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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안했는데 명절증후군이...

힘들어요 조회수 : 641
작성일 : 2009-10-05 13:30:40
82쿡 주부님들~ 이번 추석 지내느라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전 주부도 아니건만 명절에 집에 있는 게 너무 괴로웠어요. ^^;;
아마도 다음 설부터 결혼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명절에 집에 있기는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씩 건네시는 결혼 이야기가
괴롭다 못해 가슴을 후벼팠다고나 할까요?

저희 식구들에게 유독 관심이 많아서인지
학창 시절부터 대학, 취직 때까지 저희 형제 점수, 지원 대학 등등에
관심을 너~무 많이 가져주셔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결혼 문제에까지 온갖 추축을 다 해주셔서 괴로워요.

정작 본인들은 자식들 어느 대학 갔는지 묻기만 해도 엄청 화내고
유학, 어학연수 간 것도 말해주지 않으면서
왜 이렇게 저희 집 사정에는 관심들이 많으신지요.

저희 부모님은 저 좋다는 사람만 있으면 무조건 오케이신 분들인데
졸지에 조건 좋은 사윗감 찾는 속물들로 만들어 놓고
전 나이만 먹고 앞가림 못하는 칠푼이로 만들어 놓고 다들 룰루랄라 집으로 가셨네요.

저희 집 식구들이 원래 남의 집 일에 관심이 별로 없거든요.
약간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죠.
그런데 저렇게 오지랖 넓은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 사람들이 과연 내 걱정을 진심으로 해서 그러는건지
아니면 내 아픔이 자기들의 기쁨으로 느껴지는건지 진정 고민으로 다가옵니다.

그래도 아직 서른 초반인데 스무살 많은 숙모가
"너도 이제 나랑 같이 늙어가는구나"라고 말했을 때는 살짝 어지럽기까지 했구요.
"큰 일 났다. 올해 안에 쇼부봐~"라며 하이톤으로 모든 친척들 앞에서
명랑하게 말씀하시며 현관문을 나서는 모습이 왜 그리도 발랄해 보이시던지... ㅠㅠ

네~ 물론 제 자격지심이겠지만요... ㅎㅎ

다들 돌아오는 설에는 집에 있는 노총각, 노처녀들 어깨나 한 번씩 두드려주세요.
결혼 이야기는 내가 아니어도 할 사람 많다고 생각해주시구요. ㅎㅎ
안그래도 힘든 싱글의 생활이 주위의 관심?으로 인하여 괴롭답니다.
IP : 58.140.xxx.15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내미
    '09.10.5 1:47 PM (211.182.xxx.129)

    저도 명절에 가니 큰집 조카 27세,32세,작은집조카 27세,26세 다 없습니다.
    아마 이런 소리 듣기 싫어 집을 나가 있나봅니다.
    우리 딸도 23, 24인데 한 2~3년만 지나면 이런 소리 듣기 싫을거고...
    어른들이 말을 조심하여 하면 좋으련만...

  • 2.
    '09.10.5 1:50 PM (121.188.xxx.166)

    대충 짐작하고 들어왔지요^^
    원래 울나라 분들이( 특히 나이드신;;)
    근데 진심도 들어있을거에요 어딘가엔ㅋ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진짜 나이에 밀려
    얼렁뚱땅 하진 마세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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