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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할 수도, 안 할수도 없지 않나요?
글 제목이 참 이상하지요? 그런데 지금 제 심정이 그러합니다.
남편과 늘 갈등이 있었습니다. 조금만 못마땅하면 소리 소리 고함을 지르는 남편, 아무리 아파도 쉬라고 하지 않
는 남편, 돈많이 쓴다고 잔소리하는 남편, 반찬 투정하는 남편...
언제나 남편 눈치를 보고, 그러다가 한번씩 싸우면 이기지 못해서 집을 나가기도 하는 그런 사십대 중반 아줌마...
그러다가 올해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로 이사를 왔습니다. 남편은 시골에 남아 농사를 짓고 저는 아이들 돌보며
직장 생활하고...
아이들만 데리고 살다보니, 그래도 남편과 합쳐서 안정된 한 가정을 꾸려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고, 경제적
인 면에서도 그게 옳겠다 싶고, 아들들인 아이들에게도 필요하겠다 싶고...
이번 추석 잘 지내고 어젯밤 밤을 삼는 데 밤 한톨이 솥 안에서 펑 터지더라구요, 그러니까 소리 소리 지르고...(저
는 밤을 삶을 때 마지막에는 물기 없게 조금 더 불에 올려 놓았다가 뜸을 들이거든요) 그런 남편에 깜짝 놀란...(원
래 자주 그랬던 걸 잊고 있었던 듯)
밤에 아이들 재우고 우리 방에서 자는 데 함께 자다가 자리가 불편하다고 짜증을 내더니 나가더군요. 다른 방에
서 자는...몸이 안 좋아 (몸살 기운) 자면서도 알람 맞추고 잤지요. 늦게 일어난다고 타박 할까봐...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로 나온 남편, 거실에 있던 배 상자 열어서 냉장고에 거칠게 넣고,(냉장고 청소하고 넣어야
한다는 내 말에 뭐하러 청소하냐며) 갈라놓은 단호박 밖으로 집어 던지고 열무 다듬어서 김치 담그자고 하니까,
화가 잔뜩 난채로 놔두라고 하면서 '애들 놔두고 가라.'고 하더군요. '애들 가방하고 짐은 택배로 보내라고 하고...
알았다고 조용히 말하고 세수하고 대충 옷 걸치고 핸드폰, 지갑 챙겨 살짝 숨었지요.
시골이고 뒤에가 야산이라 숨기 쉽거든요.
그래, 결국 늘 이렇지 않았나...그러면서도 이혼도 못하고 ...시골 집에 그냥 놔 두고 온 아이들 (초 4, 초6) 생각하
면 넘 맘 아프고 난 왜 매번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한심스럽고...그렇네요.
이런 상태로 이혼을 할 수도 어떻게 생각하면 안 할수도 없는 상황이네요.
1. 님이
'09.10.4 11:14 PM (59.21.xxx.25)말씀 하시는 대로
이것 아님 저것 둘 중에 하나에요
그런데 님은 자기 주관이 없어요
어찌 보면 아주 곰같이 둔한(죄송합니다)여자지요
인간이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뻣는 다고
님이 당차고 자기 주관이 확실한 사람이라면
님 남편 분이 그렇게 무시 했을 까요?
지금이 싫으면 미래를 보세요
지금이 불행하면 미래는 행복할 것이다,하고 목표를 세워서
자신을 만들어 보세요
인간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마땅한 권리를 갖고 태어 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행복인가에 대해
자신에게 물어 보시고 액션을 취하세요2. 맘이
'09.10.5 5:32 AM (76.29.xxx.11)아프네요. 우리 어머니 사셨던 이야기이고,
저도 비슷하게 살다 헤어졌고 해서요.
이혼이 쉬운일이 아니고
아이들이 있으면 더더욱 어렵고요.
제 어머니도 떠나려고 밤에 기차역까지 나갔다가
갈곳도 없고 아이들때문에 그냥 왔다고 하셨어요.
이혼한 저로서는 아이가 제일 맘에 걸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혼하길 잘했다 싶어요.
아이에게 아빠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불행한 가정생활은 아이들에게 더 나쁠수도 있어요.
제 부모님들 이혼 안하셨어요. 어머니는 아버지 성질 다 견디시며
사셨고 우린 그거 보면서 자라야 했지요.
어머니 사시는 모습 봐야하는게 지금도 고문이에요.
때로는 그냥 사시는 어머니가 밉기까지 하고, 바보스럽고...
근데 결혼해서 어머니와 똑같은 자세로 사는 저자신을 보게되었어요.
원글님은 경제력이 있으니 맘만 먹으면 자녀들도 키울수 있잖아요.
저는 경제력이 없어서 필요이상으로 시달렸어요.
이혼이 해결책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무조건 이런식으로 사는것도 원글님께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거지요.
우선순위를 정해보시고 10년후를 생각해 보세요.
이렇게 살경우 10년후엔 더 나은 그림이 그려지는지
이혼하고 10년후 어떤 그림이 떠오르는지.
부인을 무시하는 남편들은 부인이 주관이 없어서가 아니라
원래 이기적이고 여자를 소유물로 생각해 인격적으로
동등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무시당하는게 익숙해지면 부인들은 그러려니 하고 살고요.
혼자 아이키우는거 저도 겁났고 잘하고 있는건지 불안했어요.
심적으로 남편에게 의지하던 버릇이 있어서요.
시간이 지나면 자신감도 생길거에요.
더 늦기전에 결정을 하세요.
지금 관계를 개선할 것인지, 견디고 살 것인지,
새롭게 시작할 것인지요
힘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