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공고를 보고 '드디어 살림돋보기에 데뷔를 하는구나!' 하면서
이 그릇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진도 못찍고 있는 사이에
새 글이 자꾸만 올라오는데......
이 파이렉스네 친구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만두어야겠다고 마음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글이 쓰고싶어지는 겁니다.
(사실은 상품에 눈이 어두워져가지고, 새똥님의 글을 저장해놓고 읽으면 뭐합니까?ㅋㅋ)
그래서 늙으막에 이렇게 첫글을 올려봅니다.
제 어머니는 (사실은 어머니라고 불러본 적이 없지만) 살림살이에 욕심을 낼만큼 여유있게 살아보지도 못하고 가셨습니다.
엄마는 고모가 쓰다 넘기신 파이렉스 그릇들을 장식장(이미 어떤 분이 쓰신 차단스)에 두고 아껴 쓰셨습니다.
이런 찻잔과 투명한 그릇, 믹싱볼(되게 무거운)들을 손님 올 때만 쓰고 얼른 닦아 넣어두시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26년 전, 쉰 살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몇 달 있다가 오빠가 장가를 들고 엄마의 그릇들은 차단스 밖으로 나와 막그릇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엄마와의 추억이 없는 올케로선 당연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이제 친정집에도 이 그릇의 흔적들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그릇은 제가 친정에서 들고 왔느냐?
아니고요.
2년 전인가 아름다운 가게에 들렀다가 이 놈들을 발견했습니다.
무척 반가웠습니다.
당연히 사 왔습니다.
만원도 안 주고요.
깨질세라 잘 들고 와서 닦아서 저의 미니 차단스에 자리잡게 했습니다.
올해 제 나이가 엄마가 돌아가신 그 나이 쉰(만 쉰)살입니다.
새해를 맞는 마음이 묘했습니다.
그리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우리 같이 건강하게 오래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