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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아빠들 "그러나 불안하다"(perm)

dma 조회수 : 299
작성일 : 2011-02-23 07:49:35
남자가 왜 집에서 애 보나"… 가족·친척들 타박 부담… 직장 불이익도 걱정

중소 무역회사에 다니는 송모(35)씨는 작년 5월 아내가 둘째아들을 낳자 1년간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인 회사에 다니는 내가 아이를 위해 육아휴직을 냈다"고 말했다. 송씨는 "아이들과 놀아주며 행복을 느끼고, 그동안 해온 일들을 돌아볼 시간이 생겨 만족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에 근무하다 작년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육아휴직을 했던 권회윤(34)씨도 "주변에서 '미쳤냐'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이 너무 즐거웠다"고 했다.

이들처럼 육아를 위해 직장을 휴직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남성 육아 휴직자가 2009년 502명에서 2010년 819명으로 1.63배 증가했다. 2001년 2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0년 만에 400배 이상 늘어났다. 작년 6월 개정된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남성들이 배우자가 출산하면 3일의 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고, 만6세 이하 자녀를 뒀다면 자녀가 초등학교에 취학하기 전까지 1년 이내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휴직기간 급여는 출산 전 임금의 40%로 최저 5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다.

그러나 아직 남성들의 육아휴직은 용감한 사람들만의 이야기다.

직장에선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고 친지들도 '왜 남자가…'라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육아휴직 중이거나 휴직을 했던 남성들은 "어느 정도 불이익을 각오하고 휴직을 신청했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이모(31)씨는 "작년 12월 육아휴직을 신청했을 때 회사 사람들이 대놓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육아휴직을 신청했을 때 회사가 이를 받아주지 않으면 500만원의 벌금을 낸다는 점을 강조해 가까스로 육아휴직을 얻어냈다. 그러나 이씨는 "회사에서 현재 나를 안 좋게 생각하는 것 같아 휴직기간이 끝나기 전 복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 다니다 육아휴직을 했던 허모(34)씨는 "다른 대기업에서는 아직 육아휴직의 '육'자도 꺼내면 안 되는 분위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본지가 취재한 10명의 남성 육아휴직자(사기업 6명, 공기업 2명, 공무원 2명)들은 "공무원이나 공기업, 가족 같은 분위기의 회사 몇 군데를 제외하면 육아휴직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직 우리 사회는 남성 육아휴직을 수용할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한 전자회사의 육아휴직자 5명은 "육아휴직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한 국내 금융업체의 육아휴직자도 "현재 처가와 본가에서 내가 육아휴직 중인 것을 모르고 있다"며 "밝히고 싶지 않고 관련된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육아휴직이 퇴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유명 기업 부설 경제연구원을 다니다 작년 6월부터 1년 동안 육아휴직 중인 채모(30)씨는 "육아휴직을 사실상 이직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로부터 '육아휴직을 끝내도 돌아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김문조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남자가 밥벌이를 하지 않고 집에서 아이를 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가정·직장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 한 남성 육아휴직제도가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IP : 152.149.xxx.16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elia
    '11.2.23 9:44 AM (61.98.xxx.4)

    출근 길에 아 댕~ 하는 글을 보게 되네요 -_-; 아 진짜;

    그래도, 사회의 수많은 눈들을 견디시고 꿋꿋이 육아휴직으로 아이 양육하신 아버님들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나라 참 갈길 멉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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