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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살림만 하고 살고싶어요.

| 조회수 : 2,532 | 추천수 : 96
작성일 : 2008-06-30 10:49:39
소심하고 순종적인 내가, 시위, 데모라고는 해본적 없던 내가 28일 시위를 다녀왔어요.
유관순열사 나셨다며 빈정대는 남편의 말을 뒤로한채 씩씩하게 혼자 파주에서 서울로 상경했답니다.
오랫동안 참여하고 싶었지만 야리꼬리한 냄새가 진동하는 물대포가 뿌려지고 전경들의 강경진압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작은놈이 엄마를 찾고 운다는 몇차례의 전화가 나를 잡아끌더군요.
시위대를 벗어나자 참  별난 세계가 펄쳐졌습니다.
웃고 떠들고 마시는 사람들
너무나 너무나 한가롭게 평화를 즐기는 그들을 보니 자괴감이 느껴지더군요.
우리가 뭣때문에 폭도라 매도되면서, 얻어터져가며 이짓(?)을 하는데....
다음날 인터넷을 뒤져보며 또한번 나의 마음은 무너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연행되셨더군요.
함께 하지 못한 죄책감에 창밖을 내려다보니 여전히 세상은 무심하게 잘 돌아가고 있더이다.
남편은 민주투사니 열사니 하며 여전히 빈정거리며 내게 별라다 합니다.
니가 안그래도 좋게 돌아가게 되어있답니다.
그날 아이들을 봐주셨던 친정부모님은 내가 친구를 만난줄 알고 계셔서 살림하는 년이 밤늦도록 놀다오면 어쩌냐고 내내 잔소리를 하십니다.
티비에서는 법무부장관이라는 작자가 촛불시위를 폭도로 매도하고 폭력시위에 대해 강력대응하겠다고 또다시 엄포를 놓더군요.
슬펐습니다. 이해받지 못함을.  
우리가 언제까지 촛불을 들어야 합니까?
언제까지 나라걱정하며 살림에 소홀해야 할까요?
불과 두달전처럼 가구리폼하고 짜잘한 소품 사들이고 미싱으로 드르륵 박으며 어떻게 하면 겨우 마련한 내집을 예쁘게 가꿀까? 아이디어 짜네고, 새로 산 오븐으로 오늘은 쿠키, 내일은 머핀, 그다음은 뭘로 할까 고민하며 살고 싶네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에게 급식을 먹여야 하는지 말아야할지 하는 고민은 사양하고 싶어요.
오늘도 난  여기저기 눈팅을 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제발 다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면서.
보다 희망적인 뉴스를 기대하면서.
촛불시위 여러분 일주일만 버터주세요.
이번 주말에 혼자라도 또 나갑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희망 반 노력 반
    '08.6.30 11:34 AM

    저도 캐 공감 합니다.

    옛날처럼 애들 사는 포슷 올리고 살고 인터넷으로 책구경하고
    애들과 재미있게 놀기 이런거나 하고 싶습니다. 편파적인 조중동을 보고 있자니
    화가 목구멍까지 솟구칩니다...

    역사의 죄인 조중동 절대로 잊지 않을겁니다.

  • 2. 새로운세상
    '08.6.30 12:29 PM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항상 후미쪽에 계시기 바람니다
    82쿡 회원님들도 만나시고요.......혼자가 아니란걸 느끼실 겁니다

  • 3. 아기별
    '08.6.30 1:50 PM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하지 않나 봅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그저 걱정이라면 아이들과 부모 형제들이었는데...

    그나마 저는 남편과 공감대가 형성되어 조금 덜 답답하네요.

    우리가 바라는대로 결과를 이루기 바라면서...힘내시고...

    혹 다시 그곳에서 만나게 되면 인사 나눠요.

  • 4. 룰루랄라~
    '08.7.1 10:21 AM

    그러게요. 남편이 그러면 더 힘든데...저도 남편이 절 이상하게 보길래 여기서 동영상도 보여주고 기사도 보여주며 설득?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맘놓고 ^^

  • 5. 개똥이
    '08.7.2 9:51 AM

    착한양님과 연락이 되길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쪽지도 보냈어요. 확인하시면 바로 연락주시면 정말 좋겠어요! 031-955-3703, shark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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