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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아리에티 - 얘기 함께 하고 싶어요. 스포 다량!!! 보신분만 오세요.

지브리좋아 조회수 : 1,785
작성일 : 2010-09-19 02:25:24
제가 지브리 에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지라 재미없단 평에도 불구하고 보러갔습니다.
이런 저런 감상을 쓰고 싶은데, 글솜씨는 미천하고 따로 블록질을 하는 것도 아니라
주절주절 여기서 떠드려구요.
안 보신 분, 스포일러 싫으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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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리에티. 지브리 사상 최강 미녀란 말 답게 이쁘더군요.
쇼유도 하울엔 못 미치지만 꽃미남이구요.

전 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내내 굉장히 가슴이 아팠습니다.
잔잔한 영화이고,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인데 (심지어 감독은 둘의 감정을 사랑으로 보지
않는다더군요) 많이 안타깝고 슬펐어요.

일단 빌리는 종족이란 존재 자체가 굉장히 슬프더군요.
아리에티 집에 있는 여러 살림들을 보면 정말 사랑스럽지만, 그 모든 건 결국 빌린 것이죠.
아빠의 대장간에 있는 커다란 손톱깎이를 보면서 또 서글펐어요.
게다가... 쇼우가 부러 못되게 구는 순간 생각나시나요.
- 너희 종족은 몇이지?
- 인간은 67억명이야.
- 너희 종족은 결국 그렇게 멸종할 거야.

그리곤 자신의 죽음 앞에 괴로워 못되게 굴었다며 사과하는 쇼우...
하지만 그는 사실 좋은 사람이잖아요.
잃어버린 물건, 이란 편지와 함께 각설탕을 주고 가는 장면에선 설레더군요.

게다가... 돌 하우스 키친을 강제로 넣어주는 장면이란 ㅋ
완전 재벌 마인드 아닌가요?
"맘에 들어?" "덕분에 집안이 엉망이됐어." 아... 이거 한국 드라마에서 참 많이 본 장면이잖아요.

기타 등등 소소하고 따뜻한 재미를 주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지만,
제 머리 속은 점점 한 가지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과연 아리에티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또, 아리에티는 스피라와 사랑할 수 있을까요.

너는 내 심장의 일부라 고백하는 쇼우를 보면서, 둘의 기억은 영원하겠다, 란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살면서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란 생각도 들었구요.

쇼우는 건강하게 살아남은 듯 하니... 언젠가 아리에티의 손녀에게 돌하우스를 선물할 수 있는
날이 오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지만, 환상은 아름답게 끝나야 하기에, 또 현실적으로 지브리가
이 영화의 속편을 만들 가능성이 없기에... 그런 장면은 못 보겠다 싶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제가 간 극장에서도 화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대체 이게 뭐냐고...
이야기의 구조가 아주 단순하고, 해피엔딩이 아니기에 실망하는 사람도 많은가 보지만
저에겐 아주 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에요.
IP : 110.14.xxx.7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늘
    '10.9.19 2:43 AM (124.80.xxx.215)

    딸아이가 하도 졸라서 보고 왔는데
    아리에티 집의 부엌 살림 부럽더군요.
    그리고 쇼우의 집도 부럽고~
    난 언제나 저런 집 만들어 살까나 하고 봤는데 ㅎㅎ

    마지막 장면에 저도 그렇더군요. 아리에티가 스피라를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하지는 않겠지만 둘이 결혼은 하겠구나~ 하고

    전 인형의 집에 들어가서 사는 장면을 기대했었는데
    어차피 생산을 못하고 빌려 사는 사람들이니 그렇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했거든요.
    스피라가 귀뚜라미 다리를 먹을거라고 보여주는 거 보니
    이제 아리에티도 귀뚜라미 다리랑 산딸기 같은거 먹고 살아야 하나 싶네요.

  • 2. 지브리좋아
    '10.9.19 2:54 AM (110.14.xxx.74)

    그죠. 스피라랑 결혼하겠죠. 특히나 장인, 장모의 환대를 받으며 ㅠㅠ
    쇼우와 아리에티의 만남을 목격한 스피라는 과연 아리에티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사랑하며 살까요? 꼬마들 이야긴데 머리가 아프더라구요.
    인형의 집에서는 못 살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그곳에서 파티라도 했음 좋았을 텐데.... 아쉽더군요.

    어쩌면... 먼 훗날, 스피라와 아리에티가 결혼해서 티격태격 싸울 수도 있겠네요.
    애들 간식으론 귀뚜라미 다리가 최고야!
    무슨 소리! 당신도 남자라면 우리 아버지처럼 빌려와! 난 내 자식들한테 설탕탄 차를
    먹어보게 하고 말테야! 하구요.

    아.... 아리에티... 생각하면 할 수록 슬퍼요.

  • 3. 그게 좀 그렇죠?
    '10.9.19 2:59 AM (121.152.xxx.40)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의 하나가 아리에티 가족이 쇼우와 할머니와 함께 인형의 집에서 살아간다 였는데 막상 그렇게 결론이 났다면 또 식상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결국 아리에티 부모는 죽을 것이고 아리에티는 혼자 남겨지게 되겠죠. 애완동물과 달리 아리에티는 소인이긴 하지만 엄연히 사람이니 그렇게 되었을때를 생각하면 정말 우울해지는 결말인거죠.
    아무튼 저도 원글님의 생각과 비슷한 감상으로 영화를 본 것 같아요. 소소한 즐거움을 주면서도 뭔가 아련하고 참 서글픈 만화였어요. 그래서 여운이 길지 않나 싶네요. 제 딸아이는 여전히 아리에티에 푹 빠져 있어요. 어른들과는 달리 마냥 아리에티가 귀엽고 장면장면이 예뻤나 봐요

  • 4. ^^
    '10.9.19 5:32 AM (220.124.xxx.239)

    전 아리에티가 오히려 스피라에게 호감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쇼우는 동경?
    같은 크기의 이성에게 가지게 되는 설레임이 두근거리게 했답니다...

  • 5. 어제
    '10.9.19 9:56 AM (58.226.xxx.108)

    어제 딸과 함께 영화를 봤는데요, 음.. 사실 이게 사랑이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하면서 보지 않았어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였구나 싶었는걸요. 인간은 언제나 인간이 지구의 주인공인듯 살죠 그 아래든 위든 무엇이 살든 정복하며 살고 싶어하구요. 하지만 작던 크던 엄연히 존재하는 많은 생명이 있고, 서로 지구의 일부로써 사랑하면서 존중하며 살아가야한다는 메세지로 받아들였어요. -.- 제가 이상한가요...... 전 사실 좀더 기발하고 재밌는 걸 상상했다가 가서 만족도는 높지 않았지만, 딸 아이는 좋아했어요. 아리에타가 예뻐서였을까요? =.=;

  • 6. 저도 어제
    '10.9.19 10:20 AM (118.43.xxx.219)

    초5, 중1 딸이랑 셋이서 봤는데
    전 환경 이야기로 봤어요.
    그런데 우리 중1 딸은 14살 여자아이의 사랑 이야기로 알더군요.
    그래서 저도 딸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 머리 묶을 빨래집개 하나 사줄까?"

  • 7. 싱고니움
    '10.9.19 11:29 AM (180.224.xxx.33)

    아 이거...^^
    영화로도 나왔네요.
    한 6년 전에 '들로나간 소인들' 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을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영화 봐야겠네요....ㅎ

  • 8. 저도
    '10.9.19 12:11 PM (175.118.xxx.148)

    지금 보고왔어요. 허..마음이 많이 외롭고 쓸쓸해집니다.
    저도 인간이라는 존재도 지구에 있어서 궁극적으로 빌려쓰는 존재
    기생적인 존재라는 것으로 받아들였어요. 둘이 인형의 집에서
    살았으면 했지만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슬픈 운명?이요.. 맘에 많이 여운이 남아요.
    좋았어요.. 음악도 아름답고.,

  • 9. 저도
    '10.9.19 12:31 PM (221.154.xxx.153)

    지브리 영화 매니아라서 개봉 첫날 봤어요.
    저랑 딸아이는 해피앤딩이 아니라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이거 원작이 "마루밑 바로우어즈"예요. 메리노튼이 쓴거구요.
    바로우어즈는 소인족의 이름이구요.
    저도 마찬가지로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했는데....
    음악도 좋고 보는 내내 마음이 짠했지만 좋았어요.
    피규어도 나오겠죠?
    빨래집게로 머리묶은 예쁜 아리에티!!!

  • 10. ^ ^
    '10.9.19 2:42 PM (121.130.xxx.42)

    저 오늘 조조로 애들하고 보고왔는데..... 좋았어요.
    감독이 쇼우와 아리에티의 감정을 사랑으로 그리지 않았을진 모르지만
    전 충분히 사랑이라고 느꼈어요.
    풋풋하고 아련한, 나조차 내 마음이 무언지 잘 몰랐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것이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마음.
    아리에티나 쇼우나 그런 감정 처음이었고, 너무 다른 둘이니까
    감히 그 마음을 표현조차 못하고...
    헤어질때 쇼우의 손가락 잡고 우는 아리에티 모습이 정말 가슴아팠어요.

    스피라와는 결국 결혼하겠지요.
    그런데 둘이 참 다르잖아요.
    아리에티도 인터넷 할 수 있으면 자게에 털어놓을 듯 해요.
    남편과는 살아온 환경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힘들다,
    난 설탕탄 허브티와 쿠키를 먹고 싶은데 남편은 귀뚜라미 뒷다리가 최고라고 한다.
    이렇게 비오는 날이면 나에게 각설탕과 꽃을 선물해준 그놈이 보고 싶다.ㅋㅋㅋㅋ

    근데 쇼우의 엄마가 봤다는 소인이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아리에티 아빠였다고 생각해요.
    쇼우와 아리에티처럼 그들도 아련한 감정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까지 나오면 또 너무 신파적이 되겠죠?
    아리에티 아빠는 엄마를 그다지 여자로서 사랑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워낙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마음속엔 첫사랑(쇼우엄마)을 품고 살 것 같아요.
    아리에티도 스피라와 믿고 의지하며 살겠지만 마음 속엔
    쇼우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남아있을 거구요.

    전 정말 좋았고 결말도 짠하면서 생각해볼 게 많았는데
    별로라고 하는 분들땜에 안봤으면 어쩔뻔 했을까요.
    82에서 좋다는 영화는 꼭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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