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최대한 단조롭게 그때 그 상황을 설명해볼게요. 가능한 객관적으로 의견을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열 한살 때였어요. 집에 좀 안좋은 일이 생겨서 아빠가 해외로 약 일년간 나가 계셨습니다.
저는 외동딸이고 그 일년동안 엄마랑 단둘이 지냈어요.
어느날 저녁, 엄마가 저를 방으로 불렀는데, 이불에 누워서 티비를 보고 계셨던 장면이 기억나요. 저더러 옆에 앉으라고 하더니 제 등을 쓰다듬었고, 우리 애기 어쩌고 했던게 기억 나구요.
그리고 엄마가 자신의 웃옷을 들추더니 갑자기 저더러 우리 애기 어렸을때 생각난다고, 언제 이렇게 컸지. 어렸을때 엄마 젖만지고 맘마먹고 그랬는데.... 자 지금도 해봐라며. 저더러 가슴을 만지고 핥으라고, 정확히는 빨아보라고 시켰습니다.
저는 그 과정이 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고요. 그냥 처음에 싫다고 강력히 말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내가 애냐고 말대꾸한 것 같기도 한데 확실하진않고, 어쨌든 초반 거부의사를 표현했던 기억이 있구요. 뭐가뭔진 잘 모르겠지만 그 분위기가 불편했던 기억이 나고, 엄마가 나중에는 약간 강압적이었고, 계속 하라고 시켰던 기억, 그 다음 기억은 제가 엄마가 시키는대로 앉은 자세에서 불편하게 고개를 숙여 가슴을 빨고 있던 장면이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그러고 있는 동안 엄마의 나른했던 표정도 남아있습니다. 그 후로 횟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 두세번 엄마가 불러서 또 했던 것 같고, 마지막 기억은 제가 언젠가 스스로 엄마 가슴 해줄까? 물어봤는데, 갑자기 엄마가 무서운 얼굴로 정색하며 됐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어떤 상황에서 제가 그런 말을 꺼낸건지는 기억에 없고요. 그 후로 그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고 그 후로 지금까지 우리 사이에 이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저는 사십 훌쩍 넘은 중년인데요, 가끔씩 아주 가끔씩 뜬금없이 이 기억이 떠올라 저를 괴롭힙니다. 정확히는 괴롭힌다기 보다는, 그 때 그건 뭐였을까라는 궁금증같아요. 엄마는 사실 젖이 안나와서 절 분유로 키웠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스킨쉽도 전혀 안해서 껴안고 손잡는 것도 평생 거의 해본적이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 기억이 왜인지 모르게, 참.. 말로 표현하기 불편하고 그냥 가끔 힘듭니다.
제가 아기를 아직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혹시 엄마들이 정말 자식이 자신의 젖을 물던 빨던 기억이 너무너무 그립고, 훌쩍 커버린 자식이 대견하고, 그때 그 시절이 그립고, 그럴 경우 이런걸 열한살 딸에게 시킬 수도 있는 건지요. 다들 다 그렇게 엄마랑 친밀하게 스킨쉽 하는건데, 이상하다고 느낀 제가 사실 더 이상하고, 예민한걸까요? 애기를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이 도저히 불가능한 영역이라서요.
혹시 몰라 그 누구에게도 평생 말못한 일이었는데, 익명의 힘을 빌려 얘기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