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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봐야 안다는 말..

생각 조회수 : 1,665
작성일 : 2010-07-29 01:33:13
던킨 도너츠 아기 엄마 글을 읽다가 생각나서...

원글은 못읽어봤지만,

애 키우다 보면 정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아니 자주 든다.
갑갑하니까 아이 데리고 나와 커피도 한 잔 하고 이유식도 먹이고 그랬겠지, 하고
아이를 키우는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결혼 하고나서 아이가 없을 때만 해도

백화점에 자는 아이 유모차에 끌고 다니는 여자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공기도 안좋은데, 집에서 애나 잘 보지..하는 생각, 엘레베이터에 구겨져 타다 보면 더 드는 생각이었다.

근데, 내가 애를 낳아 키워보니 거기라도 안가면 답답해 죽을 것 같았다.

고 전에 입덧이 심해서 길 가다가도 토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니,

비위 약한 엄마를 타박했던 내가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다.


결혼 초, 시부모님께 진심으로 잘 해드리고자 노력할 때,

같은 직장 선배언니 왈,

그러지 마, 그래봤자 나중에 돌아오는 것도 없고 상처만 남아..하는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그랬다.

아니, 어떻게 저런 말을 하지? 진심은 다 통하는데..그리고 어른인데, 잘 해드려야지 했다.

결혼 3년만에 분노조절장애라는 홧병을 얻어 지금껏 고생이다.


길바닥에서 소리지르며 싸우는 일은 못배운 사람이나 하는 행동인 줄 알았다.

이제 남편이란 작자랑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하는 일이 됐다.

욕도 상스런 사람이나 하는 줄 알았다.

ㅈㄹ이란 말은 아주 쉽게 나온다.


아이한테는 무한 애정을 줄줄 알았다.

아이가 잘 때가 가장 예쁘고

세상에서 귀찮은 일 중 하나가 책 읽어주는 일이다.


친한 동생이 결혼한단다..

앞으로 고생 길 훤하겠구나 하는 말..맘 속으로 삼킨다.

백 번 얘기해봤자 뭐하나..겪어봐야 알지.

그래도, 아이 낳고 지지고 볶고 하면서 그래도 행복하다란 주문을 외우며 살겠지만..

어째 사는게..옛말 틀린 거 없다고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이제 서른 후반인데..굽이굽이..앞으로 더 살다보면 별꼴을 다 보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IP : 114.206.xxx.157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ㅜㅜ
    '10.7.29 1:36 AM (121.129.xxx.76)

    완전 공감....... 합니다.

  • 2. 글쎄요
    '10.7.29 1:49 AM (222.117.xxx.124)

    또 한편으로는 안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애 낳아보니 오히려 왜 애데리고 그런데 가는건지 이해못할수도 있구요...
    시부모님께 진심으로 잘하니 그 결과가 어떤지를 알겠구요....이건 세월이 많이 흘러야겠지만요..

  • 3. 은석형맘
    '10.7.29 1:54 AM (122.128.xxx.19)

    원글님 너무 공감해요.

  • 4. 샤론
    '10.7.29 2:38 AM (112.140.xxx.77)

    너무 공감한 나머지 사는 게 다 똑같다는 답글을 달아주고 싶은 1인...

  • 5. ..
    '10.7.29 5:17 AM (222.232.xxx.143)

    완전공감 2222222
    던킨도넛엄마 완전 이해되요
    살아가면서 이전에 이해못했던 것들이 이해가 되요.

  • 6. ..
    '10.7.29 6:11 AM (190.139.xxx.149)

    그러니 젊은 사람들이 입찬 소리하면 나도 그랬지....하고 씁쓸히 넘긴답니다. 자기가 체험해보지 않으면 굉장히 이론적이되고 이상적이되는 거 같아요.

  • 7. 걱정이
    '10.7.29 9:08 AM (121.160.xxx.58)

    이미 전철 아줌마 자리 전쟁은 이해되었고, 엄마 맨날 삭신 쑤신다는거 경험했고요.
    이제 슬슬 시어머니 심정이 이해가 되니 걱정이랍니다.
    에혀~~!!
    몇 년지나 시어머니땜에 이혼하고 싶다는 며느리 있으면 그 시어머니가 저 일거예요. 끙!!

  • 8. 하마
    '10.7.29 9:46 AM (210.219.xxx.18)

    너무 공감하고 시어머니 얘기는 공감 x100000000000000000000000 입니다

  • 9. 아아악!!
    '10.7.29 10:09 AM (211.193.xxx.197)

    경제관념없는시댁 나랑은 상관없다고 했더니 쯧쯧하는 눈길로 보던 선배언니 그언니 주옥 같은말 무시했던 저 톡톡히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언니가 해준 진심어린 충고가 정말 고마운 것이었다는거....에휴~~~

  • 10. 혼자서 빵 ㅋㅋ
    '10.7.29 11:42 AM (222.238.xxx.247)

    너무 공감하고 시어머니 얘기는 공감 x20000000000000000000000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1. 공감
    '10.7.29 12:10 PM (147.46.xxx.47)

    구구절절 진하게 와닿는 글이네요...
    경험만큼 무서운건 없군요 많이 배워갑니다~!

  • 12. ㅜㅜ
    '10.7.29 12:34 PM (118.37.xxx.161)

    백배공감이라 더 슬퍼요

    아는 분이..

    15%정도는 정말정말 행복하게 사는 커플

    5%는 만나선 안될 사람들.
    사주엔 없는데 만나서 암에 걸려죽거나 정신적 이상으로 괴로워하거나 ..

    30%는 그럭저럭..

    30%는 한 쪽은 좋고 한쪽은 나쁘고..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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