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내탓이오!

오래된 싱글 조회수 : 1,856
작성일 : 2010-01-31 23:23:09
나이 지긋한 처자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보다 더 지긋한 총각 소개 받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들은 보자고 나오는 거 감사히 여기라고 농담삼아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해는 하지만 '어린 여자만 인정받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그래두 만나보겠다고
나오는 상대들이 어이없게도 가끔씩기특하기도 합니다  아! 내가 어쩌다~!!  내탓이오!

저 혼자라서 그런지 나이보다 훨씬 덜 늙어보입니다 그리고 머리도 얼굴도 나쁘지 않습니다
흠잡히지 않고 살려고 애썼고 여러가지 면에서 건강도 신경 많이 씁니다
좀 재수없죠? 그건 네~생각이고 하고싶을겁니다
맞습니다, 그건 정말 제 생각이고 신상정보 먼저 교류되는 경우 지긋한 여자는 쉽진 않아요
그렇지만 상대도 비슷한 처지다 보니 얼추 교차점이 생겨서 만나게 되죠

그러면 전 잘 안하던 화장도 공들여하고 평소에 안신는 빼딱구두도 꺼내신고,
내가 좋은 청춘 다보내고 지금 뭔 짓하나, 가슴에서 치솟는 무언가를 꾸~욱누르며,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루 익숙해 지지않는 그 어색하고 머쓱한 만남을 위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무거운 맘을 가지고 길을 나섭니다

그러면 우리 양심적으루다가
번떡이는 패딩파카에 진바지 입고 나오지는 맙시다!!
지금 대학생 미팅합니까?
그리고 아무리  편해도,  아무리 젊어보이고파도
무릎나오고 엉덩이 꺼진 청바지에 빛바랜 사파리 입고 나오진 맙시다!!
장동건이도 이제 슬슬 청바지 안어울립니다. 낼모레 오십아닙니까?

보이는게 전부가 아닌거 압니다, 그렇다고 그것만 보고 절대루 결론 내리지도 않습니다
장례식에 오렌지 티셔츠 입고가는걸 보고 왜 뒷말들을 할까요?
상대에 대한 기본적 예의 아닌가요? 안그럴려구 해도 참 여러가지 해석을 하게 됩니다
전 평소에도 특별한 일 없으면 남자들 싱글입는 것 가장 좋아합니다  하물며 콤비라도...
모르고 얼결에 거기 끌려온거 아니잖아요?  
찔러보자고 나올거면 첨부터 '노'라고 하면 참 고맙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좋다 그러면 뭐 합니까?  평양감사되십니다

안그러신 분이 더 많습니다 근데 근간에 만난 분들 땜에 잠깐 제가 욱해서 푸념 몇자 적습니다
아마 제가 결혼하기 힘들거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겁니다
사물과의 대화^^도 이미 시작했습니다
나이드니 눈치에 상상력마저 늘어
혼자 북치며 장고치고 꽹가리에다 상모까지 돌려가며 괴로워 합니다
나잇값 못한다고 아직도 넘 철없다고 야단치지 말아주세요
엄마에게 이미 펀치 여러방 먹어서 제 마음 푸르딩딩 해요




IP : 116.40.xxx.95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10.1.31 11:29 PM (61.38.xxx.69)

    화이팅 ^^
    소개팅 하신 걸로 콩트를 쓰셔도 되겠는걸요.
    위트있고, 지혜로운 분이신데 아직 인연이 안 나타난 거지요.

    그 앞으로 나올 맞선남들.
    이제부터 최소한 싱글 차려 입고 나오십시요.
    청바지 입고 나와서 살림살이 많이 나아지셨습니까아?

    좋은 일 있으면 또 글 올려주세용.

  • 2. 와우~
    '10.1.31 11:32 PM (211.196.xxx.141)

    간만에 보는 수려한 글솜씨~^^
    화이팅!!! 입니다
    짚신만 짝 찾으란 법 있습니까? ^^;;

  • 3. 아..
    '10.1.31 11:33 PM (121.175.xxx.164)

    정말 그렇게 상식 이하인 남자들이 있단 말이지요!
    선을 보거나 소개팅을 할 때 학생이 아닌 한은 대부분 직장인이잖아요.
    그러면 양복을 입고 나오는 게 예의일텐데요.

    속상하시겠지만 결혼이 인생의 전부이거나 꼭 해야할 숙제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다시 태어나거나 시간을 되돌려준다면 결혼안하고 혼자 살겠다는 분들도 많아요.

    저도 결혼했지만 행복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고통받을 때도 많답니다.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해서 잘 살면 다행이지만
    여자는 결혼을 잘못하면 아니한만 못하거든요.

    마음을 느긋하게 잡수시고
    오는 기회는 마다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찾아나서 보시기도 하시고...
    참 여행 많이 하세요.
    해외여행 하면서 만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언제나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지니는 것이 중요해요.

  • 4. 와우~
    '10.1.31 11:34 PM (211.196.xxx.141)

    쓰고보니...
    짚신에 비유한게 아니란거 아시죠?

  • 5. ㅎㅎㅎ
    '10.1.31 11:39 PM (118.217.xxx.88)

    명쾌하시네요 .
    수려하고 재치넘치는 필력을 보니
    웬지 올안으로 쌈박한 연하 스마트남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느낌 !!!

  • 6. 참신한~
    '10.1.31 11:44 PM (121.170.xxx.118)

    음 이번 케이스는 "그대"들 탓 이네요 ... 좋은 인연 나타나실 겁니다 ㅎㅎㅎ

  • 7. 괜히
    '10.1.31 11:51 PM (61.109.xxx.204)

    나갔어~~~괜히 나갔어~~~
    돌아올땐 이런맘때문에 더 허탈하시죠?

    패딩잠바들도 아마 항상 돌아서는 발걸음에 들었던 그런맘 감추려고
    두터운옷입었을거예요. ^^
    이래 저래도 인연이면 다 이어지겠지 하는 자포자기한 맘이던가...

    암튼 꼭 좋은 인연 만나시기 바래요~

  • 8. ...
    '10.1.31 11:57 PM (121.150.xxx.202)

    간만에 보는 수려한 글솜씨~2222
    저도 오래된 싱글인데 공감 100프로네요 ㅎㅎㅎ

  • 9. ㅎㅎㅎ
    '10.2.1 12:05 AM (125.177.xxx.143)

    님처럼 위트 넘치는 분을 놓치다니 그 남자분들 운이 없네요 ㅎㅎ

  • 10. 그런데
    '10.2.1 12:06 AM (58.227.xxx.121)

    원글님.. 상대방의 태도와 행동을 빼고 단순히 '옷차림' 만이 문제가 되는경우
    적당히 눈감고 넘어가 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마흔이 낼모레인 상태에서 결혼을 했는지라 별별 사람들을 다 만났었고.
    옷차림 포함해서 여러가지로 나름 꽤나 까다롭게 남자들을 봤었는데요..
    지금 남편... 1년쯤 그냥 알던 사이로 지내다 어찌어찌하다 사귀게되서 얼떨결에 결혼을 했는데..
    소개로 만났으면 절대 이사람하고 결혼하지 않았을만한 아주 여러가지 조건들을 고루 갖추고 있죠.
    그중 하나가 옷차림인데...
    진짜 옷차림에 대한 TPO 개념이 전~~~혀 없더라구요.
    그냥 아는 사람이었을땐 별 관심이 없다가
    사귀고 얼마 안되서 두번짼가 세번째 데이트쯤?
    전시회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만나기로 한 그 장소 앞에 서있는 남편을 보고 정말 도망가고 싶었어요.
    바지자락이 너덜너덜한 낡은 면바지에... 야. 상. 점퍼. ㅠㅠ
    그나이에 말이 되나요? 야상 점퍼가? 그것도 막 사귀기 시작한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에???
    정말 기가막히고 코가 막혀서....
    어찌어찌 해서 여러번의 고비를 넘기고 결혼을 했는데..
    신혼초에 주말에 동네 뒷산에 산책을 나가는데
    그 전날 회사갈때 코디해줬던 옷을 고대로 다시 걸치려고 하더라구요.
    마로 된 자켓.. 이었죠. ㅡㅡ;;;;;
    세상에.. 뒷산에 올라갈때 자켓 입고 올라가는 사람 본적 있나요?
    암튼.. 이것 말고도 할말 참 많은데요..
    근데 우리 남편.. 연인으로는 그닥.. 재미없고 센스 없는 사람이었지만.
    남편감으로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다는거..
    살면서 새록새록 알게 되네요..
    그러니 원글님.
    결혼을 정말 하고 싶다면..
    남자들의 센스 따위는 적당히 무시해 주세요.
    정말 몰라서 그러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그리고 그런건 몰라도 잘 가르치면서 살면 크게 문제 되지도 않구요.

  • 11. 하하
    '10.2.1 12:07 AM (211.216.xxx.92)

    글 쓰신거 보니 아주 유쾌하고 진짜 똑똑하신 분 맞는거 같아요.
    야밤에 크크 잘 웃었습니다.
    꼭 인연 되시는 분 찾으시길! 아자!!!

  • 12. 저두오래된싱글
    '10.2.1 12:39 AM (121.136.xxx.72)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이런 하소연도 까탈스럽고 유난스럽다는 핀잔으로 돌아와서 주변사람들에게는
    말 못하는 심정 알아요^^
    우리 올해는 좋은 사람 만나요~~~~~

  • 13. 재밌게
    '10.2.1 12:45 AM (125.190.xxx.5)

    잘 읽었습니다..저는 중간정도 오래된 상태에서 코흘리개적부터 알던 친구랑
    어찌 연애해서 결혼했기때문에 '어색한 자리'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만,,
    참 재밌게 잘 쓰셨네요..
    결혼해서 살다보니...처녀적엔 없었던 남자들 고르는 기준이 생기네요..
    이제와서 이런 기준은 왜 생기는지..내 딸을 위한 것인지???
    희한하게도 키작고,,머리살짝 벗겨지고,,수줍음 조금 타는 노총각들이
    참 마음에 들더라는....요런 사람들이 알차서 돈도 잘 모아놨고,,
    참 가정적일것 같거든요..애들도 좋아하고 잘 돌보구요..

  • 14. b
    '10.2.1 6:38 AM (61.74.xxx.60)

    "나이드니 눈치에 상상력마저 늘어
    혼자 북치며 장고치고 꽹가리에다 상모까지 돌려가며 괴로워 합니다"

    원글님, 야단치지 말라고 하셨는데
    피리부는 걸 빼먹으셨다고 야단쳐드립니다.

    댓글중에 그런데님의 말씀도 맞지만
    두번째나 세번째 만남도 아니고, "처음 만남"이잖아요.
    그러면 나이를 떠나서 어느 정도의 정돈된 옷차림은 기본예의인 것 같아요.
    캐주얼도 얼마든지 깔끔하게 입을 수 있는데 정말 성의 부족이네요.

    원글님 글 자주 올려주세요. 아주 상큼하니 잘쓰시네요.

  • 15. ..
    '10.2.1 7:07 AM (121.166.xxx.98)

    갈수록 정상인 만나기가 힘이 듭디다.. 기인열전 일백회는 너끈히 채울 수 있겠더군요..
    그래서 정상인을 만나자마자 얼른 낚아채 결혼해버렸습니다 으하하하하하 b (염장인감)

  • 16. ㅋ?
    '10.2.1 8:45 AM (122.101.xxx.155)

    저도 지긋한 노처녀였던 시절에 선이란걸 보러 보기만 하면 무조건 된다면 고향의 모 호텔 커피숍에서 주말 오후에 남녀가 정장 빼고 앉아 있으니 100미터 밖에서누가 봐도 딱 선보는 모냥이어서 어찌나 민망했던지..
    소개팅자리면 정장 빼입고 오는것보단 빤딱이 패딩에 청바지 - 무릎나오고 엉덩이 처진건 좀 안습이지만- 정도면 무난한편이니 그냥 넘어가주세요~

  • 17. 후훗~~~
    '10.2.1 10:17 AM (125.131.xxx.199)

    갈수록 정상인 만나기 힘이 듭디다 22222.
    어디선가 결혼에 관한 법칙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여자는 A등급만 남고 남자는 F등급만 남는다더군요.
    여자들은 자기보다 좀 더 능력있는 남자들과 결혼하려는 성향이 있고, 남자들은 꼭 그렇지 않으니..
    A등급의 남자는 B등급의 여자와 결혼하게 되죠..그런식으로 등급이 내려가다보면 A등급의 여자는 결혼할 남자가 없고, F등급의 남자는 결혼할 여자가 없답니다.
    독신이 아니시라면 얼른얼른 아직 숨어있는 정상인 찾아서 결혼하세요~~~

  • 18. 온니~
    '10.2.1 10:26 AM (220.93.xxx.214)

    원글님.. 저보다는 언니이신것 같은데.. 비슷한 처지로서 왜이러게 공감되는지~~ㅠㅠ
    월욜 아침부터 쫌 슬퍼질라고해요....ㅎㅎㅎㅎㅎ (사실 한바탕 웃었습니다 ^^)
    전.. 소개팅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하고, 나갈때는 부시맨빵을 싸달라며 양손에 들고 가던
    소개팅남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제 친구들이 얘기 듣고 다 기절했다는..ㅋㅋ
    (사람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그냥 상황이 좀 웃겼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3168 이 와중에 분양받아 중도금내는 사람은 어쩌죠? 1 마이너스손 2008/10/10 783
413167 거래하다.. 맘상하네요.. 3 장터에서.... 2008/10/10 983
413166 농속의 달러 4 후회 2008/10/10 682
413165 달러/금 모으기 군불 지피는군여(여기에 화풀이 하세여) 11 듣보잡 2008/10/10 559
413164 영어로 써야 귀티가 나나 8 허참 2008/10/10 1,114
413163 울면서 한마디 씁니다 2 3 dd 2008/10/10 1,127
413162 이와중에 지름신... 13 이와중에 2008/10/10 1,516
413161 (급질) 주택담보대출로 잡힌 집.. 은행에 넘길수있나요? 8 .; 2008/10/10 793
413160 석유곤로 어디서 사나요? 1 ... 2008/10/10 277
413159 나는 방관하는 엄마인가 9 방관자 2008/10/10 1,294
413158 울어야할지 웃어야 할지.. 1 우울 2008/10/10 427
413157 적립식펀드 해지해야하나요? 1 고민 2008/10/10 750
413156 초등학교 교사 4년차면 연봉이 얼마나 되나요? 2 ^-^ 2008/10/10 1,492
413155 아이들 사교육에 .... 6 foreve.. 2008/10/10 846
413154 울면서 한마디 씁니다. 4 dd 2008/10/10 1,189
413153 스케일링 2 목동 2008/10/10 385
413152 펀드는 아예 안하실 건가요? 1 앞으로 2008/10/10 666
413151 전..두루미랑 강마에랑 잘됐으면 좋겠어요 ㅠㅠ 20 여러분은? 2008/10/10 1,539
413150 완전 싸가지없는 집주인 13 ... 2008/10/10 2,108
413149 주식투자시 참고하세요 4 두딸아빠 2008/10/10 1,164
413148 생각따라 세상이 바뀐다 1 모두사랑하리.. 2008/10/10 241
413147 요즈음 돌아가는 세상사를 보니~~~ 2008/10/10 269
413146 어제 200만원 월급얘기를 듣고... 38 200만원 .. 2008/10/10 8,198
413145 이 상황에서 맘을 어찌 다스려야 하나요 7 공황상태 2008/10/10 1,206
413144 공감할 만한 분석이네요- 이메가는 만수를 자르지 않는다 2 -_- 2008/10/10 551
413143 진통할 때 남편만 들어오는 건가요? 6 .. 2008/10/10 444
413142 큰녀석 작은녀석 다 제멋대로입니다 3 대충 유전자.. 2008/10/10 580
413141 <외환> 환율 롤러코스터..한때 1,460원(종합) 3 디자이노이드.. 2008/10/10 358
413140 와,주식,환율 무섭다 7 의의 오솔길.. 2008/10/10 1,247
413139 혹시 이런증세가 있으신분 있나요 4 걱정 2008/10/10 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