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은 꼭 스즈끼로 시작해야 하나요?

[바이올린]

아이가 방과후 교실 바이올린을 신청해서 다녀요. 2학년이구요.
이제 1번 수업했구요.
바이올린 첫수업에 2음 내는걸 배웠는데
바로 영어 학원에 가서 그걸 아이들 앞에서 연주(!)씩이나 해보였다고 뿌듯해하네요.

마침 아이 새로운 반에 작년에 방과후 교실에서 1년 동안 바이올린 배웠던 아이가 있어
그  엄마에게 바이올린 어땠냐고 물으니
학교에서 하는건 스즈끼가 아니라서 아무 소용이 없다네요.
자기애가 1년동안 방과후 바이올린 배웠지만 아무것도 못한다고.
돈낭비, 시간낭비라고 일축해버리네요.

전 스즈끼가 뭔지 몰라서 아..네..이러고 말았거든요.

갑자기 착찹해지네요.
바이올린 전공자님들~ 스즈끼가 뭔가요? 꼭 스즈끼로 시작해서 배워야하나요?

[ASD]

가장 많이 쓰는교재이니 피아노처럼 그 사람의 진도가 어느정도 나갔는지 가능할수 있는척도가 되요. 다른곳으로 옮기거나 이사가더라도...쉬었다가 다시 하더라도 어디까지 배웠는지 알수 있는 척도가 되지요

[스즈끼가]

아니라서 소용없다는 말은, 사실 상당히 무지한 표현입니다.

스즈끼 는, 굉장히 널리 쓰이는 교재가 맞습니다.
악보를 모르는 어린 아이부터 가르칠 수 있도록 고안되었기 때문에
특히 애들 교육에 많이 쓰이긴 합니다만,
바이올린은 기본기가 매우 중요한데,
이런 부분을 제대로 키워줄 교재들은 따로 있기 때문에,

어떤 전공자 선생님들은, 스즈끼 로 가르치는 걸 거부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스즈끼가 워낙 광범위하게 쓰이니까, 그런 경우가 잘 없겠지만,
미국만 해도 그렇습니다.

스즈끼를 쓰는 경우라고 해도,
바이올린을 정말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스즈끼를 했거나 말거나 크게 중요치 않고,
스케일과 에튀드 교재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식으로 배워가게 됩니다.

피아노로 치자면, 스즈끼는 소곡집 같은 거라고 보시면 되고요,
피아노 제대로 치려면, 소곡집은 뭐 치던가 말던가,
중요한 건, 하논이나 체르니나 기타 등등, 테크닉을 완성시켜줄 수 있는 그런
교재들을 하고, 곡은, 하고 싶은 곡을 그때그때 선정해서
배워갈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모짜르트, 베토벤, 쇼팽 뭐 이런 식으로)

다만, 그 엄마의 말에서, 좀 신경써서 받아들일 부분이라면,
학교에서 방과후에 여러명을 가르쳐야 하는 그런 상황에서 배우면
제대로 배우지 못할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바이올린은, 전공자 선생님께 1대1 로 개인 교습을 받으셔야
제대로 발전합니다.
나비야 나비야 같은 단순한 곡도 아름답게 음악적으로 연주하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의 배움이 필요하고 (그냥 안 아름답게 깽깽 거리는 거는, 재능 있는 애들은
1달만에도 합니다만...), 그나마도 많은 수의 학생은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합니다.

[아,]

그리고, ASD 님 말씀이 맞습니다. 스즈끼가 워낙 광범위하게 쓰이기 때문에, 나 스즈끼 몇권 하는데 넌 어디 하지 뭐 이런 식으로 진도 비교하는데 쓰이기도 합니다...

[asd]

말씀이 지당한 말씀입니다. 테크닉은 다른책으로 공부하는 거고 스즈끼는 곡을 배우는 거죠. 아이들은 당연히 스즈끼를 좋아해요. 아는 노래가 나오니까요.

그런데 방과후 활동으로 배우면 기본 자세를 제대로 못배울 확율이 90%이상이라고 봅니다.
연주는 하지만 토대가 불안하다고 보시면 되죠.

일단 아이가 좋아한다니 걱정말고 보내시구요. 사정이 되시면 일주일에 1번쯤 개인레슨 선생님 붙이면 더 좋을 거 같네요. 개인 선생님이 일단 기본을 잡아주시는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무래도 단체로 배우면 선생님이 한명한명 봐주실 순 없으니까요. - 그런데 자세가 소리나 모든것에 아주 중요한 요소거든요)

[.]

방과후로 오래 배웠는데 자세랑 활쓰기가 엉망이라서
교정하느라 몇배는 힘든 것 같네요.
바이올린은 기본이 안되어 있으면 스즈끼 몇권을 나가든 좋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기본이 충실하게 배우려면 아무래도 처음부터 개인레슨으로 하는게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