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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우울해요. 산후우울증인걸까요?
회사 다니다가 출산휴가 내고 인제 육아휴직들어가야겠네요.
집에서 그냥 애기 보구 있구요. 도우미분도 일주일에 한번씩 오세요.
남편은 육아에 거의 도움을 못주는 편(매일 빠르면 12시 퇴근, 주말에도 하루는 꼭 출근.. 나머지는 자기도 사람인데 좀 쉬어야겠죠;;)이구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괜시리 우울하네요.
배부른 고민같아서 더 그래요.
친정엄마도 갑자기 친정아버지가 지방으로 발령받아내려가셔서 자주 못뵙는 형편이구요. 전화해도 맨날 바쁘시네요. 친구들도 아직 애기는 커녕 결혼한 애도 없어서 말할 사람두 없구..아가는 이쁜데, 낮에 잠을 잘 안자요. 낮에는 하루종일 안구 있구요. 그나마 밤엔 잠을 자줘서 이러구 컴하구 있어요.
그냥 지난주부터 그랬나봐요. 괜히 이거저거 깜빡깜빡 생각안나는거부터 시작해서 하루종일 뭔가 해야되는데 안한 찝찝한 기분 .. 으로 시작해서
뭘 생각해야되는데 생각이 죽어라고 안나는거예요. (예를 들면 결혼반지 어디다 뒀는지. 이건 지난주에 갑자기 생각했는데 아직도 못찾았어요. 다뒤집어서 찾아야되는데 그럴시간도 당췌 없구) 그러다가 기분나빴던일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괜히 기분 급다운되기 시작해서요. 저녁때 되면서 자야지 담날 제대루 일어나서 아가랑도 놀아주는데 하염없이 인터넷 아니면 티비. .. 에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남들은 혼자서도 애기 잘보고 씩씩하게 잘사는데 난 왜 신종플루니 모니 겁먹어서 애데리고 나가지도 못하고 이러구 있나. 바보같다 애는 잘 키우긴 하고 있는건가 그런생각이 하염없이 나요.
오늘은 그나마 병원 다녀올일이 있어서 친정엄마께서 아가 봐주셔서 외출도 잠깐 했었는데도 왜이런지 모르겠네요. 아까 전에 회사 같은팀 여직원 청첩장을 받아서 그런가. 일할때 제자리 뺏고 저 다른팀 보낼라고 뒤통수 치려다 실패한 여자거든요. 애낳고 나선 자기가 팀장 명령으로 선물보내준다고 고르라더니 조리원 온대놓고 오지도 않고. 그러고 나서는 선물 보내준다고 그러더니 석달되도록 감감무소식..이래놓고 청첩장은 왜보내. 축의금 내라고? 이런식이에요.
저 정말 바보같죠. 쓸데없는거같고 괜히 기분나빠하고. 아가도 이쁘고 남편도 착한데 도대체 뭐가 문젠지 모르겠어요. ㅠㅠ
1. 저도
'09.10.29 12:07 AM (125.179.xxx.181)18개월 아기 키우는 맘인데요.. 그때 대부분의 엄마들이 다 그래요.. 완전 우울하죠.. 전 아기 이쁜 줄도 모르겠고 회사 나갈 날만 손꼽아기다렸어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밖에.. 근데 정말 시간이 약이에요.. 다른 엄마들도 나처럼 다 힘들게 아기 키웠다고 생각하시면 좀 도움이 될라나요? 백일 넘으면 한 고비 넘기는 거니까 힘내세요~~~
2. 해남사는 농부
'09.10.29 12:23 AM (218.149.xxx.144)아기를 처음부터 안아서만 키우면 버릇되지 않나요?
눕혀 놓고 간간히 안아주어야 하지 않은지요?
저희 아이들 아내보다 제가 많이 키웠지만
아이들이 순해서였는지 대부분 혼자서 잘 놇았습니다.
물론 눕혀 놓고는 얼러주며 같이 놀아주기는 많이 했습니다.3. ^^
'09.10.29 12:36 AM (211.245.xxx.40)해남사는 농부님 귀여우세요~^^
예전에는 아기 많이 안아주면 손탄다고 못안아주게 했다는데
요즘엔 육아서보면 손타는거 그런건 없는거라고 애착형성을 위해서
많이 안아주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원글님...저도 산후우울증 겪어봐서 공감되네요.
저도 뭔가 해야할것같은데..못하는 불안감?하여튼 그냥 막 불안했어요.
그리고 아무 이유도없이 가만히 있는데 눈물이 주룩주룩....ㅠ.ㅠ
저도 아기가 이쁜줄을 몰랐었답니다. 돌전..아니 돌 후에도 별로 이쁜줄
몰랐어요. 지금29개월인데 지금에서야 이뻐보이네요ㅡㅡ;;
오죽하면 울아기 9개월 무렵인가...육아카페에 질문글도올렸었네요.
아기들 언제부터 이뻐보이는거냐고...ㅠ.ㅠ
정말 한 15개월까지 어떻게 키웠는지...기억도안나요.
산후우울증에대해서 좀 알아보니 그게 좀 꼼꼼하고 완벽추구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좀 그렇거든요.
힘내세요. 전 친정엄마랑도 의절하고 시어머니도 안계셔서 정말 힘들었답니다..
불안하시면 친정어머님께 부탁하셔서 몇달만이라도 같이 계셔달라고 하시구요.
경제적 여건되시면 도우미분도 꾸준히 부르세요..
혼자있거나 또 아기 안아주기도 힘든데 집안일까지 병행하고 그러면
우울증 더심해져요...ㅠ.ㅠ4. 동경미
'09.10.29 12:39 AM (98.248.xxx.81)많이 힘드신가봐요. 그래도 백일 동안 아기 잘 보시느라고 고생많았고 정말 수고하셨어요. 토닥토닥!!
일을 하시다가 집에 계셔서 더 그런 생각이 드실 수 있어요,
갑자기 고무줄 팽팽하다가 탁 끊어진 그런 기분이 저도 들더라구요.
아이들 낳고 산후 휴가할 때 몸도 힘들지만 마음이 많이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집에 있으면 아기 때문에 몸이 힘들지만 일하러 갈 때 느끼는 그런 기분좋은 긴장감 그런 건 좀 덜하잖아요. 그러면서 이렇게 쉬는 동안 뭔가 도퇴되는 건 아닌가 하는 초조함도 좀 생기고...
그런데 엄마가 우선 살아야 아이도 사는 거랍니다,.
엄마가 힘들어하면 아무리 어린 아기도 다 느끼고 힘들어해요. 표현을 못해서 엄마들이 모르는 거죠.
잠깐씩 아기 맡기고 외출을 꼭 하세요. 엄마가 무조건 하루종일 아기 옆에만 있는다고 다 좋은 게 아니랍니다. 엄마가 기분전환을 잘 할 줄 알아야 아기에게도 좋은 거에요. 플루때문에 불안하시면 엄마만이라도 나갔다 오세요. 아직 백일이라면 아기는 많이 나가지 않아도 돼요.
한동안 육아휴직하시기로 하셨다면 정말 잘하셨어요.
나중에 생각하시면 잘했다는 생각은 물론이고 아이에게 좋은 선물이었다는 것을 느끼실 거에요.
지금 당장은 일하지 않고 집에 있는 게 적응이 안되고 또 남들은 일하면서 발전하고 있는데 나는 뭔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들겠지만, 지금 이 시간이 아기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랍니다.
저도 아이들 낳고 일년 정도는 재택근무로 돌려서라도 꼭 집에 있으려고 하면서 계속 일해왔어요.
아이들 태어나서 첫 삼년은 (혹은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일년이라도) 참 중요하고 아이 옆에 있어주는 게 여러 모로 도움이 꼭 되니 엄마 마음 잘 추스리시고 아이와 좋은 시간 보내세요.
지금 엄마가 좀 힘든 것이 나중에 자라서 이런 저런 문제 잔뜩 생기는 아이기르면서 힘든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랍니다.5. 동경미
'09.10.29 12:44 AM (98.248.xxx.81)그리고 산후 우울증에 관해서 덧붙입니다.
그냥 잠깐 잠깐 우울감이 드는 것은 산후 우울증이라고 하지 않고요.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매 순간 입맛이 확연하게 떨어졌다거나 너무 많이 먹고 있다거나,
2주 이상 불면증이거나 혹은 너무 많이 잔다거나,
자살 충동도 자주 있고,
가만히 있어도 윗님처럼 눈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슬픈 마음이 2, 3 주 동안 내내 지속된다거나...하는 것을 느끼신다면 산후우울증이에요. 물론 일반 우울증 증세와 같은 증세이고요.
이렇다면 그냥 집에서 잠깐 외풀하고 기분전환하고 해서 될 일이 아니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셔야 해요.
상담 등이 비교적 양성화되어있으니 이런 증상이 있으신 거면 꼭 전문가를 찾아가세요.6. 꿀짱구
'09.10.29 12:55 PM (61.81.xxx.58)아... 저도 산후우울증으로 엄청 고생했었거든요. 가만히 누워 있기만 해도 눈물이 줄줄줄 흐르고 그러다가 막 흐느껴 울고 밥도 못먹고 그랬어요. 그게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의 문제라고들 하더군요. 윗분 말씀처럼 전문가의 도움을 한번 받아보시는 것도 좋겠구요, 저는 홍승우씨가 그린 [비빔툰]이란 만화를 보면서 마음을 많이 추스렸어요. 아실랑가... 한겨레에 지금도 연재되고 있는데요, 그때 그 만화 여주인공인 생활미씨가 연애하고 아이낳고 키우는 모습이 저랑 너무나 비슷하다고 느껴서 가상의 인물에게 유대감을 가졌던것 같아요. 만화라니 좀 우습긴 한데, 전 그 만화 읽으면서 펑펑 울고 감정이 많이 추스려졌었답니다. 힘내시고, 아기 잘 키우셔요. 우리 딸 지금 초1인데, 아기때 정말 이뻤던 모습이 떠오르면 '그때 좀더 이뻐해줄걸, 아기 키우는 걸 좀더 즐길걸'하고 후회되기도 합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