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인데 예고 보내신 분 조언 좀 해주세요

[예고]

중딩 남자아이인데 디자인쪽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미대를 가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아이를 가르쳐 주시는 미술학원 원장님께선
남자아이이니까 예고대신 일반고를 들어가서 미대로 가라고 하시거든요.
예고보내면 그쪽 계통 사람들과만 친목이 생기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친해질 기회가 적어진다고
여자인 경우는 예고를 추천한다 하시고요

또 회화쪽이 아니라 디자인쪽은 고등학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해도
늦지 않다고 말씀하시구요.

지금까지 전국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고
디자인쪽으로 재능이 뛰어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고
학교성적도 최상위권이라 서울미대를 생각하고 있는데

저는 처음부터 예고를 들어가서 배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던터라
고민이 생기네요.

제가 이쪽 계통은 아는 것이 없어서
예고 다니는 남학생을 둔 부모님께 여쭤보고 싶어요..

미술선생님 말씀대로 하는 것이 더 나은지
아니면 예고를 보내는게 더 나은지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소문을듣기로는]

예고에는 후덜덜한 집안 애들이 많아서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도 많다고 해요.

[지금]

딸아이가 예고다니고 있는데, 남자아이들이 거의 없어요
150여명 중 남자아이들은 10명도 안돼요.
디자인쪽이라면 그냥 일반고 보내셔도 무리가 없을듯해요.
무엇보다 친구가 많지 않으니까 예고에서 남자아이들은
좀 힘들어하는 면이 있어요. 예고에 가면
학교에서 실기를 많이 해주고 또 필요한 과목만 집중해서
수업을 하기 땜에 아이들은 편해요. 부모들은 등록금이
비싸서 좀 힘들구요.

만약 일반고를 가게 되면 서울대 입시 경향을 잘알고 있는
아주 유능한 예고 강사들의 화실을 다니면 아주 좋아요.
서울대 미대는 입시방향이 다른 대학과 좀 다르거든요.
보다 창의적인 실기를 원하기 때문에 실기연습시에도
그런 부분이 연습되어야 해요.

예고든 일반고든 원글님 아들은 어디서나 잘할것 같네요.
집중적으로 아이가 편하게 공부시키려면 예고가 좋구요.
굳이 그렇지 않다면 일반고도 무리없을듯 하네요.
근데, 고등학교때 부터 시작하면 늦습니다.
일반 학원에서 흔히 디자인은 고등학교부터 해도 된다고
하는데, 요새는 다른 아이들이 일찍부터 준비하기 땜에
비교가 많이 돼요. 본인이 그런 틈새에서 하다보면
마음이 급해지죠. 어차피 미술대를 지망한다면
지금부터 계속 꾸준히 시키세요.

[음]

저희아이는 중1때부터 미술을하기 시작했어요
좋아했거든요
예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예고갈려면 집에서 나가서 기숙사생활을해야해서
남편이 반대했어요
남편은 또 아이가 아직 어리니 자신의 꿈이 언제 바꿀지 모르는데
예고 보냈다가 만약 미대가 아닌 다른것을 선택하면 어떻하나구요

제가생각해봐도
예고가서는 미대를 선택할수밖에없지만
인문계가면 미대뿐아니라다른선택도 할수있으니 더 좋겠다싶기도했구요
그래서 예고에 들어가지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아이는 고1중순때부터 미술을하기 싫어하고
지금은 공대로가고싶다고해서 이과를선택했답니다

아이들은 너무 많이 변하는것같아요
그냥 제 경험담이라 몇자적습니다

[이어서]

예고에 음악쪽은 정말 후덜덜한 집들이 많은거 같아요.
근데 미술쪽은 그렇게 요란한 집들이 많지 않아요.
그냥 좀 넉넉하거나 아니면 평범하거나 그 정도예요.
물론 아주 잘사는 집들도 있고 그런 학부모가
나대기는 하지만 대체로 분위기는 평범한 편이라
미술쪽은 그런 면에서 스트레스 전혀 없습니다.

[...]

지금,이어서님 따님은 뭐 전공하세요?

[원글]

답변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아는것이 없다보니 답답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

그런데 지금님
제 아이가 중2인데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하나요?
미술학원은 집 앞에 있고 1주일에 한번씩 다니고 있답니다.
집 근처에 모다(모두다른 고양이)가 있어서 나중에 저길 보내야지 하고 있었는데
지금부터 보내야할까요?

[..]

최상위권으로 서울대를 목표로 하신다면 예고도 좋을거 같아요.
미대도 서울대가시려면 전과목 내신1등급으로 만들 각오하셔야 할텐데요. 미술이 재능이 있다하셔도 은근히 시간이 투자되어야 하는 과목이잖아요.
일반고의 교과과정상의 과목들과 예고의 과목들이 다르기에 그 점도 참고하시면 좋을듯합니다.

[솔직히]

제가 홍대 출신이고 한때 예고에서 가르쳐본 적도 있어요.

윗님 어느분 말씀처럼 예고에 성별 편중이 너무 심해서 남자애들이 좀 기가 죽는 측면도 있고요,
갖은 잡일.. 화판이나 석고상 나를떄마다 남자애들 몇명 안되는거 다 빼가서 일시키는것도 좀 그랬었고(왜냐하면 다 수업중에 일어나는 일이므로.. 그거 잔심부름 하느라 수업 조금씩 못듣는것도 손해니)
고등학교 졸업하면 죄다 동문들이 여자애들이니.. 아마도 그 선생님 말씀이 다 이런뜻이라고 봐요.

저라면 공부도 잘한다니 인문계로 그냥 보내겠어요.
아무래도 인문계 가면.. 학교 다니는 동안은 좀 고생해요. 내신도 조금 손해보고..
그래도 그게 저도 낫다고 봐요.

그리고.. 사실 예고- 디자인학과라는 편중된 질로에 매진하는것보다 다양한 진로에 대해 더 고민하는것도 어떨지 싶고요..
이를테면 건축학과- 인테리어 혹은 건축가 같은 진로도 있고,
공대 나와서 제품 디자인쪽으로 빠지는 길도 있으므로..(미대에도 제품 디자인 관련학과가 있긴 있지만, 디자인이란게 겉모습만 디자인하는것 보다는 내부의 기계적 구조를 알면서 디자인하는것이 필요한 파트가 많아서 자동차나 첨단 기기쪽으로는 공대출신의 디자이너들이 은근 많거든요.)

[원글]

와~또 다른 분들이 도움말을 주셨네요.감사합니다.
솔직히님 말씀대로 미대말고도 다른 학과 디자인쪽으로도 생각해 봤는데
그런 경우 이과를 선택해야 하더군요.
다른 과목은 문제없는데 이과를 가려면 아무래도 수학이 걱정이 되나봐요.
유일하게 수학은 재미가 없다고 해서요.
좋은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카이스트에]

디자인 매니지먼트쪽도 알아보세요.
실기를 어떻게 보는지는 모르겠고
여러가지 길이 있다구요.

[^-^]

저도 예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어요. 물론 미술은 아니지만요
제 경험상 그리고 주변 친구들보면
서울대나 상위권 대학 진학을 원하신다면 예고입학이 더 도움이 될 거 같네요
사실 서울대나 홍대 이대만 보더라도 예고출신들이 많고
오랫동안 탄탄하게 그 분야를 공부해서 인지
인문계 출신들과는 실력차도 좀 있어요.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요

예고에서는 예체능계열에 필요한 과목들 (예를 들면 수학도 공통수학)
이렇게 필요한 과목만 배우게 되고
실기도 수업에 포함되어있어서- 더 효율적인 거 같아요

그리고 성적도 최상위권이라니... 예고가서 그 성적 잘 유지하시면
내신성적 받기도 훨씬 쉽고
걱정 안 하셔도 될거라 생각이 드네요 !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실기도 중요하지만, 성적도 꽤 좌우하거든요

한 예지만, 제가 학교다닐때 친구를 보면
성적은 반에서 3등 안, 실기는 그 분야에서 꼴지;;; 서울대 갔습니다;;;
암튼 좋은 결과있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