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물건 안 버리는 사람은 그런 성격 고치기 힘든가요?
지금 서른 중반인데 초등학생때 보던 탐구생활도 있으면 말 다했죠...
책장 제일 아랫서랍열면 종이인형도 그대로 있어요.
저 어릴 땐 광고지를 접어서 지갑처럼 쓰는게 유행이었는데
그렇게 접어놓은 광고지 지갑에 종이인형과 인형옷들을 넣어놓은 것이 줄잡아 20개 정도..
주말성경학교에 가서 받았던 기도문 복사책부터
대여섯살때 갔던 박람회 안내장, 껌종이, 메모지, 지우개, 샤프심 등등..
화장품 샘플도 통이 예쁘다고 모아서 속의 내용물은 썩어도 안버려요.
중학교 미술시간에 지점토로 만든 연필꽂이,
아주 어릴 때 아빠가 사주신 과학전집에 딸려왔던 현미경,
스크랩해놓은 신문들, 중고등학생 때의 모든 교과서들,
알록달록한 그림이 새겨져있는 연필들,
그동안 받은 선물들의 포장지,
지금은 완전히 바뀐 옛날 기준의 다양한 자격증 수험서들,
예전에 정기구독하던 만화책 수십권,
대학때 행사 때마다 맞췄던 셔츠와 잠바들에, 유치원다닐 때 살던 집의 커튼..
정말 정점은 자동다지기 기계에요.
엄마도 언제 샀는지 기억이 안난다고하실 정도로 옛날거에요. 110v.
자긴 그게 맘에 든다며 안버리는거에요.
요즘은 다 220v 인데 그걸 쓰기위해서 전압트랜스까지 끼고 있어요. 그렇다고 쓰지도 않더라고요.
특별한 기준을 만들어서 모으는 거라면 취미로 인정해주겠는데
무턱대고 끌어안고만 있으니 집안꼴이 말이 아니에요.
그냥 이리저리 척척척 쌓아놓으면 정리가 다 됐다고, 깔끔하다고 하는 통에 더 힘들어요.
다이소같은 곳에 같이 가면 겁나요.
저렴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잖아요.
그럼 눈에 들어오는 물건들 바구니에 가득 담아서 집에 가져와서
또 곳곳에 한개씩 놓아둬요.
스킨푸드나 페이스샵처럼 저가 화장품 샵가서 통이 예쁜 제품을 보면
그것도 예쁘다고 사오고..
이렇게 물건 쌓아놓고 있으면 복이 달아난다더라. 버리자. 고 해도
그건 다 미신이라고 하고,
미신이라도 좋으니 난 잘 살고 싶으니 버리자고 해도
우리 밥 굶고 사는거 아닌데 그냥 좀 가난하게 살면 안되냡니다.
아직 시장가면 오천원짜리 티도 있는데 자긴 그거보면 행복하답니다. ㅠ_ㅠ
저 결혼하고 나서 신행에서 돌아와보니 제 방을 엄마가 새로 정리하셨더라고요.
한번씩 친정오면 자고 갈 수 있게 침대며 옷장이며 꾸며놓으셨는데
침대밑이 좀 이상해서 들여다보니 그 밑에도 본인 대학다닐 때 보던 전공책 복사한 서류며
그동안 모아놓은 쇼핑백 들을 차곡차곡 밀어서 넣어놓았더라고요.
남편에게 어찌나 민망하던지..
집에 수납공간이 적은 편이 아니에요.
오히려 일반 가정으로 본다면 넉넉한데 그 곳에는 본인 물건을 넣어두느라고
살림살이들은 다 밖에 나와있어요.
너무너무 지저분해 보이고 남편과 집에 갈 때마다 창피해요.
남편에게 창피하다고, 시집과 비교되어서 너무 싫다. 라고 했더니
저희 부부 있는 동안만 아주 커다란 플라스틱 바구니를 두개 구해다가
옷장안에 물건들을 마구잡이로 구겨넣어 놓았더라고요.
아무 생각없이 갈아입을 옷 찾느라고 옷장 문 열었다가 깜짝 놀랐어요.
다른 집들은 서랍장이나 기타 수납함에 들어있을 다리미가 저희 집엔 안방 한쪽에 그냥 있어요.
엄마가 5단 서랍장을 사셔서 거기에 이것저것 정리해놓으셨는데
그 서랍장 중에 한개를 비우더니 본인 물건을 넣어놓고
그 서랍에 있던 물건은 집안 여기저기에 소분해서 두었더라고요.
상상해보세요. 집안 살림들이 모두 집안에 나와있는 모습을..
엄마가 무슨 말씀을 하셔도, 화를 내시고, 하소연을 하시고, 사정을 해도
꿈쩍안해요.
제가 좋은 뜻이니 아름다운 가게나 기타 기증품 모으는 곳에 몇개 보낼까? 라고 해도
절대 안된다고 하고요.
그냥 냉정하게 언니때문에 친정가기 싫다고 해버릴까도 싶은데
언니가 성격은 정말 여린데다가 그렇게 인신공격을 하고 싶진않아요.
저에겐 너무 좋은 언니고, 무엇을 나누어도 아깝지 않거든요.
그냥 물건만 좀 버리면 너무 좋을텐데..
사회생활도 잘하고, 친구들도 많고, 여러 분야에서 인정도 받고..
그냥 다른 부분에서는 다 월등하니 그냥 본인이 원하는 삶으로 살게 할까요?
엄마는 하루가 멀다하고 저에게 전화하셔서 왜 저런지 모르겠다고 힘들어하세요.
1. ...
'10.4.6 9:39 AM (222.234.xxx.109)아무 것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책 추천해드리고 싶군요.
2. 독립
'10.4.6 9:40 AM (121.165.xxx.143)따로 살고 있는데 그냥 놔두세요.
남편보기에 언니가 창피하단건 좀 잘못된 생각같아요.
언니를 언니 그대로 독특한 취향인걸로 인정하면 되지요.3. 음
'10.4.6 9:40 AM (58.237.xxx.17)일단은 님과 딴집에 사니 님은 괜찮은데...
서른 중반이면 아직 결혼 안한건가요?
차라리 독립을 시키라고 하세요. 엄마가 힘이 든다면서요?근데 엄마가 그건 또 싫어하겠지요.
그럼 타협안을 찾아야지요. 엄마가 참아야지요 뭐.
그냥 보니...그 물건들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듯 보여요. 나의 존재 자체인...그런 느낌이요.
그냥 여러사람 편케 혼자 독립시키는게 좋을듯한데요4. 아휴..
'10.4.6 9:43 AM (86.14.xxx.20)글을 읽기만하는데도 상상이가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가족분들이 너무 힘드시겠어요 ㅠㅠ
5. ............
'10.4.6 9:47 AM (125.180.xxx.50)물건자체에 추억과 애정을 가득 담고 있는 사람이네요
다른 사람 같았으면 애저녁에 버렸을 물건들이지만
그 사람에게는 보면 옛추억 생각나서 흐뭇해지는 소중한 물건-_-;;
제 주변에도 저런 사람 있어서 *정말 쓰레기같은 물건들 집에 가득가득 쌓아두고 사는*
주변 사람들 답답하고 짜증나는 기분 이해는 하지만 ㅠㅠㅠ
그리고 전 저희 집에 저런 사람 있다면 절대로 같이 못살 것 같지만;;;;
(저는 두달에 한번씩 집안 대청소해서 죄다 내다 버리는 사람이거든요
물건이 많은 거 자체를 못 견뎌해요....;;; 성격이)
휴.. 힘드시겠어요 ㅠㅠㅠㅠㅠ6. 不자유
'10.4.6 9:49 AM (59.22.xxx.25)제가 그래요. 초등학교 때 썼던 일기장부터 친구들에게 받은 편지,
누구에게 선물 받은 물건들...
자잘한 것들을 버리라고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도
그 물건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 쉽지 않더군요.
제 경우에는 결혼할 때까지도 초등 일기장 들고 왔는데
아이들 낳고나니, 그 습관이 바뀌더군요.
아이들 것 챙기는데에도 정신이 없으니 제 물건에 대한 애착은 줄었어요.
그래도 보면, 세 딸들 처음 입혔던
베냇저고리, 속싸개,첫 베개 커버, 턱받이,처음 만들어준 발도로프 인형 등등
각자 박스 하나씩 될 정도로 아이들 것을 잘 못 버려요.ㅠㅠ:
물건들도 오래 오래 쓰지요. 그릇들도 10년 넘게 쓴 것들 많고..
그 물건과 함께 한 추억이 있어서 잘 버려지지가 않아요.
(수납장이 다른 집에 비해 월등히 많아,
겉으로 살림이 돌아다니지는 않습니다.^^::)7. ...
'10.4.6 9:56 AM (115.95.xxx.139)저도 그래요. 저 40대인데 중학교때 입던 체육복도 두고 입었답니다, 몇 년전까지.
저 나가면 사회적 지워도 있는데 집에서는 늘 그 꼴이라 식구들이 항상 놀려요.8. 제가 그런데
'10.4.6 9:56 AM (110.10.xxx.216)가끔 정리 잘 된 집 갔다오면 탄력 받아서 치우기(버리기가 아님...) 도 하거든요
요즘은 인터넷이 잘 되어있으니 정리 정돈 블로거네 놀러갔다가
하루 종일 컴앞에 있느라고 집안치우기 안해요...ㅠㅠ
그래도 거실 한귀퉁이에 쌓아놨던 잡동사니 좀 정리했고...
이젠 눈앞에 보이는 거라고는 컴 앞에 쌓여있는 폴더 두개만 치우면 됩니다..
조만간 울 집에 손님와도 안부끄러워요
그 동안 누가 오는게 창피해서 아무도 안불렀는데 ...9. 저도 좀..
'10.4.6 9:58 AM (124.49.xxx.73)저도 그런편인데, 결혼하고 집이 좁다보니 놔둘 곳이 없더라구요.
부자유님처럼 아이들 낳고 하다보니 아이들 짐도 태산 같은데 제 물건 놔둘 공간 없어서 다 버렸어요. 그런데 어제 신발장에 보니 제가 첫월급탄 기념으로 산 나이키 캔버스화가 있더군요.
그거 14년된 신발인데 밑창 하나 나가지 않고 지금 신어도 말짱한 신발이더라구요. ㅎㅎ10. ..
'10.4.6 10:05 AM (122.128.xxx.120)깨진 그릇, 찢어져서 낡은 옷가지 이런 거 껴앉고 사는 사람만 아니면 되죠.
그 집 갔다 오면 없던 병이 생길 지경이랍니다.
말짱한 물건들이야 다시 사용해도 되겠지요.11. ㅇ
'10.4.6 10:15 AM (211.40.xxx.127)사실 이건 성격문제예요..저도 예전에 그런 편에 속했는데 ..어느날 마음을 접고 다 버리니 훨씬 살기 좋아요. 말그대로 가볍고 스마트해진 기분..
12. 에궁
'10.4.6 10:24 AM (122.100.xxx.27)집착도 나름이지 님 언니는 너무 심하신거 같아요.
보통 몇가지거에 애착을 느끼지(위에 댓글들에 말씀하신 일기장,교복,체육복 같은거..)
님 언니처럼 모든것에 그러지는 않거든요.
조심스럽지만 성격적으로 문제 있는건 아닐까요?13. 굳세어라
'10.4.6 10:28 AM (116.37.xxx.227)저희 아빠가 평생.. 지금도 그러고 사시네요.. 울엄마는 그것때문에 항상 속끓이고 사시고.. 몰래 버려도 귀신처럼 알아서는 집안은 한바탕 난리가 나고.. 버린곳에 가서 기어이 주워오시고.. 아 생각만 해도 답답해요.
14. .
'10.4.6 10:30 AM (221.153.xxx.246)고치기 어려워요.
울 형님...
그래도 원글님 언니는 쓸만한거라도 모으지,
울 형님은 다깨진거,쓸수도 없는거,버려도 벌써 버려야할것들을 절대 못버리고 쌓아둬요.
그런게 10년이지나도록 한번 도 안쓰고,
망가지고 깨져서 쓸수도 없는것들을 껴안고 살아요.
제가 다 속 터집니다...
멀쩡한걸 버리라는게 아니,고 쓸수없는걸 두는게 문제인것 같아요...15. .
'10.4.6 10:35 AM (121.184.xxx.216)그거 병이라고 tv에서 본 것 같은데요.
어떤 아주머니가 집에 쓰레기 조차 못 버리고 꾸역꾸역 모아 놔서 사람들이 움직일 틈이 없는거예요. 전문가들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진단했는데 그 아주머니 딸이 그대로 따라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물건을 조금 값을 더 주더라도 오래 쓸 수 있는것으로 신중하게 고르고 필요없는 물건을 잘 내다 버려요. 옷도 잘 안 입는 옷은 의류수거함에 가차 없이 갖다 버리고요. 그런데 저희 엄마는 언제 쓸지도 모르는 물건을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쓸 때가 있다고 갖고 계시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제발 좀 버리라고 하는데 제 동생도 엄마의 그런 성향을 조금 닮았어요.
하지만, 원글님의 언니되시는 분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네요...16. 몽당
'10.4.6 11:09 AM (211.108.xxx.117)앙리 퀴에코의 <몽당연필 모으는 남자>와 흡사한 언니네요.
오래 입어 낡은 옷가지는 물론,몽당연필,연필 깍은 부스러기,종이 쪽,
빈 병 하나도 버리지 못해요.낡은 신발들은 모두 자루 속에 넣어두고요.
조약돌.끈.초코렛포장지.각나라 국기..병.우표 판화.그림엽서.
이사짐이 트럭으로 17 대 였는데 그중 10 대분이 컬렉션이였고
창고에서 꺼내지도 못한게 부지기수라네요.이쯤되면 병이지요
인간은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하네요.버리는 부류와 간직하는 부류.
언니는 극에 달한 간직하는 부류로 스스로 행복하군요.
사실은 저도 간직하는 부류예요.왜 못 버리냐 하면 거기 추억이 묻어있거든요
제일 골치 아픈게 버려도 되지만 버릴 수 없는 책들이 책장을 넘어 방구석 구석에.
심지어는 침대위에 사람만 자는게 아니라 책들이 벽따라 주욱 쌓여 상주할 지경이네요.
한심해서 맘먹고 한바탕 버려도 표시도 안나네요.
모니터에서 눈을 들어보니 책 뿐만 아니고 아이구~~~17. ㅠ.ㅠ
'10.4.6 11:19 AM (218.157.xxx.106)님~ 님은 그래도 가끔 보는 언니가 그러지만,
전 같이사는...맨날 보는...남편이 그럽니다....ㅠㅠ18. 언니분
'10.4.6 11:35 AM (58.124.xxx.223)심각하네요....추억을 아고 사는 거라면 할 말 없지만...
저흰 시부모님이 그렇거든요...
입지도 않는 옷들 가득,몇십년묵은 서류봉투들,책들....
시누도 똑같아요...
시집에 갈 때마다 미친답니다;;;;;;;;19. 아이린
'10.4.6 3:29 PM (119.64.xxx.179)원글님 .정말미안한데요 .글읽으면서 웃었어요 .언니분 좀 귀여우신듯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