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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줄 이유도 없고 해줄말도 없다는 남편
일이 늦어 10시 30분쯤 저녁도 못먹고 집에 왔어요.
야근하는 사람들이 없고 혼자 시켜먹기도 뭐해서 집에가서 뭐라도 먹어야지 했는데
새로 이사온 동네라 지하철역에서 집에 오는길에 뭐라도 사올곳을 발견 못했네요.
집에 가서 카레에 밥 먹을까 - 데우는 것도 귀찮고 언제 데워서 언제 먹나,
남편한테 라면 끓여달랠까 - 이 시간에 라면 먹어도 괜찮을까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왔어요.
집에 왔더니 남편은 드라마 보고 있고 저녁 먹었냐고 묻지도 않네요.
떡볶이 사올랬더니 문 닫았더라 했더니 아직 저녁도 안먹었냐며 빵 먹으라며 보던 TV 계속 보대요.
그 시점에 화가 났지요.
뭐라도 챙겨줄 생각도 없이 임신한 마누라가 밥도 안먹고 왔다는데 TV만 계속 보는구나.
아침에도 빵 먹고 출근하고 회사에서 간식으로도 빵 먹었는데 빵 먹으라 얘기만하면 다인가,
최소한 꺼내서 차려주는 성의라도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그 후에 말 걸어도 잘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도 하는둥 마는둥 했더니
저한테 갑자기 이유도 없이 왜 그러냐며 기분나쁘면 기분 나쁜 이유를 얘기해라,
자기가 더 기분 나쁘려고 그런다..
임신한 마누라 신경도 안쓰냐고,
최소한 뭐라도 챙겨주지도 못하냐고,
당신이 회사에서 늦게 왔는데 빵 먹으라 얘기하고 계속 TV만 보고 있으면 기분 안나쁘냐고,
밥 차리는건 원래 내 일이니까 당신이 늦게 와도 내가 늦게 와도 내가 차려야 되는거냐고...
그랬더니
아무말 안하고 문닫고 안방으로 들어가네요.
너무 황당해서 잠깐 나와보라고 했더니 (애가 자고있어서)
할 말이 없다면서
너한테 해줄말도 없고 달래줄 말도 없다네요.
이사하는 날에도 제대로 어디 앉지도 못하고 힘들게 서 있어도 어디가서 좀 쉬어라 소리 먼저 안하고,
그 후에 정리하며 청소해도 힘들지~ 소리도 한 번 안하고, (물론 남편도 열심히 청소 했습니다.)
청소하다 스팀청소기가 뻥! 터졌는데 놀랐는지 어쨌는지 신경도 안쓰는 남편. (남편이 청소하던 중이었습니다.)
임신했다고 유세 떨거나 위해주는걸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제가 괜히 가만히 있는 사람 트집잡아서 화내는 건가요..
그새 코골면서 자고 있네요.
1. 음
'10.6.7 11:36 PM (183.102.xxx.165)에효효 남자들이란...언제쯤 철이 들까요?
저도 임신했을적 참 서운한거 많았는데..남자들 나이 들면 기 빠지고 해서
많이 순해진다던데..저도 그때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근데 저도 그때쯤 되면 꼬부랑 할머니 되겠죠?^^
그냥 원글님 많이 속상하셨을텐데 토닥토닥 해드려요~2. --
'10.6.7 11:40 PM (211.217.xxx.113)임신 7개월이면 여왕대접중에 피크인 시기인데 남편반응이 왜저래요? 헐~
3. ..
'10.6.7 11:46 PM (211.199.xxx.95)임신해서 힘드시고 작은일에도 서운해질 시기이죠..
근데 남자들 잘 몰라요..드라마에서처럼 와이프 임신했다고 극진한 경우 못 봤어요.
밤 10시 30분까지 밥 안먹은건 남편분 잘못이 아니니까
넘 몰아세우지 않는게 좋을것 같아요.
남편분이 원글님께 그시간에 밥상차려 달라고 했다면 욕얻어 먹을 일이지만요.4. 이기적인
'10.6.7 11:48 PM (218.186.xxx.247)넘이 요즘 대세니 어쩌겠어요.
넓은 마음으로 내가 델고 살아 준다 생각할 밖에요.
일단 미안한 마음이 들도록 잘 챙겨줘보세요.
대부분 상대적인거라 잘해주면 같이 잘 해주려는 법이 일반인데..5. 안쓰러움.
'10.6.7 11:51 PM (59.7.xxx.70)남자들이 그렇게 모성애나 남생각해주는 마음이 원래 당췌~없는 사람입니다.
하나부터 열가지 가르쳐야 하더군요.
왠만한 남자 다들 그럽디다...에효...6. 근데..
'10.6.7 11:51 PM (125.142.xxx.76)남자들 원래 다 저렇지 않나요?
저 아이셋키우며 직장맘입니다. 7시에 퇴근하는데 집에오면 7시30분쯤돼요.
그때부터 집안 청소, 애들 뒤치닥거리, 빨래 등등등 밀린 집안일을 합니다.
남편은 낮에 집에 있어요. 가끔씩 도와주긴하지만 어쨋거나 집안일은 마누라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격주로 쉬는 토요일에는 진짜 손가락 하나 까딱안하구요..
그러니 퇴근해서 밥상받는거요? 기냥 썩소를 날립니다..
퇴근해서 자기전까지 그 몇시간에도 속이 열 두번은 뒤집어 지지만
내 복이니 뭐 어쩔껴, 애들 셋은 어쩔껴 하면서 스스로 달래보다가도
그래 애들만 크면 두고봐 하면서 이를 갈다가도... 그냥 그렇게 삽니다.
임신중이시라 더 많이 서운하셨나봐요. 제가 토닥토닥 해드릴게요.
사실 이런 글에는 남편에게 이렇게 얘기해라 저런방법을 써봐라 하고싶은 얘기가 많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깍는다고 저도 제 코가 석자에 이론만 빠삭한 아줌마라..
혹시 이론적인거라도 알고 싶으시다면 글을 더 붙여드릴 수는 있네요. ^^;;7. 그러게요
'10.6.7 11:54 PM (221.144.xxx.209)야근하고 늦게오면 밥 먹었냐고 먼저 물어보고 좀 챙겨주면 얼마나 좋아요.
더구나 임신중인데..충분히 서운할만한데요.
남편분도 밖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신건지 원래 성격이 그러신지는 모르지만
원글님 툭툭 털고 아이 생각해서라도 잘 챙겨드시고 힘내세요..8. 원글
'10.6.8 12:03 AM (61.251.xxx.32)82님들이 위로해주시니까 눈물이 마구 나네요. ㅠ_ㅠ
저 원래 배고픈거 못참고 조금만 허기져도 먹을거만 생각나는 타입인데
오늘은 배도 별로 안고프네요.
뭐라고 얘기해봤자 잘못했다고 생각도 안할것 같아서 얘기하기도 싫었고,
얘기할때도 다다다다 쏘아붙인것도 아니고 조용조용 얘기했어요...
지금은 처음 상황보다
뭐 그런걸로 화를 내냐는 식으로 한 저 말들이 더 가슴에 박혀요.9. 남편
'10.6.8 3:19 AM (210.245.xxx.240)남편이 밥을 차려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실망하기 좋은 기대같아요. 제때 잘 챙겨드세요..
10. 토닥토닥
'10.6.8 9:17 AM (125.176.xxx.2)남자들의 생각은 언제쯤 진화발전할까요?
원글님~
충분히 속상하고 서운하시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생각하셔서 맛난거 제때 제때 챙겨드세요22211. 바보 같던나
'10.6.8 9:36 AM (211.193.xxx.197)저 첫째때 냉면이 너무 먹고 싶은데 바빠서 겨우 토요일 하루 일찍 끝나는날 맛있다는데 혼자 찾아가서 한수저 먹어보니 윽!!조미료의 강력한 맛 밍밍하고 역하고... 결국 계산만하고 돌아나오면서 길바닥에서 어엉 울면서 집에 갔었지요
집에 늘어져 티브이 보던신랑 밥해달라고 내가 장안봐서 먹을거 없다고 친정엄마가 나먹으라고 해준 멸치볶음은 술안주로 다먹고 그래도 철분보충해야지 싶어 어제 사놓은 우유는 자기가 다먹어버리고..사과먹고 싶다니 밤11시에 마트 문 닫았다며 등돌리고 자고...
밤 12시에 5분거리 가게앞으로 마중나오는거 하나로 임신한 마누라 12시간넘게 서서일하는건 그런가보다 하던 울신랑도 있어요
님아 그냥 아기를 위해서 호텔부페가서라도 먹고 싶은거 다!!드시고 오세요
먹는걸로 속상해하면 나중에 아기입이짧아 고생해요 맘껏 가격걱정말고 드세요
신랑이야 뭘하든지말던지 님이 아기를위해 최선을다하시면 됩니다12. 전화
'10.6.8 10:27 AM (121.165.xxx.44)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지하철 내리기 전에 문자로 "여보. 나 밥도 못먹었어. 왕 배고파서 나 집에가면 신랑 잡아먹을지도 모름ㅜ.ㅜ" 이런식으로 귀엽게? 재밌게? 미리 알려주는거에요.
그러면 절대 나쁘게 모른척 안할것 같아요. 최소한 "라면이라도 먹을래? 끓여줄까?" 이런 답장이 오지 않을까 싶거든요.
알아서 해주길 바라다가 서운한것보다 원하는것을 미리 얘기하고 받아내는게 더 낫겠죠?
남편이 지하철로 마중을 나오는 그날까지 아자아자!!!13. ^^
'10.6.8 12:22 PM (121.173.xxx.232)사람 기분 따라 그때 그때 참 반응이 다른거 같아요. 아이가 자고 있다는거 보니까 큰애가 있나 보네요.. 남편분이 아이 돌보고 재웠나봐요.. 아이 잠들때까지 돌보고 놀아주느라 남편분도 힘들고 님이 돌아올때쯤에서야 허리펴고 티비보는 중이었을지도 모르죠.. 남편 식사나 아이 식사는 잘 챙겨주시나요? 각자 알아서 먹는건가요? 내가 해준게 이만큼인데 요만큼 해준다면 서운하지만 그게 아니면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야죠.. 그래야 편해요.
14. 애초에
'10.6.8 2:26 PM (59.10.xxx.48)기대를 안 하고 살아야 화날 일도 없습니다
기대 안했는데...해 주면 엄청 고맙구요
타인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한 낮추고 사는 거-이게 지혜자의 삶이지요
우리 부부 15년 넘어 깨달은 진리입니다
이젠 거의 싸울 일도 없고 서로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