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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추석에 친정에서 가지고온 것들은...
5남매의 막내딸인 저는 늘 부모님이 오빠들만 재수를 시켜주고 저는 안시켜줘서 불만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오빠만 인삼에 꿀 넣어서 주고...등등
무뚝뚝해서 애정표현도 잘 안하시는 부모님이 늘 불만이었지요.
제가 이런 내성적인 성격이 된것도 다 부모님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국은 직장생활하면서 돈 벌어서 대학을 갔지요.
의례 그렇듯이 맏이나 아들한테 많은 투자를 하시는데 결과는 미미합니다.
깡마른 몸으로 힘들게 일하실 두분을 생각하면 안스럽기 짝이 없는데 이제 제가 생활비 드린다고
농사일은 그만두시라고 말씀을 못드리는 못난 딸이네요.
추석날 점심을 먹고 아이들이 외갓집 가자고 졸르는데 큰시아주버님 술한잔하자고 남편 붙잡네요.
적당히 두잔만 마시고 서너시쯤 친정에 왔지요.
올케들은 친정으로가고 언니네 4식구와 저희 네식구와 부모님과 둘러앉아 아버지가 사다놓으신 돼지고기 마당에서 구워먹으며 술도 한잔하고, 애들은 마당에서 고기구워먹는걸 젤 좋아하더라구요.
다음날 아버지가 배추값이 비싸다고 김치해가라고 하셔서 언니와 배추김치 열무김치 한통씩 그리고 지난해 해놓은 묵은지 2통, 현미쌀6키로, 참기름 1.8리터, 볶은 참깨, 집옆 밤나무에서 딴 밤 7키로 산에서 주운 산밤 한봉지, 단감 한상자, 호도 5키로 옥수수 한봉지가득, 고추, 배, 대추, 고춧가루 그리고 직장다니느라 시간없어 못까먹을거라고 손수 밤을 다까서 말려서 또 한봉지 주십니다.
너무 많아서 안가지고올려니 일부러 저 주실려고 깠다고 하셔서 또 가지고왔지요.
차 뒷바퀴가 내려앉을 지경입니다.
친정에 갈땐 늘 차는 무겁게 마음은 따뜻하게 오는 행복한 막내딸입니다.
지난 칠순잔치에 어버이노래 부르는데 왜그리 눈물이 나는지....
어버이 노래부를때 눈물나지않도록 효도하는 막내딸 될게요. 아빠....
1. 꼬마사과
'09.10.5 9:46 PM (61.109.xxx.40)지금도 잘 하시는것 같네요. 아마 따님이 용돈주셔도 농사일은 하실겁니다.
근력이 많이 부족하니 연세에 맞게 하시면 좋겠네요.
저도 님의 부모님이 건강하게 오래사시게 빌어 드릴께요~2. 으~
'09.10.5 9:49 PM (218.232.xxx.151)부러워라...
3. 전
'09.10.5 10:02 PM (116.123.xxx.72)양가가 다 시골이고 농사짓는데
시댁에서도 가져오고 친정에서도 가져오고
친정에서 평소 더 많이 챙겨주시는데
이번에는
쌀 한가마, 완두콩,동부콩, 고춧가루, 큰 믹서기, 시금자깨(검은깨),늙은호박 1덩이
양파 큰 한망 (너무 많아서 한쪽집에 덜어놓고 옴), 마늘, 고추 (매운거, 여린거 한봉지씩)
대파한묶음, 감자두봉지, 옥수수조금, 황태포, 깻잎김치, 고들빼기 김치
도라지무침 (친정에서 봄에 심은거 캔거 아주 맛있는 ..)
밭에 배추를 뽑아 햇고추로 담근 김치 한통
명절에 많이 들어온 사과,배. 떡.
아마 또있을 겁니다. 아주 엄청나게 가져왔어요.
사실 두식구라 많이 못먹는데 그래서 일부러 주신 것 보다 조금 덜어서
가져온 것인데도 가득가득 합니다.
가을은 정말 풍성한 계절같아요.
시골이 있는 사람들은 명절 다녀올때 이렇게 부모님 마음을 가져오는 것이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고 더 싸주시고 말이죠.
다 농사지으신거고 정말 맛있는 좋은 농산물이라
썩혀서 버리는 일 없이 아주 알뜰히 잘 먹어야 한다고 늘 생각을 해요.
음식 먹거리 버리는 거 절대 안하는 저이지만
다세대주택에 사는데다 배란다 이런게 없어서 보관이 참 힘들긴 하네요.
평생 농사짓고 사신 분들 자식들이 아무리 말려도 소용 없어요.
그것이 취미이고 자식 챙겨주시는게 행복인 분들이거든요.
다 좋으니 어디 아프지 마시고 아프더라도 참지 마시고 건강 챙겨가며
오래 사시길 바랄 뿐이에요.4. 전
'09.10.5 10:04 PM (116.123.xxx.72)저도 원글님이랑 똑같이 막내딸이지만
아들만 있는 집에 막내딸이라..남자처럼 컸네요.ㅎㅎ
맞다. 밤도 큰 비닐봉지로 두봉지나 됩니다. 크고 좋은것.
작지만 맛이 아주 좋은것. 큰것은 잘 김냉에 넣어뒀고
작은것은 한번 쪘고 반은 남겨서 김냉에 넣었네요.ㅎㅎ
고구마는 아직 안캐서 그냥 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