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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한 동생이 자살하겠다고 해서 뺨을 때렸어요.ㅠㅠ

맏언니 조회수 : 2,318
작성일 : 2009-06-30 12:51:09
저와 나이차가 많이 나는 여동생입니다..이제 스무살
전 얼마 전 결혼한 새댁이고요.

어릴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라 그런지 정서가 불안한 아이였어요
그래도 예쁘고 귀엽고 똘똘한 아이였는데, 고등학교 가더니 자퇴하고 싶다 하더군요.
학교에 적응이 안된다고 무척 힘들어했죠.

엄마아빠는 무지 걱정했지만 제가 지지해줘서 결국 자퇴.. 너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밀어줬죠.
검정고시보고 대학가고 하더니.. 잘 다니는 것 같더니만
학교 수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재수해서 다른 곳에 갔고,
현재는 스카이를 가겠다며 삼수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 솔직히 지금은 자퇴하도록 지지해준 것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와중에 성당에서 만난 몇살 위 오빠를 사귀더니, 한달도 채 사귀지 않았는데
엄청 집착해서 채였어요. 그런데 이게 반년 전 일인데 여전히 집착하고, 생각하고,
그런 사랑은 평생 다시 없다는 둥 괴로워하고 온갖 고민을 다 하더군요.

식구들 모두 한때 실연의 상처려니 하고 덤덤히 내버려두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문득 어저께 삼수도 안 하겠다, 오빠를 포기하겠다,
내 마음대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지 않냐며 이 사실에 무지 절망하더라고요 .

그러더니 대학도 의미가 없고 한국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미국 프랑스에 유학을 가겠대요.
현실적으로 지원할 여유가 없는 집입니다.
계획은 있느냐 물었더니, 계획도 없지만 한국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해요.

그래서 그냥 도피하고 싶은 것뿐 아니냐? 물었더니
사실은 차라리 죽고 싶다고 다음 생을 다시 살고 싶다고 이러네요.
얘가 요즘 환생과 전생에 대한 책을 많이 빌려다 읽었거든요.

어이가 없어서 그런 습을 반복하는 거야말로 니 영혼에 대한 모독이고 제대로 환생이나 하겠냐고..
하여간 계속 "죽고 싶어" "죽고 싶어" "다시 리셋하고 싶어" 이러길래
열이 뻗쳐서 뺨을 여러 대 때리고 머리도 쥐어박고 그랬네요.
죽고 싶다는 게 맞기는 싫은지 제 팔도 막 할퀴고.. 평생 그런 쌈박질은 처음이었어요.

그러고 나서 그런 생각 말라고 붙들고 울기도 하고..
아주 영화를 제대로 찍었습니다.

근데 자살하고 싶다는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래요. 전 몰랐는데,
재수하면서도 죽고 싶다고 엄마한테 말했다가 맞았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죽는 게 뭐가 잘못이냐고 대드는데 진짜 어이가 없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야기하니 한숨만 쉬시고.. 정말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어디부터 잘못된 걸까요?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볼까요?
비슷한 경험.. 겪으셨거나 들어보신 분 부디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ㅠㅠ
IP : 218.38.xxx.130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_+
    '09.6.30 12:57 PM (121.166.xxx.150)

    좋은 언니가 있어서
    죽진 않을거같은데요.
    상담이든 뭐든
    관심을 좀 보여주시는게 도움이 될거같은데
    철이 없어 그러는건지
    정말 무슨 트라우마가 있는건지
    주변에서 잘 살펴주셔야할듯.

  • 2. ....
    '09.6.30 1:01 PM (211.49.xxx.36)

    그게 때려서 될일같진않습니다
    저렇게 속마음을 말하는건 도와달란 신호일수있는거거든요 .전문가 도움받아야할단계같은데요

  • 3. 죽고싶은
    '09.6.30 1:13 PM (122.42.xxx.4)

    죽고싶다는 사람에게 뺨을 그것도 여러번씩이나 때리다니요?
    죽고싶다는 표현은 도와달라는 다른표현일텐데...
    뺨을 때리다니요....?
    전문가 도움을 받으세요,

  • 4. //
    '09.6.30 1:14 PM (210.180.xxx.126)

    전문가 도움에 한표 더 얹어드립니다.
    건너건너 아는 동생이 실연하고나서 아파트에서 뛰어내렸거든요.
    저 나이땐 이성적인 판단이 잘 안되나봐요.

  • 5. 그리고
    '09.6.30 1:18 PM (122.42.xxx.4)

    무슨일이 있어도 뺨은 때리지 마세요.

    너무 하십니다. 다 큰 처녀 뺨을 때리다니요.

  • 6. ....
    '09.6.30 1:22 PM (210.204.xxx.29)

    맞아도 싸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동생분은 문제가 조금 심각해 보입니다.
    가족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이미 지난거 같은데..
    전문가의 상담이 절실한거 같네요.

  • 7.
    '09.6.30 1:32 PM (211.170.xxx.98)

    감정기복이 굉장히 심한 동생 같네요. 정신과에 가셔서 상담을 받아 보세요. 가족들이 모르는 아픔이 있을 것 같아요.

  • 8.
    '09.6.30 1:38 PM (122.35.xxx.131)

    맞아도 싸단 생각드네요. 지속적인 폭력이야 문제죠. 원글님 동생같은분 집안에 하나둘씩
    있는 캐릭터잖아요. 저도 명문대 다니는 친정오빠가 가끔 이런식으로 잠수타고 뒤집어놔서
    저랑 엄마가 살얼음판 걸어봐서 압니다. 그것도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이런면이 전혀
    없는데도 대학때 그렇게 방황을 하대요;;;
    지금이야 멀쩡하게 직장 잘 다니고 있는데... 그때 속썩던 생각하면 정말;;;

    때려서 될일은 아니지만.. 마냥 달래서 될일도 아닙니다.
    하나마나 한 소리지만 너무 약하게 키워서 그래요.
    사랑을 주되 통제도 해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되 책임감도 알려주고;;;
    이래서 부모가;;; 양육자가 힘든거에요.

    저도 그 단계까진 안 가봤지만.... 정신과 상담받아보는게 필요하다고 느껴지네요.

    유학가고 싶다면 알바를 하라고도 하고싶고, 또 돈을 일절끊는 방법을 쓰고도
    싶은데;;; 그러다 진짜 죽을까 걱정이네요. 저런사람들이 잘 죽진 않지만
    (그런거 표현못하고 자괴감 심하고 자존감 떨어지는 사람들이 말없이 잘죽어서)
    일단은 상담을 좀 받고..
    책임감을 느낄만한 일을 좀 해봤음 싶고 그렇네요.

  • 9. 깜장이 집사
    '09.6.30 1:44 PM (110.8.xxx.101)

    죽고 싶다는 말을 한 때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었어요. ㅠㅜ (간증인가용? ('')(..) )
    외로웠어요. 그게 참 스스로가 하찮게 느껴지면서. 정신과 상담이고 나발이고 제 마음이 안열리니 힘들더군요.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마음을 터놓고 얘길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때 언니와 동생이 많이 들어줬었어요. 같은 얘길 계속해서 들어주었어요.
    제가 얘길하면 꼭 동생이나 언니가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얘길해줬어요.
    그게 참 많이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데. 난 항상 걸려 넘어져 있는 것만 같고.
    세상은 온통 그을음 가득한 곳이고.


    동생분께 뺨 때린거 미안하다고 사과해주세요.
    (설령 당연히 맞을 짓이라고 생각해도. 뭐. 세상에 맞을 짓은 없지만요..)
    동생분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려주세요.
    자퇴하겠다고 했을 때 결국 동생의 선택을 인정한 것도 동생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해주세요.
    상담도 받아보세요. 그게 당장은 힘들겠지만.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어요. 정신과에 가시게 되면 약 처방 받아서 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힘드시겠지만. 가족들 사이에도 동생분의 '고백' 때문에 상처들이 많으실 것 같네요.
    님이 조금 만 더 힘내서 가족들도 돌봐주세요.


    그리고 열중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할 것 같네요.
    공부 오래하다보면 혼자 지쳐서 이상한 것에 필 꽂힐 수가 있는데. 운동 한번 권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도저도 싫다 그러면 [묵언마을]이나 [예수원]이란 곳에 가보시는 것도 권해봅니다.


    (휴우.. 하다보니 간증이 되어버렸네요..)

    지치시면 안됩니다.
    별 도움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힘내세요.

  • 10. 비타민
    '09.6.30 1:59 PM (61.105.xxx.51)

    심리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하고 그로 인해 앞을 살아가는데도 많은 문제에 부딪칠 것 같습니다.

    어느 하나에 정착 못하고 만족 못하면서 계속 자퇴와 재수를 반복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과연 SKY에 들어가서도 만족할까요? 전혀 아닙니다.
    그냥 현재 이 상태를 견디지 못하는 것일 뿐..

    남친에 연연한 것도 마찬가지이고, 인간관계를 맺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연한 후에 보이는 반응도 문제입니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태도는 아주 극단적인 태도이고 정서적 문제와
    인지적 문제가 있습니다.

    정신과적 문제는 아니고 심리적인 문제이니 그다지 거부반응 보일 필요 없고요,
    정신과 의사가 아닌 심리상담가를 만나보세요.
    단기간에 해결되지는 않지만 지금 젊으니 빨리 상담 받으면 다른 삶을 살지만
    저 상태로 몇살 더 먹으면 그 좌절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때는 정말 히코노모리가 됩니다....

    언니들이 감싸주고 이야기 들어주는 것으로는 문제해결, 힘듭니다.
    스스로 극복하기에는 본인의 힘이 너무 약하고 불안정해요.
    혼자 힘으로 극복하려면 본인이 강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너무 어렵고 과정 중에 무슨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으니
    지금이라도 심리상담 받게 하세요.

    돈 좀 들어갑니다. 1번 상담에 얼마..
    그러나 앞으로 치를 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재수, 유학... 이것 다 현실도피입니다.
    현실도피의 끝은 끔찍하지요.
    지금 바로 상담할 곳을 찾아보세요.

    언니가 찾아보시고, 그 상담전문가를 먼저 만나서 이런 아이인데 어떤 상담이
    진행되는가를 먼저 파악해보셔도 됩니다.
    상담가마다 전문분야가 있기 때문에 안 맞으면 진행이 안되니까요.

  • 11. 맏언니
    '09.6.30 2:15 PM (218.38.xxx.130)

    저도 울컥 해서 때려놓고 좀 걸으며 (집에 바래다준다고) 울고 미안하다고
    길에서 끌어안고 쇼를 했어요. 지금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
    자기도 미안하다고 하며 울더군요. 집에 가선 "그래봐야 뭐가 달라지느냐"고는 했다지만..

    남편도 "요즘 아이들 그러다가 진짜 홧김에 죽기도 한다" 하는 말에
    너무 걱정이 되고.. 더 안절부절해졌어요..

    가족의 지원은 필요하겠지만 본질적으로 제 손을 떠난 문제인 것 같아서 도움을 청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해요.

    종교적 도움은 본인의 의지가 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동생은 전혀 의지가 없어보여요.
    몇달 전엔 제가 아는 스님을 같이 만나자고도 하던데 이젠 맥없는 인형같은 애가 되었네요.

    상담 전문가들도 여러 분야가 있을 텐데
    청소년 심리상담쪽을 알아봐야 할까요?
    상담비용 한번에 몇만원씩 들겠지만 제가 치르려해요.. 참 마음이 답답합니다.

    다른 얘기지만 정말 어린시절 엄마와의 애착 형성이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남매인데 위에 엄마가 끼고 키운 저와 동생은 괜찮지만
    맞벌이 시절 자란 밑에 둘은 정말 불안해요.
    맞벌이하면서 제대로 된 다른 종류의 케어-조부모나 주양육자-도 없었고요..
    물론 개인 성정 탓이 크겠지만 맘이 아프네요.

    급선무는 좋은 상담가를 만나는 것 같네요.
    열심히 찾아볼게요. 정말 고맙습니다.

    혹시, 좋은 분께 도움받은 적 있으시면 어딘지 알려주시면 꼭 참고할게요..

  • 12. 리셋하고싶다고??
    '09.6.30 2:16 PM (211.193.xxx.213)

    저도 그런생각했던적 있어요
    죽고 다시태어나서 시작하고 싶다
    그런데 지금의 내모습보다 더 악화된 현실에 태어나면 어찌될까 생각해보니(아프리카 난민 /빈민가/장애를갖고 태어니게되면??) 그냥 지금현실에서 최선을다해 이번세상을 잘 살아내고 다시 신을 만나면 그 상으로 다른생을 요구해야겠다 싶더군요 그렇게 한번 말씀해보세요

  • 13. 맏언니
    '09.6.30 3:07 PM (218.38.xxx.130)

    위에님
    네 그런 말도 해봤어요. 지금 괜찮은 삶이라고,
    이쁘고 키도 크고 부모님도 젊고 건강하시고 다시 이런 삶 만나기는 쉽겠냐고 ..
    귓속으로야 들어가겠지만 머리로 안 받아들이는 거 같더군요.

    깜장이집사님이나 위에님처럼
    동생도 잘 이겨내길 바랄 뿐입니다.

    동생 혼자 힘으로 어려운 것 같아서 지금 저는 자게 뒤지며 상담소 찾고 있네요..

  • 14. 비타민
    '09.6.30 3:30 PM (61.105.xxx.178)

    청소년상담이라고 하면 주로 진로, 학업 상담에 많이 국한되는 경향이 있어요.
    동생은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문제가 더 큰 것 같습니다.
    학업,진로상담이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라고 하세요.
    왜냐면 학교 못가서, 공부 안되서 문제인 것이 아니니까요.

    심리적인 것인데 언니분이 잘 포착하셨듯 애착 문제에서 시작되었고
    성격적인 것,기질적인 것도 영향이 크죠.
    그러니 이런 것은 말 한두마디로는 택도 없고 일년 정도는 작정하고
    상담을 하셔야할 겁니다.

    안 그러면 평생 고질병이 됩니다.
    결혼해서도 툭하면 사네 못 사네...남편에게 집착하다 거절 당하면 난리나고...
    의부증까지 가기 딱 좋습니다.
    다행인 것은 너무 젊다는 것.
    머리가 있으니 어느 정도 납득할만한 상담 포인트를 찾고, 언니가 도와주면
    변화가 크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청소년상담쪽으로 연락해서도 전문상담가에게 '이런 류의 아이인데
    청소년상담으로 될까요'하고 물어보시고,
    그러면 이런 아이에게 맞는 전문상담가분을 소개해달라고 하세요.

    무료로, 또는 저렴하게 하는 곳과 유료로 정식 상담소에서 하는 곳이 잇는데
    금액차이가 크죠.
    무료는 무료입니다.

    좋은 곳을 찾길 바랍니다.

  • 15. 맏언니
    '09.6.30 4:07 PM (218.38.xxx.130)

    비타민님 거듭 답글 주시고 고맙습니다.
    학업 진로와는 좀 다른.. 근본적인 심리 기저에 문제가 있는 거겠죠.
    지금 어려운 시절이 뭐랄까.. 앞으로 살아갈 힘을 기르는 계기가 되었음 좋겠어요.
    아직 어리니까요.

  • 16. 상담
    '09.6.30 7:06 PM (122.36.xxx.144)

    상담 좋습니다. 학교에 무료 상담있으니 확인하세요.

    건강한 정신이 있어야 건강한 연애도 하지요.

  • 17.
    '09.6.30 11:57 PM (219.250.xxx.222)

    대학 때 학교 상담실에서 등록금 뽕을 뽑았다고 자부해요.
    대학 상담실이면 또래 학생들이 많이 다녀서 더 좋을거예요.
    동생분 다니는 학교도 좋고, 언니가 집 근처 학교 알아보셔도 좋겠네요.
    재학생이면 무료로 되구요. 아시죠?

    언니가 상담실에 전화하셔서 예약 잡으시고 동생분이랑 같이 가보세요.
    동생 상태를 잘 설명하시고 대학원생 말고 상담사 선생님 연결시켜주세요.
    대학원생들 인턴 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 분들도 좋았지만 동생분은 연륜과 경험이 있으신 분을 만나야 할 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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