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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광 심하신 시어머니
이틀만에 퇴원하셨고요 수술이 아니라 시술이라고 하더군요
대동맥쪽으로 바늘같은거 넣어서 하는거였어요
퇴원후 몸에 남은 흔적은 링겔자국과 대동맥쪽에 넣었던 바늘자국
금요일에 저랑 같이 버스타고 퇴원하셨어요
물론 며칠씩 병원에 계셨으니 피곤하고 힘드실거예요
저는 당사자가 아니니 그 시술이 얼마나 힘든건지 아픈건지 상상할수도 없고
가늠도 안되네요
다만 겉보기에는 별로 수술환자처럼 안 보여요
그런데요
왜 .......... 저랑만 있을때는 목소리도 좋고 잘 걸으시는데
다른식구들이 있으면 끙끙 앓으시고 물한컵도 가져다 드려야하고
방금전까지 멀쩡했던 목소리 전화만 오면 다 죽어가는지
낱낱이 목격하는 저는 정말 너무 웃겨요
뭐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예요 평소에도 조금만 편찮으시면 늘 그래왔어요
그러니 저는 늘 그게 웃겨요 한마디로 어이없어요
며느리 앞에서 그렇게 하고 싶으실까 싶어요
이번에 퇴원하셔서는 완전히 애기가 됐어요
약먹을것 하루치씩 챙겨서 놔달라
과일도 종류별로 깍아서 몇조각씩만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가라 그러면 꺼내먹기 편하다
전 이해가 안가요 약 써놓은대로 꺼내 드시면 되고
과일 깍는게 그렇게 힘든일인가요?
링겔자국 남은거 대일밴드 붙여달라
당신 혼자서는 겁나서 못하겠대요 ;;;;;
어제는 저녁때 어머님 드실 음식 따로 장만하고
아버님 드실 반찬 국 따로 장만하느라 혼자 동분서주 땀 절절 흘리면서
일하고 있는데 방에서 모기만한 소리로 부르세요
물갖다 달라 컵좀 씻어와라 빨대좀 갖고 와라
뭐좀 해라 뭐좀 해라 이래저 저래라 ...... 아들 시키면 안되나요?
아버님한테는 계속 그러시죠
힘든 수술하고 왔으니 당신이 날 잘 챙겨줘야한다
나 아는이 누구도 수술했는데 그이는 남편이 한거라 그이가 몇달 잘 챙겨주고 거둬먹여서
지금은 펄펄난다 ....
울 아버님 알았다 한마디면 될걸 절대 대답안하시죠
내가 집에서 노는 사람이냐고 알아서 먹으라고 -_-
지치지도 않고 그래도 계속 남편 닦달하고 지치지도 않고 남편은 알았다 소리 안하고
곁에서 지켜보는 저 정말 지겹네요
원래 성품이 천상 여자예요
남 챙겨주는거 좋아하고 챙겨받는거 좋아하고
사소한거 자잘한거 신경안써도 되는거 신경쓰고
오죽하면 시동생이 제일 자주하는말이
엄마 좀 가만히 계셔 그런것 신경쓰지마
시누는 엄마 나한테 그런말 하지마
받아주는 사람 저밖에 없어요
저 며느리니 어쩔수 없죠
십오년 그 어리광 받으니 저도 정말 지치네요
게다가 다른 식구들 아무도 안 받아주니 점점 더 정도가 심해지고요
저 너무 웃긴게요
어머님 며칠 입원하신 동안 어머님 제 차지였어요
퇴원하고 오시니 시누가 전화했더군요 미안하고 고맙다고
시동생도 전화했더군요 형수님 고맙다고
그런데 어제 저 혼자 저녁하고 치우고 어머님 시중들고 그러고 밤 9시에 돌아오려는데
비도 억수같이 왔어요
어머님이 시동생한테 형수님좀 모셔다 드리라고(차로 오분도 안돼요)
했더니 주택가라 주차가 힘들다며 난색을 표하더군요
시누도 마찬가지고요
말로만 고맙고 미안하죠
토요일 하루종일 땀흘리면서 자기네 부모 챙긴 저야 걸어가든지 말든지
시누는 뭐든지 돈으로 때우죠
어제도 퇴근하고 들르셨는데
본죽에서 죽 두통하고 베지밀 사오셨더군요
전 정말 어이없어요
며느리인 저는 뭐 기력나는걸 드셔야한다 생각하고 온갖궁리 다하는데
죽.....사오셨더군요
늘 그랬어요
저요 지금 많이 울어요
제가 결혼도 안하고 아기도 안 낳아보고
그저 친구들하고 놀러다는거 ㅊ한참 좋아할 나이에
많이 편찮으시고 돌아가셔서
그때 제가 그렇게 제 부모한테 무심하게 굴었어요
올케언니한테 다 맡기고 그렇게요
저 제 부모한테 무심하게 한 죗값 지금 다 받고 있어요
시어머니 나쁜분은 아니예요
부당한 요구를 하시는것도 없고 시집살이를 시키는것도 아니예요
경우도 있으시고요
그래도 어리광이 심하시고 점점더 심해지니
제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지치네요
어제 첨으로 제 딸한테
너는 절대 시댁이랑 가까우면 결혼하지 말라고 했어요
우리딸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할머니댁에 가면 에미야 소리를 한 오십번은 듣는거 같다고 ㅠㅠ
시술하고 퇴원하신 환자한테 제가 너무 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건가요?
1. 에구구
'10.7.19 12:27 AM (211.201.xxx.56)지치셨나봐요 ... 기운내세요
그냥 저희 시어머님을 뵙는 듯 하네요 ㅎㅎㅎ 원글님처럼 저희 시모도 나쁜 분은 아닌데 ...
저두 친정아버지 돌아가신게 맘 아파 ... 시부모님께 잘 해드리고자 애쓰는데...
하루에 오십번 '에미야' 소리 들으면 .... !!!!!!!!!2. 힘내세요
'10.7.19 12:28 AM (121.138.xxx.249)힘내세요.
15년 시어머니 어리광 받으셨다고 하시니 저보다 훨씬 선배 며느님이시네요.
참 이상하시죠.. 저희 시아버님도 최근에 한달간 입원해있으셨다가 지난주 퇴원했는데..
디스크도 아닌 그냥 디스크가 살짝 눌려있는 상태였대요. 본인은 너무 아프시다고 하셔서 입원하셨는데..
원글님 어머님처럼 딱 그러세요.
첨에는 간병인 말도 잘 듣고 하시더니 "간병인이 니 시어머니 앞잡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이후로는 간병인 말 전혀 안듣고 심지어는 발길질도 하셨다죠.
간병인 말로는 아줌마가 안 보고 계실때는 침대에서 내려와 혼자 의자에도 앉아계시고 혼자 신발도 잘 신으시고, 심지어 휠체어도 혼자 잘 바퀴 돌리면서 복도도 다니시고 하시는데..
가족과 간병인이 보면 침대에서 돌아눕지도 못하세요. 물리치료도 침대에 누워서 다니셨다죠.
저희는 가족들이 그런거 다 알아요. 그래서 꾀병 부리시지 말라고 거짓말 하시지 말라고 했더니 본인이 침대에서 돌아눕는게 너무 힘들다는 것을 증명하시려고 일부러 침대에 오줌도 두번이나 실례하셨어요. 몸만 옆으로 돌리면 오줌도 다 받아줬는데요.
저는 원글님과는 다르게 병 간호도 시어머님이 다 하시고 저는 1주일에 한번만 찾아뵙지만..
오늘도 아버님 뵙고 오니까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병원에서도 이제 다 나으셨다 걸으실 수 있는데 안 걸으시는 것이라고 말했는데도... 집 안에서는 바퀴달린 사장님 의자에 앉아서 사람들이 밀어줘야 움직이시고...
밥도 일부러 안 먹으면 어머님이 걱정하시면서 맛있는거 사다주시니 일부러 밥도 잘 안드세요.
오늘도 정말 애들처럼 일부러 밥 안 드셔서 어머님이 '한입만 더 드세요' 이러시면서 잘 구운 장어 입에 넣어드리니 마지못해 받아먹는 것 처럼 잘 드시더군요.
나이가 많으면 애들이 되는건지....
참. 저희 시어머님은 너무 힘드셔서 요양원 모시고 가서 상담 받았더니...
요양원 들어오시기엔 너무 건강하시다고 조금 더 지나면 모시고 오시라고 했다더군요.3. 지칩니다
'10.7.19 12:31 AM (118.32.xxx.201)에구구님 ㅎㅎㅎㅎㅎㅎㅎ 댓글 보니 그래도 지친와중에 웃음이 나네요
그런데 저는 제가 다 받아내야하니 정말 힘드네요 ㅎㅎ;;
아버님 시누 시동생 죄다 시어머니한테 질려서 아무도 받자를 안해요 ㅠㅠ
미치고 환장하겠어요
다만 남편은 어머니 비위를 잘 맞추고 해드리는 편이죠
안하면 제가 째려보니 그럴수도 없고요
그런데 시간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는거 ㅠㅠ4. 그거
'10.7.19 12:59 AM (122.35.xxx.227)엄청 아프다는데요
아는 분이 하셨는데 아이를 한 열댓명 한번에 낳고 말지 다시는 그거 못하겠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시던데...
어리광이 심하시긴 한데..원글님도 힘드시겠어요
원글님 쓰셨듯이 환자분이 받아주는 분이 원글님 밖에 없으니 원글님 한테 더 그러시는거 같네요
더운데 힘들겠다라는 말밖에는 제가 해드릴 말이 없네요5. ...
'10.7.19 1:09 AM (111.65.xxx.81)저희 시어머님도 어리광 장난 아니세요.
어머님이 병원에 계시다 퇴원하고 나서 사위가 처가집에 와서 하던 말.
자기 마을 어느 어르신은
자녀들이나 누가 오면 꼼짝도 못한다고 누워 계셨는데
시골집이라 누가 담너머 봤더니
혼자 계실때 날아 다니시더래요.
ㅎㅎㅎㅎㅎㅎㅎ6. vivian
'10.7.19 1:27 AM (119.197.xxx.203)너~~~무 착하시당
7. 그래두
'10.7.19 1:37 AM (211.54.xxx.179)시누이 시동생이 고맙다고 말이나 하니 양반입니다,자기어머니 성격도 익히 알고있는것 같구요
그냥복 쌓는다,,생각하고 요변 몸조리할때 잘 해드리세요,
멀쩡하신데도 그러면 적당히 들어드리구요,,
원글님은 너무 지치셨고,,어머님은 평소 성격에 핑계도 좋으시고 ㅎ
하는 김에 조금만 더 힘내시구요,,경우있는 분이시라니,,회복되면 덜 하겠죠 뭐,,,8. ..
'10.7.19 2:36 AM (121.135.xxx.171)그래도 원글님 데려다주라고 본인자식들한테 얘기하신거보면
아주 경우없진않으신데...
자식들이 좀 들어주시면 좋을텐데..많이 힘드시겠어요.
저희는 남편이그래요--;;
멀쩡히 잘있다가 제가 어제 아프다던거 괜찮아?하면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면서..어..거기아직도 아파 이럽니다.
연기잘한다고하면..제가 안알아줘서 안낫는다고하네요.
이건 뭐.9. 헉..
'10.7.19 7:41 AM (121.181.xxx.10)시술이라고해도 그거 힘든건 사실이예요...
그렇지만.. 왜 며느리한테만 그러나요??
경우가 있으신 분이라는데.. 에미야만 50번이요??
시아버지도 오죽하면 저리 무시할까요..
그냥 님도 적당히 해줄 만큼만 하세요..
그래도 며느리인데.. 내가 해야지.. 이런 맘 버리시구요..
시아버지처럼은 말고.. 적당히요..
에미야 부르면 남편보내시구요...10. ...
'10.7.19 9:01 AM (121.136.xxx.195)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기분으로 대하세요.
그리고 진짜로 이번을 마지막으로...
그 다음에는 그냥 대충 적당히만 하세요.
시어머니 모시다가 며느리 골병 들어야
다들 정신차리시려나...11. 두부맘
'10.7.19 10:05 AM (211.221.xxx.13)참 남의일 같지 않네요..저도 현재 겪고 있는 일이구요
정말 답답하고 갈등되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더라구요..
딸둘 며느리둘이지만..둘재며느리는 애둘인 상황이라 자연스레 열외되고
딸둘은 직장생활한다고 열외되고 시험관아기 시술위해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있는
제가 다 해야 하더군요..현재도 시험관 시술중인데두요..
친구 말마따나 만만하고 편하고 니가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너한테만 그러는거다 하더군요
원글님처럼 저도 시어머니에 대한 나쁜 감정은 없어요 하지만 지친단 말이 맞는것 같아요
애도..짐승도 자기 위해주는 사람 알아본다는것 처럼 결국 비빌언덕에 비비는거죠..
님처럼 괜히 나쁜맘인가? 하는 갈등도 수없이 하구요..
정답은 없겠지만..내가 너무 힘든일을 억지로 하다간 내가 먼저 죽겠다 하는거죠..
친구도 적당히 간격을 두고 좀 빠지라 하는데..쉬운일이 아니더군요..기본적으로 제맘이 너무 약한것도 있구요...그리고 친구가 그러더군요..[니가 지치지 않고 할수 있다면..그리고 오늘 최선다하면 내일은 끝날일이라면 너처럼 한다..하지만 길다..앞으로 계속이다...너같이 하는게 정답일지 모르지만..열심히 해도 지치고 결국엔 좋은소리 못 듣는다..묵묵히 하는 사람에게 그공이 다 돌아오면 좋겠지만..시댁일은 참 그렇지 못하다..너 그렇게 하다가 조금만 소홀해도 너 엄청 욕듣는다..오히려 적당히 하는게 맞다..적당선을 찾아라..]
요즘 고민하고 있어요 과도기인것 같기도 하구요.원글님이 말씀하신것처럼..제게만 유독 어리광 피우시고 바라시는게 많은것 같거든요..그 빌민는 제가 만든게 맞는것 같구요..
조금 섭섭해하시더라도..결국 길게보면 둘다 좋은길을 찾아가는게 맞는것 같아요..
저도 괜히 앞서서 미리 생각하고 다 챙겨드리고 하는거 자제하려구요..
상대는 그이상을 바라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욕좀 들으면 어때? 좀 섭섭하시면 할수 없지뭐...하는 말을 되뇌이면서 다른사람의 시선과 말에 조금 가벼워지려구요...
님..지치고 내가 병들면서 하는게 좋은건 아닌것 같아요..조금씩 조금씩..현명한 방법을 찾아보세요^^ 그게 힘든일이란거 저도 알구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