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동 살고 있어요.
퇴근하면서 늘 영등포 구청역 1번출구로 나오는데
편의점이랑 부동산 앞쪽에 늘 과일을 파는 아저씨가 계세요.
보통 트럭 노점으로 과일을 많이 파시던데
이 아저씨는 형편이 더 안좋으신지 수레로 과일상자를 끌고 다니시더라구요.
언뜻 보기에도 행색이 초라하세요.
옷이나 운동화는 깨끗한데 얼굴과 손은 까맣고 지친 기색이 역력해서
누가 노숙자를 앵벌이 시키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처음엔 그런분께 과일 사는게 내키지 않아서 계속 지나쳐 갔는데
얼마전 저녁에 그 앞에서 누구를 기다릴 일이 있어서 꽤 오랜 시간 서있었는데
아저씨가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계시는데 마음이 안좋더라구요.
지하철 출구라 사람들이 많이 자나가는 곳인데
몇십분간 과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홍시 한바구니 사왔는데 품질에 비해 싼가격은 아니에요.
조금 더 지나서 큰 슈퍼가면 그것도다 더 좋은 과일 싸게 팔거든요.
과일 담아주실때 보니 좀 어눌하시고...
영등포 근처에서 노숙자도 많이 보고 그래서 그런사람보고 쉽게 동정하는 편은 아닌데
이 아저씨는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하는분 같아서 마음이 쓰이더라구요.
그래도 과일 종류가 며칠에 한번 바뀌는걸 보면 팔리기는 팔리나봐요.
늘 같은 품목을 파시는건 아니고 과일은 그때그때 바뀌어요.
품질이 아주 좋은건 아닌데 그래도 먹을만은 하더라구요.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도 않지만 마트에 비하면 비싸지도 않구요.
어제는 사과와 단감 팔고 계셨어요.
가끔 바나나와 홍시도 파시고...
가격은 한바구니에 3천원정도..
그 앞을 지나는 분들이 계시면 가끔씩 한바구니정도 팔아주시라고 조심스럽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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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청역 근처 사시는 분들 1번 출구 과일 노점상 아저씨 과일좀 가끔 사주세요.
... 조회수 : 795
작성일 : 2010-10-18 11:21:59
IP : 114.207.xxx.15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돕자
'10.10.18 11:51 AM (66.62.xxx.234)님의 고운 마음 때문에 로그인 하게 되었네요.
우리가 조금씩 남을 도와주며 살아가면 좋겠어요.
영등포 구청 근처에 갈 일 있으면 꼭 1번 출구 과일 노점상 아저씨께
과일 살께요.2. ...
'10.10.18 1:07 PM (175.112.xxx.79)마트랑 비교해가며 물건이 사버릇 하니
노점에서 무얼가 사본 지도 꽤 됐네요.
저도 당산동 살아요.
구청쪽은 가끔 지나가긴 하는데 본 것도 같네요.
갈 일 있으면 사볼께요.3. ...
'10.10.18 1:56 PM (114.207.xxx.153)네.. 윗 두분 너무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과일은 가끔 그 아저씨 물건 사드리려구요.4. dd
'10.10.18 7:24 PM (125.177.xxx.83)멋지네요..돈많은 정모씨 아들 용진이는 '이념적으로 소비하시네요'라며 비아냥댈지 모르지만
열심히 살아볼려고 하는 사람들, 서로 돕고 산다는 생각으로 물건 팔아드리면 좋죠.
멋진 이념적 소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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