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어머니는 20년전에 돌아가셨어요.
결혼 5년차인 저는 얼굴도 못뵈었죠...
명절에 시집에 내려가면, 그냥 시누가 국같은거 준비하고 (아직 미혼이에요.) 제가 음식좀 해가고... 아버님은 과일좀 사좋으시고. 떡좀 사다가 그냥 보냈는데...
제가 아이가 둘 생기니, 저 어릴때가 생각나네요.
저희 시골 할머니...
명절에 내려가면, 손주들위해 누룽지튀겨서 설탕 뿌려놓으시고, 찹쌀 부꾸미에, 장떡, 곶감 말이...
갯벌에서 손수 잡으신 작은 게를 그대로 튀겨서 만든 게조림, 간수로 막 만든 따뜬한 두부... 그 뜨거운걸 한손으로 떠서 입에 넣어주시던 우리 할머니, 그리고 명절 내내 먹고 집에 갈때도 한아름 싸주셨던 찹쌀 산자...
설에는 모두 모여서 만두 만들고, 추석에는 꼭 다함께 송편을 빚었어요.
저는 명절에 시골갈 생각만 하면 입에 침이고였어요. 할머니가 우리강아지왔냐~ 하고 궁둥이를 두드려주시던 것도 생각나고... 할머니 몸에서나는 달큰한 냄새도 빨리 안겨서 맡고싶구요.
제 아이들은 우리강아지라고 불러주실 시골 할머니는 없지만 우리 아이들의 먹거리 추억이라도 만들어주고 싶네요. 저한테는 아직도 너무 따뜻한 기억들이거든요.
다행히 제가 음식하는걸 즐기고 좋아하구요~
친구들은 괜히 일벌이지말라고 사서고생하냐고 하는데...
저도 돌이켜보면, 시골집에서의 명절은 초등학교 고학년쯤 시큰둥해진것 같아요.
엄마가 와서 같이 송편 만들자고해도 사촌들이랑 티비에서하는 영화나 보고...
방방뜨는 강아지 같은 지금 우리 애들 이런 추억 어떨까요?
이번 추석은 오바하지말고 송편만 도전해보려구요~
여러분은 어떤 추억의 음식이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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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먹거리에 대한 추억 어떤거 있으세요?
추억 조회수 : 332
작성일 : 2010-09-16 17:59:58
IP : 112.152.xxx.24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9.16 6:05 PM (61.79.xxx.38)지금도 선물 들어오는 배중에 진짜 머리통만한 큰 배 가끔 있거든요.
친척들에게 내 놓으면다들 놀래고 좋아하시죠.
우리 친정은 막내인 아버지가 따로 두분만 제사를 모셨는데..
엄마는 그 당시 배가 비쌌는지, 꼭 머리통만큼 큰 배를 딱 하나만 사서 상에 놓았었지요.
물론 제사 끝나면 그 배를 젤 먼저 시식했구요..정말 맛났고시원했어요 ㅎㅎ2. ㅎㅎ
'10.9.16 6:12 PM (183.98.xxx.218)어릴 때 큰외삼촌댁 가면 전이 많아서 좋았어요.
(그니까 전 외숙모 시누이의 딸?)
중학생 되면서 제가 사촌들이랑 전부치고
뭣도 모르면서 나서서 좋아라 설거지하고 있으니
과묵하시던 큰 외숙모가 엉덩이 툭툭 두들겨 주고 나가시던게 생각나네요.ㅎㅎ3. ..
'10.9.16 6:59 PM (61.82.xxx.101)9남매의 외아들이신 울아빠.........울엄마 8명의 시누이를 두신 외며느리인거죠
명절내내 밥상 치우면서 술상 나가고 술상 치우면서 밥상 나가는........손님 많은 울집
김장용 김치통으로 몇통씩 잡채나 전부치는 거 중학생되면서 언니랑 제가 맡아서 했어요
맘있어도 도와줄 수 없는 엄마만의 일이 너무 많아서 그정도는 자연스레 딸들 몫이었어요
그와중에도 명절 일주일쯤 전이면 산자 강정 다식 타래과 산처럼 만드셨던거 기억이 나요
오히려 제사도 없고 손님도 없이 딱 식구들뿐인 시댁의 명절은 참 심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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