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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고 호텔가서 잤네요.
친구 계모임에 갔던 신랑이 새벽 2시 반에 들어왔습니다.
주변에 친구도 없고 밤에 만날 사람은 더더욱 없습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요즘 자꾸 짜증이 나고 그러는데.
신랑이 밤에 나가는 걸 절대 이해하지 못합니다. 주부가 밤에 나가는 게 제정신이냐고 합니다.
결혼하고 십년동안 밤에 딱 2번, 한번은 거짓말 하고 문화센터 엄마들이랑 밥 먹고,
한번은 신랑 친구 부인이 함께 밥 먹다 제 편 들어줘서 둘이만 함께 저녁에 약속잡고 만났어요.
새벽에 들어온 신랑이 바로 자질 않고 슬슬 건드리길래 짜증이 확 나면서.. 나 나간다. 했더니
술김에 나가라 하더라구요. 제가 세번 물었습니다. 나 간다. 진짜. 그러구 옷 입었습니다.
옷 입자 나가는 거 막더라구요.
사실 새벽 3시에 혼자 나가서 뭘 하겠습니까. 그냥 싸우나라도 하고 오자.
내일(일) 또 회사가야 한다고 오전에 자다 오후에 나갈텐데.
그럼 또 하루종일 애랑 있어야 하는데.. 하는 맘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온 몸으로 막아서더라구요.
순간 저도 오기가 들어 현관으로 그냥 나갔는데 갑자기 후드티 모자를 확 잡아채더니
제가 목이 졸리는 상황이었는데도 놓지 않고 당기더라구요.
그 상황에서 제가 머리속에 드는 생각은 참 치욕적이다 였습니다.
남편이란 사람 참 나한테 함부로 한다.
그렇게 실랭이 하면서 옷으로 목 졸리면서 차 키 놓고 왔다는 생각이 들어,
비켜 차 키 가지로 가야해.. 하는데 순간
남편이 갑자기 확 밀치면서 내꺼거든, 가라.. 가.. 다신 들어오지 마라. 하네요.
알았어. 알았으니까, 비켜, 하고 들어서려는데 절 밀치네요. 차 내꺼다. 라면서.
제 차, 신랑 명의거든요. 하하하하하하..
그렇게 그게 왜 내차냐 몰고 다니는 니꺼지 하던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 자기꺼라고.
아마 차 없으면 제가 어디 멀리 못갈꺼라고 생각했나봐요.
그렇게 밀려 집 밖으로 나와서 혼자 그 새벽에 걸었어요. 한시간쯤.
그리고 역에 가서 기차타고 어디갈까 하고 있는데. 마음이 참 편해지데요.
애들 없이, 신랑 없이 혼자 새벽 길을 걷는데 드는 생각은 바깥 공기 참 시원하다.. 하하.
그렇게 역에 앉아있다 5시 반쯤 집에 왔는데 문 잠그고 안열어주네요.
첨엔 안열어줘도 좀 지나면 열어주겠지 했는데 않열어주더라구요.
현관방에 있는거 티나게 TV 켜놓고 있으면서 말이죠.
전 신랑이 저랑 싸우고 화나서 나갔어도 문 안열어준적 없고,
술 마시고 새벽 3,4시에 들어와도 문 잠근적 없는데 말이죠.
화가 나더라구요. 내 집인데, 언제든 나가도 다시 들어올수 있는 내 집인데..
한참 벨 누르다 결국 호텔가서 자다 2시쯤 들어왔어왔어요.
12시 체크아웃인데 좀 연장해달랬더니 2시까지 해주더라구요.
애가 문 열어주면서 엄마 어디갔냐고, 엄마 없어서 엄마 집 나간줄 알았다고 깜짝 놀랐다는 시늉을 하네요.
밥 차리고 있는데 다시 나가라며 밀길래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했더니 화만 푹푹 내고는 눕네요.
마지막으로 애들 밥 먹이고 집 청소하고 다시 나올려고 맘 먹었는데
애들 밥 차려주고 집 청소하고 괜히 엄한데 쓴 호텔비만 아까워하면서 주말 보냈네요.
신랑과는 이후로 단 한마디도 않하고 있구요. 말도 하기 싫구요.
상대도 하기 싫고, 얼굴도 보기 싫고. 뭐, 마찬가지겠죠.
저도 뭐가뭔지 모르겠어요.
그냥 차근차근 쌓여있는 가슴속 불만이 여과없이 나온건가 싶기도 하고,
결혼하고 내가 뭔가 싶어 자꾸 짜증나고 화나고 죽고 싶다는 생각만 하는데
혼자 목매달고 죽는게 젤 낫겟다 싶은 생각이 여러번인데
이런 심정 토로하면 니가 살기 편하니 그런 고민한다, 공장에 가서 힘들게 일해보면
그런 소리 쑥 들어갈꺼라는 신랑, 오히려 자기가 힘들어 죽겠다는 신랑.
결국 하나마나 한 소리가 되어버리는, 한가한 소리 늘어놓은게 되어버리는 나.
잘 크는 아이들 미안해서라도 제가 맘 잡아야 하는데
성실한 신랑 애쓰는거 아는데
한번씩 이렇게 절 숨 막히게 하는 신랑을 참을수가 없어요.
1. 저두..
'10.10.18 12:16 PM (118.40.xxx.58)얼마전 심한몸싸움 아니일방적으로제가ㅠㅠㅠ 물론제잘못도컷지만.님과같은심정이였네요.
전 남편한테 다신안그러겠다는 확답받아놓구
지금까지 계속아프단핑계대고.
얘들목욕.설거지.방딲기.남편이하고잇네요..2. ^^
'10.10.18 12:17 PM (211.251.xxx.249)토닥토닥.
그렇게까지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일이 너무 커져 버렸네요.
근데요.
애들이 있으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집을 나간건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시간이 좀 지난 후 원글님이 힘들었던 부분,
남편분과 이야기로 해보세요.
이런 일들이 자꾸 생기면 정말 서로가
속마음과 다르게 냉정한 무관심으로 대하게 되더군요.
잘 해결되길 바래요.
가족여행을 한번 가보면 어떨까요?3. .전
'10.10.18 12:26 PM (121.153.xxx.34)찜질방으로가세요.
사람도많고 안 무서워요. 돈도 저렴하고요.4. 에궁
'10.10.18 12:27 PM (74.101.xxx.136)아무리 화나도 나간다면 가지 말라고 해야지 (서로) 나가라~ 들어오지마라 하고 문잠그고 이러면 안 되는거 같아요. 그리고 여자랑 남자는 생각이 구조가 달라서 여자는 나가면 혹은 나간다고하면 나를 사랑하는 남자라며는 나를 찾거나 나가지 말라고 잡겠지 이렇게 생각하는데 남자는 그런 행동은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한데요. 남자들이 쓸데 없는것에 힘겨루기 하쟎아요. 속상하실텐데 일단 잠이라도 푹 주무시고 좋아하시는거 배부르게 좀 드세요 기분 푸세요 남편분도 속으로 미안은 한데 어떻게 해야 체면 안구기며 말하나~ 생각하고 곟실거예요
5. 그래도
'10.10.18 12:32 PM (123.248.xxx.124)원글님은 호텔! 전 모텔에 두세번 갔었어요...ㅎㅎㅎ
애 둘 데리고... 애들은 넓은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놀고 신나하더만요.-_-
그런데 원글님... 앞으론 그러지 마세요. 저도 이제 완전 맘 고쳐먹었답니다.
진짜진짜 안살게 될 거면 몰라도, 그거 다 불필요한 감정소모전이에요.
몇 년 전까지는 투사처럼 살았어요. 제가 다 이겨야되고 제 맘 몰라주면 퍼붓고 싸우고...
감정에 북받치면 누군들 안그럴까요. 남편또한 성인군자가 아닌데 똑같죠 뭐..
한쪽이 소리지를 때 한쪽은 입다무는것. 그게 절대로 지는 건 아니더라구요.
나중에 더 미안해하는 쪽은 소리지른 쪽.
물론 감정 다스리기 너무너무 힘듭니다만.. 그런 말이 있어요. 여자는 여성스러움을 이용해야 한다구요.
논리로나 악으로나 지지 않을 자신 있지요. 그렇지만 부드러운 게 강한 것을 누르더군요.
부부싸움 약 9년만에 조금씩 터득해가고 있네요...
여성스러움을 이용한다는게, 남녀평등에 어긋나고 차별을 부른다고 생각하지 마시고요.6. 저도
'10.10.18 1:26 PM (122.128.xxx.93)모텔에서 잔 경험있어요
잠은 안 오던데 낯 설어서
또 한번은 아이 들쳐업고 천안까지 갔었어요
하도 추워서 무슨 국물 사먹었는데 그게 탈이나서 아기가 설사하고
밤이라 모텔주인한테 얘기해서... 방을 안줄려고 했거든요7. 다들
'10.10.18 1:52 PM (125.132.xxx.216)그런 경험들이 있으신가봐요.
결혼생활이 너무 답답하고 도저히 못참겠어서 저도 기차타고 하염없이 갔다가 중간에 내려서 유치원시절의 애랑 둘이서 구경삼아서 돌아다니다가 그곳에서 장급여관?쯤에서 잤어요.
정말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 싫은 맘이 너무너무 크더라구요.
생전 그렇게 외박할꺼라고는 생각을 못했던지 전화기도 놓고나와서였는지 돌아와보니 남편이 완전히 눈치만 보는데 그모습이 또 그렇게 안되보이고...
결국 생각해보니 부부외에 사람들탓에 부부사이 틀어져봤자 좋을게 뭐있냐싶어지면서 맘을 고쳐먹고 다잡게 됐지요.
물론 남편입장에서도 제가 왜그런 행동을 했을까 많이 생각하게 한 사건이었던가봐요.
아마,남편분도 님에게 기싸움에 눌리긴 싫어서 저러는걸껍니다.
자기가 잘못했어도 잘못했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그런 시점이고 순간일꺼겠지요.
그 사과를 요령껏 받아내면 정말 지혜로운거고, 안되더라도 님이 항상 똑같다는 생각은 좀 고쳤을꺼예요.
잘 정리하고 마무리하셔서 더 사이좋은 부부가 되는 기회가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