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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에 세들어 살아보니...

세상사 조회수 : 2,979
작성일 : 2010-08-09 10:54:26
아파트 큰 평수를 덜컥 분양 받았더니 몇 달에 한번 수천만원의 중도금이 좀 부담되었습니다.
전세를 확 줄여가면 은행 도움 받지 않고 중도금을 때맞춰 낼 수 있을꺼란 계산에 반지하 전세를
얻어 살고 있는데요...
예전엔 겪지 못했던 일들을 종종 겪네요.

예를 들어 윗 층 사람들이 저한테 기분 나쁘게 행동하고 말을 해요..
얼마나 고기를 자주 해 먹으면 냄새가 다 올라온다~ 음식 냄새 역겹고 싫다~
(반지하라 환기가 잘 안되다 보니 음식을 하면 부엌 창문에서 위로 올라가나 봐요-_-;)
우리층은 화장실도 2개고 살만하다~(???)

얼마전 이사온 2층 아줌마는 저희 집 창문 앞에 이불을 자주 넙니다. 안그래도 지하라 바람이 잘 안들어
오는데 이 더운 여름에 저희 집 창문이란 창문은 이불 여러개로 잘도 가리지요.
걷을 땐 창문 앞에서 팍팍 털어서 갑니다. 참다참다 얘기했더니 말이 통하질 않아 싸움이 됐고 저희 집엔
에어컨도 없는데(잠깐 살 집이고 반지하로 집을 줄여 오면서 친정 부모님 가게에 기증했지요) 창문을
가리면 안되지 않냐...했더니... 니 에어컨 없는 걸 니 서방한테 말해야지 어따대고 하소연하냐,,, 며 마치
에어컨 없는 니 신세 한탄 어디다 푸냐고 계속 같은 말만 반복... 에어컨 없다는 제 말의 의도는 그게 아닌데
말이죠... 저번엔 그 2층 아줌마 부엌 창틀과 밖으로 나온 선반 청소하는데 더러운 물 저희집 부엌 창문으로
다 튀기고 흘러 내려 와 정말 황당했어요... 음식하고 있는데 깜짝 놀랐지요.
어쩔 땐 먼지가 너무 들어와서 오늘 날씨가 화창해서 먼지가 이리 잘 보이나... 생각했더니 그 2층 아줌마
창문에서 이것저것 먼지 털어서 그 먼지가 다 우리집 창문으로 내려온 거였더라구요.
손님이라도 오면 현관을 열어 놓고 왁자지껄 떠드니 저희집까지 시끄럽고 손자들 오면 어찌나 뛰어 다니는지
종일 쿵쿵거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아침 7시부터 자주 쿵쿵 뭔가를 내리 찍고 밤 1시 넘었는데도
너무 시끄러워 저희 집으로 다 울려서 잠을 못 잘 정도이지만... 그냥 참습니다...-_-;

주인집 아줌마 또한 사사건건 간섭과 싫은 소리 자주 합니다.
현관이 바람에 의해 좀 세겨 닫쳤다고 집이 다 울린다느니 신경 써서 살살 닫아라~
아이들 자전거 좀만 흐트러져 있어도 뭐라 꼭 한마디 싫은 소리 하고 갑니다.
현관 앞에 잠깐 내놓은 재활용 박스에 옆집 아줌마는 저한테 얘기하면 되지, 그걸 집주인 아줌마한테
이르시더라구요...-_-;

그리고 저희 집 가전 제품이 모두 삼성이고 이상하게 세탁기, 냉장고가 줄곧 말썽을 부렸어요.
냉장고는 구입한 다음날부터 AS를 여러번 받았고 얼마전에도 물이 새서 AS기사를 불렀는데
이렇게 틱틱거리고 불친절한 삼성AS기사는 또 살다살다 처음 겪었네요.
궁금해서 물어보는 말에도 무성의하고 이런저런 수리 방법을 제시하길래 남편과 고민 좀 했더니
빨리 결정하라고~ 다른집 또 가봐야 된다~고 신경질적으로 말하는데 눈치보여 혼났네요.
그래도 그 기사분 수리 다 끝나실 때 음료수 대접했어요-_-;
그리곤 며칠 후엔 혹시 센타에서 전화오면 [매우만족]이라고 말해달라고 연락왔는데... 곧 입주할 때 가전 제품
싹다 바꿔야 하는데 무조건 엘지로 결정했네요...

또하나 적을께요...
부동산에서 집 보러 올 때도 전화 한통 없이 무조건 들이 닥칩니다.
정말 이사를 몇 번 다녔지만 이런 무개념은 처음이에요.
전화 번호를 분명 알려 줬고 당연히 집을 보러 올 땐 전화를 먼저 하고 보러 오지 않나요?
남자들만 올 때도 어쩜 그냥 문 두드리고 집 보러 왔다고 낯선 남자 둘(중개업소 직원, 손님 둘다 남자)이서
무작정 들어와 집안을 여기저기 다니는데... 갑자기 당황스러웠습니다.
제가 잠깐 집을 비운 사이에도 아이들만 있는데 우리 큰 애가 엄마 조금 있다 오시니 나중에 오세요...하고
말했다는데도 괜찮다~고 무조건 들이닥쳤대요..-_-;

이런 모든 일들이... 솔직히 반지하에 살면서 처음 겪어요.
지금껏 누구한테 싫은 소리도 듣지 않았고 막말들은 더더욱 처음 들어요.
곰곰히 생각 끝에 나온 결론은 반지하에 사니깐 사람들이 무시하는 것 같아요.
친정 엄마한테도 이런 얘길 했더니 저보고 이제 알았냐~며 다 그런거라고...-_-;
정말 반지하 살면서 불편도 하지만 소소한 스트레스 많이 받네요.
돈이 없어서 불편한 것 보다 더 싫은 건 아마도 이런 무시와 기분 나쁜 대우(?)가 아닐런지...
남편한테 요즘 자주 말하네요.
정말 돈이 없어서 반지하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 처지였다면 나~ 정말 우울했을꺼라고...
은행 대출 안 받을려고 잠깐 고생하는 거라지만 지금은 많이 후회됩니다...
잠깐이라도 이런 반지하로 이사오는 게 아닌데...하는...
이것도 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견디고는 있는데...
아... 그래서 사람들이 좋은 동네, 넓은 집에 살고 싶어하고 좋은 차를 끌고 좋은 옷, 명품 백을 갖고 싶어하고 사는구나~하는...
그래서 돈이 최고인 세상인가 봅니다...
제가 좀 비약이 심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보여지는 걸로 돌아오는 대접이 달라지는 게 세상 이치는 맞는 것 같습니다.
긴 글 짜증나셨다면 죄송요..;;;
IP : 114.205.xxx.2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도
    '10.8.9 10:57 AM (116.37.xxx.217)

    그래도 기한이 있는 고생이니까 조금만 참으세요. 가끔 저도 비슷한일 겪다보면 남들은 약고 영민한데 나 혼자 바보띵이같이 순진한 생각을 하고 살았네 하는 생각을 하지요

  • 2. ....
    '10.8.9 11:03 AM (211.49.xxx.134)

    ㅠ,ㅠ저 혼자 애둘 키우며 건강상 백조에 뭐 악조건은 다안고 사는지라
    애들 키우기우선이어서 지하에산지 오래지만
    비약이 좀 심하신거 맞은데요 ?
    요즘세상에 지하라고 AS기사까지 함부로 ?하나요 ?전혀 경험하지못한


    그건 있어요
    개념없는 위층여자 물청소 함부로 해서 물벼락치기

  • 3.
    '10.8.9 11:03 AM (121.151.xxx.155)

    저는 살던집이 시골집이고
    시내로 이사나오는데
    시내에 있던 우리집에 전세살고있는사람이 기간채울때까지 나오지않는다고하고
    살던집은 일찍 팔려서 이사갈곳인 동네에 원룸에서 4개월을 살았어요
    짐은 전에 살던 집에 별채가 있었는데
    시골집을 산 집에서 편의를 봐주어서
    짐은 그곳에 넣어두고 정말 옷만가지고 가서 살았지요

    그런데 정말 말도 안되는 일들을 많이 겪었어요
    중딩아이둘 델고 살았는데 왔다갔다하는사람들이 함부로 말하고
    쓰레기 버리는데
    분명 우린 봉투에 넣어서 나갔는데
    다른사람들이 함부로 버린것가지고 저에게 뭐라고 하길래
    하도 기가차서 쏟아주었더니 없이사는것이 하더군요

    그여자는 옆 원룸주인이엿는데
    우리가 원룸에서 세살고있다고 해서 막말한것이지요
    나중에 어찌 알았는지 우리에게 미안한다고 하더군요
    이사땜에 4달살고가는지 몰랐다나요
    아니 그걸 알고 말고가 뭐가 그리 중요한지

    원룸에서 4달살고는
    세상인심이 어떤지
    정말 어려운분들이 어떤 대접받고 사는지 뼈저리가 느끼고 왔네요

  • 4. ..
    '10.8.9 11:05 AM (122.45.xxx.95)

    ...세상이 그렇다 하지만..자기부터 안그런다면 세상이 바뀌는거겠죠..
    저도 반지하 살지만..님같은 경우는 하나도 해당 안되구요.. ㅡㅡ;; 주인얼굴 일년에 한두번 봐요..
    지나가다가..인사하면 반갑게 하고 땡..윗층이나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겠구요 ㅡㅡ;;
    창문 같은 경우는 반지하라 먼지들어오니까 거의 안열어 놔요. 사람 잘 안다니는 뒷방창문은 늘 열어놓지만요..님도 그냥 닫아버리고 사세요.답답하겠지만..마당에 이불 님이 먼저 걸어놓으심 안되나?
    그리고 집에 오는 as 기사들은..대개 친절하던데요.. 일단 남편이 무척 공손하게 맞아요..
    제가 음료수도 드리고..참 거의 lg 쓰구요..수리한적 몇번 없긴 하지만..
    반지하라 불편한건..습기가 조금 찬다는거예요..그것도 환풍기 설치하고 좋아졌구요..
    반지하니까 무시해야지..이런 사람들이 비정상인거죠..
    세상의 이치라..안그런곳도 많습니다..저도 돈이 모이면 이사가랴고 하고있죠..
    반지하라서 이기 보다는 집앞에 차가 많이 다녀서요..아기때문에..
    반지하라 불편해..이런거 잘 모르겠어요..
    창문 못여는거..먼지때문에..이게 제일 크구요..
    사람들이 무시한다..는건..못느껴봤어요..

  • 5. 정말
    '10.8.9 11:08 AM (122.153.xxx.2)

    무서운 세상이군요.
    아무리 돈이 최고인 세상이라지만, 사람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할 텐데...
    가난하다고 해서 그렇게 함부로 대하면 안 되지요.
    많이 씁쓸하네요...

    그나마 원글님은 시한부 지하살이라서 그 기간만 버텨내면 되지만,
    만일 기약없이 그런 생활을 한다면 정말 많이 힘들 것 같아요.
    털어버리시기를...

  • 6.
    '10.8.9 11:49 AM (211.187.xxx.190)

    우리집 반지하에 사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우리집에 사는 사람들도 정말이지 현관문을 부서져라 닫아서 집이 울릴지경이예요.
    대문도 그렇게 부서지게 닫습니다.
    그리고 주차문제 분명히 안된다 말하고 세를 줬는데 막무가내로 주차를 합니다.
    우리차는 물론이고 앞집에 민폐까지 끼치면서요.
    이해 못해준다고 오히려 큰소리칩니다.
    그 사람들 버리는게 없어서 집의 여유공간이 거의 고물상이 되었어요. 아주 미치겠어요.
    어차피 세줬으니 참으며 살자하고 말 안하고 살다가 주차문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말했더니
    당신네 땅이냐는 말까지 하면서 말꼬리 잡고 늘어지더라구요.
    대판싸우고 계약기간 종료되기만 기다립니다.
    그동안 서로 좋게하고만 살았는데 지금 사는 사람은 빨리 내보내고 싶어요.
    지금 우리집에 사는 사람들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무시를 당하지 싶어요.

  • 7. 어이쿠
    '10.8.9 12:58 PM (124.56.xxx.217)

    그래서였군요. 예전에 저도 연립주택 반지하층에 전세 산 적이 있었는데
    4층 사는 반장이란 아줌마가 너무 무례하게 구는 것이었어요.
    어처구니 없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있었는데요.
    근데 그게 없이 산다고 그런 거였군요.
    나중에 윗집에 청와대 직원이 들어온다고 무슨 큰 영광이라는 듯이 말하던 꼴이
    생각나네요.
    없이 사는 사람을 마음으로나마 도와주지는 못 할 망정 짓밟으면서
    상대적으로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요.
    정말 안 겪어 봤으면 원글님 글 읽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 못했을 것 같아요.

  • 8. ..
    '10.8.9 1:23 PM (218.159.xxx.104)

    반지하에 삼성 A/S 하니 저도 생각나는 기억이 있네요. 새댁때 돈 아낀다고 삼성통돌이 중고로 샀는데 모터 고장인 것을 속아 산 것을 써비스 받았는데 그 무렵엔 같은 부품 세번 서비스 받으면 감가상각 제외하고 환불해주는 제도가 있었거든요.
    모터를 고치기를 세번정도 한 후에 하도 속상해서 울먹거리며 사연얘기를 했더니 기사아저씨
    곰곰 생각하시더니 이 제품 환불 받으라 하면서 조치해 주시더니 나중에 통장 보니 제가 산
    중고 보다 몇 만원 더 입금이 되었더라구요. 그 때 얼마나 고맙던지... 덕분에 전 그 이후에
    제가 산 제품 모두는 삼성이 되었구요. 지금 그 아저씨 만나면 밥이라도 한번 사드리고 싶었어요.
    그 때 반지하에 살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분이 그렇게 배려해 주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 9. 동감..
    '10.8.9 10:45 PM (203.234.xxx.3)

    반지하는 아니고요, 전세 사는 설움이라고나 할까요?

    제가 경기도 신도시에 전세 살았어요. 당시 서울의 소형 빌라를 전세준 돈에 조금만 보태니까 남양주 평내 45평 새 아파트 전세를 얻겠더라구요. (빌라 위치가 좋았거든요)

    나름 넓게 쾌적하게 살고 싶은 생각에 그리로 이사갔는데, 거기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보니 가관이더라구요.. 아파트에 대해 조금만 불만 얘기해도 평내 안티라며 아파트 값떨어지게 하려고 한다는 둥..

    네이버 부동산에 평내 좋다고 호들갑 떠는 양반이 있길래 "내가 1년 전에 전세 들어왔는데 이런 점은 참 좋고, 이런점은 나쁘다"고 썼더니 "전.세.사는 주제에 배아파서 저런 글 쓴다"라고 그 양반 쓰셨더라구요.. 거참.....

  • 10. ss
    '10.8.12 1:11 AM (110.15.xxx.16)

    삼성 얘기하니까...제가 어려울때 반지하에서 삼성 소형 냉장고를 샀었습니다.
    설치해주러온 기사 2명, 하얀색 와이셔츠에 그 더운날 긴바지 차림이었는데..,
    전자제품 구매하고 그렇게 더러운 기분 느끼기 처음이었습니다.
    내가 무슨 죄 지은것도 아니고, 반지하에 여자 혼자 사니까 더운 날 배달오면서 생긴 짜증을 다
    부리더군요.
    그냥 한쪽에 자리잡아주고 박스나 수거해 가면 될 일을...
    불친절 정도가 아니라 아주 화딱지가 난 얼굴들을 하고는 가버리는데 참담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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