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기억이 묻어나는 냄비..

들꽃 조회수 : 400
작성일 : 2009-10-21 01:50:16
싱크대 그릇장에 있는 냄비며 그릇들 다시 꺼내어 정리했어요.
몇번의 이사로
아끼던 살림들 다 버리고
약간의 그릇과 냄비들만 가지고 있지요..
그래도 꺼내어 펼쳐놓으면 나름 많아보이는 살림살이입니다.ㅎㅎ


제일 안쪽 구석에서 나온 냄비하나가 저를 잠시 울먹이게 하더군요.


5년전 항암치료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기운없이 쳐져있을 때가 있었어요.


먹지를 못하니 몸은 피골이 상접하리만큼 야위었던 때...


그런 어느 날
매콤한 낙지볶음이 먹고 싶었습니다.


낙지볶음은 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어린 딸아이에게 작은 냄비를 주면서
집근처 식당에서 낙지볶음 사다주기를 부탁했어요.


어린 딸은 흔쾌히 냄비를 들고서 심부름을 가주었어요...


올 때가 됐는데 싶어서 창밖을 내다보기를 여러 번...

작은 손으로 냄비를 꼭 잡고서
아니 냄비를 소중히 안다시피해서 들고오는
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기운 차릴려고 아이가 사온 낙지볶음을 먹었지요.
하지만 두어 번 먹다가 더 이상 먹지를 못했어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낙지볶음도 결국은 못 먹었던거지요...


결국은 며칠 지나서 그 낙지볶음은 버려야했구요.


그때 아픈 엄마를 위해서
작은 몸으로, 작은 손으로 냄비들고 식당까지 갔다온 딸아이 모습이
지금의 커버린 딸아이 모습과 오버랩 됩니다.


그리고 그때의 그 냄비가 지금 제 앞에 있구요..


아픈기억이 있었지만
또한 아름다운 기억도 묻어있는 작은 냄비...


지금 너무 예쁘게 잠자고 있는 딸아이가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이 작은 냄비를 보여주며
그때 엄마를 위해서 낙지볶음 사다줘서 고마웠노라고 말해주겠어요...

그리고 이 작은냄비는 오래오래 간직했다가
딸아이에게 물려줘야겠어요...


건강해야지요~


이렇게 예쁘고 착한 아이가 있으니
저는 무조건 건강해야만합니다^^






IP : 125.131.xxx.10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不자유
    '09.10.21 4:13 AM (110.47.xxx.150)

    무조건 건강하시길 빕니다.

  • 2. 지금 님을 위해
    '09.10.21 7:05 AM (115.140.xxx.205)

    작은 기도를 했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이쁜 딸에게는 좋은 엄마가 짝꿍이지요

  • 3. 건강하세요..
    '09.10.21 8:52 AM (118.32.xxx.130)

    지금은 건강해지신거죠??
    저도 기도했습니다.. 건강하세요...

  • 4. 동경미
    '09.10.21 10:51 AM (98.248.xxx.81)

    들꽃님, 편찮으셨던 때가 있었군요.
    지금은 괜찮으신가요...
    따님이 참 착하네요.
    늘 건강하세요. 딸에게는 엄마가 꼭 있어야 합니다.

  • 5. ....
    '09.10.21 11:40 AM (112.148.xxx.4)

    눈물이 핑~ 돕니다.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예쁜 따님과 더 아름다운 추억 쌓아가세요...

  • 6. 들꽃
    '09.10.22 1:22 AM (125.131.xxx.106)

    지금은 건강해요~
    기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5793 기억이 묻어나는 냄비.. 6 들꽃 2009/10/21 400
495792 캐나다 사시는 분 혹시 쿠도(koodo) 모바일 어떻게 해지하는지 아세요? 1 폴짝양 2009/10/21 766
495791 중동에 가서 사는거 어떨까요?(부천말고 아랍 중동..ㅋㅋ) 2 중동.. 2009/10/21 666
495790 선덕 여왕 점 점 전개가 궁금해져요 ~ 4 선덕여왕 2009/10/21 1,020
495789 아이가 너무 안먹어요..ㅠ.ㅠ 12 우울.. 2009/10/21 771
495788 정동진에 해돋이 볼 수 있는 숙박업소 추천 해주세요. 1 정동진 2009/10/21 540
495787 백화점이나 마트가면 눈 따갑지 않으세요? 17 2009/10/21 1,313
495786 할로윈 사탕을 준비해야되는데요 대량으로 파는데가 어디 있을까요? 6 남의명절에 .. 2009/10/21 492
495785 말랑말랑한 쿠키 있나요? 6 딱딱한거 싫.. 2009/10/21 503
495784 브리타 정수기 쓰시는분.. 필터 어떻게 생겼나요? 2 정수기 2009/10/21 456
495783 선덕여왕에서 송옥숙씨(상천관역할) 왜 자살했나요? 5 궁금 2009/10/21 1,377
495782 내 딸이 16살 연상과 결혼한다면.. 42 결혼 2009/10/21 9,124
495781 법률적인 도움 부탁 드립니다 6 세딸맘 2009/10/21 462
495780 내일 갑자기 시간이 나서 1박2일로 경주 여행 가요~ 2 경주 2009/10/21 425
495779 나뚜찌 소파 좋은가여? 9 ........ 2009/10/21 6,203
495778 저한테 자꾸 메신져로 말거는 친한 언니의 남편 26 고민녀 2009/10/21 4,294
495777 남편이 가슴이 1분 정도 아픈 증상이,,, 9 ,,, 2009/10/21 753
495776 줄서서가는4년제대학?전문대학? 12 그래도 4년.. 2009/10/21 1,023
495775 다음주 초에 북경 갑니다. 2 북경 2009/10/21 314
495774 오늘 선덕여왕에서 미실에게 가져온 그 빨간봉투가 뭔가요? 4 ~ 2009/10/21 1,890
495773 그냥 패딩보단 오리털 패딩이 더 따뜻하죠? 4 오리털 2009/10/21 694
495772 선덕여왕 시청자 게시판에서 본 진짜 공감되는 말 19 ㅋㅋㅋ 2009/10/21 3,008
495771 와---오늘밤11시 경인방송 가족에나온 2학년꼬마 수수깡 2009/10/21 357
495770 자양동에 성동초, 양남초, 광진중, 광양고 학군어때요? 4 ... 2009/10/21 1,209
495769 미국아마존 에서 물건구입 취소방법 아시는 분... 6 아마존 2009/10/21 682
495768 만 40세가 되면 무료로 받는 건강검진이요... 15 국민건강보험.. 2009/10/21 1,839
495767 닌텐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질문이요~~!! 4 마리오 2009/10/21 359
495766 구박받는 집전화기 , 있으심 저 주시겠어요? 4 집전화기까꿍.. 2009/10/21 412
495765 단감이 많이 생겼어요.어디에 보관을 해야 오래 두고 먹을수 있을까요? 4 단감 2009/10/21 802
495764 대전에서 김천 황악산 가려면~ 1 궁금맘 2009/10/21 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