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남편이 가출했어요.

먹구름 조회수 : 6,545
작성일 : 2009-08-13 18:56:39
한달여를 냉전을 치루다가 드디어 오늘 짐을 싸서 나가버렸어요.

우리 부부의 가장 큰 문제점,
싸운 이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점이에요.
16년여를 살면서 아직까지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는 분 있나요?
아직도 이렇게 화해 방법을 모르는 우리는 헛살았다 싶어요.

남편은 사소한 일로 화를 잘내고 자기가 대접을 잘 못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한번 삐지면 최소한 2달씩 말한마디 안하고 집에서 밥도 안먹고 다닙니다. 아무리 밥을 차려서 먹이려 해도 밥조차 안먹고 완전 투명인간으로 삽니다. 초중등 애들도 둘이나 있습니다. 애들에게도 완전 무관심 상태가 되구요.

자기는 절대로 잘못을 안한다나, 자기는 완벽하다나, 그러니 자기를 건들지 말라고 해요. 이런 전제를 깔고 있으니  사람 속터지죠. 옆에 사람을 사람으로 보겠어요? 누구나 다 자기 종이지요.

처음에는 내가 특별한 잘못도 없으나 그렇게 말안하고 사는 자체가 괴롭고 힘들어
항상 먼저 문자하고 전화하고 하면 무시무시 하다가
한바탕 문자전쟁을 치루고 어쩔수 없이 화해하며 살았지요.
올 초에도 별일 아닌걸로 싸워 거의 3개월을 싸우며 그 좋은 봄을 보냈지요. 그때 질려버렸어요.
감히 나는 자기에게 꼬라지 부릴 자격도 없거니와 그런 성질 받아줄 여유가 눈꼽만큼도 없다나요?

이번 사건 역시 새벽 출근하는 그에게 조근조근 대답안했다고 그걸로 가장으로서의 위신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데
그 말을 오늘 나가면서야 문자로 보내네요.  정말 어이가 없어요. 저 역시 출근하는 사람이고 단지 그 사람 출근시간이 새벽 6시, 전 6시 20분쯤 일어나서 준비하고 애들 밥먹여서 같이 나가거든요. 그 시간에 얼마나 또랑또랑 못하다고  매번 그런것도 아니고,  그날따라 퇴근후에 둘이 계획된 일을 급변경하면서 일방적으로 무얼 하라는 거에요.
그래서 전 가타부타 말 없이 그럼 어떻게 일을 처리할까 머릿속으로 궁리중이었거든요.
그런데 느닷없이 소리를 버럭 지르며 사람 말이 말같지 않냐며 그러면서 오늘 퇴근 후 일은 다 취소하라고 하고는바로 출근해버리더군요. 그 이후 지금까지 6주가 되도록 아무 말도 안하고 살았어요. 물론 집에서 밥도 안먹고요.
주말도 혼자 나가서 지내다 오고요. 순전 집은 잠만 자는 곳이었죠.

이번에는 뭐라고 문자 보내고 갖은 악담 들어가며 화해할 자신이 없더군요. 그러고 싶지도 않고요.
이런일이 1년에 두세차례씩 있어요.
제가 제일 견디기 힘든건 말안하는거에요.  그간 얼마나 경험을 해버렸음 아 이정도면 이사람 몇달 가겠구나, 하는 감이 올정도에요.  이번에도 이럴줄 알았어요.
무슨 말을 해도 안통하고 안받아들여요. 자기 감정만 최대한 중요하고 집안일이건 애들이건 아무 관심도 없어요.

저 아래 글에 잠수타는 남자 이야기 나왔던데, 연애 상태이니 빨리 그만 포기하세요.

그 동굴속으로 들어가는 속성, 정말 사람 미치게 합니다.
그런데 그사람은 전혀 그걸 모르더군요.  이런 기간 제가 뭐가 이뻐서 아침에 일어나 배웅해주고 하겠어요.
그런데 내가 독하고 자기를 무시하고 힘들게 한다는 소리만 하네요.
오늘 문자로 저도 악담 많이 보냈지만, 저보고 거지라네요. 아무렴 저런 소리가 정상적인 사람한테서 나올 소리인가요? 아니다. 저번 싸울때는 또라이라고도 했어요. 그 뜻까지 설명하면서 나의 정신을 갉아먹더군요.
저 그런말 생전 처음 들었고 너무 비참했어요. 그래서 다음번엔 정말 이혼할 생각아니면 그말 쓰지 말라 했어요. 오늘 그 말 대신 거지란 말을 쓰네요.

결혼 당시 두 사람 다 너무 가난한 상태라 삯월세에서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정말 알뜰하게 허투루 돈 안쓰고 , 애들 길거리표 옷 입혀가면서, 저 자신도 백화점이란 곳은 내가 가서는 안될곳이라 생각하며 살았어요.
덕분에 그 지독한 가난 이겨내고 변두리에 좋은 집 사서 삽니다.
그동안 너무 사는데 바빠 이 사람 성격을 모르고 살았을까요?
이제 살만해지니 사람이 이리도 변하는건가요?

내가 구부리자, 내가 져주자 하면서 힘들게 힘들게 여기까지 왔어요.
그런데 이번만큼은 용서하고 져주자 하는 마음이 안드네요.

어떻게 애들앞에서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집을 나갈 수 있나요?
특히나 아들 앞에서 짐싸서 나갔는데 우리 아이가 받은 상처는 어찌 치유해야 하나요?
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 애써 마음 다스리지만
이 엄청난 일 앞에 어찌해야 하나요?
IP : 120.29.xxx.52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에
    '09.8.13 7:02 PM (115.178.xxx.253)

    저같으면 정말 다른집으로 이사해버리고 싶을것 같네요.. 남편없는 사이에...
    아이도 있고 성인이 그렇게 행동하다니.. 그걸 참고 사신 원글님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별일도 아닌일로 몇개월씩 .... 아이들에게도 안좋은 영향을 주는 일입니다..
    심리치료나 상담받으셔야 할분인데 .. 그런 생각을 가지시니
    본인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겠네요...

    남편에게 그래도 영향력을 주는 선배나 선생님 없으신가요??
    그런 사람이 얘기하면 좀 듣기도 하던데...

    집 열쇠 바꿔버리시고 아이들과 여행이라도 다녀오심 어떨지...
    (제가 다 화가 납니다.)

  • 2. 흐엉흐엉
    '09.8.13 7:04 PM (125.181.xxx.215)

    말만 들어도 답답하네요. 가장 위신 운운하는걸 보니까 정말 답이 없어보이네요.

  • 3. 답답하지만..
    '09.8.13 7:12 PM (222.107.xxx.134)

    뭐 제가 그닥 오래 산 건 아니어도, 남자들은 나이들면 그런 버릇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젊었을 땐 남자들이 맨날 큰소리 뻥뻥 치다가도 나이들어서 마누라랑 은근히 사이좋게 지내는 노년 부부들 꽤 봤거든요. 결혼한지 얼마 안 된 것도 아니고, 아이도 둘이 있는데, 원글님이 힘드시겠지만 현명하게 대처를 해야할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도 아빠가 없는것 보다는 권위적인 아빠라도 있는게 교육에 더 좋을 듯 싶은데요.
    저 남 얘기라서 쉽게 하는것 아닙니다. 진심으로 가정이 잘 되기를 바래서 드리는 얘기에요.
    신랑이 바람을 피거나 도박을 하는 것도 아니고...
    힘드시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보심이 어떨까요?

  • 4. :
    '09.8.13 7:13 PM (211.201.xxx.184)

    이혼하지 않는것이 가장 낫지만 님의 글을 읽어보니 대략난감입니다. 혹시 모르니까 가출이나 언어폭력 등에 대해 자료를 모으셨으면 합니다. 잔인하게 뒷통수 칠 수도 있으니까요. 너무 참아오신 것 같아 많이 안타깝습니다. 초창기에 길을 들일 수는 없었는지 아쉬움도 남구요. 화목하지 않은 부모를 보고 크는 것보다 차라리 한부모밑에서 크는 것이 낫습니다. 힘내세요. 직업도 있으시니 전업주부보다 낫네요.

  • 5. 저기요.
    '09.8.13 7:19 PM (121.138.xxx.213)

    이번엔 확실히 결단을 내리셔야겠네요.
    인간다운 남편을 만드시든지, 아님 인간아닌 남편을 버리시든지요.
    그런 아빠는 차라리 옆에 없는 게 나을지 몰라요.
    어떻게 애 앞에서 짐을 싸가지고 나가나요.
    본인의 감정만 앞세우는 정말 이기적인 아빠네요.

    원글님, 이번엔 절대 져주지 마세요.
    직장이 없으시다면 참고 살라고 조언드리겠는데ㅠㅠ(죄송, 저는 그냥 주부예요)
    경제적 독립도 하셨는데 그럴 필요 없으신 것 같아요.
    평생을 어찌 그리 살아요????

  • 6. .
    '09.8.13 7:22 PM (211.178.xxx.97)

    저희 집이랑 비슷하네요. 단지 기간이 저희가 좀 짧네요.

    저두 남편이 싸우기만 하면 지는 집을 나가서 어디서 하루종일 놀던지..외박을 하던지
    아니면 집 구석에 있으면 하루종일 잠을 자던지..컴퓨터 앞에서만 있던지네요.

    애는 주말에만 얼굴 보는 아빠랑 놀고 싶어서 옆에 가도 티브 틀어주고
    자 버리고 애 한테 관심 안 가져 주고 오로지 지 하나 밖에 모르는
    인간이 되버립니다.

    뭐 싸우기 전에도 애랑 스스로 놀아주거나 돌봐 주는건 전혀 없고
    제 강요와 저 때문에 억지로 할 뿐이지만요.

    싸울때 마다 애한테 미안하고 남들은 즐겁게 보낼 주말 유아기를..
    맨날 싸우고 무관심한 아빠 밑에서 크게 해서 애한테 너무 미안할 뿐이에요.

    정말 이혼할 생각 아니시면 싸움은 길게 하는건 안 좋더라구요.
    또한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구요.
    자고 나서 평정심이 조금이라도 생길때 그때 다시 문자해서 들어와서 문제 해결하자고
    한번 이야기 해보세요..

  • 7. .
    '09.8.13 7:22 PM (119.203.xxx.120)

    님편분이 성장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없었는지...
    정상적인 분은 아닌것 같아요.
    피해의식도 있고, 16년을 그리 사셨다니 제가 다 숨이 턱 막힙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상담이라도 받아봐야지
    부부 둘이서 해결할 수 없겠어요.

    세상에 아이들 앞에서 짐 싸가지고 나갔다니,
    내버려두세요.
    님이 아이들이랑 그집 꼭 차지하고,
    근데 남편이 갈곳이 있었나봐요..
    답답한 양반이로군요.

  • 8. 으이구
    '09.8.13 7:45 PM (59.31.xxx.183)

    참 별 사람 다 있군요. 저만 잘 난 사람, 거기 또 하나 있네요. 연락하지 말고 지가 알아서 들어올 때 까지 냅두세요

  • 9. selak.s
    '09.8.13 7:56 PM (194.95.xxx.248)

    남편이 어린애 같네요. 그치만 연애시절도 아니고 자그마치 16년이나 같이 산 삐돌이 남편분이 아침에 출근하면서 급히 하는 이야기를 바로 대답을 안하고 머리속으로 생각만 골똘히 한건 잘못하신것 같습니다. 생각해보고 전화줄께라는 말이라도 최소한 하셨어야 하는건 아니었는지.. 그 바쁜 와중에 기다리는 남편분은 원글님이 대답을 안하고 가만히 있으니, 원래 잘 삐치시는 분이면 순간적으로 여러가지 쌓여온게 오버랩되면서 감정이 폭발하신것 같습니다만..
    왜 자게 댓글에 남편 불평을 늘어놓으면 바로 이혼하라는 댓글이 요새 이렇게나 많이 달릴까요. 이런 댓글 다신 분들은 이혼하고 멋있게 즐겁게 사신분들일까 심히 궁금하네요..

  • 10. 오늘
    '09.8.13 8:12 PM (110.9.xxx.97)

    남편의 그런행동들에는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듯 싶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전혀 이해를 못하겠는 행동을 하는 경우 자랄때의 환경들로 인해 어떤 행동

    들이 나타나는 경우가 참 많더군요

    오늘 4주후애 (이혼위기부부 솔루션 프로그램이예요) 나온 부부 보니까

    부인은 남편이 자기를 너무 안 믿어준다고 화를 내고 남편은 아내가 못믿을 행동을 하니까 못믿

    는다 이런식으로 싸움이 무한반복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알고보니 남편이 자랄때 환경이 누구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그 남편은 부인뿐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을 잘 못 믿는 자기자신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더라고요 그 원인을 진작 알았더라면 그 부인은 당신은 왜 나를 못믿어가 아니고 남편의 그런

    행동들이 조금은 이해가 됐겠지요

    쓰신 내용중에 "남편은 사소한 일로 화를 잘내고 자기가 대접을 잘 못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
    "자기는 절대로 잘못을 안한다나, 자기는 완벽하다나 " 이런것들을 보면 남편의 그런 사고방식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제 생각엔 싸움을 무한반복하시는것보다 원인을 아시는게 중요한듯 싶어요

    거기 4주후애에 도움을 주는 센터 링크를 걸어드릴께요

    한번 둘러보세요http://www.nowme.net/index_main.php

  • 11. >.<
    '09.8.13 8:20 PM (118.37.xxx.130)

    방법은 모르겠어요...
    어어..앗뜨거라...할 만큼 강하게 대처하셔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다만, 이번엔 져주지 마시고 남편분 버릇을 확 고치시길 빌어요.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찾기엔 너무 철이 없네요.

  • 12. 또 있네요
    '09.8.13 8:41 PM (124.53.xxx.5)

    우리 남편 같은 사람이 세상에 또 존재하네요
    우리 남편도 수틀리면 임 꾹 닫네요
    저랑 아이들 손치 보기 바쁘고... 휴ㅠ
    아 쓰다보니 열뻗어서...

  • 13. ??
    '09.8.13 8:58 PM (119.196.xxx.66)

    결혼 생활 내내 그러셨나요? 만일 성격이 그렇다면 상담과 치료가 수반되어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슬쩍 혹시 밖에 누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맘이 딴데 가있으니 자꾸 꼬투리잡는 것 처럼 보여요. 설마 그것은 아니겠죠?

  • 14. 원글이
    '09.8.13 9:35 PM (120.29.xxx.52)

    상담 받자고도 많이 해봤죠. 그런데 저런 사람들의 특성상 자기를 정신병자 취급한다고 하잖아요. 그래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성장과정에는 가족의 무관심으로, 총각시절은 가정이 평탄치 못해 모든걸 혼자서 해결하며 살았다는군요. 그러니 저리 고집이 세고 자기자신만 으뜸으로 믿고 살겠지요. 너무 강해서 누구 말도 안들을 사람이에요. 답이 없어요. 답이... 그리고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나 측은함 등 모든 좋은 감정들은 사라져버렸고 갖고 있고 싶지도 않고요. 그것이 저를 괴롭게 하네요..

  • 15. 1
    '09.8.13 10:02 PM (118.91.xxx.158)

    화해하지는 않으나, 부드럽게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요?

    원글님도 무시모드로 나가면...그땐 본인 분에 못이겨....하지 말아야할 말까지 해버릴 분이네요
    무시했다는것이 도저히 용납 않되어..끝까지 내달려버리는...

    그러니....나 당신 이러는거 싫다가 아니라......당신이 이러해서 정말 힘들고 지쳐서 힘을 내려고 해도 힘이 안난다...모드로.....
    그 어떤 화해의 액션도 하지 않은채.....풀 죽은 모습으로 가만히 있는거지요....

    그가 화해의 손을 내밀때까지.....그때까지...진득하게....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요?

    하늘 무서운지 모르고 치솟는.....이기적인 행동...위신 세우기에 집착하는 성향을..어느정도는 막아야할거 같아요....
    지금 덥석 화해하자고 매달리면......평생...이렇게 반복하며 살아야하니...

    이번엔 독한 맘 먹고...함 해보시는게 어떠신지요...
    저라면...그리 해볼거 같아요

  • 16. 그냥
    '09.8.13 11:11 PM (116.127.xxx.235)

    조금 편한쪽으로 생각하며 기다려 보심이 어떤신지요 부부싸움하면 밥 안차려주는것이 정상아닌가요 내 감정도 분명히 있는데요 거기다 안먹으면 더욱 좋잖아요 우리 언니 십칠년을 원글님처럼 살았어요 결국에 별거하고 열여섯살 딸을 저에게 남겨놓은채 시골로 갔죠 서울서는 살수가 없어서요 근데요 지금이 훨씬 편하다고 해요 애들한테도 떳떳하고 삐지면 연락안되는 남편 경제력 없으면 연락 안되는 남편 지겹다고 지금은 너무 편하다고

  • 17. 제 패턴.
    '09.8.14 8:32 AM (115.86.xxx.3)

    제 신랑이랑 너무 똑같아서 놀라면서 읽었어요.
    전 결혼 2년차인데...그새 3번의 냉전이있었고 두번은 두달, 한번은 한달이었지요.
    최근엔 임신확인하고 2달 입덧하는 내내 그랬지요.
    스타일, 이야기...너무 비슷해요.

    저도 말안하고 몇달씩 지내는게 너무 힘들었는데요.
    신랑도 지칠때쯤되면 술김에 독한 말들을 내밷고...
    제가 실컷 상처받고 난 나음에 잘 구슬러서 사는 패턴이랍니다

    신랑이 자존심상하느게 큰 문제이고...(그는 개천용이고..전 그보다 월급쎈 보통녀.)
    근데 전 자존감 있는 편이라 버티고..
    그럼 신랑은 스스로의 자존심 회복이 잘 안되어서 한없이 파고 드는것 같아요.

    결국 신랑의 문제니까
    제가 좀 애교있게 구슬러주고 포용해야하는데
    항상 신랑이 저한테 자존심 상했다는걸 알아차리기 보다는
    제가 그가 내뱉는 날선 소리에 그럼 내가 못살줄아냐..식으로 버티는게
    두달씩 냉전하는 이유죠.

    결국 못난 놈...내가 감싸준다 식으로 해주면
    애처럼 순식간에 마음이 돌아옵니다. 저보다 몇배 초최해진 모습으로요.

    지나고 생각하면 남편을 바꾸는건 힘든데
    제가 2년이 지나고 몇번을 싸워도 해결방법을 못찾는구나 싶더군요.
    남편을 달래는 법을 제가 잘 못깨닫는거죠.

    전 대화로 잘잘못을 따지길 바라고
    남편은 완전 삐친상태니 절대 그걸 원치않고..
    제가 내버려두니 자존심은 더더욱 상해서 끝까지 가는...
    그사람은 사실 잘달랜후에 원하는걸 살살 얻어내면 다 퍼줄 사람이거든요.

    결혼이 후회되지만 아직 살아볼려고 노력하는데요.
    사실 저도 애기를 낳더라도 계속 저럴것 같아서 그게 젤 걱정이 되어요.
    원글님 글읽으니 미래를 보는 것 같은 우울함이....

    힘내세요.

    제 남편도 농사로 바쁜 부모님밑에서 혼자 공부한 독불장군이고...
    아버님 성정도 비슷(50넘어 좀 달라지셨데요..)
    청소년기에 나와서 혼자 살았었고...
    어렸을때 몸이 약해 부모님이 오냐오냐..하셨데요.
    귀한 장남이구요.

    그냥 참고로 써봅니다.

  • 18. 사람은
    '09.8.14 11:56 AM (61.253.xxx.184)

    잘 바뀌지 않습니다.
    자기가 문제를 인식하고 있건 아니건 간에 대개
    그냥 그대로 삶을 살지요.
    상처주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 성격 못버립니다.
    님의 남편은 다른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님 뿐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그렇지요.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라지 않았을까요?
    내재된 화가 있어서 그런지도...

    제 시아버지가 님의 남편 같은 스타일 입니다.
    저희 시어머니도 젊은 시절 그렇게 한달씩 말 안하고 살면 미칠거 같았답니다.
    다른 사람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자기애만 강한 사람 입니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지요.
    평생 주변 사람 불편하게 하며 삽니다.
    불쌍하지요.
    본인도 괴로울테니...ㅠㅠ

  • 19. 동경미
    '09.8.14 12:06 PM (98.248.xxx.81)

    너무 한쪽 편에서 참아주고 받아주고 먼저 사과하고 하는 게 사람을 질리게 하고 도망가고 싶게 하기도 한답니다. 냉전이 있을 때 원글님께서 견디기 어려우니 먼저 손을 내밀고 하던 것이 오랜 습관으로 굳어져 이젠 당연하게 아내가 숙여줘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닐까요. 썰렁한 분위기가 힘들더라도 개선을 원하신다면 절대로 이유없는 사과 하지 마시고 '당신이 함께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당분간 이렇게 떨어져 지내보자'고 하시고 내버려 두셔야 할 것같아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치열한 상황이 되더라도 그 문제에 대해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아내쪽에서 무조건 먼저 받아주고 수그리고 해 준 것이 우스운 얘기이지만 남편은 자존심 상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걸 수도 있거든요. 물론 건강한 사고를 가진 남편이라면 그걸 고맙게 여기고 겸연쩍게 생각해서 나중에라도 자기가 다시 사과를 하겠지만 여러가지 자격지심이나 피해의식이 섞인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답니다.

    많이 힘드셨을 것이 느겨지고 당분간은 계속 힘드시겠지만 애들에게도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해주세요. 절대로 아빠 험담은 금물이고 어른들끼리 서로 문제를 잘 풀어가지 못해서 너희들도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시고 당분간 아빠가 좀 덜어져 잇고 싶어하는 것같다, 너무 걱정 하지 말아라 엄마 아빠가 지혜롭게 잘 해볼께 하고 안심시켜주시고요. 아빠가 아무리 철없이 굴어도 엄마라도 정신 바짝 차리면 아이들 잘 견뎌낼 거에요.

    남편 쪽에서 생각 다하고 방황 다하고 제대로 대화가 통할 때까지는 만나주지도 마시면 좋겟습니다. 노파심인데 만일에 폭력이 있으셨다면 꼭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 20. zerin
    '09.8.14 1:10 PM (99.30.xxx.188)

    악!!!! 제 예전 남친을 보는 것 같아요. 저는 거기에 질려서 헤어졌답니다. 이런 남친도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은 나아지더라구요. 처음에는 제 속이 점점 타다가 나중에는 되든말든 너는 말하지 말고 살아라 나는 행복하게 살겠다는 태도로 나갔더니 조금씩 누그러지더라구요. 이런 남자 조금 불쌍하죠. 보통은 컴플렉스가 심해서 그런 걸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런 컴플렉스가 아내나 여자친구에게서 느끼는 것 같으니 문제예요. 웃긴건 밖에 나가면 또 성인군자 라지요...

  • 21. 저희 집은
    '09.8.14 1:40 PM (116.36.xxx.82)

    제가 그래요..ㅠㅠ
    남들이 보기엔 사소한 일인데 기분이 엄청 상하고.. 그럼 또 기분이 풀릴 때까지 말을 안 합니다.. 제 분에 못이겨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때도 있구요..
    남편은 저와 반대되는 성격이예요.. 제가 그렇게 기분이 상해서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무조건(누구의 잘못이건) 제 기분을 풀어주려 노력합니다..
    위에서 많은 분들이 이런 성격 안 변한다... 고들 하셨는데..^^
    저는 이런 남편과 한 7년을 살다보니.. 요즘은 많이 나아졌어요..
    이 사람이 나 만나 뭔 고생인가 싶어서..^^
    내가 화 낼때마다 남편도 얼마나 스트레스 받겠어요..
    그래서 화를 냈더라도 짧게.. 빨리 빨리 풀려고 노력한답니다..

    극단적으로 대처하지 마시고.. 좀 달래주시면 안될까요?
    속으론 미안한거... 내가 심했던거.. 다 느끼고 있답니다..

  • 22. 인천한라봉
    '09.8.14 2:23 PM (211.179.xxx.41)

    내 남편님이그래요.. 지금 우리집 모습도 그렇구요..
    저는 이제 같이산지 4년인데.. 앞으로 어떡해야하나요..ㅠㅠ

  • 23. 잠수
    '09.8.14 3:30 PM (115.143.xxx.210)

    잠수타는 사람들은 젤로 비겁한 스타일이지요. 문제가 생기면 맞서야지(물론 어렵습니다만;;-.-) 술 도박 이상으로 젤 나쁜 남자 조건이라고 후배들에게 얘기합니다. 미혼 처자들 절대 헤어지세요!!! 그나저나 원글님은 어쩌나...휴.

  • 24. 참 답이~~
    '09.8.14 4:59 PM (218.157.xxx.175)

    어려운 일이네요.
    뭐라고 뚜렷한 답변은 못하지만 좀 더 대화를 시도해 보시다가
    계속 이러면~~~~~~~

  • 25. 우리집남자도
    '09.8.14 5:03 PM (125.128.xxx.77)

    뭘 좀 얘기하려고 하면 피합니다. 입을 다물어 버리죠. 아주 불쾌하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들어.. 현재 냉전중입니다. 저도 말을 안하고 있죠.
    당신 없어도 당신하고 말 안해도 나 혼자 다 하고 잘 살 수 있다... 보여주려고요
    출장간다 말도 없이 출장을 가더군요. 그런데 뭔 생각일까요. 어제 출근은 잘 했냐고 전화가 왔더군요. 글쎄요..정말 .. 과연.. 무슨.. 생각다운 생각을 한걸까요? 아님 적당한 시간이 흐르니 화가 풀려 지난일은 다 잊은걸까요? 자기만 잊음 뭐합니까.. 나는 아직도 ing 인걸...
    자기가 괜찮아지면 상대방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아님.. 상대방은 화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도대체 뭔 대화를 해야 알지요.
    우린.. 장래 계획, 아이들.. 경제적인것.. 등등 뭐 하나도.. 미리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얘기하고 대화를 해 본 적이 없네요. 그러다 보니.. 아이한테도 교육기준이 일관적이지 못한것도 있구요... 이러고 살아야 할까요?? ?????
    가정을 아주 소홀히 하거나 하는건 아닌데.. 뭔 대화를 할 수가 있어야죠.
    음.. 이혼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 혼자 살 수 있는 능력은 되거든요. 정말 답답합니다.

  • 26. 사랑이최고
    '09.8.14 6:42 PM (110.11.xxx.175)

    그래도 사랑앞에 다 녹습니다.
    걍 매번 져주세요. 사람이니 언젠가 변합니다.
    성장과정에 치유해야할것이 있다해도 사랑이 치료약입니다.
    상처가 많은 사람같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1750 "MBC 뉴스데스크 경쟁력 심각한 수준"이란 기사 제목. 2 verite.. 2009/08/13 886
481749 자랑질이예요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집 왔어요 ^^ 8 큰언니야 2009/08/13 658
481748 실손보험 7월 10일 가입했는데 취소됐다고 오늘 우편왔네요 3 남편꺼. 2009/08/13 840
481747 “간도는 한국땅” 정부도 나서나 12 세우실 2009/08/13 257
481746 제빵 개량제 대신에 몰트 엑기스 넣는게 몸에 더 좋나요? 3 궁금이 2009/08/13 808
481745 남편이 가출했어요. 29 먹구름 2009/08/13 6,545
481744 함 봐주세요.... 6 아들이원해서.. 2009/08/13 777
481743 85억 위안부 피해자 기념관, 정권 바뀌니 5억짜리로 1 ... 2009/08/13 185
481742 82쿡에 아이들도 들어오나요? 6 깜짝 2009/08/13 664
481741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하루 생긴다면 어떻게 쓰시겠습니까? 17 참 씁쓸~~.. 2009/08/13 1,047
481740 부산 가는데요.. 6 여행 2009/08/13 423
481739 고속버스터미널 상가 몇시까지하나요??????? 2 꽃빵 2009/08/13 492
481738 "'뮤직뱅크' 객석 촬영금지!" 6 개비에쓰 2009/08/13 615
481737 감자팩이 모공 속 노폐물도 없애주나요? 1 감자도리 2009/08/13 689
481736 전세대책,,, 정부, 규제대신 대출확대만…야권 "인상률 5% 제한" 1 verite.. 2009/08/13 157
481735 우체국연금 가입 문제 -조언부탁드립니다.. 3 우체국연금 2009/08/13 674
481734 80세 되신 시아버님이 결핵이라는데 격리병동에 옮기셨답니다 4 문병을 못오.. 2009/08/13 660
481733 빈대떡 살만한 곳 있나요? 서울입니다. 3 젯상에 올릴.. 2009/08/13 470
481732 수제비 맛있게 하는곳 아심 추천좀 해주세요 4 용인분당. 2009/08/13 435
481731 이런말해도,,될런지,, 68 2009/08/13 11,136
481730 수제 딸기쨈 지금 구입할수 있는곳 없을까요? 8 수제딸기쨈 2009/08/13 632
481729 하루하루가 힘겹네요. 5 마음이..... 2009/08/13 850
481728 I don't give a shit now. just do whatever you wan.. 6 영어해석이요.. 2009/08/13 633
481727 남편 출장 같이 갈까요, 말까요 30 조언 좀 2009/08/13 1,911
481726 [펌] 자전거 도둑을 잡았습니다. 5 세우실 2009/08/13 842
481725 이직에 대해서 3 내일은 서사.. 2009/08/13 250
481724 방학메뉴.. 공유해요..^^ 6 초보맘 2009/08/13 636
481723 무창포 가는데 주변에 들를 만한 곳 알려주세요 3 무창포 2009/08/13 347
481722 요즘 밥하기 싫어요 10 더워서 2009/08/13 1,070
481721 "냐"로 끝나는말.. 13 .. 2009/08/13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