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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독거중년의 가을은

| 조회수 : 16,520 | 추천수 : 8
작성일 : 2019-10-28 23:57:07




오랫 만입니다.

그 후 제가 드신 야식입니다.


오직 핸드메이드로 즉석두부조림입니다.(도마와 칼을 안 쓴^^)

숟가락으로 두부를 푼다,

피망 씻으면서 쪼갠다,

물 쪼매 넣고 간장, 발사믹 식초를 손 가는대로 넣는다.

불에 따라 5~8분 사이 먹을 수 있습니다.^^





더 간단한 야식입니다.

뭐 레시피가 따로 없지요.^^





1플러스 1 메뉴, 위의 계란후라이가 성에 안 차면 공장두부를 치즈로

둔갑시켜 동네두부로 만드는 마법^^





이러다 영양실조?

작은 배추와 백만순이님이 아닌 송이 넣고

호주산 샤브샤브용 고기 넣어

니맛도 내맛도 없는 고기와 배추를 간장발사믹 식초에 찍어

소주 한 잔 캬~~~~


야매샤브샤브라고 보심 됩니다.^^





냉장고에 김치는 없어도 치즈와 버터는 있습니다.

가는 김에 와인 한 빙도!


야밤에 치즈와 버터 범벅으로 먹으면

거기다가 음주까지 겸하면

2~3키로 낙찰입니다.^^


이러면서 지금도 윗 중의 하나와 쏘주를 짠하면서~





오후 햇살 들어오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오늘은 딱 지금 죽었으면 좋겠다는 중년여성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A 여성은 12년 전에 갑상선암으로 투병, 지금은 약으로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균실 치료도 받았고 그 사이 몸과 마음, 가족들의 관계도 나빠지고

어디 하소연할 때도 없는

아주 힘든 시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 힘든 투병시간에는 어찌했던 낫겠다는 의지로 버텨왔는데

지금은 죽고 싶다고 합니다.

실오라기 풀듯 헤쳐나가면서 누가 젤 원망스럽냐고

구박한 엄마, 여태 무심한 남편

귀 기울여주는 이 없는 가족형제들


억울한 마음, 무엇으로 보상 받고 싶나요?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면 된답니다.

........


B 여성

오늘 아침 딱 눈을 뜨니 15층 아파트에서 뛰어 내리고 싶었답니다.

절에 가도 나아지질 않고

그러다 열이 채여 몇 달만에 한 잔 했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마음에 송곳이 삐죽삐죽 마구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고?

남편이 오늘내일한답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를 거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남편이 언제 죽는지 봐달라고 합니다.

제가 미쳐요.

그냥 가시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남편이 죽길 바라는지, 살아 노후를 같이 하고 싶은지

속마음은 모르겠습디다.


.......


비정규직,

마흔 넘은 남성이 왔습니다.

9년 만에 정규직이 되어 이제 급여도 좀 되고

여자를 자신있게 만날 수 있는데

그럴 기회가 없다고 합니다.

그때는 비정규직이라 여자한데 결혼이야기도 못 꺼내고

놓쳤답니다.


서른 초반 공무원 시험 준비여성입니다.

대학 졸업하고 무기계약직으로 몇 년 다녔습니다.

상견례까지 했는데 시어머니 되는 사람이 직장도 불안하고

친정도 좀 없고 그렇게 반대하여 혼기도 놓치고

그래서 정말 열심히 공무원 시험준비를 했습니다.

소수점에서 계속 떨어집니다.

자신의 삶이 여기서 끝날 것같다고 계속 웁니다.

그녀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합니다.

12월에 있을 공무원 시험을 바짝 두 달동안 족보 만들어 가면서

열공하는 것, 저는 하염없이 다 토해낼 때까지 들어주는 일입니다.

그리고 상담료 절반을 저녁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손에 담아주면서

합격하면 얼굴 보자고.


비정규직, 먹고 사는 일이 안정이 되지 않는 한

불안은 영혼도 갉아먹고 삶도 휘청거립니다.


일용직하는 한 청년은 여관에서 생활합니다.

내 평생 일용직하다가 끝나나요?

매일 똑같은 시간을 1년 넘게 한 두개 해보라고 했습니다.

자기 전에 5분 정도 내 삶에 대해 고민하기

쉬는 날 6키로 이상 걷기

어제 카톡으로 공원산책 한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참 잘했어요!!

칸트가 똑같은 시간에 왜 산책을 했는지 이제사 가늠이 됩니다.


푸코에서 옴베르토 에코, 프로이트

고병권을 통해 본 니체

뭐 들쑥날쑥 한 권에 책에서 여러 권이 보여 좌충우돌하면서

프로이트는 문학으로 접근하면서

이 벽을 넘어서야만 현대철학자들에게 갈 수 있을 것같아

열린책들 프로이트 전집 하나둘씩 접수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에 한 그의 강의가 낯설지가 않습니다.


아직도 인간에 대해, 인류에 대해 완벽한 해석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 삶도 아직 이해 안되는 것 투성입니다.


제 집 숲의 나무들 낙엽이 다 지는 날,

땡땡이 치고 베란다에서 술상 차려놓고

낮술 때릴 겁니다.^^


오늘은 이 가을에 어울리는 곡

다들 아시는 곡,

무디블루스 1970년 공연(꽈배기 조끼가 어찌나 정겨운지^^)


https://www.youtube.com/watch?v=tYIYIVG64C4



3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쑥과마눌
    '19.10.29 12:46 AM

    일단 일등~~

    딴 거는 모르겠고, 고고님은 지금 딱 맞는 직업에 종사중입니다.

    화이팅!

  • 고고
    '19.10.29 11:19 PM

    딴 거는 저도 모릅네다.^^

    지금이 좋습니다.

  • 2. 꽃게
    '19.10.29 9:29 AM

    오랫만에 왔는데
    고고님의 글이 ...
    덩달아 제게도 위로가 됩니다.

  • 고고
    '19.10.29 11:21 PM

    자주 출몰하기에는 먹는 게 부실해서^^

    고맙습니다.

  • 3. 커다란무
    '19.10.29 10:58 AM

    오랜만의 글
    참 반갑습니다.

    추천 지그시 누르게 됩니다.

  • 고고
    '19.10.29 11:22 PM

    잘 지내시죠?
    가끔가끔 생각납니다.
    커다란 가을 무를 볼 때도 말입니다.^^

  • 4. 테디베어
    '19.10.29 11:41 AM

    캬~~ 저 혼자 있을 때 해먹는 요리하고 똑 같아요^^
    그나저나 바다바다바다 ㅠㅠ 바다 보고 싶어요 ㅠㅠ 마당 넓은 집에서 잘 살고 있겠져~~

  • 고고
    '19.10.29 11:23 PM

    정녕 저는 죽을 때까지 저렇게 먹어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좋은 분 만나, 그래도 너무 보고싶어요

  • 5. 해몽
    '19.10.29 12:15 PM

    그냥 수필...
    글 속에서 사람들을 향한 고고님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요

  • 고고
    '19.10.29 11:25 PM

    나이들면서 생긴 큰 감정이 연민입디다.
    세상사 어찌보면 참 뻔하고 시시하다고 건방 떨 때가
    지금 많이 부끄럽지요.
    고맙습니다.

  • 6. 룰룰루
    '19.10.29 12:58 PM

    먹고사는일이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가슴아프네요

  • 고고
    '19.10.29 11:26 PM

    우리 주변의 친숙한 현실입니다.

    지금 20대들에게 미안하고 좀 그려요

  • 7. Merlot
    '19.10.29 1:16 PM

    몬가 하고픈말이 많은데 그냥...
    사진보니 단게 안보여요
    초콜렛 케잌 쿠키 그런거 드세요
    와인 드실때 같이요
    잠시지만 덜 외롭더라고요(저는요 )

  • 고고
    '19.10.29 11:31 PM

    제가 단맛을 싫어하다보니 빵도 거의 안먹고 군것질도 안하는 편입니다.
    와인 안주로 초코렛 좋지요. 아이스크림도 의외로 좋아요.
    하도 대용량으로 파니 혼자 벅차서^^
    번잡스러운 것보다 쪼매 외롭게 사는 게 ㅎ

  • 8. 초록하늘
    '19.10.29 9:00 PM

    그냥 들어만줘도 위로가 돼죠.
    고고님과 상담했던 분들에게
    작은 평안이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고고님도 충만한 계절이시길 함께 기도합니다.

  • 고고
    '19.10.29 11:31 PM

    다들 잠시라도 평안을 얻길 저도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9. 소년공원
    '19.10.30 6:02 AM

    두부
    계란
    쇠고기
    치즈
    .
    .
    .
    .
    .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잘 하고 계시네요 :-)
    상담하시는 분이 먼저 건강하셔야 상담 받는 분들도 한결 더 많은 도움을 받을 거라 믿어요.
    잘 챙겨드시고 건강하세요 고고님!

  • 고고
    '19.10.31 11:54 AM

    예, 잘 챙겨먹는 편입니다.
    고맙습니다. 소년공원님^^

  • 10. 꾸미오
    '19.10.30 7:27 PM

    고고님의 숨은 팬이에요. 댕댕이 귀여워서 보다가 님 글 솜씨에 빠져버린..^^ 나이는 저랑 비슷하신거 같은데 50미터 상공 드론위에 앉아서 인생을 바라보고 계시는거 같아요.
    초연하게 그렇게....

  • 고고
    '19.10.31 11:57 AM

    가끔 상담하러 와 다 내려놨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어요.
    죽기 전에 다 못 내려놔요
    뭘 내려놔요~~^^

    그러면 7~80% 내려놨다고

    그 내려놓음에 대해 영 회의가 많은지라
    저의 초연함도 허세이옵니다.^^

    가끔 말이 하고 싶을 때 또 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1. 빠리하늘
    '19.10.30 10:25 PM

    한번 뵙고싶네요 ㅋ

  • 고고
    '19.10.31 11:59 AM

    여기 정기적으로 놀러옵니다.^^

  • 12. 피오나
    '19.10.31 3:45 PM

    제목에 끌려 열어보았네요.우리 모두의 미래이지요.글 찾아 읽겠습니다.50대의 시선은 '연민' 공감 꾹~입니다.자주 들러주세요.^^

  • 고고
    '19.11.4 10:14 AM

    고맙습니다.
    60대 이후 시선은 어디로 갈 지 저도 궁금합니다.

  • 13. canalwalk
    '19.10.31 7:15 PM

    저도 제목보고 들어왔어요. 웬지 사진과 글이 여운이 남네요.

  • 고고
    '19.11.4 10:14 AM

    뭘 시작하기도 두렵고 어려운 중년이어요
    고맙습니다.

  • 고고
    '19.11.4 10:15 AM

    죽음은 우리가 어차피 가는 길이고,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오늘을 재밋게 살아야죠.^^

  • 14. 솔이엄마
    '19.11.1 1:32 PM

    고고님~^^
    여전히 고고님 답게 살아가고 계시네요.
    툭툭 던지는 말 속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해요.
    낮술드시는 날, 제가 마주앉고 싶네요~^^

  • 고고
    '19.11.4 10:16 AM

    아직도 나뭇잎이 남아 있어 낮술상은 못 차리고 있습니다.
    솔이네 반찬이 훨훨~ 날아 안주로 오는 즐거운 상상
    곁에서 따뜻한 이야기가 오고 가겠지요

  • 15. Harmony
    '19.11.3 7:43 PM

    무심히
    여러사람들 사연 들어주시고
    마음 열어주시고...

    좋은일 하시는겁니다.
    복받을거에요.

  • 고고
    '19.11.4 10:18 AM

    복은 이미 충분히 많이 받았어요.^^

    좋은 사람되기보다 나쁜 사람 안되기가 실천이 쉽더이다.^^

  • 16. toal
    '19.11.3 10:25 PM

    죄송합니다.
    독고중년으로 읽었어요.ㅜㅜ
    아무래도 저는 노년기가 오나 봅니다.

  • 고고
    '19.11.4 10:19 AM

    아닙니다.

    이런 단어 쓰기가 그렇지만 인생 독고다이 아니겠습니까^^

  • 17. louvain
    '19.11.6 11:29 AM

    글 찾아 읽겠습니다.
    좋은 사람보다 나쁜 사람 안되기...
    마이마이 공감합니다.

  • 18. 백만순이
    '19.11.8 1:07 PM

    어이쿠! 깜짝이야!
    갑자기 제 닉이 나와 놀랐잖아요ㅋㅋㅋㅋ
    단단한 사람에게 내 맘 풀어놓으면 참 후련한데 그 단단한분이시군요~

  • 19. lana
    '19.11.18 1:02 PM

    저도 고고님 만나서 술 한잔 하고 싶습니다.
    땡땡이 언제 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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