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갔다가 제 옆에 나이가 한 60은 됐음직한 아줌마가 와서 앉았어요.
그런데 조용조용 행동이 참 바람직해서 아까 어떤 모습이 나이 든 여성의 아름다운 모습일까
하는 글을 보고 그 아줌마 생각이 나요.
그 아줌마가 첨에 와서 물을 트는데 그게 잘 안 돼서 옆에 있는 때밀이겸 관리하는 아줌마 한테 말했는데
그 때밀이 아줌마 평소에 제가 봐서 아는데 나쁜 사람은 아닌데 말을 아주 퉁명스럽게 하더라구요.
저같음 약간 기분 나빴을텐데 전혀 개의치 않고 있더니 좀 있다 제 옆 다른 쪽에 어떤
아가씨가 목욕 왔다가 역시 물을 트느데 잘 안되는 걸 본건지 그 아줌마가 그리로 가서 이렇게
한다고 알려주는 거예요. 그래서 약간 눈여겨 보았는데 그 담에 저랑 같이 등밀곤 갈 때 고맙다고
다시 한번 말하더니 자기가 쓰던 의자랑 플라스틱 대야, 바가지 비누곽까지
모든 걸 다 원상 위치 시키곤 나가더라구요.
전 이때까지 목욕탕에서 많은 사람들 봤지만 그렇게 뒷사람쓰기 편하게 정리 해놓고
가는 사람 못 봤거든요. 그래서 야 나이들수록 저런 모습이어야지 싶어서 저도 깔끔하게 내 뒤를 정리
해놓고 나왔어요.
왜 이게 별거 아닌것 같지만 기억에 남냐면 전 한국와서 놀라는게 길거리에 사람들이 침이나 가래를
아무렇지도 않게 밷는 게 정말 보기 안 좋거든요. 어떤 땐 외국인이랑 가면서 그런 걸 보면 그 순간만
큼은 어디론가 숨고 싶어요. 가다가 내가 밟아도 너무 불쾌하구요.
일주일 전엔 심지어 전철 역사 안에다가도 침 밷는 중늙은이도 봤어요.
진짜 한마디 하고 싶은 걸 겨우 참았어요. 역무원에게 신고라도 하고 싶은 맘이 들더군요.
여러분은 길에 침이나 가래 밷는 거 보면 아무렇지도 않은가요?
그리고 이거 말고 또 하나는 전철에서보면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좋은 의미로 사생활 침해를 안하는게
아니라 무지 관심이 없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마주 앉아 감녀서 어쩔 수 없이 내 시선이
거기 머무를 수 밖에 없는데 남의 화장하는 모습을 보는 건 지금도 불쾌한데요
거기다 어떤 아가씨는 앉아서 신발을 벗고선 양발을 쭉 뻗어서 위아래로 움직이던데
생긴건 너무나 멀쩡한 여자가 그러니 참 황당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맞은편 자리라 빤히 쳐다 봤는데
보통 보면 남이 쳐다 보면 움찔하지 않나요? 이건 뭐 보거나 말거나 던데
와, 저런 모습 자기 남자 친구는 알까 싶고
화장하는 여자들도 그렇지만 남이 쳐다 보던 말든 남의 사생활 침해 안해야 한다가
우리나라는 좀 이상한 방향으로 공중도덕이나 공유하는 공간에서 남 생각 하지 않고 남의 기분쯤이야
쌩까기 같은 뭐 그런식으로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 지하철 차안에서 손톱도 깍고 땅콩남처럼 지하철에서 뭘해도 남들이 전혀 뭐라 하지 않는다는 걸
체득하고 있으니까 먹고 난 껍질이랑 봉투를 천연덕스럽게 바닥에다 버리고 가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다들 그거 봤을텐데도 내 옷에만 안 버리면 된다는 건지
옆에서 보고도 물론 아무 말도 안하고요.
공유하는 공간에서 자기가 존중받기 위해서 남도 존중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분쯤이야 완전 공기같이 대놓고 서로서로 아는 사람 아니면 무시하기가 우리나라의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아는 사람이면 엎어지죠.
아침에 목욕탕에서 봤던 그런 다시 안 볼 사람이고 첨 보는 속에서 하는 행동이지만
다시 돌아보게 하는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봤고 전철 안에서도 자기들끼리
있는 것도 아닌데 큰 소리로 말하거나 통화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이 아니라 행동으로
다시 돌아보게 하는 사람을 거의 못 본 것 같애요.
남 쥐똥 만큼도 안 생각하는 것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고 제발 길에 침이랑 가래 좀 안 밷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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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아름다운 모습
으 조회수 : 370
작성일 : 2010-04-03 20:42:42
IP : 61.73.xxx.1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맞아요
'10.4.3 11:04 PM (123.111.xxx.11)제목이 침은 싫어라 하셔서 뭔가 더러운 얘기일까봐;;;
못열어보다가 꾹 참고 열어 봤더니 좋은글이 있었네요..
맞아요.
누가보던 안보던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싶어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계속 그렇게 가르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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