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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대방어로 한 해 마무리

| 조회수 : 9,702 | 추천수 : 8
작성일 : 2018-12-28 13:35:45




겨울 초입에 방어가 시작되면

지금 이맘 땐 에지간한 횟집에서는 부담스러운 대방어 철입니다.


저도 82쿡에서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여기서 글도 아닌 것이 말도 아닌 것이 죄다 속을 열었다가

막상 현실에서 만나면 서먹해지고 별로 할 말도 없습니다.

이 친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가끔 연락이 오고 차도 마시고

그러다 어제 대방어 술상으로 조촐한 송년회를 했습니다.


올해 유난히 부침이 많았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면 두 가지 감정을 널뛰곤 했습니다.

하나는 자격지심(50대에 폭망한 쓰라린 후유증),

생각 좀 하고 살아라는 등 훈계질하거나 어찌저리 책 한 줄 안보고 사나

(책이 뭐라꼬가 아니라 책을 든다는 행위는 자신을 들여다 보는 오픈 세러머니 입니다^^)

여하간 내가 냅네 하다 내가 뭐시라꼬

시소를 탄 그런 감정들이 넘쳐흘러 쉽지는 않았습니다.


내 지갑에 돈이 없어도 만나는 사람은 정말 편한 사람입니다.

어~~ 나 지금 백수인데 얻어먹는닷!

아마 일생에 세 손가락 들 정도의 뻔뻔함을 과시할 수 있는 친구이지요.


줄 서서 기다리는 진기한 풍경

적응이 안되어 눈을 어디로 둘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녀는  두 귀 쫑끗 세우고

호명만을, 합격증 기다리는 수험생 처녀였습니다.


감격스럽게 앉아 회심의 미소를 짓고





넘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겁니다.

어제 먹은 겁니다. 거기에다





방어 대구리 구운 것은 다 못 먹고 싸들고 왔더랬습니다.


제 철에 먹는 건 제 철을 즐기는 겁니다.

어느 바다에서 유유히 놀다 우리 술상으로 올라온 대방어의 최후를 전혀

애도는 하지 않고 고마워만 연발합니다.ㅎ


먹는 행위는 죽임을 기반한 아주 묘한 경계를 넘나듭니다.

올 한해 참 많이도 먹었습니다.


그 중 어제 먹은 대방어 회가 확실하게 음악으로 치면

베토벤 합창교향곡이였습니다.


제대로 합창했습니다.

인류의 평화, 사랑 @#$% ^^


작년 봄 엄마와의 통영 여행으로

11년 만에 키톡으로 돌아왔습니다.


올 한해 키톡으로 즐거웠습니다.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한 날

들어 준 여러분들이 계셔 고맙습니다.


새해 소망?

올해보다 더 나아지는 나를 기대합니다.

되돌이표는 적어도 없어야 한다고

굳세게 다짐합니다.


새해도 뭘 해먹지 고민과 먹은만큼 기여할 수 있는

즐거운 세상을~~~~^^


어제 만난 그녀에게도 축복을 보냅니다.

나 백수탈출 하면 그날은 내가 쏜다아~~^^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왕언냐*^^*
    '18.12.28 6:13 PM

    방어가...방어가 아주 실해뵈네요.
    좋은 사람과의 시간은 늘 설레고 좋습니다.
    고고님...새해에도 건강하십쇼.

  • 고고
    '18.12.30 5:24 PM

    저렇게 실한 방어를 배터지게 먹은 건 처음이였습니다.
    내내 웃고 수다스러운 두 표정이 주거니받거니 행복한 시간이였어요.

  • 2. 별헤는밤
    '18.12.28 7:14 PM

    덕분에 키톡 들락거리는 즐거움이 더 커졌습니다
    해피뉴이어!!!

  • 고고
    '18.12.30 5:25 PM

    고맙습니다. ^^

  • 3. 시간여행
    '18.12.28 9:36 PM

    고고님도 82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셨군요~
    싱싱한 대방어에 즐거운 만남 응원하구요~
    되돌이표 없이 계속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고고
    '18.12.30 5:26 PM

    정신줄만 안 놓고 살면 어디 되돌이표가 되겠습니까?^^
    새해엔 더 많이 공부하고 노는 즐거운 한 해가 목표입니다.
    시간여행 님도 해피뉴이어~~^^

  • 4. 쑥과마눌
    '18.12.29 1:08 AM - 삭제된댓글

    방어는 먹어 본 적 없어라~~
    어찌, 불쌍해 뵈지 않음?


    태어나서 불쌍해 뵈는 외모와 인상과 언행이 한번도 없었던 여인이
    여기와서 한 풀고 감..캬아~

  • 5. red dragon
    '18.12.29 1:45 AM

    40대 폭망하여 60대를 낼로 바라보는 나
    폭망한 때 이후로 한치도 앞으로 더 나가지 못하고 그자리서 맴 맴....맴
    백수는 아니나 백수같은....

    백수라지만 풍성한 고고님의 식구들과 정신세계와 술상들이 나를 유혹하여 당장 짐싸 뛰어가고싶은 나.....

  • 고고
    '18.12.30 5:28 PM

    중년에 한번 자빠라지면 다시 일어서는 힘이 많이 딸려요.
    정신력의 문제?
    체력?
    사회시스템?
    셋 중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체력 강화^^
    러닝머신 4키로 매일 뛰고 걷고 합니다.

    경주 함 오십쇼
    술상 잘 채려드릴게요.^^

  • 6. 소년공원
    '18.12.29 3:38 AM

    말하고싶어 입이 근질근질한 날, 그 언제라도 이 곳으로 오세요 :-)
    제가 들어드릴께요.
    해피 뉴 이어!
    백수 탈출하시면 저도 한 턱 얻어먹을래요.

  • 고고
    '18.12.30 5:29 PM

    음냐 명왕성까지 가려면 차비까지
    엄청 벌어야겠슴돠 ㅎㅎ

  • 7. hoshidsh
    '18.12.29 12:03 PM

    방어의 실한 모습에도 놀랐지만
    여기서 그런 좋은 친구분을 만나셨다니
    역시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맞나봅니다.
    고고님과 친구분까지, 두 분 다 멋진 새해 맞으시고
    원하는 바 이루시기를 빌어요.
    Happy Holidays!!

  • 고고
    '18.12.30 5:30 PM

    유유상종, 둘 다 푼수과 입니다. ㅎㅎ

    참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해피 뉴이어~~^^

  • 8. Harmony
    '18.12.29 9:27 PM

    방어회가 살아뛰어오를듯한 기세군요,.
    넓은 바다에서 헤엄치다 그 곳으로 갔군요.
    아름다운 방어회입니다.
    거기다 기름진 방어머리구이~
    정말 고소한맛이었겠어요.
    아름다운 회를 쏘신 그녀~
    길이 복받으시기를 바라고
    두분의 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백수탈출은 내년이면 바로 탈출이겠지요?^^
    더 멋진밥상으로 두분이서 곧 새해에 만나시길 기대합니다.

  • 고고
    '18.12.30 5:32 PM

    내년이 이틀 뒤 인데
    경주는 제게 동안거하라고 밀고 있습니다. ㅎㅎ

    새해엔 더 맛있는 밥술상으로 뵙겠습니다.

  • 9. 프리스카
    '18.12.29 9:45 PM

    방어는 처음 보네요.
    인생사 새옹지마 좋은 날도 오겠죠.
    내년에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 고고
    '18.12.30 5:33 PM

    봄이 있는데 뭔 걱정이겠습니까^^

    프리스카님도 새해 좋은 일 많이 생기길~~

  • 10. 해피코코
    '18.12.29 11:17 PM

    방어회는... 그림의 떡...
    아~ 저도 합창하고 싶네요.
    82쿡 친구인 고고님께 축복을 쏩니다.^^
    새해에는 해피해피한 날들을 위하여~~

  • 고고
    '18.12.30 5:34 PM

    캐나다에서는 회를 먹기가 어렵지요?
    제가 그래서 이민을 못 갑니다. ㅎㅎㅎ
    해피코코님의 솜씨좋은 밥상을 새해엔 더 기대하며
    해피 뉴이어~~

  • 11. 솔이엄마
    '18.12.31 12:02 AM

    고고님, 늘 응원합니다^^
    저도 오래돈 참이슬파인데,
    혹시라도 경주에 가게 되면
    고고님과 소주한잔 기울일 수 있을까...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봅니다. ^^
    내년엔 더더 좋은일만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 12. 동고비
    '19.1.1 2:18 PM

    고고님, 사진이 정말 멋져요. 휴대폰으로 찍은건 아니죠?
    고고님의 일상을 보며 나도 혼자 좀 살아보고 싶다, 꿈을 꿔봅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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