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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웃 어른의 임종을 했어요.

아직도 떨려 조회수 : 3,006
작성일 : 2010-06-10 14:39:51
시골에는 독거노인 혹은 노부부들이 많이 사시죠.
며칠 전에 이웃 어른이 돌아가셨어요.
할아버지가 이상하다며 할머니가 달려오셨는데 제가 도착할 즈음에 임종을 하셨어요.
축 늘어진 할아버지 손 모으고, 똑바로 눕혀드리고. 장례식장 차 부르고. 객지의 자녀들에게
전화로 연락해 드리고요.허둥지둥 할머니와 그런 일에 몰두하다가 어느 순간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돌아가신 분을 막 만졌다는 생각이 왜 뒤늦게 들었는지요.
생명이 이미 없는 주검일 뿐인데 얼마나 무서웠는지 한 걸음도 떼어 놓을 수가 없었답니다.
밤이어서 더 그랬을까요?장례식 차가 어느새 와서 할아버지를 태우고 간뒤 남편이 오지 안왔더라면
놀래서 저는 병이라도 났을 거 같아요.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집에 와서 물청심환 벌컥벌컥 마셨네요.
시골에서 젊은 축에 드는 50대인 저는 앞으로도 이런일 겪지 말란 법 없다는 생각 들고요.
저는 지금까지 이렇게 겁나는데 동네 분들은 마치 제가 의인이라도 된것처럼 칭찬해주셔서 쑥스러워요.

장례를 치르고 자손들이 제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음료수 들고 우루루 몰려오셨어요.
다시 또 그 날이 생각나고 겸연쩍고 쑥스러워 죽을 지경이에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살다가 이런 일도 경험하네요.

IP : 59.23.xxx.164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6.10 2:41 PM (175.119.xxx.69)

    좋은일 하신거예요. 무섭기는요?
    다 맘먹기 달렸답니다.

  • 2. 달려라 하니
    '10.6.10 2:43 PM (115.20.xxx.158)

    죽은사람과 정떼려면 그렇게 무서움증이 들어야 정상이래요^^
    좋은 일 하셨네요
    그래도 먼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최고라잖아요~~~
    저라도 그분들 자식이었음 마음깊이 감사했을거예요^^

  • 3. 지나가다
    '10.6.10 2:43 PM (211.58.xxx.64)

    님 복 받으실거예요.
    요즘 세상에 그런 일 쉽지 않을텐데...

  • 4.
    '10.6.10 2:46 PM (121.151.xxx.154)

    정말 복받으실거에요

    저도 삼년전까지 시골에서 살았는데
    같은 마을에 우리집까지 네가구엿는데
    아들이랑 사는 한집을 빼고는
    두집할머니 할아버지를 하루라도 뵙지않으면
    걱정스러워서 밤에 몰래가서 잘 계신지 소리라도 듣고 오곤했어요
    제가 가면 이바구하자고해서 좀 귀찮아서 멀리서만 ㅎㅎ

    정말 잘하신거에요
    평생 자식들도 할머니도 고마워하실겁니다

  • 5. 좋은분
    '10.6.10 2:47 PM (115.92.xxx.100)

    좋은일 하셨어요. 할머님 대신 여기저기 연락이며 다 하셨다니
    좋은 이웃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 6. 저는 11살때
    '10.6.10 2:47 PM (59.16.xxx.18)

    아버지의 임종을 봤어요....그 기억에 한동안 우울했어요...지금도 생생하니 잊혀지지않아요...님 많이 놀랐겠어요...그래도 그 덕에 그할머님과 할아버지께서 외롭지 않았을 거예요...고생하셨네요...

  • 7. ..
    '10.6.10 2:48 PM (121.190.xxx.113)

    할머니나 자식들이 너무 고마우셨겠어요...

  • 8.
    '10.6.10 2:49 PM (119.206.xxx.115)

    원글님보다 더 젊은 사십대 중반인데
    가끔씩..원글님 같은 일을 제가 치뤄야 할거 같은
    생각에..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미리 겁나요...여기도 시골이거든요..

  • 9. ..
    '10.6.10 2:49 PM (115.95.xxx.171)

    경황없는 할머니에게 큰 도움을 드렸네요
    도시에서는 옆집이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니 꿈도 못꿀일이지요
    선뜻 나서지 못할일인데 ....

  • 10. 임종을
    '10.6.10 2:50 PM (125.180.xxx.29)

    처음 보셨나봐요
    그것도 여러번 보니 별거 아닙디다
    암튼 좋은일하셔서 복받으실겁니다

  • 11. ...
    '10.6.10 2:56 PM (219.255.xxx.240)

    네 저도 지나가다가 글 남겨요..
    무척 당황되고 하셨을텐데 그래도 참 잘하신거같습니다..
    전혀 무섭지않았다면 그건 오히려 더 이상할거같아요..
    좋은일 하신거예요.
    저도 전에 울할머니 임종을 지켰었는데요..솔직이 그때 전 하나도 무섭지않았어요.
    그게 친할머니라서일수도 있었겠지만요...
    여튼 수고많으셨습니다..

  • 12. 저두요
    '10.6.10 3:12 PM (211.252.xxx.19)

    전 엄마 임종을 혼자 지켰어요
    한 밤 그생각이 갑자기 떠오르면 잠을 이룰수가 없어요
    그때의 기억이 생생해서 지워지지가 않아요

  • 13. 남이지만...
    '10.6.10 3:34 PM (114.205.xxx.180)

    저도 감사드려요...
    복 많이 받으세요...

  • 14. ㅠㅠ
    '10.6.10 4:35 PM (203.244.xxx.254)

    엄마의 임종...부모님의 임종..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결혼하고 애기도 낳았지만..
    엄마 아빠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는데....ㅜㅜ

  • 15. ...
    '10.6.10 4:38 PM (122.43.xxx.99)

    자손 대대로 복 많이 받으실 거에요.
    일면식 없는 저도 감사 드립니다.
    애쓰셨어요.(에휴~ 고맙기도 해라..)

  • 16. 꼭 안아드려요
    '10.6.10 5:19 PM (222.238.xxx.247)

    저도 성당반모임 총무맡고있는데 교우할아버님께서 돌아가시려고하는상황 연락이 좀 늦어 제가 먼저 가게되었는데 성당식구들 아무도 안온 상황에서 할아버님께서 돌아가셨어요....

    저도 처음이고 가족분들도 처음이라 서로 허둥거리면서 기도하고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주 잠간 무서웠던 기억도...

  • 17. 장하세요
    '10.6.10 5:37 PM (123.214.xxx.8)

    그런 순간이 닥치면 아무나 그렇게 못해요
    가족도 아니고 겪어 본 적이 없는 일인데
    놀라고 무서운건 당연한 거지요..
    원글님 덕쌓으셨어요 ^^

  • 18. 은행나무
    '10.6.10 6:02 PM (121.167.xxx.55)

    칭찬해드리려고 일부러 로그인 했어요.
    정말 좋은일 하셨어요.
    처음이시라 더 무서우셨을테고, 아마 돌아가신분께서 확실히 정떼느라고 그러셨을거예요.
    자손 대대로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 19. ..
    '10.6.10 6:40 PM (219.251.xxx.108)

    자식도 봉양 자식보다 임종 자식이 더 낫다는 말이 있어요.
    임종 보는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아닙니다.
    좋은 일 하신 겁니다.

  • 20. 원글이
    '10.6.10 6:58 PM (59.23.xxx.252)

    아구 과한 칭찬 들어서 할아버지께 죄송한 마음 되려 많습니다.
    농촌에는 고령인구 많이 사시고 저희는 아직 젊기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에요.
    병원으로 가야할지,119를 불러야할지,장례식장을 불러야할지를 제가 몰랏어요.
    첫 번째가 장례식장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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