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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스트레스...이런것인가요..??
지난 주 부터 스물스물 기어 올라오는(?) 짜증이, 두통이, 답답함이 있습니다.
명절이라고 생각하니 싫어요.
전 부치는 기름냄새도 싫고요, 식구들 모여 밥 먹고 북적북적 붐비는 것도 싫습니다.
아니, 사람이 싫은 것 보다 '며느리 노릇'하기가 너무 싫네요.
밥상 차리고, 밥 먹는 중간에 일어나 '국 더 가져와라, 물 좀 주세요, 김치가 없네요' 등등의 심부름도 해야하고,
식사 후 설거지는 당연히 제가하는 것.(저는 막내며느리니까요.. '당연히'가 되버리네요..)
그리고 과일 깎고, 차 내주고...
내가 왜 이래야 하는건지 벌써부터 멀미가 납니다.
저 며느리 된 지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은 새댁이라면 새댁입니다.
몇 번의 명절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런 생각... 내가 며느리 노릇을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드는건
제가 부족해서 일까요?
마음을 고쳐 먹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안되네요. 정말 심각해요.
내일은 무슨 제사가 있다고 하고,.. 추석이 몇일 남았다고 제사인가... 싶고요.
추석 전날 식구들 모여(애들 포함 20명) 점심 먹을거다. 저녁도 먹겠지...라고 말하는 형님도 보기 싫고요.
제사 음식 많이는 안할건데.. 그래도 30만원정도 들것같아. 내일 제사도 있으니까 18만원 정도 내.. 라고 말하는 형님.
이 말 한마디에 또 짜증이 나고요.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저희 남편 막내라고, 시집살이 안할거라고, 걱정말라더니 개뿔입니다.
제가 요즘 쉬고 있는지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하루가 멀다하고 시댁에서 불러 들입니다.
말로는 '너희 둘 만 잘 살아라, 그럼 바랄거 없다'하면서
명절이니까 얼마내고, 가족 여행비 얼마 내고, 생일이라고 뭐 사달라하고.. 돈 들어가는것은 꼭 넌지시 말전하는 시댁.
제가 뭘 해드리면 꼭 형님에게 '막내네가 뭘 해왔네~~' 하시고,
형님이 뭘 해드면 '느이 형님이 이렇게 해왔다~~~' 하시는 시어머니.
그냥 받았으면 입 꾹 다물고 비교하지 말지. 뭡니까.. 더 잘하라고 부추기는 건지.. (저 삐딱선 탔습니다..)
특히나 본인들 마음에 안들때는 인사도 안받는 아주버님에 형님(두 분이 똑같이 쌩~ 합니다.)이 명절이 코 앞이니
먼저 인사하고 웃음을 날려 주시네요. 그리고는 또 돈내라 하고.. 진짜 욕이 목까지 올라옵니다.
내가 왜 얼굴도 모르는 조상님 제사를 지내야하고, 친정에서는 하지도 않았던 일들을 시집왔다는 이유만으로 해야 하냐고 물었다가 친정에서 왕창 혼나고, 남편에게도 왕창 혼났습니다.
헌데 아직도 납득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열심히 벌은 돈을 시댁에 갖다 내야 하는지, 제사는 왜 지내야 하는지, 결혼 전에는 하지 않았던 전 부치고, 고기 볶는 일들을 왜 해야 하는지..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어요.
제가 잘못생각하고 있다면 저.. 혼 좀 내주세요.
저. 이곳에서 선배님들 말씀 듣고 마음 고쳐먹으려고 글 쓰기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투덜대고 있네요.
글이 더 길어지면 안되겠어요.. 제발 제가 뭐라 한마디만 해주세요..흑흑
1. 제가
'10.9.19 12:19 AM (122.38.xxx.90)20년도 전에 님처럼 징징거리니까 친정엄마가 그게 싫으면 하늘에서 혼자 뚝 떨어진 사람과 결혼하든가?하시데요. 관계라는게 그런 거에요. 님과 님남편분이 뭔일 생기면 그래도 방어벽해줄 분들이 그분들아니겠어요.
2. 새발의피
'10.9.19 12:20 AM (218.37.xxx.247)암만그래도 맏며느리가 느끼는 스트레스에 비할라구요
돈내라는데로 내기만하면 되는 입장이 훨씬더 편한거랍니다3. 휴
'10.9.19 12:26 AM (220.119.xxx.170)제 남편이 아들 셋 중 막내인데... 어머니도 힘들고 며느리들도 힘드니 상도 간소하게 차리고
종목 나눠서 각자 준비해서 모이자, 모여서는 일하지 말고 떠들고 놀다 집에 가자~
할 때 소리 버럭 지르며 누가 조상을 그딴 식으로 모시냐!하던 큰아주버님.
큰형님 아파서 부엌일도 못하는 걸 탓하고 싶진 않지만
유일하게 맞벌이하고, 형님들이 저지른 일 수습하면서 시부모님 생활비 보태는 막내가
이제 유일하게 차례, 제사상 차리는 걸 도울 며느리란 걸 이젠 알아줄런지 모르겠습니다.
시부모님은 좋으신데 명절, 제사때 여자가 고생하는 건 당연하다고 버럭거리면서
자기 밥 다 먹으면 여자들 밥 다 먹지도 않았는데 물 떠와라, 과일 내와라~ 하는 큰아주버님 꼴보기 싫어 명절, 제사가 싫네요.4. 에휴 윗님
'10.9.19 12:26 AM (218.37.xxx.247)너나 떠나세요
5. 네
'10.9.19 12:27 AM (125.177.xxx.42)바로 그게 명절스트레스예요.
저의 10년전 모습을 보는 듯 하네요.
저도 결혼전에는 여왕처럼 떠받들더니 결혼 하자마자 바로 무수리로 전락해서는
명절내내 설겆이통에서 손을 꺼낼 틈도 없이 설겆이만 주구장창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한가지 위안을 드리자면,,,(위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런 명절도 시아버님이 돌아가시니 완전 옛날얘기가 되어 버렸어요.
언젠가는 저처럼 명절에 아무것도 안하는 날이 님에게도 꼭 올거예요.
그런데
이젠 제가 늙어서 그런지 사람이 그리워 제가 손님들을 초대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불쑥불쑥 생기네요.6. 에궁
'10.9.19 12:32 AM (221.146.xxx.43)친정에 혹시 아들 없으세요? 그 아들이 결혼하면 며느리 들어와서 또 친정부모님,
조상님 그렇게 모실 건데.... 기분좋게 다녀오세요. 님도 복받을 거예요7. 원글
'10.9.19 12:40 AM (110.11.xxx.230)답글 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특히 '휴'님.. 저희 큰 아주버님과 같은 분이 계시네요. 저도 정말 아주버님 꼴보기 싫어요. 밥상에서 반주 드시면서 밥 식었으니 다시 퍼와라, 국 식었으니 다시 데워와라.. 하는거 짜증 완전 나요. 본인은 술 마시는 동안에는 밥을 안먹는다나 뭐라나. 그럼 애초에 나중에 달라고 하던지.. 저.. 계속 툴툴거리고 있네요.
'네'님 저를 좀 초대해서 정신교육(?) 좀 시켜주세요...ㅎㅎㅎ
제게 답글 달아주신 여러분 복받으세요~~ ^^
헌데.. 저기 위에 '내가'님.. 혹시 우리 형님이신가.. 까칠하시네..
아주버님이랑 둘이 지구를 떠나주세요. 제발 지구 좀 떠나주세요. 형님. 아주버님....plz...8. 문화충격
'10.9.19 12:50 AM (121.141.xxx.55)전 이 명절이 결혼한 여자에게 문화충격이라 여겨져요.
결혼하고 나서 완전 바뀌는 위치.
이게 당연하다는 여자들...그냥 포기하고 좋은게 좋다하고 사는거겠죠.
남자들은 결혼해서 바뀌는게 20%라면, 여자는 80%가 바뀌는것 같아요.
50% 정도로 남자 여자 공평하게 서로 바뀌는 위치라면 덜 억울하겠죠.
결혼하면서 내가 이렇게 많이 바뀌어야하기 때문에, 여자들은 베이스에 내가 희생했다는게 깔려있죠.
근데 남자들은 그걸 모릅디다.
저는 원글님 백번이해합니다.
무슨 착한여자컴플렉스 있는 여자 아니고서야, 교육 받을것 다 받은 여자가, 결혼해서 갑자기 바뀌어져라 강요당하는 문화속에서 명절 증후군 겪는게 당연하다 생각되요.
일의 양, 강도가 크고 작고를 떠나서, 꿈을 갖고 내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도록 교육받은 사람들이 여자라는 이유때문에 남자의 가족과 남자의 문화를 따라야 한다면, 정신적 충격이 큰게 당연하지 않나요.
남자 여자 차이 없다고 교육받은 세대인데, 결혼만 하면 그게 아닌 현실에 부딛히면서 스트레스 받게되는거죠.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저 또한 맘속에 얼마나 갈등이 컸던지요...
이게 결혼해서 어른이 되기때문에 생기는 일들이라면 이해하겠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나에게만 던져지는 일들이기때문에 화가 나더라고요. 남자들은 지 조상한테 절만 하면 끝이고, 준비와 뒤처리는 여자들이 다하고. 이게 어느 잘난 나라의 법도인지... 돈도 같이 버는데 말이죠.
지금은요.... 이런 폭풍 갈등의 과정이 지나가고, 남편으로 인해 가족이 된 사람들에게 정도 들고, 싫은거 웃으면서 죄송하다 거절도 잘 하니 서로 편합디다. 내 감정 소모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게 되고, 좋은쪽으로 생각하면서 내 몸, 내 정신 힘들게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원글님도 힘내시고 웃으면서 할 말 하는 연습하세요~ ^^9. 한국에서
'10.9.19 1:07 AM (119.149.xxx.65)결혼이 그렇더군요.
그러니 결혼하고 말고 혼자 하고 싶은대로 편하게 살아부터~ 온갖 말이 나오겠지요.
지금 딱 눈에 뵈는 선택은 두 가지네요.
뭐 대강 이런거였구나 하면서
그와중에 명절 재미를 찾아보려고 애쓰시던지,
(전 명절때매 몇년 스트레스받다
동서 들어오고부터 동서랑 노는 날이다 하고 갑니다.
설거지 까짓하면 하는거지, 뭐 그리 힘드나요? 해봤자 1박2일 길어야 다섯낀데
그리고 걍 대충해요. 뭐 몇끼 식당음식 먹는거랑 똑같겠죠 머.
전부치기 그래도 앉아서 하는 거니 한 두 시간하면 대충 끝나던대요.
동서랑 수다떠니 걍 손은 심심풀이로 하는거고, 따끈하고 젤 맛있을 때 낼름 챙겨먹는 재미도 나름^^)
아님 한번 확 뒤집는 거죠 머.
난 이런 식은 못참겠다. 그리고 가능한 몇가지라도 바꾸시면..
국 리필은 스스로, 먹고 난 그릇은 각자 일어나 설거지통에 담그자, 등등....10. 그런데...
'10.9.19 2:29 AM (221.146.xxx.18)'쉬고 있다'는 게
남편의 노동력으로 경제 유지 하시는 거라면...
지금 만한 분업을 감수하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기도 합니다...11. 123
'10.9.19 10:56 AM (123.213.xxx.104)외국 몇년 살았는데 진짜 좋더라구요...
언제나 이런거 없어질련지.. 귀찮고 불편해 죽겠네요.
저두 시댁 가깝단 이유로 곧 나가요.. 명절 장 보러 가려구요...
한번이 두번되고 당연히 될까봐 좀 겁이나요..12. 외국인며느리
'10.9.19 12:02 PM (61.77.xxx.21)전 결혼하고 나서 외국인 며느리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했습니다. 정말 그 문화충격이란.....
게다가 제가 무슨무슨 이야기를 해도 제 이야기는 개 짖는 소리만도 못하게 그냥 넘어가시니
이건 제가 무슨 한국말 서투른 외국인 며느리가 된 기분이더라구요.
웃음이 날 수밖에....
저도 명절 전 이틀전부턴 없던 변비까지 생긴답니다.
그래서 연휴 내내 화장실 한번도 못가요.
그냥 제 몸 자체가 명절이란 상황을 거부하는듯...
님 충분히 이해합니다.
왜 내가 한푼두푼 모아서 시댁에다 갖다 바치는 꼴이 되야 하는지..
왜 니들만 잘살면 된다더니 바라는건 한도 끝도 없는지...
그냥 님 하고 싶은 부분만 하고 사세요.
저도 이제 그런 모드로 바뀌었답니다.
남편도 좀 협조 하는 듯하구요.13. .
'10.9.19 12:47 PM (114.206.xxx.244)그러게요.그래도 저는 결혼전에도 저희 친정이 종갓집이어서 많이 해봤어요. 그래도 며느리입장이 되니깐 이건완전 시댁종이네요. 지금 과도기아닐까 싶어요. 언제까지 이 문화가 이어지겠어요
제친구만 해도 이번 추석에 시부모님 제주도 여행간다고 다 생략하고 같이 간다던대요
지금도 제사하지마라,제사절에모셔라 그런 부모님들도 늘어가고..그저 일년에 몇번이니 저는 그냥 암생각안하고 종이 되라면 되지요..그러고 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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