 크기도 엄청 큰데요.

  • 7. 마당
    '04.12.7 10:53 AM

    뭐든지 옛날게 더 좋았어. 라고 말하게 되는 요즘이랍니다.
    예전엔 뭐든지 아주 튼튼했고 물건 자체에도..'장인정신' 이렇게 써있는거 같았고..
    디자인은 별로였으나 오래오래 쓸수 있었지요...
    요즘은 아주 유려한 디자인에 다양한 기능은 있으되..(솔직히 전 그 기능들이 뭔지도 몰라요. 전자렌지만 해도 밥도 된다는데..전 해동하고 일반 데우는 기능 외엔 하나도 못쓰거든요... 기계앞에선 한없이 작아져서리..) 아주 약하고 에이에스도 자주 받아야 하고.. 급기야는 버리게 되는 가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커피 물 올려놓고 그냥 왔네..-_-
    좋은 아침 되세요~~~

  • 8. sm1000
    '04.12.7 10:54 AM

    ㅋㅋ...울집 전자렌지는 20년도 더 됐는데..LG..그땐, 골드스타.. 결혼 전에 회사에서 보너스로 나왔었드랬죠..
    테레비 만해요...그래도 고장이나야 버리죠.. 맨날 쓰는거구...

  • 9. 짱구맘
    '04.12.7 10:58 AM

    ㅎㅎㅎ...저도 지금 막 메이지님 글보고 공장도가가격 확인하니 1990.12.기준 345,800원이네요...
    저희 언니 말에 의하면 이 가격이면 당시 일반회사 직원월급정도라네요...
    당시엔 전자제품 무지 비샀어요...그래서 수명이 긴건가???

  • 10. 짱구맘
    '04.12.7 11:01 AM

    새한쿠커... 저 어릴적에 엄마가 저기에 카스테라 무진장 해 주셨는데...
    오늘 보니 정말 무지 반갑네요...^^
    우리 쿠커는 어디로 간걸까???

  • 11. 물레방아
    '04.12.7 11:02 AM - 삭제된댓글

    저도 지금까지 솔라돔을 쓰고 있답니다-골드스타-16년 되었지요.
    결혼할때 30만원도 더주고 샀답니다--정말 큰돈이었겠지요
    아이시 회로라는 것이 덜거덕 덜거덕 거리고 있지요
    아이들 빵도 해주고, 함박스텡크도 구으면 붙지도 흐트러지도 않아서 잘 썼지요
    그런데 이놈이 고장이 나기 시작합니다
    또 고장나면 부품이 없다고 하네요
    그래도 못 버리고 쓰고 있답니다
    드롱기도 사교 싶고, 그러자니 또 전자렌지도 필요하고
    솔라돔이 목숨이 다 할때 까지 써야지요
    덕분에 다시금 가스 오븐기를 가끔 이용하고 있답니다
    물론 솔라돔도 잘 이용하지요
    삑삑 소리때문에 코드는 빼놓고 있지만요
    등치도 커서...
    정이 가는 물건들입니다
    손때가 묻은...
    드롱기 공구'때도 이 큰 덩치 때문에 고민고민 하다가 놓치고 또 놓치고
    ....
    시간은 자꾸 가고 새로운 물건들이 자꾸만 늘어나지만
    이렇게 내옆을 지키고있는 추억의 물건들이
    또한 나를 지켜주고 우리 식구들의 건강을 맡고 있군요

  • 12. 메이지
    '04.12.7 11:09 AM

    제 기억으로는요, 1984년인가에 친정 숙부님 한 분이 금성계열사에 취직을 하셨는데요,
    그 당시의 초봉이 30만원이 약간 안되는 금액이었습니다.
    이 오븐이 공장도 가격이 저거면 실제 판매가격은 몇 만원 더 붙었을 테니까
    한 달 월급이랑 정말 맞먹는 가격이네요...

  • 13. 봉처~
    '04.12.7 11:17 AM

    짱구맘님 찌찌뽕~~
    저희 엄마두 저 쿠커에 카스테라랑 쿠키 구워주셨는데...

  • 14. 헤스티아
    '04.12.7 1:55 PM

    제 시댁도 비슷한 전기렌지 가지고 계시던데,,, 오븐겸용인거군요.. 오로지 전자렌지 데움기능만 이용하시던데....

  • 15. 메이지
    '04.12.7 2:33 PM

    제 이모님도 전자렌지로만 쓰셨답니다... 예열하고 하는게 귀찮아서 빵은 아래의 쿠커로 구우셨대요.

  • 16. 칼라(구경아)
    '04.12.7 10:13 PM

    앗 마지막 건 저도 있는데.....사ㅣ용법몰라 그냥 두었지요 시어머님이 쓰신던거라는데.....

  • 17. 스프라이트
    '04.12.8 12:26 AM

    너무 정겹게 느껴져요. 특히 맨 아래 동그란 오븐은 ㅋ 어릴적 엄마가 여기에 카스테라를 구워주셨었는데..달걀을 흰자 노른자 분리해서 팔빠져라 돌려대셨던 기억이 나네요. ㅋ
    암튼 그 추억의 기계를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나네요. 감사해요.^^

  • 18. 김혜경
    '04.12.8 9:53 AM

    잘 가져오셨네요..전 맨 아래 쿠커는 첨 봤어요...구경 잘했어요...

  • 19. 현수
    '04.12.13 12:30 AM

    사진으로 보아 거진 새거같아요.
    갑자기 드는 생각이....
    요즘 물건도 20년 지난 뒤 좋을까 싶네요.
    이전물건은 좀 오래가는데 요즘은 물가때문인지 오래가질 못해서....아쉽네요.
    (그때 그가격으로 따지면..요즘 가전이 좀 싼 편이지만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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