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의심많은 성격이라 애 어릴 땐, 아기를 남의 손에 맡기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어서
어린이집은 보내지 않았어요
유치원이나 학교 마치고, 엄마 없는 빈 집에 어린애 혼자 있게 할 수 없어서 내가 일을 하는 건 엄두가 안났고
아이가 영재고를 가고싶어해 늦은 밤까지 함께 공부하다보니 낮엔 기력이 바닥이라 여전히 일할 생각은 못하고 등하교 라이드에 꼼짝 못하고, 아이만 키우며 지냈어요
그동안 애만 바라보느라 관심도 없었는데,
정신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또래 여성들 다들 직업이 있더라고요
교사, 어린이집원장,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PT 관장, 과외샘, 피아노 원장, 작가, 공무원, 옷가게 사장, 사회복지사 사무실 낸 사람, ...
다양하게~
너무 신기했어요
애 하나키우기가 힘들어서 절절매기 바빴던 나와 달리 다들 자기 몫을 하고 잘 살고 있구나..
내년엔 아이가 기숙사로 들어갈거에요
나도 이제 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오고 있는데
준비해둔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내가 보여요
48이고, 전에는 무역일을 했어요
일을 하게 되면 보람을 느끼고 나도 무쓸모가 아니다! 당당해질까요?
다니던 운동도 못할 수도 있고
너무너무 재밌어하는 취미가 하나 있는데 이것도 접어야할 거 같고
오랜만에 사회 생활하면 얼마나 삐그덕댈지 무섭고
아직 마땅한 일은 찾지도 못했는데 걱정도 많죠?
아~ 일하고 싶은데 일안하고도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