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저는.. 아픈 사람이 너무 무서워요.
아픈 사람 보면 저는 너무 무서워요.
너무 싫고... 그런데 이 싫은게 그냥 싫다 이런 게 아니고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은 기분...
집에 두 사람이나 암에 걸렸었거든요.
한 사람은 다 낫고 한 사람은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그때 시체 염하는 거 보고 했을 때...
굉장히 풍채 좋은 분이셨는데 온 몸이 백짓장같고 사물같이 딱딱한 그런 모습을 보니까
그게 너무 충격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많이 따르던 분이고 또 그 분이랑 제가 성격이나 이런 게 많이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어서 더욱 가깝게 생각했었는지...
직계 가족이 아닌데도... 한달 정도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그 후로는 괜찮아졌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3년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그런데 얼마 전에, 제가 존경하는 어른이 한 분 계시는데...
몸이 요즘 안 좋아져서 혈관에 피가 잘 안 통한다면서 몸에 여기저기... 혈관 지나는 부분에 얼룩덜룩 해 진걸 보여주시더라구요.
그 분은 별 거 아니라고 웃으면서 보여주셨는데 사실 그때 저는 너무 무서워서 울고 소리지르면서 뛰어서 도망가고 싶었어요.
물론 저도 사회적 동물인데 그러진 않았죠. 어른스럽게 염려해드렸는데...
막 온 몸이 떨리더라구요.
아직도 후유증으로 남은 걸까요...?
제가 가까이 중에 죽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도 몰라요.
곁에 아픈 사람을 보면... 염려가 되고 무섭고... 몸이 떨리고 그래요. 도망가고 싶어요.
1. 전
'09.9.9 11:02 PM (58.120.xxx.224)친정아빠가 돌아가시고 난후부터 모든 사람들의 죽음이 너무 슬프게 와닿아요..
암으로 급작스럽게 돌아가셨는데, 공교롭게도..
그당시 안재환, 최진실이 죽었죠.. 그래서 그 두사람 죽음이 남달랐고. 그이후엔.. 모르는 사람이라도 죽었다는 소리 들으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2. 트라우마죠
'09.9.9 11:10 PM (203.81.xxx.106)냉정한 얘기가 되겠지만 앞으로 더 자주 겪게 되실겁니다.
친구부모님이나 먼 친척일에 자주 가다보면 완화되고 자연스레 이해가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어르신께서 말씀들 하시죠?
좋은일(결혼식등)은 빠져도 되지만 안좋은일(장례)은 빠지지 말라고...
죽음이라는 것도 인생의 한 과정... 저 역시 완전히 극복못했지만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3. 소피아
'09.9.9 11:21 PM (222.101.xxx.1)저도 언니가 삼풍사고때 실종되어 그때 시신찾으려고 가마니 씌워진시신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그후 2주뒤 언니시신을보고 너무 놀라서 생선.고기 3년동안 못먹고...엄청
우울증에 많이 힘든기억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고부터 많은 위로가 되어 극복할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자원봉사와 나눔의 기쁨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님을 위해 기도 하겠습니다. ^^
ㅅ다 자연의섭리...라고 생각하시면 두려움에서 벗어날수 있지않을까요4. 원글
'09.9.9 11:24 PM (82.60.xxx.8)그래요... 아마도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트라우마로 남았나 봅니다.
이 분은 많이 편찮으신 것도 아닌데 사실 나이 좀 있으신 분이 저런 자국 보여주시니까(뭐 자랑하려고 보여주신 건 아니고... 입원을 하셨었기 때문에 여쭤보게 되었고 그래서 팔목을 보여주시고 이런 상황이요) 갑자기 막 몸이 떨리더라구요. 두렵다는 생각이 들고...
결국은 이겨내게 되겠지요... 나이를 더 먹고 하면서.5. 소피아님
'09.9.9 11:29 PM (219.248.xxx.253)맘고생이 심하셨겠어요.........토닥토닥.....
6. 그러게요.
'09.9.9 11:32 PM (115.136.xxx.172)원글님도 소피아님도......힘드셨겠네요.
..
그나저나 죽음이 무엇인지 궁금해져요...7. 원글
'09.9.9 11:34 PM (82.60.xxx.8)소피아님... 정말 힘드셨겠요. 기운내세요...
기운내세요.8. 네..
'09.9.10 12:04 AM (58.143.xxx.15)저도 그래요.
저 역시 내색은 안하지만, 아픈사람을 보면 기분이 안좋고 친한사람이 아프다는 얘길하면 그냥 도망가고 싶어요.
그래서 병약한사람은 멀리하구요.
가까운사람들이 죽고, 시체를 보고, 정신병이 걸린걸 보고, 헛소리 듣고,, 그런것들을 겪고 나니 낯선사람들의 아픔과 죽음에는 오히려 덤덤하고 ' 그게뭐? 어쩌라구 ' 싶고 곤충이나 벌레들의 생과 사를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역시 가까운 사람들이 그런건 너무나 부담스러워요.
저는 원글님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무서운데, 아픈사람들은 그 순간부터 정신적으로도 남에게 엄청난 부담을 줘요. 말, 눈빛에서 뭔가 굴절된, 남에게 뭔가를 바라고 기대는, 모든것을 맡기고 싶어하는, 약하기에 자기식대로 해석하는,, 그 모든 정신적인 문제가 파생되요.
병수발 역시 힘들지만 가장 힘든것은 그 사람의 정신까지 변한다는것, 그걸 지켜보고 부대끼게 된다는거에요.
그리고 일시적인 병이 아닌 그 정도 부담이 될정도면 거의 몇년안에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이는 경우가 많아요. 의외로 병을 극복하는 케이스는 흔치 않습니다.
때로는 아프고, 죽는 당사자보다 부재를 오랫동안 서서히 확인하고 정을 떼야하는 남겨진 자가 더 괴로울 때도 있죠..
'죽은 사람만 불쌍한법' 이라는 말들 많이 하지만 그건 사람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프고 죽고 이런건 이제 신경 끌 수 있지만 정말 아픈사람을 알게 되는것, 가까운 사람이 아픈걸 지켜보는건 무섭고 도망가고 싶은 일이에요.9. 저도
'09.9.10 12:05 AM (121.133.xxx.118)올여름 친정아버지가 천국에 가셨거든요...
원래 천식을 앓으신지 오래는 됐고 몸도 많이 약하신 편이셨지만 항상 아프실떄마다
잘 박차고 일어나셨었어요. 최근엔 건강도 많이 좋아지셨었고..
하지만 어찌어찌,,, 잘회복하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네요..
저도 죽음이라는게 내일이구나 싶어요. 누가 언제 어느때 누구부터 갈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후로 저도 정말 많은것을 깨닫고 느끼고...생각하고... 아직도 그래요..
가난한 어린이 작은금액이나마 후원도 하기 시작했고..
장기기증도 신청하려구요..
아버지는 하늘나라 가셨지만 절 참 많이 변하게 해주고 가셔서 감사해요..
욕심도 많이 사라지고 예전엔 잘살고 성공을 꼭 하고싶고
많이 그랬는데,, 요즘엔 그냥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면서
나보다 못한 이웃에게 그 사랑을 전해주며 살고싶은게 제 인생의 목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