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직장 그만 두고 날아갈 것 같은 분 계실까요?
둘째 임신 중입니다.
회사는 솔직히 조건 좋은 곳입니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연봉 좋고,
전공일을 하면서 대우 받고
칼출근, 칼퇴근하고
딱 내 일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둘째 낳으면 일을 그만 둘 생각이고
정말 그 날만 손 꼽아 기다리고 있네요.
직장생활은 저에게 정말 안 맞는데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흘러왔습니다.
학위를 받고 잠시 쉬던 중 취직을 하게 되었고
저는 정말 제가 직장인으로 살아가게 될 줄 몰랐었죠.
학위를 받고 시간강사로 살아가는게 제 꿈이었습니다.
교수는 제게 벅찬 자리이기도 하고 - SKY 출신입니다만 제 역량이 교수에는 못 미치죠...
그냥 살림하면서 강의나 1~2개 나가는게 제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들어선 직장인의 길,
겨우 7년째이지만, 매일매일 내가 뭐 하는가 싶네요.
지금 사정상 그만 둘 수는 없고 - 일의 연속성
둘째 낳기만 하면 득달 같이 그만 둘 생각입니다.
여성비하적인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애 둘 제 손으로 키우려고요'보다 좋은 핑계도 어디 있을까요.
전업주부 힘든거 압니다.
전업주부 하면 인생 만만디일까봐 일 그만두고 싶어하는게 아닙니다.
다만, 정말 직장인이기 싫어서 그만두려 하는데
혹 저 같은 맘으로 그만 두셔서
정말 살 것 같은 분 계실까요?
1. 인생이란
'10.8.13 9:15 PM (211.4.xxx.71)학위받고 시간강사 4년째입니다.
강의 1-2개 하면서...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은 빛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합니다.
전 시간강의도 4년째 접어드니 여러모로 힘듭니다.
특히 정신적으로... 여기저기 보따리 풀다보니.
하지만 연구를 계속하고 싶으시지 않다면
괜찮을수도 있을것 같네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이고 안가본 길이 더 푸르러 보이고
그런게 인생인가 봅니다.
잘 생각해서 후회없는 선택하시길...
일하다가 전업되는 것보다
전업하다 다시 복귀하기가 더 어려운게 현실이니까요.2. .
'10.8.13 9:25 PM (175.119.xxx.69)저요. 남들이 다들 선호하는 대기업입니다.
15년정도 직장생활하고 결혼하고 쉬어요.
지금 생활 너무너무 만족합니다.
문화센터가서 배울것 배우고, 쇼핑하고 다니고 싶은데 다니고 보고싶은거 보고...
아직 아기가 없고 나이가 있다보니 경제적인 여유가 있습니다.
직장생활에 무엇보다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서 지냈기에 전혀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사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으면 하고 싶은거 배우고 싶은거 맘껏하며 사는게 낫지 않을까요?3. 결국
'10.8.13 9:59 PM (122.35.xxx.89)태클걸자는건 아니구요. 저는 원론적인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결국 우리나라 여성은 결혼해서 육아하기 위해서 대학에 가는것인가요? 저는 여자지만...웬만한 남자들보다 훨씬 능력 있던 아는 독신 언니가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직장 생활에 지쳐서 하는 얘기가 인생에서 최고의 직업은 "날 편하게 해줄 남편 만나 결혼해서 호강하는것"이라고 말하는데 충격이었어요. 역시 ! 우리나라의 남녀평등은 머나먼 딴세상 일이군요. 자아성취라든가 직업의식, 독립심같은건 과연 한국여성들에게 부족한듯. 과연 육아나 잘하고 가정 주부로 살림하기 위해서 대학 졸업해야 했나...라는 생각 들지 않는지요?
4. 저두요
'10.8.13 10:05 PM (124.80.xxx.125)결국님과 같은 생각 많이해요.
조심스럽지만 전업주부들이 전업의 힘듬을 호소할때 전업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한줄 아느냐 이런 이야기할때마다 솔직히 그럴거면 대학까지 왜 나와야 하나, 학력 과잉아닌가 싶어요.
고등학교만 나와도 가능한 일아닌가요?
예전에 어떤 남자가 여자는 대학까지 나올필요없다고 애는 키워야 하니 너무 무식하면 곤란하니까 고등학교만 나와도 된다고 했던 말이 자꾸 생각나요.
그때는 무척이나 분개했는데~
여성들 스스로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같고.5. .
'10.8.13 10:07 PM (175.119.xxx.69)위에 결국님 의견도 맞기는 한데요.
자아성취나 직업의식, 독립심보다도..
경제적인 여건이 되니 안하고 싶어지더라구요.
저는 공학박사출신의 연구직이라 직장 그만둘때
이때까지 배운게 아까와서...여자지만 동료남자보다 능력있는데..
위에 결국님 의견으로 많은 갈등을 했는데요.
한번뿐인 인생...하고싶은 것만 하고 누리고 살아도 모자랄 판에...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고 싶지 않아 그만뒀는데요.
결론은 날아갈것 같아요. 역시 저는 살림체질인가봐요.ㅎㅎ6. .
'10.8.13 10:11 PM (175.119.xxx.69)참 댓글달고 나니 궁금하네요.
결국님은 많이 배워서 사회에 제대로 공헌하는 타입인지
아니면 배우지 못해서 자기는 자아실현을 못해도 배운뇨자가 배운걸 사장시킨다니 안타까와서
하시는 말씀인지? 어느 타입이세요? 궁금하네요.7. ㅔ
'10.8.13 10:17 PM (61.73.xxx.77)강의나 한 두개요? 풋. 해 보면 그게 얼마나 종속적인 처지인지
아실텐데요.8. 인생이란
'10.8.13 10:35 PM (211.4.xxx.71)전 외국에 있어서
(한국과의 비교가 조심스러워집니다만)
결국님 말씀이 많이 와 닿는군요.
사회적 육아지원책 이전에 여성분들의 의식도 많이 다르기도 하지요.
하지만, 원글님께서 가정에서의 아내, 어머니 역할로 만족하신다면
남이 더이상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개인이 어떤 성역할에 만족을 느끼는가는 그 개인의 주관이므로--&
제 주변에는 박사학위 하고 전업하시는 분이 한분도 안계시고
그런 롤모델들을 곁에서 보니, 시간강사로 여러가지 한계에 부딪히긴 해도
풀타임으로 일하는 나를 그리며, 전업으로의 전향은 앞으로도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82에 오면 전업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해서
여러가지 의견을 보게 되네요.9. ...
'10.8.13 10:49 PM (180.66.xxx.184)결국님처럼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여자한테 교묘한 형틀입니다.
여자가 사회에서 자아성취'만'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요.
여전히 '여자''주부''모성'으로서의 역할을 하나도 버리지않고 그대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요즘 애들 하나 길러내는게 보통일이 아니예요.예전보다도요.
교육에 신경쓸것도 많아지고, 먹이는거, 학원보내는거, 뭐 하나 엄마 손 안가는게 없지요.
이게 '아빠손'으로 완벽하게 대체되는 가정은 드물어요.
하다못해 애기가 갑자기 열이 펄펄 나서 병원에 데려가야한다,는 상황이 발생했을때
아빠보다는 엄마가 회사에 전화해서 '죄송한데 애기때문에 늦겠습니다'
이런 소리를 해야하는게 당연시되는 사회입니다.
아직까지 남자의 사회생활은 건드려선 안되는 중요한 길이고
여자들은 애기핑계대면 이해해주겠지,라는게 깔려있는거예요.
아무리 많이 배우고 똑똑하던 여자라도
막상 직장생활과 가정생활(특히 육아)를 병행하다보면 그런 한계에 부딪히게 되지요.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너무 많다고나 할까요..감당하기 힘들어요.
집안일이라는게 밥은 밥솥이 해주고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고 이게 다가 아니지요.
각종 공과금 때맞춰 내야 하고, 자잘하게는 택배 수령에, 집에 필요한 물건 주문에
친정 시가 경조사 챙기는것도 문제가 생기면 '여자가 그런것도 안챙긴다' 소리 대번 나오죠
이래서 지치는거예요. 너무 해야할일이 많으니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치고..
또 엄마로서의 정에 이끌려 결국 집에서 아이들이나 잘 키워야겠다,로 결론내는 분들이 많은겁니다.
그건 여자로서의 한계가 아니예요. 이 사회가 아까운 여성인력들을 그렇게 내보내고 있는거지요. 결국 사회는 계속해서 남자들의 군대논리가 지배하는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인 틀을 유지하겠지요.
저는 결혼 3년차, 직장생활 6년차..
한창 저 두갈래길에서 고민하는 31살의 애 둘 엄마입니다.10. 빙고~!
'10.8.13 11:49 PM (121.141.xxx.55)위의 점 세개님 말씀이 정답이네요~
저도 남자처럼 아이일, 집안일, 시댁일 신경 안쓰고 제 직장일만 해보고 싶어요.
나도 아내가 있으면 내 자아실현 잘 할 수 있을것 같아요.
멀티로 직장,집,육아 하다가 그 중 직장만 놓아도....정말 날아가죠~
그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직장다닌다고 다 자아성취하는거 아닙니다.
진정 인간이 되고 남의 입장을 이해하는 게 자아성취이지,
돈벌고 명예얻는게 자아성취는 아니라 생각되네요.11. ㅡ
'10.8.14 12:07 AM (122.36.xxx.41)저도 결국님 의견에 완전 찬성.
근데 자아성취가 꼭 돈벌어야하는건아니지만 대학 안나와도 애키우는데는 문제없어요.
엄마가 꼭 좋은대학 나와야 애를 잘 키우는건 아니잖아요? 좋은학교 안나와도 얼마든지 좋은 엄마 될수있다고 생각해요.
그치만 사회생활은 다른얘기죠. 그 차이를 말씀하시는듯.12. ..
'10.8.14 1:00 AM (61.79.xxx.38)저도 그 당시 참 죽지 못해 일했습니다. 너무나 일하기가 싫고 지겹더군요.
그래서 결혼을 핑계로 영원히일을 그만뒀고 일부러 타지로 결혼을 했지요.
뭐, 애들 잘 키우나? 그건 잘 모르겠지만, 너무 좋습니다..전..지금이..
남편이 착하니까 제게 부담 안주고 큰 부자 아니지만 ..적당히 쓰고..
애들 교육에 신경쓰면서 사랑으로 애들 안으면서..반찬 뭐할까 이런 생각 하면서..
전업으로 사는 이 생활이 너무 좋네요..가끔 알바로 조금 벌기도 합니다.
돈 좀벌려면 과외도 하면 되구요,배운거 있으니까요.님도 그렇게..하고싶은대로 하세요..13. 저
'10.8.14 11:31 AM (122.43.xxx.192)저도 좀 있으면 10년차 직장인인데요.
자아 성취를 위해서 일한다는 분은 별로 못봤어요. 일중독자라도요..
경제적인 이유로 일하시는 분들은 많이 봤지만.
개인적으로도 경제적인 독립이 필수라고 생각하고요.
프로젝트 하나씩 완료할 때마다 뭐 뿌듯함도 있고 내 적성에 맞는 일이다 그런 생각도 들지만
직장일로 내 자아가 뭔가 새로워진다거나 발전적이 된다 그런것은 잘 모르겠네요.
오히려 일에 치여서 자아고 나발이고 생각할 여유도 없다는 느낌?
확실히 대학 나온거 아깝지요. 전공 살리지 않는 이상.
대학 안나왔다고 무시당하기 싫어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아니죠.
그리고 직장 생활해서 이 지구에 무슨 엄청난 보탬이라도 됩니까? 결국 애 잘 기르고 살림 잘하는게 더 도움되지 않을까요? 그냥 이런 생각도 있다구요.14. 힘들어
'10.8.14 5:52 PM (110.11.xxx.73)대기업 14년차 였습니다. 단 차이가 있다면 나름 빡센 직장이었다는 거죠. 둘쨰 임신해서 해외 출장도 밥먹듯 다니고, 정시 퇴근 꿈도 못 꾸고 그런 곳이었습니다.프로젝트 같은것 하나 완성하고 할때마다 나름 재미도 있고 할만하다고 생각했었다만, " 체력"이 도저히 따라주질 않더군요.
또 연차가 올라갈수록 능력보다는 " 줄" 을 잘 타야 하는데, "일"은 그럭저럭 하겠어도 그놈의 " 줄타기" 는 당최 못하겠더군요. 더구나 회사에 올인을 해도 될까 말까한데 애 때문에 그것도 못하니 애는 애데로 엉망이 되고, 회사일은 회사일대로 안되고, 더구나 체력은 완전 바닥...
둘쨰 낳고 결국 그만 뒀습니다. 사람들 다 난리치며 말리고 집에서 애둘 보면서 못견딘다 했습니다만, 둘째애 얼마전 두돌 됐는데,할만 합디다.아니 좋습디다 ㅋㅋ
이런저런 생각들도 있겠고, 논쟁들도 있을수 있겠지만, 우선 저는 지금이 참 좋네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라 하면 도저히 자신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