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남자 셋과 삽니다.
사실 제일 키큰 김씨는 그냥 그렇습니다.
키작은 두 김씨 남자들이 이쁘다가 밉다가 하죠 ㅎㅎ
키큰 김씨는 땅바닥에 내려놓지도 못했다는
막둥이아들의 막둥이아들입니다.
필이 팍~ 오지 않습니까?
세상에... 넉넉한 살림에도 그토록 시누이들과 차별을 하셨드만요..
돌아가신 키큰 김씨의 할머니께서요..
동네 점빵(!,, 요렇게 읽어야 느낌이 살아요^^)에 데리고 가셔서는
고쟁이 속주머니에서 쌈지돈 꺼내어 점빵 쥔장손에 쥐어주고는
맘껏 먹어라 하면서도
침흘리며 따라온 누이들을 호통쳐서 물리쳤다네요
독해~~(근데 한구야! 왜 그랬니?)
그러면 그당시 키가 작았던 지금의 키큰 김씨는 전봇대뒤에 숨어
야금야금 먹으며 누이들 약을 올렸겠지요
상상이 되지요?
가끔 제게 그런 모션을 취할때가 있습니다.
살면서 딱 고 나이쯤으로 보일정도로 속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평소엔 안그러는데 화가 나서 꼭지가 한번 돌면
되돌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신혼때는 같이 싸우고 달래고 했었는데
나만 늙더라구요
요즘은... 나와 관계된 일만 아니면 내비 둡니다.
심지어는 옆에서 과일깎으며 입에 하나씩 넣어주며
"먹으면서 해... 암도 안주고 자기만 주께!"
.
.
.
제풀에 꺾여서 스르르...
이 방법은 아부지 화내실때 엄니가 하시는걸 보고 배웠네요
울 시댁도 가끔 그런 상황이...^^;;
요즘은 그 남자 생전 처음 주말부부한다고 애쓰고 있습니다.
금욜밤에 겨우 둥지로 돌아오면
그때부터 왕이 됩니다.
얼른 키작은 김씨 두남자를 붙여 안마를 하게 하고(택도 없지만^^;;)
이가 빠지도록 시원한 맥주를 안주와 함께 내며 콧소리를 더합니다.
"울 서방님! 일주일동안 얼마나 힘드셨어~~~~엉?"
이러면 게임 끝납니다.
한잔 시원하게 들이킨 맥주잔 박력있게 탁! 내려놓으며
어디 힘든일 남겨둔거 있으면 말하라고 일어날 태세지요.
이렇게 미리 포석을 깔아두면
애들이 놀아달라 뭐 사달라
마누라가 양말을 곱게 벗어라... 똑바로 누워라 해도
고분고분 순한 양이 됩니다.ㅋ
월욜 새벽 다시 일터로 내려가기전까지
먹고 싶은 음식, 사이사이 간식, 한달음에 사온 시원한 아이스크림까지
포식을 시켜주면 정말 행복해하며
안아주고 입맞춰주고 다시 일하러 갑니다.
가는 뒷모습이 짠하기도 하지만
마지막엔 씨~~~익 제가..... 웃습니다.
좀더 힘든 작은 김씨들...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제 잘했다고 오늘도 잘하지 않으며
오늘 못했다고 내일도 못하진 않을거란거...
기껏 어르고 달래서 하루를 마감하고 내일도 이렇게 할꺼지? 하면
정말 대답도 우렁차게 네~~~~ 해놓고는
아침해가 뜨면 여지없이 기대를 무너뜨리지요^^
하지만 자기들이야 어떻게 하루를 보냈던지
먹을것은 지독하게 챙긴다는거...
학교 갔다오면 인사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늘 간식 뭐예요?" 한다는거...
그래서 여기 그들과 성도 다르고 성별도 다른
좀 더 진화한 나는
그 간식으로 이 작은 김씨들을 평정합니다.
시험기간이 다가오거나
요즘 생활태도가 영 말이 아니거나
특별히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을때는
생일날에나 먹어야 마땅할 특별 간식을 해주지요
간식을 사이에 두고
얼른 먹겠다고 덤비는 이 사람들을 다독이며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듣고 싶은 약속을 받아냅니다.
길어야 1박2일을 못넘기는 약속이므로
거의 격일제로 화려한 간식을 계속 선보여야하지만
적어도 효과는 짱!
게다가 우리 엄마 최고라며
엄지손가락 들어주는 센스를 갖고 있으니 이 아니 좋을소냐...
아직 닌텐도도 안사주고 휴대폰,mp3, 인라인스케이트...
바라는게 끝이 없지만
시험때마다 지들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아이인것처럼
연극을 해 대지만
이래저래 달래고 다독이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가까운 지인의 이혼 하소연을 들었네요
정말 이혼만이 답이라면 말릴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 이라는 여지가 남아있는 그들에게
그 소식이 들려올때마다 참 그렇습니다.
우리네 삶이란게 다 그렇지않나요?
일일이 찾아보면 흠 아닌게 얼마나 있던가요
그저 다독여주고 덮어주고
니가 최고다 해주며 부대끼며 사는거지요
오늘 내게 남은것이 뭔가 곰곰히 떠올려보니
결론은 김씨 남자 셋만 남더군요.
이제 내년이면 4학년이고
있던 집도 팔았고 돈도 어디로 다 가버리고
연말이면 그나마 반찬값이라도 벌던 부업도 사업자등록 폐지를 해야 하고
더 이상 멋지거나 이쁘지도 않고(내게만...)
또 더 이상 똑똑하지도 않더군요
그래도 열심히 먹이고 토닥인결과 김씨 남자 셋은 아직도 내게
엄지손가락 치켜주니
오늘도 행복합니다.
행복이 없다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숨은 행복을 찾아보세요
어느집에나 조금씩 어떤 형태로든 숨겨놓은게 있을거예요
주절주절...
맥주 한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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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남자들 길들이기!^^
내가 왕이다~~ 조회수 : 1,095
작성일 : 2009-07-08 22:40:16
IP : 211.205.xxx.17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7.8 10:52 PM (61.120.xxx.234)그죠, 결혼하고 살다보니 그렇죠.
너무 큰 것만 바라기 보다는 소소한 일상에서 울고, 웃고, 위안받고 그런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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