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셨어요.
장례치르면서 여러가지 사소한 일들이 신경을 건드렸는데, 일 끝내고 서울에 올라오면서야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첫번째는 '큰동서와 아주버님의 행차하시는 문제'인데요.
돌아가시기 일주일전에도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형제자매들이 모두 해남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큰아주버님네 가족은 북경에 있기때문에 아주버님께서도 임종을 지키려고 귀국하셨는데, 비행기표 끊고는 저희에게 전화를 하셔서 해남에 같이 가자고, 저녁 7시에 인천에 도착한다고 하셨어요. 데릴러 와라. 같이 가자.
아주버님도 경황없이 오시는 거라 생각하고, 오전부터 내려갈 준비를 하다가 아주버님 태우고 가기로 하였습니다. 2살5살 아이들이 있어서 공항들러서 입국하는거 기다렸다가 다시 또 해남내려가기가 너무 긴긴시간일 것 같아 저희집 앞으로 오는 공항버스를 타시라고 하여 같이갔어요.
아주버님은 3일정도 있다가 다시 중국에 가셨어요.
그리고 지난주에 다시 위급한 상황이 되어서 또 모든 형제들이 내려갔습니다.
저녁 10시에 퇴근한 남편이 몇가지 일처리를 하고는 11시에 출발해서 밤운전 꼬박 5시간 해서 새벽4시에 당도했지요. 그리고 그날 낮 2시쯤 아버님께서 운명하셨어요. 임종을 지킨 형제는 두 시누와 저희 남편이었습니다. 그외에도 두아주버님과 한 시누가 있어요.
돌아가시던 그 순간에 큰아주버님께서는 비행기를 타셨는데, 아버님께서는 큰아들을 못만나시고 결국 운명하셨지요.
돌아가신것을 북경에 남아계신 큰동서에게 제가 알렸습니다. 큰동서는 모든 것을 준비해놓고 부음이 오면 오려고 했기때문에 그날 바로 저녁6시인지 7시인지 비행기를 탔습니다.
큰아주버님을 제외한 모든 형제들은 장례식장에서 이런저런 절차도 논의하고,음식도 준비하고 하면서 큰아주버님을 기다리는데 자정이 되어도 안오시더군요. 새벽3시가 되어도 안오시고요..
보니깐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아버님 부음을 들으신 큰 아주버님께서는 거의 4시간이나 뒤의 비행기를 타신 큰동서를 기다렸다가 같이 오신거예요.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데... 한달음에 달려오지는 못하고, 다 큰 어른인 큰동서를 기다려서 같이오다니요.....
저희 집안에서 큰 아주버님은 아주 큰 어른의 역할을 하고, 그만한 대접을 받아왔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그런 큰아주버님이 늦게 오셨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고, 함께 슬픔을 나눴어요....
주말을 끼고 장례를 치뤄서 모두 서둘러 직업전선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었어요. 한 2~3일정도 더 해남에 머무르려 하고있는데, 큰동서가 아이들 공부때문에 장례다음날 아이들 데리고 다시 북경간다 하더군요.
큰동서와 고등학생 중학생인 아이들을 저희 차에 태우고, 같이 서울 가서 저희집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타겠다고 하였습니다. 저희가 언제 서울 갈 예정인지는 묻지도 않고요.
저희도 네식구라 그렇게는 차가 좁으니 몸이 약한 큰조카만 태우고 가고 형님과 아들조카는 버스타고 오셔서 저희집에서 묵으시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비행기편을 좀더 알아보시겠다더니, 다른 방편을 마련하신모양이어요.
그런데, 어떻게 결정했는지 제게 일언반구 없이, 그냥 큰딸만 데리고 먼저 갔습니다.
저희차를 타네, 저희집에서 묵네... 상의를 했으면, 다르게 하기로 했어도, 제게 그리 안해도 되겠다 얘기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큰 아주버님 내외가 큰 어른인척은 다 하면서, 동생들이 자식으로서 임종 지키려 발 동동구르는 것도 외면하고 기다렸다가 자기태우고 가라는 둥, 돌아가셨다는데도 함께 기다렸다가 행차 하시는 둥... 진짜 이해 못하겠습니다.
둘째는 종교문제에요..
아버님은 끝끝내 개신교를 거부하시다가 돌아가셨어요. 6남매중 막내인 저희남편만 빼고 모두 개신교회를 다닙니다. 모두들 열렬한 신자이고, 큰동서는 얼마전 전도사가 되었고, 둘째 시누 내외는 교회 사택에 살면서 교회일도 거들어주고 그러세요...어머님도 한 10여년 전부터 교회 나가셔서 한글도 배우시고 마을분들과 왕래도 하셔서 저희 남편은 교회 안나가면서도 어머님 교회다니는것 좋아라 했죠. 큰동서와 둘째동서의 설득에 어머님도 제사를 줄이고, 명절때도 예배를 드리기에 이르렀어요.
아버님께서는 편찮으신 와중에도 집안대소사를 교회식으로 바꾸는 이야기가 나오면 주먹을 꼭 쥐고 부르르 떨 정도로 싫어하셨어요.
참으로 슬프게도 아버님의 마지막 1~2년은 치매와 욕창과 거동불편하심으로 거의 무의미하게 사셨어요.
그런 아버님을 아들들이 억지로 세례를 주고, 임종의 순간에도 교회목사가 와서 우렁찬 소리로 거의 한시간도 넘게 노래를 부르며 아버님을 보내셨어요..
눈을 감으시는 아버님이 어떠셨을 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문제는 아버님 입관식때 큰동서의 행태예요. 가족들은 오래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내 우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입관식도 침착하게 진행되었는데, 수의입으신 아버님께 마지막 인사할 때 큰동서가 복받치는 울음으로 아버님 시신을 부여잡고 가족대표인양 인사를 하더군요. 하나님 얘기를 내내 하면서 울더니 갑자기 ‘이제 막내네도 함께 하나님 품에 들께요... 어쩌구..’하더군요. 울다가 눈물이 쏙 들어갔습니다.
아버님의 죽음을 이용해서 저희에게 교회 나가라는 말을 저런식으로 하다니.....
장례치르고 돌아와서도 모두둘러앉아 제게 이제 교회에 나가라 하셨어요. 저는 성당에 다니니 같이 하느님 모시는거니까 개종할 필요없다했죠. 그랬더니 그럼 막내(남편)만 나가게 하라고 하더라구요.... 그 집요함이 너무 무섭고, 징그럽게 싫습니다.
세 번째는 조의금 분배문제인데...
조의금이 총 2천만원정도 들어왔는데 저희 남편한테 850만원정도 들어왔어요.
그런데, 이것저것 다 제하고, 똑같이 나눴습니다. 딸앞으로 들어온 건 거의 없어서 딸들과 며느리 다 빼놓고 3형제가 방에서 오랫동안 조의금을 세고 나누는 작업을 하길래, 저는 자기손님것은 다 자기가 챙기는 줄 알았습니다. 돌아오는 차에서 들으니 140만원 챙여왔더군요. 장례식장 비용이 650이고 산에서 쓴 비용도 100이 안넘을텐데, 돈으로 따지면 저희 남편 혼자서 장례치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세가지 불만중에 터놓고 말하면 돈문제가 가장 화가났죠.
하지만, 돈문제를 얘기했다가 아버님 장례치르면서 자식들이 돈 몇푼 갖고 싸운다고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을까봐 말도 못꺼내겠고, 만일 돌려주겠다고 하면...이제와 받을수도 없고.. 너무 난처하잖아요.
정말 10살이나 많은 손윗 아주버님과 동서에게 어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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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주버님께 서운해요....(쓰고보니 넘 길어졌어요ㅠㅠ)
바보.. 조회수 : 868
작성일 : 2009-12-03 16:26:59
IP : 218.237.xxx.3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답글이
'09.12.4 3:55 PM (125.240.xxx.130)없어서 지나다가 ...
오래 생각하다 쓰신거죠?
덮으려다가도 은근히 생각이 오래가며 억울하고 답답한 ....
저도 그런 경우 경험했어요.
그냥 그대로 묵히세요. 이치에 맞지 않고 경우가 아닌 것 같지만요,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시간 속에 묻어두는게 어떨는지요.
한가지 팁은 우선은 남편을 위해 애도의 기간을 갖고요,
나중에 마음풀이로 남편에게 살짝 언급하세요.
감정에 관한 어휘는 빼고, 사실만 아주 간략하게.
그래도 남편에겐 상처가 될거예요. 얼굴표정 굳어지는 것 살피면서요.
그냥 아버님 병구완 안하고 돌아가신것 생각하면 감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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