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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이야기.

여직원 조회수 : 1,831
작성일 : 2010-01-25 17:23:31
예전에 82게시판에 글 올린 적이 있었답니다.
작은 회사의 여직원으로 살고 있는 제 모습에 대해서요.^^;
결혼전엔 제조 회사에 7-8년 일했었고 (한회사에요.)
그후 결혼하고 지역을 옮기면서 퇴사를 하고
새로운 곳에 신혼을 시작하면서 직장을 구했는데

기혼자에 나이도 있고 또 지역상 일할 사무실이 많은 곳이 아니어서
회사 구하기 힘들었다가
겨우 집근처로 구해서 다니기 시작한지 벌써 5년차가 되었어요.
저도 환경 적응형인지 참 잘 버팁니다.ㅎㅎ

워낙 소규모 회사고 직원도 별로 없고 다 남자이고
그나마 외부에서 일하는 분들이 한두분이고 사무실은 사장님하고
둘이 있는 구조.
할 일이 별로 없다고 하셨으나 들어와보니 제 업무는 기본이고
전혀 새로운 업종인지라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  인수인계 할 사람은 없고
하나부터 열까지 협회며 어디며 일일이 확인해가고 알아가고..


서류고 화일이고 제대로 구비된게 없어서 기본부터 다 다시 만들고 일하고
제 업무외의 일은 곱에 곱으로 더 하고.
제조회사에서 일했을때보다 엄청난 양의 일을 저 혼자 했어요.
급여는 결혼전보다 훨씬 작았고요.
그래도 저희 형편에 단 얼마라도 열심히 모아야 하고 일해야 해서
집근처에 다닐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 일하고 살았는데
그게 벌써 5년차네요.ㅎㅎ


그때도 글 쓴적 있어요.
상가 건물이라 입사하고 보니 청소하는 사람도 따로 없어서 엄청 드러븐 화장실 다 청소하고
사무실 청소 기본이고 사무실 집기류며 뭐며 좀 아끼는 편이라구요.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환경이 훨씬 많이 좋아지긴 했어요.
말썽부리던 복사기도 바꾼지 2년 넘었고
건물 관리인이 생겨서 청소할 일도 없고...

제가 좀 아끼는 편이라 했잖아요.
습관이기도 해서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좀 아껴요.
또 지구살리기 캠페인 (저 혼자 만든..ㅎㅎ) 때문에  종이컵 안쓰고
개인 컵 쓰고  사무실에서 나오는 쓰레기도 분류 꼭 하고요.
이면지로 활용해서 쓰고 종이류는 따로.
병류, 패트병류,  컵라면 용기류.  포장용지등  다 따로 분류해서 모아 버리거든요.

전기나 난방기구 사용도 아끼는 편이고
사무용품도 그렇고요.

저는 좀 아끼는 편이고 사장님은 좀 쓰는 편이고...
소규모 업체라 자금이 여유로운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저렇게 왕창 써대시는
사장님 보면 좀 안타깝기도 하지만  저는 그저 직원일 뿐이니까
제 업무에서만 열심히 하면 되지요.


이런저런 신고 업무도 무료로 대행해 주는 곳들이 많지만
대충 하거나 모든 자료를 다 확인해서 넘겨줘야 해서 무료 이용이 별 필요가 없어서
일일이 제가 다 확인하고 정리하고 계산하고  감면 받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적용하고
뭐... 그래서 제가 다 하는 편이에요.


어느날 사장님도 그냥 넘겨서 처리하지 그걸 뭐 일일이 다 하시냐고 하시지만
회사 업무 제가 알아서 하는거랑 그냥 넘겨 버리는거랑 틀리잖아요.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해야죠.


한 5년 되어가니까  사장님도 약간 배우셨는지
물론 소비하는 건 늘 똑같으시지만요.ㅎㅎ
제가 믹스커피 봉지는 따로 분류하거든요?  그게 재활용이라.
근데 쓰레기통 옆에 믹스커피 봉지 따로 분류해 놓은 봉지 놔둬도
사장님도 그렇고 외부에서 일하다 가끔 오시는 직원도 그렇고
그냥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시더라구요.
그런것 까지 제가 일일이 여기에 버리세요.  할 수는 없는 분위기여서
그냥 저 혼자 열심히 따로 모으고  또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진 깨끗한 믹스봉지는
따로 분류해내고 (물론 윗부분에 살짝 올려져있는거요.ㅎㅎ)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이젠 다른 분들도 믹스봉지 분류해 놓은 곳에
믹스봉지를 넣으시네요.  으하하
이거 뭐 별거 아닌 거 같아도  5년 만의 쾌거..ㅋㅋ

여전히 종이컵은 많이 사용하시고 그렇지만
다행이 종이컵도 따로 분류해 놓은거 보셔서 그런지
그나마 깨끗하게 쓰고 놔둬서 분류에 도움을 주는..ㅎㅎ


여튼 제일 재미있던게  커피믹스 봉지 알아서 따로 넣게 된 거였어요.ㅋㅋ

제가 좀 아끼는걸 좋아해서 그런지
회사 통장에 예금이자 들어오면 꼬박 꼬박 정리해서 올리고
법인카드 포인트가 꽤 쌓였는데  이것도 현금으로 신청해서
회사 자금에 보태 놓으려고요.
사장님은 그런거에 워낙 관심이 없으시니까 그거 뭐 쓸모있나 별 관심이 없으시겠지만.ㅎㅎ


오늘 업무가 여유로워서
이면지 만들다 글 썼는데
마감해야 겠네요.ㅎㅎ


82회원님들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IP : 218.147.xxx.18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짝짝짝~
    '10.1.25 5:32 PM (180.71.xxx.195)

    너무너무 이쁘시네요^^
    저도 그런 환경의 여직원이지만 꼼꼼하지 못해서 매일 실수하고...오늘도 혼났거든요...
    원글님같은 분들보면 정말 배우고 싶어요^^ 근데 왜 안될까요...

  • 2. 복덩이
    '10.1.25 5:41 PM (121.149.xxx.89)

    사장님은 이렇게 된 여직원을 둬서 속으로 든든해 하실듯...
    묵묵히 일 잘 하는... 지구환경 지키기 저도 조금씩ㅋㅋ 비닐 봉다리
    건조대에 널어놓고...ㅋㅋ

  • 3. ...
    '10.1.25 5:53 PM (112.151.xxx.22)

    아마 사장님은 항상 남들에게 자랑할 듯합니다.
    원글님같은 직원이 있는 건 큰 복이구 남들이 다 부러워할 자랑거리거든요.

  • 4. 와우~~~
    '10.1.25 5:56 PM (58.77.xxx.127)

    회사의 복덩이이십니다. 대단하세요. 저도 가정의 복덩이이고싶습니다.~~~

  • 5. .
    '10.1.25 5:58 PM (58.227.xxx.121)

    전에 글올리셨던거 몇번 봤었어요~(아마도 다 봤을듯.. 몇년째 죽순이거든요. ㅋ)
    원글님 회사 사장님은 진짜 무슨 복이 있으셔서 원글님 만나셨는지~~~
    주변에 회사하시는 분 있으면 원글님 스카웃 해가라고 하고 싶어요. ㅋㅋㅋ

  • 6. ..
    '10.1.25 6:54 PM (125.178.xxx.169)

    몇번 올린글 저도 읽었어요...이렇게 성실한 여직원, 사장님께서 이번 구정때
    보너스 좀 챙겨줘야 될것 같네요.
    무슨일이든 야무지게 할것같네요...짝짝짝

  • 7. mbout
    '10.1.25 8:18 PM (118.223.xxx.205)

    넘 예쁜 마음을 지니셨네요.
    사장님도 인복 많으시고...
    앞으로 야무진 님께 큰 복이 갈 거라고 확신하는 일인~에요.

  • 8. 원글님같은
    '10.1.25 8:24 PM (122.34.xxx.16)

    직원 둔 사장님이 인복이 많은 분이군요.
    자기 집 살림하듯이 알뜰하게 일해주는 원글님도 자녀들이 잘 될 겁니다.
    저도 직장에서 혼자 알뜰해서 사람 없으면 불도 한 등만 두고 끄고 다니고
    전기 난로도 나 혼자 있을 땐 아까워서 끄고
    원글님처럼 분리수거도 저 혼자 열심히 하고 그렇게 직장생활했는 데
    물론 알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지만
    우리 애들 둘 다 학원 과외 한 번 안 다니고
    큰 애도 명문대 입학했고
    둘째도 1%입니다.
    남편 일도 아주 잘 되서 재산도 갑자기 엄청나 졌구요.
    퇴계선생님께서도
    아무도 보지 않는 안방에서도 의복 자세 흐트러짐없이 살고자 하셨듯이
    원글님이나 저처럼
    직장에서 성심껏 일하는 사람들에겐
    어느새 조용히 큰 복이 찾아 오는 거 같아요.

  • 9. 원글
    '10.1.25 8:56 PM (116.123.xxx.178)

    오~ 감사해요.^^;
    격려의 말이 힘이 되는 거 같아요.
    위에 원글님같은님 저도요 저도요.ㅎㅎㅎ 저도 혼자 있을때
    기름난로(이거 기름 잡아먹는 귀신~ ㅎㅎ) 끄고 좀 썰렁해도 온풍기 살짝
    틀어놓고 있고 그래요.
    사장님이 몇시간 나가시면서 사장님실 전기 안끄고 가시면 휘리릭 가서 끄고요.ㅋㅋ
    사실 하루에 종이컵 쓰는 양이나 쓰레기통에 모여지는 종이컵 볼때마다
    저걸 좀더 아끼고 싶은데... 제 능력으론 안돼는거라 그나마 분류로 위안을 삼아요.ㅎㅎ
    저는 진짜 다른건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일반 쓰레기 봉투 속에
    커미 믹스 봉투가 들어가 있지 않고 그 옆 믹스봉투 모아놓은 곳에 모여지는 걸
    보았을때 정말 기분 좋더라구요. 으흐흐

    근데 사장님도 깐깐하지 않으시고 그러시니 저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아마 사장님은 일이나 뭐나 그렇다치고 제가 워낙 과묵해서 그게 좀 불만이신 듯..ㅋㅋ
    제가 글로 쓸땐 가끔 팡~팡 터지지만 사실 제조회사에 있을때부터 남자 직원만
    가득한 곳에 있다보니 좀 조용해지고 진중한 편이라 쓸데없는 말 잘 안하거든요.
    업무적인 얘기나 가끔 업무외의 다른 얘긴 하지만 회사 분위기 상콤발랄하게
    띄우거나 막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ㅋㅋㅋ

    또 인내하면서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정말 노력하면서 살긴 하는데
    가끔 욱~할때가 있어서 표정에 그게 나타나서 아직 더 배워야 하나 싶기도 해요.
    뭐랄까 이유없이 화를 내거나 하는 성격은 아닌데 그래도 더 참고 참고 해야 하는데
    이건 아니다 싶을때 그게 사실 얼굴로 좀 나오긴 해서.. 흔하지 않지만 가끔요.
    오늘도 어떤 이상한 사람때문에 (회사하고 관련없는 건물내의 사람) 기분이 너무 안좋아서
    이건 쌓이다 쌓이다 결국 표정까지 나온 거지만요.
    좀더 참을걸 그랬다. 싶었네요. 살짝 언쟁이 있어서...에혀.

    그나저나 정말 제 하던대로 열심히 하면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까요? 으흐흐
    아직 아이가 없어서..^^;
    또 맞벌이지만 워낙 수입이 작아서...
    내 집도 없고, 지금 아이없을때 저라도 같이 열심히 벌어서 모아야 할 상황이라
    그저 열심히 살긴 하는데 저희에게도 이런 날들을 추억할 그때가 올까요? ㅎㅎ
    그랬음 좋겠다...으흐흐.

    아무도 보지 않는 안방에서도 의복 자세 흐트러짐없이 살고자 하는 것...
    아... 저도 가끔 그렇게 해야지. 할때가 있어요.
    사람이란게 참 간사(??)해서 누가 옆에 없음 흐트러지고 설렁설렁 하게 되고
    그렇잖아요. 저도 그럴때 있거든요.
    그때마다 누가 옆에 없어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조심해야지... 할때가 있어요.

    올해는 더욱 노력해야 겠어요.

  • 10. ^^
    '10.1.25 10:10 PM (211.112.xxx.186)

    댓글달려고 로긴했어요.
    저도 지금 결혼 후 다시 직장을 알아보려던 참인데..
    만약 어디든 들어가게 된다면 님처럼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오랫만에 기분 좋은 글이었네요.
    늘 행복하세요^^

  • 11. 꼭!!
    '10.1.26 2:13 AM (218.236.xxx.140)

    정말 언젠가는... 복받으실거에요.. 아이들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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