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할 일은 하고 살지 말자는 주의라서 더 생각이 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하거나 아쉬운건 별로 없는데;;;
날이 싸해지면 울컥울컥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한 분과 한 사람.
일단 한 분은 고등학교 때 국어선생님이세요.
제가 원래 선생님에 대한 불신이 좀 깊었어요. 많이 맞기도 했고... 1년 내내 괜히 괴롭힘도 당했었고요.
그런데 그 국어선생님은 정말 잊혀지지 않아요.
선생님을 만나면서 여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저도 부모 & 언론 & 지역사회 & 학교에서 주입된대로 여성에 대해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걸 선생님한테 배웠고,
대학교 와서 여성학에 대해서 공부하는 계기도 되었고요.
결혼하고 나서야 선생님을 찾아뵐 생각을 했는데, 선생님은 이미 명예퇴직하셨더라고요.
아무리 인터넷을 뒤지고 수소문을 해도 선생님 소식은 2004년이 마지막이네요.
다시 만나뵙기 어렵지 않을까... 선생님을 만나서 꼭 다시 이야기 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후회스러워요.
선생님이나 어른이라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보더라도 정말 너무 멋있는 선생님이셨는데...
먹고 사는게 바쁘다고 차일피일 뵈러 간다는걸 미뤘다는게 참 바보같고...
한 사람은 첫사랑이에요.
대학교 가자마자 사귀었고, 정말 지금 생각하면 엄청 순진한 교제를 했었는데...
군대를 갔어요. 물론 기다리기로 했고요.
그런데 소식이 점점 뜸해지는거에요. 상당히 긴 시간동안 편지도 전화도 안 왔고요.
당시 제 속사정도 마냥 탱자탱자 놀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심적인 부담이 그렇지 않아도 큰 가운데,
군대간 남친이 연락도 없으니... 괜히 원망이 그쪽으로 쏠리게 되었어요.
결국은 제가 헤어지자고 통보했고요.
얼마 후, 휴가 나오더니 그애가 전화를 했어요. 헤어져도 얼굴이라도 보고 헤어져야하는거 아니냐...
그 말이 맞다해서 만나기로 했지요. 그런데 참 웃기죠.
제가 왜 그때 파마를 했을까요. 아주 머리가 마이콜도 아니고;;; 동네 아줌마도 아니고;;;
모자라도 눌러쓰고 나갔어야 했는데... 지금 같았으면 하지도 않을 말도 안되는 고민을 하다가, 결국 나가지 않았어요.
날이 추울 때였는데, 그애는 한참 기다렸나보더라고요. 마지막 연락 남긴 시간을 보니...
언젠거 싸이의 사람찾기를 해보니 그애는 2008년도에 결혼을 했어요.
동향의 여자랑 결혼해서 행복한 사진을 올려놓은걸 보고, 그때서야 그나마 마음의 짐이 약간 덜어졌었어요.
그래도... 그때 만나서 자초지종을 말하고 서로 웃으며 헤어졌어야하는데...
그애는 나를 얼마나 원망했을까 싶어서 참 후회스러워요.
선생님은 정말 사람을 써서라도 찾아볼까 싶기도 해요. 너무 뵙고 싶은데 소식도 모르겠고...
첫사랑은 이제 만나서는 안될 사람이겠죠.
날이 추우니 별 생각이 다 머리에서 둥둥 떠다니네요.
교훈은... 일을 미루지 말고, 사람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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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못해 후회스러운데 이제 찾지도 못하는 사람들;;;
기회가없어요 조회수 : 777
작성일 : 2010-11-03 00:03:00
IP : 121.138.xxx.18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11.3 12:28 AM (112.172.xxx.75)아마 첫사랑은 머리같은 건 신경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2. 살다보면
'10.11.3 9:00 AM (59.6.xxx.191)안타까운 일들이 참 많네요.
3. @
'10.11.3 9:28 AM (119.199.xxx.102)그래서 그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해요
저도 첫사랑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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