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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2등 시민인가요?
요 며칠 자게에서 올라오는 이야기들을 읽다가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져서 글 올려 봅니다.
결혼 전에는 남녀가 평등한 줄 알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남자와 여자는 평등하다는 교육을 받았고
학교를 다니면서도 여자라서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저희 집은 어머니가 전업주부셨습니다.
어머니는 주부로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셨고.
(요리, 청소, 육아 뭐든 최선을 다하시고, 또 잘 하셨어요.
어렸을 때 가장 존경하는 분이 엄마라고 할 정도였어요.)
아버지도 어머니의 역할을 존중하고
퇴근 후에는 가사에 적극 동참하셨고요.
동년배의 다른 분들과 비교했을 때
아버지가 좀 여성을 존중하는 편이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남녀가 평등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니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누이와 남편은 평등했습니다.
다만, 누군가의 아내가 된 입장, 며느리가 된 여자는 그 남편되는 사람과 평등하지 않은 존재로 여겨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남편 뿐 아니라 나머지 시댁 식구들과 비교해도 그렇지요.
시댁에 가면 마치 2등 시민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니, 남녀평등에 관한 문제라기보다는
며느리와 시댁 식구,
혹은 시댁의 관점에서 봤을 때 '내 아들의 부인'과 '내 아들' 간의 평등에 관한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결혼 준비할 때에도 동등했습니다. 아니요, 오히려 제가 많이 했지요.
뭐, 상관 없었습니다. 형편껏 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형편이 나쁜 사람에게 똑같이 해오라고 강요하는 건 평등을 가장한 폭력이니까요.)
결혼하고 나서도 계속 일합니다. 오히려, 남편보다 많이 벌지요.
그리고, 저는 평생 일을 할 계획입니다.
제가 관두지만 않으면 평생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남편한테 얹혀 사는 것도 아니고, 남편 덕에 호의호식하며 손에 물 안 묻히고 사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 집에서는 남편과 제가 동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의논하고 결정하고 가사도 분담하고요.
하지만, 시댁에만 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아까 다른 분이 쓰신 글에 댓글로도 달았지만
보고 싶다셔서 주말에 시댁에 갔더니
아들은 피곤해서 쉬어야 되고,
딸도 일주일 내내 피곤했을 테니 잠 좀 자야 되고,
밤새 일하고 죽기 일보직전인 저보고 도우미 아줌마 불쌍하니 니가 설거지 하라십니다.
사실, 이건 약과지요.
아들이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했다고 (저와는 무관한 일이었습니다.)
친정에 전화하셔서 내 아들 결혼 전엔 안 그랬다며 악담을 퍼부으시곤
저희 부부를 불러 앉혀 놓곤 너희가 잘못해서 그런거다 하십니다.
저희 부모님께 미안한 기색은 전혀 없이
저희가 잘못했기 때문에 다시는 안 볼려고 했는데
마음 크게 써서 한 번 참아 준다고 하셨지요.
저희 집에 오셔서 손도 꼼짝 안 하시고
물 떠와라 과일 가져와라 하셔서 수발 다 들어 드렸더니
나중에 아무것도 못 하게 했다고 또 불만이라십니다.
주말에 시댁 식구들 다 들이닥쳐서 뒷바라지 하느라
마무리해야 할 일을 못 해서 남들 자는 동안 밤늦게 일한 적도 있었지요.
(당연히, 음식 준비, 설거지 제가 다 했으니까요.
당시는, 결혼 초기라 남편은 시어머니 눈치 보느라 시부모님 계실 때에는 집안 일을 같이 하지 않았어요.
아들이 손에 물 묻히는 꼴 못 본다고 당당하게 말씀하셨거든요.)
그러고선, 그 다음 날 아들, 딸 다 그냥 두시면서
왜 저한테는 며느리가 병원 따라 가주지 않냐며 화내십니다.
며느리가 돈은 벌어야 한다시면서 일 안하고 어떻게 병원에 따라갑니까?
뭐, 이런 일화들을 시시콜콜 적어 보자면 끝도 없겠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저렇게 행동하시면서
저는 잘하는 것도 없는 며느리고, 당신들은 너무도 자상하고 인품이 훌륭한 시부모라고 생각하신다는 겁니다.
그 바탕에는 그런 생각이 깔려 있는 거지요.
<<원래 시부모란 그보다 더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내가 양반이라 이쯤 해 두는 거다.
원래 며느리란 그보다 극진하게 나를 대접해 줘야 하는 존재인데, 너는 그것밖에 못하는구나.>>
저희 시부모님이 이상하셔서 그렇다고 하시면 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만,
사실, 자게만 하더라도
* 크리스마스에도 시댁에 가야 할까요
* 신정에도 시댁에 가야 할까요
* 휴가를 시댁과 반드시 같이 가야 하나요
* 왜 올케는 밥 먹고 설거지만 하고 식사 준비는 안 거드는 걸까요
* 친정에 갈 때 시댁에 보고해야 할까요
* 시어머니께서 아무 때나 대문을 열고 들어오셔서 곤란해요
등 다양한 사연이 올라오지 않습니까?
제가 아는 어떤 댁에는
매일 출퇴근 아주머니가 오셔서 일을 해 주십니다.
제사를 지내고 나면 다음날 그 아주머니가 와셔서 샤사삭 설거지를 해 주시는 거지요.
평생을 그렇게 지내오신 분이
아들이 결혼을 한 첫 해 첫 번째 제사 후
며느리에게 '설거지는 아줌마가 내일 할테니 그냥 가거라.' 하신 후에
며느리가 진짜 설거지를 안 하고 갔다고 흉을 보시더군요.
왜, 남녀는 평등하다고 하면서
누군가의 아내, 며느리가 된 여자는 불평등한 대접을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며느리는 정말
* 식구들 다 텔레비전 보고 웃고 즐겨도 혼자 음식 준비하고 설거지를 해야 할 도리
* 똑같은 돈을 들여 결혼을 하고도 예단이 적다고 욕을 먹어도 참아야 할 도리
* 명절날 친정에 못 가게 심술을 부려도 참아야 할 도리
* 시부모님 마음 안 상하게 무슨 소리를 해도 무조건 참아야 할 도리
* 나를 시부모님, 시가쪽 형제들, 조카, 애완견 다음으로 서열이 높은 존재쯤으로 취급해도 받아 들여야 할 도리
* 내가 피곤해도 우리집에 오겠다고 들이닥치면 거절하지 말고 받아 들여서 융숭하게 대접해야 할 도리
* 내 생일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어도 나는 모든 시댁 식구의 생일을 챙겨야 할 도리
* 평소에는 도우미 아줌마쯤으로 취급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만 '우리는 한가족'이라는 주장에 코웃음을 치지 말아야 할 도리
등등을 다 지켜야 하는 걸까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다른 나라는 결혼 후에 여자의 지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혹시 아시는 분은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p.s. 이렇게 긴 글을 쓰고 또 한 마디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도리'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며느리의 도리'라는 말로 온갖 부당한 행위를 포장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1. 원글님
'09.12.30 3:03 PM (218.38.xxx.130)참 성공하신 분이고 사회에서 대접 받는 분인데 그런 하등 시민 느낌이 더하셨겠어요.
그런데 그런 대접을 참지 마세요.
설거지하라 그러면 "저도 일주일 내내 일했어요. 남편하고 같이 빨리 끝낼게요"라든가.
정말 요즘 새댁들..30대, 저희들은 과도기인 것 같아요..
전쟁 후 아등바등 살던 시기를 지나 8,90년대 대학교육을 받았고.
남자와 다를 바 없는 직업을 가지고 당당히 사회생활하고 있고요.
반면 전쟁시대에 태어난 시부모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고생한 만큼
자신들이 기득권을 휘두를 수 있는 위치에 비로소 오른 지금...
그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겠지요.
얘기가 너무 거창한 것 같지만..
지금 20대만 해도 결혼하면 좀 다르겠지요?2. ^^*
'09.12.30 3:09 PM (221.139.xxx.17)원글님 p.s가 제 가슴을 칩니다 정말이지 '며느리의 도리'라는 것에 사람을 가두고 재는거 너무 힘겹고 싫고 역겹습니다
지금까지 '결혼'이라는 제도는 너무나 남자에 맞춰 왔습니다 이제라도 저항을 해서 제대로 된 우리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3. ..
'09.12.30 3:10 PM (222.233.xxx.2)그래요.. 결혼하고 나서 느낀게 결혼은 여자에게 너무 불평등하다라는 것 이었습니다.
또 느낀게 잘하면 잘할수록 더 바라는게 시댁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젠 시댁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하면 말해야 속병이 안들거라는 것도 알았고
사이도 더 좋아질거 같아 싫은 소리도 할려고 합니다.4. 참
'09.12.30 3:11 PM (119.149.xxx.86)똑똑하다는 느낌이 드는 분이네요.
불평등하다는거 우리 모두 알면서도 모두 다 그러니 고쳐지질 않네요.
시댁 관련해서는 할 소리 하는 분들이 되려 시집살이를 덜 하는 것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 똑부러지는 말씀도 하고 사세요.
다 받아주다보면 며느리가 지치지요.5. -
'09.12.30 3:16 PM (218.50.xxx.25)저도 저희들이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아니, 생각하고 싶어요.
전 딸은 없지만, 저희 아이들 세대에는 이런 몰상식적이며 말도 안 되는 '폭력'이 거행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30대 여성 분들이 많으셨음 좋겠고, 그런 생각을 나이 먹도록 잊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정말 사회란.... 참.... 변할 것 같으면서 변하지 않으니 참 갑갑하죠.
부당함을 부당함이라 주장하면 무슨 '도리'를 저버리는 사람처럼 취급을 당하니까요.
원글님께서도 부당함이 느껴진다면 조금씩 주장을 하세요...
저 역시 생신과 명절 등등은 챙기고 살지만, 느닷없는 방문 같은 '몰상식'에 해당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6. 봉사활동
'09.12.30 3:23 PM (115.178.xxx.61)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나네요.. 외국의경우 나이가 들수록 봉사활동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30대이후 급격히 봉사활동이 떨어집니다. 그대신 가족봉사의 경우 외국의 경우 비슷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30대이후가족봉사비율이 높아집니다. 결국 우리나라는 결혼이후 부모님에대한 어떻게 보면 봉사지요. 봉사를 하느라 지역봉사를 할 겨를이 없는겁니다.
신문에서는 우리날도 외국처럼 지역봉사비율이 높아져야한다는 얘기였는데 앞으로 우리자라도 그렇게되겠지요. 지역봉사가 많아질수록 나이드신부모님을 꼭 자식많이 보셔야 하는것이 아니라 이웃집아이들이 병원에 모실수도 있고 식사를 드릴수도 있는겁니다.
저는 혈연 지연으로 맺어진 우리나라의 가족제도가 지금도 점점 흔들리고있긴하지만 나중엔 지역봉사개념으로 바뀔때쯤엔 며느리도 평등하게 올라가지 않을까 싶어요..7. ,,
'09.12.30 3:24 PM (121.138.xxx.162)원글님 우리나라 여자들 뭔가 속에 응어리가 있는데 그걸 다 언어로 잘 표현하시네요.
완전 공감합니다.
그리고 뉴스전에 하는 일일 드라마엔 꼭 갓 결혼한 새댁은 꼭 한복 곱게 입고 시어머니의 온갖 심술궂은 명령을 네네 고분구분 하는 장면만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그거 보기싫어서 안봅니다.8. ..
'09.12.30 3:26 PM (124.5.xxx.45)며느리라는 말 자체가 어딘가에(남편, 시댁?)에 늘어붙어 기생하는 존재라는 의미라지요.
그러니 2등 시민 맞는 겁니다. 오죽하면 소죽으면 며느리 들인다라 하고, 시댁의 개보다 못한 존재라고 하겠습니까? 관습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결혼해서 며느리가 된 여자의 역할과 존재감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인식변화 없습니다.
기준에 못미치는 언행을 하면 어떤 식으로든 손가락질 받고 무성한 말로 뭇매를 벌지요.
그 기준은 때때로 남들 상식선의 '도리' 수준을 윗돕니다.
자식에게는 물론 타인에게도 기대하지 않는 높은 기대수준을 며느리들은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 집에서 며느리가 집안사람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아직 아들을 낳아 그 집안의 자손을 번창시켜야 하며 근검절약 부지런해서 재산을 축내지 말고 불려야 하고 현모양처로 집안대소사에 이른바 시다바리역할을 잘 하는 전처후 수퍼우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한 여자들은 밥값 못했다고 공격을 받기 십상이지요.
여자가 돈을 잘벌면 저런 비난에서 조금 비켜설 수 있다지만 뒷담화는 장난 아닐겁니다.
그래서 결혼10년 넘게 맞벌이로 열심히 살아온 제 경우 여자의 결혼이란 정말로
돈 잘버는 남편에게 영리하게 기대사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조건 손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 그 옛날 노예들이 마음씨 좋은 주인을 만나고 아니고의 차이로 인생이 달라졌듯이 며느리들 각자의 운에 따라 인품좋은 시댁어른과 남편을 만나고 아니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앞으로도 현재의 결혼과 가족제도 안에서는 며느리의 인권은 근본적인 인식개선 어렵다고 봅니다.9. 그게 참..
'09.12.30 3:27 PM (116.34.xxx.75)저희 시부모님들 좋으신 분입니다. 일요일 아침, 아들 며느리 안 일어나면, 혹시나 부족한 잠 자는데 깨울까봐 밖에서 조심 조심 식사하는 분들이지요. 그렇지만, 아무리, 아들 며느리 같이 일해도, 며느리가 아들보다 더 많이 버는 것이 분명해 보여도, 아들이 먼저지요.
그래서 손자 손톱 깍아주는 며느리에게 점심 상 차리는 것 도와 달라 하셔도, TV 보고 있는 아들에게는 아예 얘기도 안 꺼내시지요.
그냥.. 그 분들이 살아왔던 방식이 그랬을 겁니다.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를 위해 주고, 남자는 집에서 손끝에 물도 안 묻히고 살아야 하는 거고, 밖에서 고생 고생해서 돈 벌어주는 사람이었으니까, 내 아들도 그렇게 키웠으니까.. 그런데 며느리가 같이 돈 벌면 내 아들 고생 덜해도 되니까 좋은 거지만, 또 집에서 해야 할 일은 거..남 보는 눈도 있고, 원래 그런 거는 여자가 했으니까, 당연한 거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 남아 있는 거지요.
바꿀 수 있을까요? 바꾸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시부모님은 남편의 부모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라면 싸워서라도 바꾸겠지만, 글쎄.. 남편의 부모님인데, 뭘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어요. 제게 남녀 차별 거의 안 한다 하셔도, 결국 명절때 다 모였을 때는 남자들은 심심해서 죽을 지경이고, 여자들은 그 좁은 부엌에서 일해야 하는 신세.. 그런 시댁에 가는 게 정말 마음이 편할까요? 마음 안 편하지요. 그렇다고 바꿀 수도 없고.. 그렇다면 답은 그런 기회를 안 만들면 되는 거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냥 제 마음은 그렇게 조금씩 식어 가더군요.10. 늘 느끼고 살지만
'09.12.30 3:30 PM (122.36.xxx.130)2등 시민이라는 표현이 정말 딱이네요.. 저희 아이 폐렴으로 입원했다 퇴원했을때 친척분과 통화하시는 내용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8일 입원한 동안 '어머니는 하루 병원 다녀와서 감기걸려서 고생했고 자기 아들(애들 아빠)는 회사 다녀와서도 아이 병원 가야해서 고생했고 아이는 병원서 아프고 주사달고 있느라 고생했다' 여기서 끝이더군요..저는 병원서 8일내내 아이하고 같이 지내면서 놀다 왔다고 생각하시는것 같더군요 그래서인지 퇴원한날 집에와서 낮에 깜빡 잠들었는데 아이가 찾는거 안찾아준다고 저한테 상욕을 하시더군요 몇년이 지나도 그런거 잊혀지지 않아요
시어머니 살면서 정안붙고 미치겠어요..11. ..
'09.12.30 3:31 PM (222.238.xxx.158)바꿀수 있어요. 사실은 지금도 서서히 바뀌고 있는중이구요
이런목소리 자주 올라오면 하나하나가 모여 세상을 바꿀수도 있어요.
그러면 기득권인 시가권력이 설자리를 잃게 되겠죠.
모..그런날이 오리라 봅니다. 저는..희망적이에요.
젊은 우리들이 이 불합리한 악습을 용납안하면 되는거에요.12. 네 2등 맞아요
'09.12.30 3:46 PM (121.147.xxx.151)아니 말이 2등이지 어찌보면 저희 시댁에서는 도우미 아줌마보다 못한 존재더군요.
도우미 아줌마 아파서 못오시면 자신의 생활이 불편할까봐
힘든 일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헌데 며느리는 그 도우미 아줌마 힘들까봐 나머지 일을 해내야만할 때가 있더군요.
기막히죠. 그럼서 저희집 어른 뭐라 말씀하시냐면
도우미 아주머니가 예전에 교감사모였다고 황공해하며 모십니다.
며느리는 그 도우미 아줌마가 힘들실까봐 보조로 일을 돌봐 드려야합니다.13. 그래서 가끔
'09.12.30 3:50 PM (121.88.xxx.149)저는 생각하길
능력있으면 결혼은 안하고 살고 싶다는 생각 들어요.
결혼하는 순간부터 저는 어디에도 없어요.
내가 아닌 나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절망감...14. 공감
'09.12.30 3:54 PM (121.164.xxx.71)불합리한 악습을 용납하지 않는것도 여성들끼리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가능할 거 같아요..
지금도 보면 며느리들끼리 껄끄러워지는게 누군가 관습에 따른 권력을 누리고 싶어할 경우에 생기는거 같거든요. 시집 쪽으로는 어려도 마냥 존대하고, 동서 사이는 나이 무시하고 말 내리는것도 이런 관습이겠지요...
아니면 관습에 그냥 젖어드는 경우도 많아져요. 제 친구들은 결혼 5년차쯤 되니 저항하는 것을 포기하고 이런 불합리한 관습으로 정착하더군요. 이런 며느리들이 2-30년 후쯤 되면 깨인 시어머니가 될런지는 미지수라는 생각이 들어요.15. 맞아요
'09.12.30 4:10 PM (210.105.xxx.12)당하는 며느리가 글 올리면 당하지 말고 자기 권리 찾으라고 답변해주시면서
가끔 당당(또는 당돌)하게 입장표명하는 며느리 글이 올라오면 우리끼리도 비난하는 걸 보면서
우리안의 모순을 많이 느낍니다.
* 크리스마스에도 시댁에 가야 할까요
* 신정에도 시댁에 가야 할까요
* 휴가를 시댁과 반드시 같이 가야 하나요
* 왜 올케는 밥 먹고 설거지만 하고 식사 준비는 안 거드는 걸까요
* 친정에 갈 때 시댁에 보고해야 할까요
* 시어머니께서 아무 때나 대문을 열고 들어오셔서 곤란해요
=>이런 거 남자들은 고민대상에도 안들잖아요?16. 기여도..
'09.12.30 4:17 PM (116.34.xxx.75)예 맞을 겁니다. 기여도가 큰 쪽이 목소리 크게 되어 있는 거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게 사회 관습이었기 때문에, 이제 여성들의 기여도가 큰 상황에서, 기여도만으로 본다면 남성보다 더 나은 대우을 해 주어야 하는데, 그걸 보고 있는 사람들이 배가 아프고 마음이 편치 않은 겁니다.
예를 들어 그런 거죠. 아들보다 더 많이 버는 며느리, 이렇게 되면 경제적 기여도 크니까, 그 며느리 최소한 아들 만큼 시댁에서 일 안 해야 하는 게 맞다면, 외아들일때는 문제가 없는데, 다른 아들 있다면 다른 며느리와 차이가 생기면서, 시댁에서 일해야 하는 다른 며느리는 또 그렇게 얘기하죠. 아니 동서 돈 벌어서 나 주는 게 아닌데, 왜 나만 일하냐고.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이 개입하면서 하향 평준화 되면서, 그래, 일년에 몇 번이나 된다고 그러냐, 가정의 평화가 우선 아니냐, 그리고 나이도 어린 것이 일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논리가 성립되는 거죠.
그런데, 가족에 있어서도, 그런 경제적 기여도로 권력이 생긴다는 게 좀 씁슬하죠. 현실이지만.. 그리고 경제적 기여도 훨씬 큰 여자는 더욱 더 정신적 공황 상태와 박탈감에 시달리죠. 도대체 내가 뭐가 못 나서 이런 대우를 받고 있을 까 하는..17. 그래서
'09.12.30 4:49 PM (116.39.xxx.250)벌써부터 제 딸들에게는 자기 능력으로 혼자 살라고 가르칩니다. 정말 10~20년이 흘러도 이런 결혼 문화가 지속된다면 결혼할 이유가 없을듯 합니다.
모든 문제가 결혼을 하면서부터 시작인듯하니 저는 차라리 딸들이 원하면 동거를 하든 싱글로 살든 입양을 하든 원하는대로 살게 해주려 합니다.정말 결혼을 해도 될만한 배우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은요.18. 공감
'09.12.30 5:10 PM (121.164.xxx.71)기여도..님 글 중 '하향평준화'에 눈이 번쩍 하네요.^^; 며느리들의 평준화, 여기에서 느껴지는 모멸감 그런게 앞으로 예상되서 괴로운 입장인 1인이라서요.
위에도 잠시 댓글 달았지만 제가 보면서 느끼는게 이거거든요. 표현의 한계를 느꼈는데 대변해 주는 느낌이네요. ㅎㅎ19. ..
'09.12.30 6:19 PM (59.6.xxx.11)저도 결혼 이후 드는 생각이지만, 결로적으로 대세는 어쨌든 변하고 있다고 느껴져요.
회사에서 느낍니다. 전 기획재정부까진 아니지만, 바로 밑급인 금융공기업 다니는데요.
여기도 나름 보수적인 곳이었는데, 갈수록 여풍이 거세지고, 요즘은 똑똑하면서도 이쁜 처자들이 업무도 잘하고 강단 있으니 과거에 명문대나온 여직원이라도 차 심부름만 시켰던 차장급.. 40대 아저씨들도 이제는 업무관련 얘기하면 눈에 긴장하는빛이 역력합니다. 저얼대 함부로 못합니다. 그 아저씨들 딸 없을까요? 돌아서면 내딸도 저렇게 지능력으로 당당하게 살면 좋겠다 생각하고, 그렇게 키우려고 할테고, 그렇게 키워진 애들이 또 사회에 늘어나는데 변화속도가 빠른 한국에서 복지부동할수 있을까요. 특히나 물질만능주의 팽배한 우리 사회가..돈잘버는 딸들 우대안할래야 안할수 없죠.
결혼시장은 이미 여자 능력따진지 한참 됐다고 느끼고요.
저 역시 시집살이에 쥐약먹고 자살까지 하려던 시어머니 두고 있고 여전히 저 길들이려고 아둥바둥하시지만, 저한테 도통 먹히질 않습니다. 물론 초연하진 않지요. 스트레스 받습니다.
그 나름대로 쉽기만 한 인생이었을까만은 본인은 엄두도 못내는 남편과 아들이 하는 직장생활을 똑같이 하고, 본인이 그들에게서 두손으로 공손히 받던 그 월급 봉투 똑같이 가져오는 며느리를 과거처럼 뭉개기란.. 점점 힘들어 지고 있는게 맞아요.
저만해도 시어머니 잔소리가 본인이 당한거 이제 좀 풀어보려했는데 먹히지 않는 공허한 외침으로 들려 불쌍스럽기도 해서 그냥 져드립니다.
그거 아세요. 시어머니도. 그래서 나름 경중 가려 적당히 긁으시구 제 눈치 보셔서 딱 거기까지 하십니다 ㅎㅎ
전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더 변할거라고 봅니다.
단, 여자도 더이상 남자에게 의탁하려거나 해선 안되겠죠.20. *
'09.12.30 7:42 PM (96.49.xxx.112)정말 며느리들의 고충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사실 며느리들이 육체적으로 힘들다기 보다 2등시민으로 취급받는 상태, 정신적으로 더 힘들죠.
저는 결혼하고 신혼 때 '누군가 나를 지우개로 지우는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는거예요,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서.
그래도 저는 좀 참고 시부모님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만,
(물론 저희 시부모님들은 비교적 괜찮으신 분들입니다)
어른들 입장에서는 그게 당연한거라 저희가 고친다고 고쳐지지 않을 것 같아요.
다른 분들 말씀대로 과도기..가 아닐런지요.
외국에서는 어떤지 물으셨는데, 여기가 캐나다거든요.
여기도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는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우리가 볼 때 새발의 피죠.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국가의 사람들이 '정치가들은 다 사기꾼이야'할 때 그들은 심각하게 얘기해도
그 정도가 지금 한국의 마우스 상황과 정도가 같진 않잖아요.
뭐 그렇듯이, 그들이 느끼기에는 심각해도 한국처럼 '폭력'의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위들이 장모나 처형, 처제들과 더 껄끄럽게 지내는 것 같아요.
제가 아는 한, 며느리라고 시댁에 가서 일하고 그러는 거 절대 없습니다.
워낙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사는 곳이라 각자 자기네 풍습에 따르긴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캐나다에서 2-3대에 걸쳐사는 사람들은 그래요.
초대한 사람이 일 합니다, 시어머니가 아들, 며느리 초대하면 시어머니가 대접하고요.
제 친구는 시댁이 여기서 몇 시간 떨어진 곳인데, 연휴 때 가면 너무 좋대요.
시어머니가 아침, 점심, 저녁 다 차려주니까 자기는 가서 놀기만 한대요.
눈치 주는 거 없고, 그걸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또 다른 아는 분은 생일 때 마다 초대 받아서 갔는데, 아들 며느리는 한 번도 본 적 없고,
딸하고 사위는 몇 번 봤네요.
바쁘면 못 올 수 있다 생각하기도 하고, 그런 걸로 서로 속박하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그만큼 경제적으로 독립이 되어 있어서 자식들이 부모한테 돈 내놓으라는 소리도 안 하지만요.
서로의 가정이 생기면 정말 독립적으로 생활을 하고요,
심지어 같은 집에 살아도 렌트비 내고 살지요.
여기 살다보니 한국의 상황이 더 이상하게 느껴지네요.
몇 년 후에 한국에 다시 가는데, 좀 걱정도 되요. 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고요.21. __
'09.12.30 8:50 PM (119.199.xxx.26)서양은 사위와 장모의 관계가 개와 고양이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그 반대지만.22. __
'09.12.30 8:57 PM (119.199.xxx.26)그리고 지금도 변하고 있습니다.
남편보다 훨씬 많이 벌든 제 친구, 결국 오늘 법원가서 이혼 확정 받고왔답니다.
더이상 시댁에서 살림하면서 맞벌이하면 애키우면서 못살겠다고.23. ,
'09.12.30 9:54 PM (211.169.xxx.143)답답하다...뭐가모자라서..그런걸 견디시나요. 한번 엎으세요. 맞벌이에, 결혼할때도 더 부담하셨다면서.. 본인이, 다른여자들보다 더 나은상황인데, 왜...
24. 행동하세요
'09.12.30 11:46 PM (61.74.xxx.114)참 똑똑 하신 분이세요!
앞으론 생각만 마시고 행동 하세요.
부당하다 싶으면 그 즉시 현명하게 대항 하시기 바래요....25. 제목이 마음을
'09.12.31 12:21 AM (218.144.xxx.173)확 끌어요.
여자가 시집간다는 말.
그 말에 정답이 들어있는듯해요.
시집에 들어가니 거기에 맞춰주려다보니 무리하게 되더라구요.
저는 먼저 독립된 가정을 이룬 아들과며느리의 독립을 심정적으로 못 받아들이는
부모님과 독립을 못하는 아들과 며느리의 문제도 조용히 지적해봅니다.
시누에겐 암것도 안시키지만 제겐 어머니 혼자 여행가신후 시아버지 수발 다 맡기시고.
오늘,내일이 출산일인데 막달엔 일해야 한다며 부른배로 고추닦고,김장하고,또 여행가시면
너네집은 치울것도 없으니 여기와서 먹고자며 챙겨라.하신것.
심지어 신혼집 열쇠 다가지고 계셔서 둘이 분위기 잡고 있는데 벌컥 대문열고
둘어오셔서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일요일 새벽에
집안대소사에 일일이 불러들이고.주말마다 오라시고.평일날에도 늘 수시로 전화해서
친정도 눈치보여못가 친구도 못만나고...
지금은 절대 안그러십니다.
아마도 부모님도 기대감과 '~카더라'에 휘둘리신듯해요.
저희 부부 많이 고민해봤어요.
독립된 가정이란 무얼까?에 대해.
여러가지 실험(?)도 해 보고요.
하도 여기가자 저기가자 하시기에 저희가 선수쳐서 저희가 좋아하는 곳으로만
모시고 갔더니 "지루해서 못 놀겠다.너희 둘이 놀아라."하시면서 적당히 부르시고.
멀리 이사도 가보고.
제가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왜 그러셨는지 이해가 돼긴해요.
그리고,저도 상황이 마구 닥치니 생각할 겨늘이 없다고 할까요?
또 욕먹기 싫었어요.용기가 없었지요.
먼저 입장을 정하셔야 해요.
하나씩 하나씩하다보면 길이 보일듯 해요.
신혼이니 쉽지는 않으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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