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문탁이라는 아지매들의 인문학 공동체를 들락거리는 82아짐인데요.
얼마전 끝난 탈핵 일인시위를 소개할까 해서요.
왜 82에 알리고, 같이 하자고 손내밀지 않았을까... 요즘에야 든 생각.
여기가 지역적으로 커버력이 좀 되잖아요...
여기 사진은 분당구 미금역에서 76일간 릴레이 일인시위했어요.
날짜가 76.5일인 이유는 밀양에 들어선다는 송전탑 765kv 고압전류를 의미해요.
암튼 지난 얘기 중 제가 친구와 같이 나갔던 어느 하루의 현장 사진인데요.
문탁 홈피에 올린 내용이라 좀 뜬금 없긴 할 거여요^^
암튼,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애 키우면서도 할 거 다 하며 살 수 있다는 차원에서.. 감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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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일째, 여울아와 달팽이 출격~
아직 1인시위를 나오는 게 두려운 분들, 아는 사람 만날까 걱정인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피켓팅을 할 때는 구호를 외치지 않아도 됩니다. 손을 번쩍 들고 피켓을 머리 위로 올립니다.
그러면 횡단보도 건너오던 사람들도 모두 눈길을 보냅니다. 가슴 높이보다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바람님께 전수 받음~)
오늘 자리의 경우는 양 옆 횡단보도에 서 있는 분들이 볼 수 있게 한 자리에 서 있기 보다는 왔다갔다 하는 게 좋겠더군요.
이제 전단지 배포작업, 소위 피세일.
달팽이를 따라가 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사람들은 잘 듣지도 받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를 한 명을 위해 이쪽 저쪽 팔을 뻗어봅니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갑니다.
어느새 횡단보도 앞에선 사람들이 모두 탈핵 전단지를 읽고 있습니다.
그러다 버스노선을 묻는 아저씨도 만납니다. (서울대병원은 미금역3번출구 농협 앞에서 2번, 7번 마을버스 타면 됩니다. 기억해둡시다~)
다가갈 때 환한 미소로 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도 없이 다가서면 간혹 깜짝깜짝 놀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 핵발전소 관련 정보 입니다. 한 번 읽어 보시겠습니까?"
전단지에 진중한 눈길을 보내시는 분들을 자~알 선별해서 계속 말을 걸어봅니다.
"얼마전에도 고리 1호기가 고장났다는 뉴스를 보셨지요? 30년 넘은 고리1호기가 자주 고장을 일으킵니다.
전세계적으로 평균 23년 이상을 사용하지 않는데 비해 우리는 30년 넘은 핵발전소가 두 개나 됩니다.
벌써 폐기했어야 하는데, 고쳐서 다시 쓰려고 하니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위험한 핵발전소는 폐쇄해야 합니다.
(원자력발전소 대신 핵발전소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다들 알아들으십니다~)
보통 횡단보도 신호 바뀌기 전 1분여 정도 밖에 여유가 없으니 훌륭한 정보를 주려고 하기보다
나눠준 전단지를 버리지 않고 보는 정도의 관심을 유발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이도 저도 다 낯설다 싶으면, 입닫고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살짝 먼 곳을 쳐다보며 결연히 서 있기만 해도 좋습니다.
어때요? 친구와 함께 하는 1인시위, 전혀 두렵지 않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