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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 짜리 빵...

| 조회수 : 2,414 | 추천수 : 53
작성일 : 2008-07-18 17:27:24
오늘 빵집에 갔더랬죠.
여러 사람이 먹을거라서 여유로이 빵을 고르고 있는데
어느 나이드신 할아버지가 들어오시는 거지요.
언뜻봐서는 빵하나 얻으시려고 들어왔나 했지요.

근데 할아버지 점원에게 다가가 이야기하십니다.
"천원 짜리 빵이 어떤것이 있나요?"

여러분들도 아시지만 어디 요즘 천원이 돈인가요??
천원 가지고 나가봐야 할것도 없고, 천원 짜리 빵으로서 좀 떡대가 있어보이는 빵은
더욱이 없죠.

점원이 이거 요거 저거 설명을 드렸죠.
할아버지 마음에 드는 빵들을 집으며 얼마냐구 물으시더라구요.

또 한참 돌아보시다가 빵 하나 발견하시고는 이건 얼마냐 물어시더라구요.

"1500백원 입니다." 또 한참을 고르다가
딱 천원 하는 빵을 하나 고르십니다.
그리고는 수첩에서 꼬깃꼬깃 접힌 천원짜리 한장을 내밀고는 가방에 고이 넣어가십니다.

대놓고 보태드린다 할 수도 없고, 주변만 배회하다가 빵을 들고 나왔죠.
근데 생각나는 거에요.
점원 한테 조용히 말해서 천원이라고 말하고 나머지는 채워주면 될것을...
뒤늦은 안타까움이 머리를 쳤답니다.

할아버지 빵을 고이 가방에 넣어서 가시는 것과, 맛을 물어보시는 걸 보니
아마도 직접 드시기 보다는 집에 있는 누군가에게 주려는 것 같아보였답니다. ㅠㅠ

으~ 여튼 불편한 마음으로 빵집을 나오는데
우리 동네는 그런 분들이 많은 거라는 거죠.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 편부모 가정에서 사는 아이들..
내가 좀 할 수 있는게 있을것 같은데 멀해야할지가 고민이랍니다.

뭔가 우리동네에서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거든요~
여러분들도 의견이 있음 이야기해주셔요~ ^^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후나
    '08.7.18 5:36 PM

    우리 82쿡 예쁜생각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 참 좋습니다.
    응원합니다.^^

  • 2. 스머프반바지
    '08.7.18 5:55 PM

    점원에게 얘기할걸 하는 부분에서 어떤분이 딱 떠올랐어요.
    스무살 시절에 참교육 물품과 사회과학 서적들을 팔던곳이 있었는데
    아주 자주 놀러를 갔었더랍니다.
    제가 보고 싶은데 돈은 없고 그래서 책을 뒤적거리고 있을때
    옆에서 선배님이 말하십니다.
    "아..너도 그거 사고 싶었냐? 나 그거 진짜 보고 싶었거덩~"
    그러면서 얼른 사십니다. 그리고는 내가 너무 바쁘니 너 먼저봐라~ 그러면서 주십니다.
    전 냉큼 받아서 집으로 들고 왔구요.
    시간이 많이 지나서 알게 됐습니다.
    그분은 그 책을 전혀 살 예정이 아니었다는걸~
    그렇게 번번히 왜 저랑 같은책이 보고 싶었는지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사준다 하면 자존심 하나로 먹고 산다며 땍땍거릴 제 성격 뻔히 알고 그러셨다는걸요.
    이 글 읽는데, 왜 그분이 생각나는건지...^^
    그분 때문에 배려라는걸 배우게 되었답니다.

  • 3. 딩동댕
    '08.7.18 6:27 PM

    오랫만에 읽은 훈훈한 글이네요..
    얼마전 아름다운 가게에 물품 기증해달라는 문자 받고 까먹고 있었는데 저도 기증할만한 물건 모아서 그거라도 실천해야겠네요..

  • 4. 무식이
    '08.7.20 2:36 PM

    세상은 아직 밝은 곳이내요....
    글을 읽은 것만 으로도 마음이 훈훈해지내요....감사함니다

  • 5. 푸른두이파리
    '08.7.20 2:51 PM

    고운 맘을 가지셨네요..^^
    맘이 그러하시다면 동네 통장님이나 동사무소에 가셔서 소년소녀 가장이나 독거노인분들 조손가정 소개 받으셔서 반찬 같은거 해 드림 엄청 좋아합니다
    김치나 반찬할 때 양을 조금 넉넉히 해서 드리면 그보다 더 고마워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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