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졸업한후 처음으로 통화한 선배

사는것이뭔지 조회수 : 775
작성일 : 2009-10-16 10:57:50
제가 중고시절에는 참 공부를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에 적응을 못했지요
참 갑갑하고 답답하고 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조용한 학생이였지요
그러나 말썽을 부린다거나 하지않았지요
그저 혼자서 소설책읽고 에세이집읽었지요
수업시간에 그러다가 혼난적도 있구요
다른책이 아니라 그래도 양서이다보니 선생님들은 그리 나쁘게 보지않았던것같네요

지역에서 유지정도는 아니더라도
좁은 동네이고 아버지가 그지역에서 활동을 많이하다보니
저희집안을 모르는 선생님들도 지역주민들이 거의없을정도이니
저는 너무 답답하더군요
제가 뭘해도 누구집의 딸로 되구요

제가 한것은 거기서 야자때 탈출해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가서
음악틀고 소리지듯이 노래 부르고
같이하는 친구들도 있었구요

남자들하고 어울려 다니거나 나쁜짓하거나하지않고
조용히 그러고 놀았지요

고등학교 졸업후
다들 대학을 가더군요
인문계도 지역안에서는 그래도 제법 공부잘한다는 고등학교였기에
대학을 가더군요

그러나 저는 바닥에서 기는 실력으로는 갈수가없었지요
아니 가고싶은 마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역안에 있는 전문대에 원서를 써놓았더군요
부모님과 선생님이
그래서가서 보았더니 합격을하고 다녔습니다

고등학교 다닐때처럼 아무런 의미없이 다녔어요
하지만 다른것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자유로움
그자체였습니다
고등학교때 처럼 그런 숨막히는 공간이 아니였지요

그때부터 제가 활발해졌던것같네요
제모습을 보인것같구요

노래부르는 동아리에 들어가서 노래도 배우고 사람들도 알게되고
학과친구들하고도 제법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구요
고등학교때 저를 아는 사람들은 놀랄정도로 변해있더군요

2학년때는 동아리연합회에서 일도했고
학과에서도 -비록 학과공부는안해서 점수는 바닥이였지만요 - 두각을 나타냈지요
그러다 지금의 남편도 만났구요

노상 숫기없이 지냈던
조금은 아웃사이드였던 저도 제자신이 놀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뭘해도 인정받기 힘들었습니다
나에게 너무 기대많이하는 부모님과 나보다 잘난 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속에서 저는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던것같네요
그러다 대학에가서 나를 인정하는 사람들을 만나니
너무 행복했던것같아요

지금도 그때 만든 인연들이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고
저는 다른도시에서 취직을하고 대학때처럼 밝고 건강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다 결혼을했지요

또 저자신을 바꿔야하더군요
저는 제가 아니라 한집안의 며느리 한남자의 아내 두아이의 엄마로
살아야했습니다

그런데 살아보니 저는 제가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들 키우고
시부모랑 지내는것이 그리 힘들지않고 즐겁더군요

대학때 저를 알던 사람들은 너가 어떻게 그렇게 사니?
할정도로 저는 아주 잘 적응하더군요
적응해야해서 한것도 있는것도 있겠지요

하지만 중고시절만큼 힘들고 지치지는않았어요
참 이상하죠 ㅎㅎ

그런데 어제 전문대 졸업후
처음으로 통화한 선배가 있습니다

뭐하냐고해서 나 전업주부 하니까 놀랍니다
다른사람들은 몰라도 너는 어디선가 한가닥하고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그래서제가 그랬지요
응맞아 울집에서 내가 한가닥하지 했답니다

정말 맞는소리이죠
시댁에서도 울집에서도 저는 한가닥합니다
성질도 드럽다고 소문나고 열심히 산다고 소문도 났으니까요 ㅎㅎ

그런데 그소리듣는순간
왜 제가 한심해 보였을까요
지금도 저는 노시부모랑 아이들이랑 행복한데
말이죠

이제 또 다시 저를 바꿀때가 되었나 그런생각도 들고
예전의 내가 어떠했는데 그럴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대학 그시절이 갑자기 그리운것은
그시절이 저에게는 제일 행복했던 시절이 아닌가싶네요
IP : 121.151.xxx.13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편의
    '09.10.16 11:10 AM (59.86.xxx.76)

    수필을 읽는기분이네요...
    글 잘 쓰시네요...

    앞으로 뭔가 해보실 생각이라면 뭐를 해도 잘하실 분일것 같아요.

    사실..
    결혼해서 가정에서 시댁에서
    인정받고 , 지위 확보하고 사는게 어딘데요.

    이젠 님 말씀대로..
    뭔가 해보시고 싶다면..충분히 도전해보고 성취하실수 있을것 같아요.
    저도 요즘 그런생각이 많이 들어요.
    애들 어느정도 키워놓고 보니
    이젠 나도 뭔가 해야겠다라는 생각이요.^^

  • 2. 한편의님옳소!
    '09.10.16 11:18 AM (203.171.xxx.72)

    원글님께서 지금 살고 계신 그 만큼도 못 이루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가정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것 역시 중요해요.
    어떤 일이든 즐기면서 하는 거, 저는 이게 제일 훌륭하고 부러워 보이는 걸요. ㅎㅎ

    원글님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말한 그분의 말에 너무 휘둘리시지 마세요.
    그러나 무언가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고싶다는 생각은 좋아 보이네요.
    원글님, 나중에 자랑 글 꼭 올려주세요. 화이팅!

  • 3. 남의시선
    '09.10.16 2:00 PM (124.50.xxx.176)

    이나 남의 평가는 내 인생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힘내세요. 자책할 필요가 전혀 없어보입니다.
    원글님 생각에 자신이 현재
    한가닥하며 행복하게 가정을 일구고 살고 있다면
    최고로 성공한 삶을 살고 계신겁니다.
    얼마 전 만난 아들친구의 어머니 얘기입니다.
    그 어머니는 딸 하나, 아들 하나 두신 전업주부인데요,
    자기 친구 중에 미혼의 대학교수가 있답니다.
    근데 보통 어머니들은 자신의 능력을 썩히며
    가정의 울타리 안에 갇혀 산다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잖아요?
    하지만 반대로 그 대학교수인 친구는
    이 전업주부 어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인다고
    부러워한다고 합니다.
    자신은 태어나 이루어놓은 게 아무것도 없고,
    오직 공부 하나 한거밖에 없다고요.
    행복, 성공, 이런 거 다 상대적인 거죠.
    젤 중요한 건 본인의 마음 아닐까요?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학창시절이 젤 그립고,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기 마련이죠.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내가 불행한 건 아니잖아요?
    원글님! 아이들과 함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힘 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4139 아휴.... 누가 아시는 분 있으면 조언 좀 해주세요. 4 .. 2009/10/16 474
494138 엄마와의 갈등과 자립 3 하늘보고파 2009/10/16 581
494137 은행 개인정보활용동의 너무심해요 3 화가납니다 2009/10/16 501
494136 둘째 낳기 싫은데..........낳아야 할까요?? 7 답답 2009/10/16 1,010
494135 가구 필요하신분 참고하세요(정상품 30-50%, 스크레치 제품) 4 200점 2009/10/16 1,520
494134 검찰, "변희재 듣보잡" 진중권 기소 6 진중권 \".. 2009/10/16 347
494133 [서프라이즈] 웬 시대착오적인 쌀걷기 동원 행사 ? 7 마이너 2009/10/16 410
494132 어제 코스트코 양평점에서 시식하더군요. 미국산LA갈.. 2009/10/16 311
494131 모자뜨기 시즌3 이 시작되었네요 9 모자 2009/10/16 627
494130 천정엄마 생신선물로 진주셋트를 했는데요.. 1 진주 2009/10/16 515
494129 자동차보험이 생각보다 안올랐네요 6 보험처리3번.. 2009/10/16 339
494128 요즘 인기있는 초등저학년 만화나 티비프로그램 이름 좀 알려주세요 미국사시는분.. 2009/10/16 210
494127 명태.파.귤값 급등세‥40%이상 올라 3 세우실 2009/10/16 364
494126 거위털 잠바와 거위털 조끼 중에 뭐가 더 잘 입어질까요? 1 잠바냐 조끼.. 2009/10/16 338
494125 오늘의 주요 방송 프로그램 소개 (닥본사 예정 ^^) 7 verite.. 2009/10/16 718
494124 학기중에 전학이 가능한가요? 2 초등학생 2009/10/16 290
494123 방배동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5 이사 2009/10/16 612
494122 인천 구월동 신세계부근 조용한 모임 할곳 추천 부탁드립니다. 2 좋은곳 2009/10/16 397
494121 전기장판 질문입니다 3 전기장판요... 2009/10/16 550
494120 월수 1500의 가계부, 돈가치도 없져.(수정) 21 .... 2009/10/16 2,838
494119 82의 순박 (?) 한 닉 10 순심이 2009/10/16 896
494118 졸업한후 처음으로 통화한 선배 3 사는것이뭔지.. 2009/10/16 775
494117 김만덕쌀 16 김만덕 2009/10/16 1,401
494116 "공중에서 사라진 소년을 찾아라" 5 세우실 2009/10/16 489
494115 (급질)함소아 홍키통키 먹여보신 분 계세요??^^ 2 궁금 2009/10/16 329
494114 식구들하고 사이가 계속 나빠져요... 4 막내딸 2009/10/16 576
494113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네요. 6 우울 2009/10/16 1,385
494112 사람이 죽고 사는것...ㅜ.ㅜ 5 아직도 생생.. 2009/10/16 1,317
494111 사고 싶을땐 못사게 하더니 또 사라네요 4 .. 2009/10/16 758
494110 만기전에 세입자가 나가는데 복비를... 12 복비 2009/10/16 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