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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지려면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 조회수 : 704
작성일 : 2011-01-08 00:46:16
지금은 헤어진 남친에게 결혼하잔 소릴 들은 적이 있어요. 정식으로 거창하게 청혼한 건 아니었지만 그땐 둘다 진지했었는데... 별 생각 없이 덜컥 진행했다면 아이가 세 살은 되었겠네요.

결혼이라기보다 아이를 가지고 싶어했던 사람이었어요. 그 친구가 몸이 많이 약했거든요. 언제 자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망은 강해서, 아마도 2세를 통해 자기 의지를 넘겨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해요. 그 정도로 그 친구를 좋아했던건 아니어서 거절했고 헤어졌지만 요새 그 친구 생각이 나는 건, 제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결혼은 끔찍하다고 생각해 왔어요. 나쁜 사례들이 도처에 널려 있었기 때문이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남녀의 좋은 관계는 룸메이트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이가 너무 가지고 싶네요. 하루에 한두 번은 꼭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종족번식의 본능 같은 걸까요? - - ;

그렇다고 쿨하게 싱글맘의 길을 택할 용기는 없고... 어찌어찌 짝을 찾아서 결혼을 한다고 해도, 단지 아이를 갖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가져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무책임한 일이 아닐까요? 왜 아이를 가지고 싶냐면 희망이 없기 때문이에요. 미래에 대한 희망이요. 살면서 이루고자 하는 영적인 목표가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닿기 전에 늙어 죽을 것 같아요. 내 아이가 그걸 대신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내 아이니까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다가 비슷한 목표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서... 물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둘째 셋째, 그 이상도 고려하게 되네요.

이런 어머니에게서 태어난다면, 입장바꿔 생각해서 내가 그 아이라면 끔찍할 것 같아요. 의식주 보장해주고 형식적인 사랑은 베풀겠지만 그 이상 할 자신은 없네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속에 던져놓고 지켜보고 싶어요.

그냥 생각 접고, 홀몸으로 노력하며 살아가다 죽는게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이겠지요? ^^ 그런데 제 목표에 대한 열망이 너무 강하니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네요. 어떤 조언이든 감사히 받겠습니다...
IP : 14.56.xxx.3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8 12:51 AM (218.37.xxx.67)

    결혼해서 부부생활을 유지하는 일보다 한생명을 낳아 기르는일이 훨씬더 많은 인내와 노력을
    요하는 일이랍니다
    결혼이야 막말로 이혼도장 찍으면 끝이지만 육아는 끝낼수있는 문제도 아니구요
    먼저 좋은사람 만나서 사랑하는 일부터 시작하심이 좋을듯.....

  • 2. 예진양 선전하는거
    '11.1.8 12:54 AM (119.195.xxx.134)

    출산 정말 아프다네요..ㅠㅠ
    전 그게 싫어서 결혼안해요. 신체적 고통을 유난히 예민하게 느끼는 편이라.

  • 3. 사랑을
    '11.1.8 4:33 AM (124.49.xxx.74)

    듬뿍 줄 수 있는게 아니라면 아이를 키우시지 않는게 낫지 않을까요?
    무언가를 대신 이뤄주기 위해 아이가 있었으면..이라는거..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강요해서는 안되는 일"중에 한가지였던 것 같은데요..
    직접 말씀하신것처럼 원글님께서 그 아이라면 끔찍하겠죠.

    제가 느끼기엔 아이보다 정신과 상담을 한 번 받아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나쁜뜻으로가 아니라...원글님과 비슷한 말을 자주 하던 친구에게 정신과 치료 권했는데
    처음엔 거부하더니..결국 상담 몇달동안 하고나서 참 좋아졌다고 스스로 말하더라구요.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시지 말고, 정신과 상담을 한 번 받아보세요.

  • 4. 형식적인
    '11.1.8 9:58 AM (220.127.xxx.167)

    사랑만 줄 거라면 아이는 낳지 말아야겠죠.

    원글님 글을 보면 아이를 사랑하기 위해 낳는 게 아니라 실험하기 위해 낳겠다는 생각이신데, 아이는 실험 대상이 될 이유가 없어요. 사랑 없이 아이를 키울 수는 없고 형식적인 사랑은 사랑이 아니죠.

  • 5. 이유란없다.....
    '11.1.8 10:48 AM (119.193.xxx.212)

    그냥 운명일 뿐... 그냥 감동일 뿐... 그냥 기적일 뿐..

    이사 두아이 낳아 키우며 그나마 조금 철이든 초등생 엄마였슴다 ^^

  • 6. 자식은
    '11.1.8 12:18 PM (180.230.xxx.93)

    마냥기여운(?)자식이 아니랍니다.
    인격체를 가진 나와 다른 개체로 봐야 한답니다.
    아이의 인생은 따로 있는 것이고
    님이 못이룬 꿈의 연장선으로 아이를 생각하시다니 헐~ 입니다.
    평범한게 제일 좋은 거라 했습니다.
    남과 다르지 않게
    따뜻한 가정하에 태어나는 아이였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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