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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말하는 20대의 현실 (펌)
모두가 욕하는 개념없는 서울대학교에 재학중입니다.
분개하시는 386 세대 형님 누님들에게,
오빠들은 뭐해요 라고 묻는 촛불 소녀들에게,
저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왜 20대는 시위에 안보이냐구요?
일단 말씀드립니다. 지금은 기말고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그깟 기말고사?
지금 386 세대 분들의 한탄이 우리는 가정이 있다, 너희가 앞장서야 한다, 나라가 위급한데 시험이 문제냐?
죄송합니다. 시험이 중요합니다.
20대는요, 그깟 허접한 토익 몇점차에 정규직 비정규직이 갈립니다.
학점 0. 몇점 차에 취직이 되고 안되고가 갈립니다.
지금 태반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합니다.
말씀드려도 모르시겠죠. 지금 20대가 얼마나 지독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지금까지 얼마나 지독한 경쟁을 뚫고 살아온 세대인지. 그 경쟁을 뚫고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살아와야 했는지 등등.
가정이 있다,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문제와 조만간 가정이 생긴다, 생계를 찾아야 한다 는 문제의 본질이 크게 달라보이진 않습니다.
조금이나마 20대의 입장에서 20대를 소개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중구난방의 시위를 보면서,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조직으로서 대학생들이 나서주기를 바라십니다.
대학생들이라고 조직일까요? 저는 서울대학교 학생입니다만, 제가 서울대학교를 대표할수 있을까요?
사실 대학생 조직을 구성하려면 학생회가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20대는 학생회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김영삼 - 김대중 -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주의는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사실 독재라는 말은 이제 옛말처럼 들리지요.
그러자 386 선배님들의 후배들은 사실 더이상 시위할 거리가 없었습니다.
제가 04학번입니다만, 운동권의 데모는 사실상 01학번을 마지막으로 대가 끊겼습니다.
하지만 남겨진 자들은 뭐라도 해야했죠. 그래서 운동권이 선택한것이,
북한문제, 페미니즘 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지금 대학생들은 길거리서 전도하는 기독교만큼이나 운동권을 싫어합니다.
북한문제나 페미니즘은 아무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이야기고, 그들만의 잔치입니다.
저희 학교만 해도 운동권을 표방한 학생회는 더이상 당선되지 못합니다. 비운동권이라고 해야 표를 줍니다.
북한문제, 페미니즘. 사실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솔직히 일반 학생들은 짜증이 납니다. 마치 지들이 제일 잘나고 니들은 배워야해 이런 고압적인 자세에서, 일반 학생들은 그들이 고깝게 보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안따릅니다.
이번 서울대 시국선언 문제도 말이 많았습니다. 북한 이야기가 굳이 왜 언급되어야 하냐는 반응이 많았죠. 현실이 그렇습니다. 대학의 운동권은 북한 얘기라면 환장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이야기 하고 싶어하죠. 그들만의 이야기고 일반학생들은 인상을 찌푸립니다.
20대가 시사에 전혀 관심이 없지는 않습니다. 대학생들 태반이 이명박이 또라이인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교육 열풍이 불면서 서울대학교에는 강남 출신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중학교 이전부터 특별교육이 요구되는 특목고도 늘었죠.
그들의 부모가 기득권층이고, 그러니 굳이 나서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20대가 왜 분개하지 않냐구요?
사실 지금 현실이 냉정하게 말해서 "독재" 라고 표현하기엔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많으신 분들이 이건 독재나 다름없다 라며 분개하시겠지만, 사실 독재라고 표현할 수는 없는겁니다.
우리는 투표를 했고, 50%의 득표율로 이명박이 당선되었습니다.
그는 민주적인 방법에 의해 당선되었고, 평생 나혼자 대통령을 하겠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시위를 제대로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학생들에게 목숨이 걸린일은 취업이고 (강조드리지만 취업하기 장난 아닙니다. 제가 서울대학교 학생임에도 취업위기를 느낀다면, 다른 학교 학생들은 어떨까요?) 정치문제는 지금당장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보여집니다. 오히려 지금 취업난이 지속된다면 피를 토하는 투쟁이 시작되겠지요 그리스처럼.
20대는 이명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386 세대를 봐온 경험상 시위가 자신의 처우를 개선한다고 믿지도 않습니다.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386 분들은 취직걱정을 하시진 않으셨지요. 1차적 욕구가 해결되야 2차, 3차적 욕구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겁니다. 당장 돈벌 일도 까마득한데, 이미 민주주의인것 같은데 독재타도라뇨.
또한 그들이 봐온것은, 시위에 참여했던 386 세대들이 일부 정치인들을 제외하고는 과연 어떤 대우를 받고 있나 학습한것이지요.
제 사촌 고모 중 한분이 이화여대 학생회장이셨습니다. 여자도 꽃병 던지는 386 에서 나오는 여성분들과 같은 일을 하셨겠지요.
제 친척 어른들이 항상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너 시위나가지 마라. 저 고모처럼 된다.
집회참여가 명예를 가져다 줍니까? 돈을 벌어 줍니까? 아니오. 오히려 비참한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것을 보고 자란 20대 입니다.
이 나라는 웃긴 나라입니다. 국가 유공자가 대우 못받고 민주투사가 민주주의 시대에서 무시당합니다.
오히려 자기 이득만을 취한자가 떵떵거리며 사는 나랍니다.
그리고 그런 나라에서 보고자란 20대 입니다.
긴 글을 요약하자면,
20대는,
1. 시위에 참여했던 386 세대를 보면서 그들의 처우를 보면서 시위에 회의를 느낀 세대입니다.
2. 당장 취직걱정 - 이것은 먹고 사는것의 문제입니다. 절대 '그깟' 이라는 표현으로 치부될 것이 아닙니다. 토익 몇문제에 생사길이 엇갈리는데 시위나가서 줄이라도 그어 진다면,
3. 운동권을 혐오하는 세대입니다. 그것은 운동권이 스스로 만들어온 것이라고 봅니다. 일명 "다함께" 보셨죠?
4. 고학벌일수록 기득권의 자제들입니다. 그렇다고 비기득권층의 자제들이 시위를 나가지도 않죠;; 그것은 다시 생사의 문제, 취직걱정으로 거듭납니다.
5. 지금이 위기라는 의식이 크게 없습니다. 이명박의 위기구나 라는것은 다들 느끼죠. 그들은 지금이 독재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깽판정도라는것은 다들 알죠.
소개는 이정도로 마치고...
그럼 해결책이뭐냐... 하실겁니다.
없습니다. 20대는 시위에 안나올겁니다. 대학생들은 운동권에 힘을 실어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술과 섹스, 스포츠에 미쳐있는 20대 라고 표현할것도 없습니다. 태반의 20대는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묻고싶습니다.
왜 20대의 희생을 원하는지?
왜 나는 안되는데 20대가 나서야 하는지?
씁쓸한 생각이 들어서 남기는 글입니다.
집회 나갔던 이야기 하면, 친구들이 저를 바보 취급합니다. 신기하게도 생각하죠. 물론 서울대 친구들이 말입니다.
저는 그들에게 분개하지 않습니다.
그냥 혼자 피켓들고 서울역, 대전역 돌면서 1인 시위를 합니다.
각자 나름의 사정이 있는거고 내가 맘에 안들면 내가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남한테 희생을 강요할 순 없습니다.
내가 전경이 맘에 안들고 시민들이 걱정되니 맨앞줄에서 전경을 막습니다.
좋은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습니다.
왜 남이 희생해주길 바라시나요? 박종철 열사같은 희생이 있었으면 하나요?
하하하.
제 경험상 말입니다,
전경한테 밀리면서 맞으면서 사람들한테 도와달라고 하면서,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점은,
싸움구경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으니까, 싸움구경하러 여기까지 무리지어 오셨구나, 그래서 나 열받게 해서 전경하고 싸움붙이시려는구나,
내가 선동꾼들한테 놀아났구나,
이 생각이었습니다.
너무 긴글이 되어버렸네요.
20대는 이렇습니다.
개념이 없죠. 욕 먹을만 합니다.
하지만 20대를 욕하기 앞서 남의 희생을 그렇게 쉽게 바라셔도 되는지도 한번 재고해 주셨으면 합니다.
1. 이 분
'09.6.11 9:02 PM (114.129.xxx.52)말씀이 맞네요..
저 역시 치열한 20대를 다 보내고 20대의 언저리에 앉아있는 사람으로써..공감합니다.
답답하지만 어찌할바도 없는 현실.......2. 그럼
'09.6.11 9:05 PM (125.140.xxx.41)투표나 개념있게 잘들 하셨으면 좋겠네요.
다른건 다 제쳐두고라도.3. ...
'09.6.11 9:06 PM (125.129.xxx.33)투표나 개념있게 꼭 하셨으면 좋겠네요..
20대 투표율... 30%도 안하던데요...4. ?
'09.6.11 9:12 PM (123.109.xxx.11)구구절절한 변명.. 386도 아닌, 20대도 아닌 그 사이 낀 세대 입니다. 굳이 말하면 297세대죠.
그럼 우린 뭐 편하고 좋았나요?
어느 세대가 그리 편하고 좋았을려구?
386은 20대 당신들 말대로 경쟁 없었을까봐요?
알겠어요.. 알겠으니.. 진짜 투표날 투표나 하시던지...
투표율 가지고 얘기하면 꼭 자긴 했는데 남들이 안했다고 하더라구요?5. .
'09.6.11 9:14 PM (125.176.xxx.13)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82학번 83학번들.
영어 한 마디 못하고.
학점 징그럽게 cd cd로 깔아도 대기업 5~6군데 중 골라서 들어갔던 시절이죠.
냉정히 말해서 개념이 있고 없고를 떠나.
386들은 1차적 미래 진로에 (취업걱정)대한 걱정이 없었기 때문에
거리로 나설 수 있었던 겁니다.
지금 대학생들에겐 그 찌질한 b냐 a냐가 생존이 걸려있죠.
(아마 술 먹고 노는 게 대학생활의 전부였던 40대들에겐 절대 이해 못하는 문화일겁니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때문에, 더 견고해진 기득권과 그 기득권의 자제들에게
그 어느 세대보다도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 게 지금의 20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회의 구조적 모순 때문에 당하고 있는 세대에게
상대적으로 혜택 본 윗세대들이 돌 던지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도.6. ....
'09.6.11 9:15 PM (110.11.xxx.136)그럼 투표라도 제대로 해서 우리같이 투표 잘한사람 피해는 안줬으면 좋겠네요..ㅠ.ㅠ
7. 휴..
'09.6.11 9:15 PM (122.38.xxx.27)투표나 잘해라.. 삶의 열정조차없는 20대들아.
8. 좀 더 살아보라죠
'09.6.11 9:16 PM (61.82.xxx.138)숲은 보지않고 나무만 보는 편협한 사고를 가진 20대군요..불쌍한것...
시험봐서 점수높여 정규직가도 이런 세상이면 얼마못가 또 짤리고 문제생길것을 왜 모르는지..
토익점수 몇점 더 받는것 보다 비정규직 차별없는 올바른 세상 만드는 게 20대에게는 더 유리한것을..
더 무서운것은 그런 생각으로 살아가도.. 자신의 자식들은 또 겪어야 하는 반복이 된다는걸 정말 모르는지..
당장 닥친 문제가 급하다고해도, 길게 앞을 보지않는다면 또다시 다른 20대가 힘들어질겁니다.9. ?
'09.6.11 9:19 PM (123.109.xxx.11)위에 . ( 125.176.94.xxx , 2009-06-11 21:17:30 )님, 상욕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거둬주시지요?10. .....
'09.6.11 9:20 PM (110.11.xxx.136)윗님 욕하지마세요..
투표율이랑 지지하는당 모든것이 20대랑 50~60대하고 똑 같답니다.
60대이상은 그래도 이제 살날이 얼마안남았다는 위안이라도 있지...20대는 어떻하냐고요.11. 큰언니야
'09.6.11 9:29 PM (122.107.xxx.17)386세대가 할 일 없어서 민주화 운동 했나요??
386세대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서 거리에 나갔었나요??
이봐요, 젊은이...
당신이 제일 두려워 하는 것은 [편/안/함/의/상/실] 아닌가요?
당신이 제일 두려워 하는 것은 [미/래/의/보/장] 아닌가요?
당신의 직속 386선배들은
당신이 제일 두려워 하는 것을 [신/념]과 바꾸었어요.
그.런. 배.짱.도.없.으.면.서 자.신.의 비.겁.함.을 합.리.화. 시키지 마세요!!12. ..
'09.6.11 9:33 PM (121.150.xxx.202)수긍되는 부분도 상당히 많습니다만, 아쉬움도 많습니다.
전 20대가 반드시 시위에 참석해야 한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각자가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동참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현 20대 분들이 살아온 환경은 지금의 그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어느 시대이든지 사람은 모두 자기 자신의 문제가 가장 절박하지만,
그 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했고, 지금은 그래서 안한다는 면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독립투사가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는 고쳐져야 하며..
불합리한 일이 자행되는 사회는 바로 잡아야 하며..
이러한 모든 것들이 지금 우리들의 소임이라는 것을...
그리고
몇 십년 후에 우리 후손들의 "그동안 어른들은 뭐하셨나요"라는 질문에
설령 그 때까지도 해결이 안되었다 하더라도
열심히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당당히 대답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직업상 20대를 많이 접합니다만
가장 절망적일 때는 아무 관심도 없는 다수의 20대들을 접할 때입니다.
밝은 눈으로 지켜보고 기억하며
자신의 삶을 열심히 꾸려나가
평생 자신의 생활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것 만으로도 사회가..나라가..역사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생하지 마세요.
악착같이 세상에 자리잡고 살아 남으셔서 자신의 힘으로 주변을 정의롭게 해주시면 됩니다.
20대를 욕하는 분들도 대부분 20대의 무관심을 원망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만...13. .
'09.6.11 9:43 PM (118.216.xxx.80)근데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뭘 알긴 아나요?
제 기억에도 뭔가 나날이 새롭고 재미있는 일들이 날마다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득찼던 때로 기억하는데요....동아리 가입하고 이런 저런 교육받지 않으면 사회에 대해 모르기는 그때도 매한가지였어요....제 주변 친구들도 그랬구요.
87학번 복학하고서 그들이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시위만 했다는 말 심심찮게 듣긴 했네요14. ..
'09.6.11 9:54 PM (115.140.xxx.18)우리 386이 적당히 학교다니다가 취업했다는 소리로 들리네요 .
우린 고등학교때부터 췌루탄 냄새 맡았어요
87년도엔 버스가 안다닐때가 더 많았죠
원글이 일견 이해가 가지만 386도 가만히 앉아서 떡 받아먹진 않았어요
우리 피의 댓가로 민주주의를 얻었고 또 그 댓가를 지금 또 치르고 있어요
그 편한 취업의댓가를 피로 대신했단 말입니다
20대 입장도 이해하죠
님들도 그 댓가를 치루셔야할겁니다
지금의 무관심을 고스란히 살면서 받겠죠
우린 우리 몫을받죠15. 쯔쯔
'09.6.11 10:01 PM (59.18.xxx.33)물론 어느 의미에선 위 20대 말도 다 일리가 있습니다.
근데요, 그래도 웬지 코앞의 현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못하는 것같아서 답답합니다.
그렇게 토익 몇점 더 받아 입사해봤자, 직장생활 역시 윗사람들 의중대로 해줘야하는데
윗사람들 의중이라는게 더많은 이윤, 부조리에 동조내지는 침묵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생산력이 발달해서 인구의 10%만 일해도 놀고먹을수 있는 세상에서
왜 이리 각박하게 후달려야하는지
과연 누가 현실을 이렇게 조종하고 있는지 생각좀 하고 사시죠.
운동권 서적 하나도 안읽은 요즘 20대에겐 너무 무리인가?16. ...
'09.6.11 10:09 PM (211.206.xxx.226)20대 마지막줄에 있는 사람입니다. 대학다닐 때, 운동 좀 한다는 동아리에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대학가에서 운동의 명맥이 97년 이후 끊기면서 아주 형식적인 말들만 띄엄띄엄 듣다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졸업하고 그 동아리는 바로 문 닫았습니다. 03년 그때 이미 친목모임으로서의 동아리도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대학가에선 발 붙이기가 힘들어 진 상황이었습니다.
위에서 지적해주신대로 저도 나무만 보면서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갈때 입학이 지상 과제이듯 대학에서 사회 나갈땐 또 제대로 취직을 못하면 인생 낙오자가 될 것 같은 공포만이 저를 지배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 세상물정 알게 되자 작년부터 아주아주 열심히 광장에 나갔고, 공권력이 휘두르는 물리적 폭력이 두려워 매번 인도로 달아나면서 조금씩 더 비참함을 느끼며 이제야 옛날에 현장에 있었던 선배들을 떠올리고 연락해서 묻곤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거냐고...
그 분들, 힘에는 힘으로 조직에는 조직으로 대응하지 않는 한 넌 지금대로 할 수 밖에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제 저는 이 글을 쓴 20대가 제기한 고민을 현장에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대학생들은 선배들이 시위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하지 못하고 학습한 바도 없는데, 한예종 학생들에게 무조건 전경들 앞으로 달려나가 예전 20대들처럼 싸우라고 강요하는 한무리의 50대 아저씨들을 보았습니다. 이제 겨우 광장으로 나온 대학생들에게 그 말은 어떻게 들릴까...
지금 20대는 어떻게 보면 이제 겨우 정치의식이란 걸 -사실 가장 예민하게 세상을 보는 중 고등학교때 배웠으면 좋았겠지만- 인식할까 하는 단계일 수 있으니 386 선배님들이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17. 저도 젊은 피를
'09.6.11 10:10 PM (121.147.xxx.151)민주주의에 바쳐야한다고 생각지않습니다.
오히려 반대합니다.
원글님 생각은 보편적인 젊은이의 생각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의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60~70년대의 20대로 살라고 할 수 없는 거 맞지요.
확실한 건 모든 인간이 영웅적 생각과 행동으로 살아가지는 않는다는 거죠18. 구구절절
'09.6.11 10:14 PM (219.248.xxx.187)맞는 말이고 지극히 현실적입니다만 취업 못지않게 중요한게 민주주의요,인권입니다.
입에 풀칠만하면 만족하실게 아니라면 부모덕에 기득권에 있다고 뒷짐지지 마시고
큰 희생 요구하지 않으니 님들이 살 세상
님들의 권리이자 의무인 선거권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20대 투표율 보면 한숨 나옵니다.19. 에휴
'09.6.11 10:26 PM (59.18.xxx.33)안됐지만 어떤 의미에선 밑바닥생산자층과 중상류층 사이의 낀 세대가 너무 많아져서 그런거 같네요.
그러게 지금의 30대 세대가 숫적으로 너무 많아진탓 아닐까요/
이들이 먼저 사회에서 자리 차지하고나니 20대는 상대적으로 갈곳이 적죠.
30대세대들 인구가 넘 많아서 그런건데
그러게 그부모세대들은 왜 애들은 그렇게 무작스레 많이 낳아가지고
그 여파가 지금 20대에게까지 미치고 있죠.20. 에휴
'09.6.11 10:31 PM (59.18.xxx.33)그나마 20대들이 투표라도 잘했더라면 그래도 상류층에게 갈 몫을 좀 나눌수라도 있었지
지금은 오히려 없는 살림에 간접세나 전기세같은 걸로 더 내줘야할 판이니.
상류층은 대통령 잘 뽑아서 안그래도 배부른데 냈던 종부세 몇천만원 몇억씩을 이자까지 붙여서 돌려받지요.
다 자업자득.
낀 세대들은 영문도 모르고 계속 당하고 살아야죠.21. 요샌
'09.6.11 10:35 PM (222.235.xxx.90)대학생보다 고등학생이 개념이 있는듯...
광우병 파동때도 고딩들이 먼저 촛불들고 나오고,
그리고 어제도 고딩들이 플랭카드에 뭔가 적어나와서 광장에서 찍은 사진도 보이던데...22. 무엇보다
'09.6.11 10:45 PM (121.188.xxx.186)올바른 마음으로 투표를.
자신만 생각하지말고 우리가 낳을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이나라를 생각하며 살기를.23. 과연
'09.6.11 10:45 PM (59.18.xxx.33)대학생보다 고딩이 더 개념있는게 그 부모세대가 어떤 세대였나 보세요.
고딩들 부모세대가 바로 80년대 대학을 다녔던 세대죠.
사회의식이 있으니 자녀교육에도 영향을 줬겠지요.
반면에 20대 대학생들은 부모가 70년대 대학을 다닌 세대로 취업하기도 쉬웠고
그아래 40대 세대들보단 재산불리기 좋았던 시절이었으니, 아무래도 사고방식이 보수적,
등따시고 배부른게 제일이라 식, 그게 20대 자녀에게도 전달,24. 참새
'09.6.11 10:45 PM (193.51.xxx.203)그냥 제가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라고 하면 정직하게라도 보였을텐데...
25. 펜
'09.6.11 10:52 PM (121.139.xxx.220)"시위" 측면에서만 보자면, 윗 글을 쓴 학생의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저도 어느 정도 동감하는 부분들이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명' 뿐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그 20대들께서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 조차 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지요.
(투표율이 가장 낮습니다.)
아니, 이 사람들은 그냥 기본적으로 '정치' 라는 것 자체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것보다는 연애나 하고 술이나 퍼마시고 내 배통 뜨뜻해지게 공부나 파고 있는 거죠.
후후, 온라인 게임이나 포르노 동영상 같은 것에나 안빠져 있음 다행이겠습니다.
다른 학생들에게 같이 시위하자고 강요하라는 게 아닙니다.
최소한 이 사회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라도 해보라는 겁니다.
투표를 우습게 보지 말고, 정치가 이 인간사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주는지
고민 좀 해보라는 겁니다.
최소한, 평소 고민하는 바가 있고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꼭 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을때, 비겁하게 현실 도피나 하고
자기 배통이나 터지게 만들 구멍만 찾아 다니진 않겠느냐 하는 거지요.
위 서울대생이 쓴 글에 등장하는 그 많은 수의 '공부하는 학생들' 이,
지금처럼 검사이고 변호사이고 행정관이고 공무원이고 국회의원이고 대기업 임원들이 될 겁니다.
그들이 공부를 하며 어떤 양식을 갖고 가치관을 쌓느냐에 따라,
후에 정말 이 사회를 주무르는 실세가 되었을 때, 그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거겠지요.
취업걱정 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무조건 방망이 들고 시위에 참가하라는 게 아니라,
이 사회, 이 나라를 위해, 나보다 못 가진 자, 못 배운 자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고,
자신의 가치관을 새롭게 세워보는 것도 필요치 않나 하는 거지요.
책상앞에 앉아 공부만 하는거..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현 정치에 관심을 갖고 생각을 정리하고 입장을 세우는 것일 겁니다.
지식인일 수록, 후에 이 사회의 지도자층이 될 가망성이 높은 학생들일 수록,
더더욱 이런 기회들이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주변에서 관심 없어 한다고 그냥 그러려니.. 네 인생은 네 인생, 내 인생은 내 인생 만 노래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대화할 시간도 가져보고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그들을 자극하는 것도
필요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아무튼, 그냥 현실이 이러니 우리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 라는 건,
참으로 비겁하고 나약해 보이는 변명인 듯 합니다.26. 운동권문화란게
'09.6.11 10:56 PM (59.18.xxx.33)딴게 아니고 사회현상을 과학적으로 보는 눈을 기르는걸 말합니다.
영문도 모른채 왜 취직하기가 힘든지, 왜 사는게 힘든지
보는 눈이 없으면 그저 코앞의 이익밖에 안보이게되죠.
현재의 사회계층이나 세대별 차이를 볼 수 있을때
자신들이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도 보이겠죠.27. 이런걸 두고
'09.6.11 11:08 PM (59.18.xxx.33)역사의 아이러니 라 하는거겠죠.
인문사회과학쪽, 특히나 좌파시각 관련 서적에 가장 관심없었던 세대가
역설적으로 현재 그쪽 시각이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라니,
참 아이러니네요.28. 위에 누가
'09.6.11 11:20 PM (59.18.xxx.33)말한 시위를 조직적으로 하는것, 그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그건 오히려 사회현상을 알아가면서 절실한 필요성이 느껴질때 같이 움직여지는거지요.
옛날에 서울대가 데모를 제일 많이 한게 단지 쪽수가, 학생수가 많아서 운동권수도 많았던 탓만은 아닙니다.
뭘 알아야 데모도 하지,
운동권문화, 책도 많이 읽고, 세미나도 많이 했기에 데모도 많이 했던거죠.
물론 그시절 운동권도 서울대내에선 그래도 소수파였지요.
워낙 인간들이 많았으니,
그때도 진로 생각해서 데모안하는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어쨌든 시대적으로 지금의 20대는 참 불운한 세대입니다.29. 녹차의 맛
'09.6.12 12:18 AM (203.229.xxx.234)서울대 씩이나 다닌다는 애 머리 에서 나오는 말이 겨우 이 정도 세계관이라니 나라가 잘 될리가 없지.
아주 교묘한 변명글이구먼.
게다가 독재가 아니고 깽판이라닛!
미친거 아냐?30. 맞습니다.
'09.6.12 12:23 AM (123.214.xxx.141)지금의 20대는 참 불운한 세대입니다.
저도 올해 30이 되었지만, 그리고 99학번이지만 01학번에서 데모가 끝났다구요?
아니요. 이미 그 전에 끝났습니다. 전 등록금 투쟁밖엔 안가봤네요. 저도 학생회였어요.
그외엔 각종 기념일(?-_-) 거리 행진에 노래부르며 깃발들고 다니다 술마시며 끝나는.
취업하기 힘들었지만 운좋게 대기업에 취직했습니다. 그래도 제 경우는 지금보단 나은 상황이었네요. 지금 대학생들이요? 하하. 대기업이지만 사람들 퇴사해도 충원 안해줍니다. 대기업 인턴쉽 안하면 학부생들 입사하기 하늘에 별따기네요. 같은 회사에 다니던 카이스트생이 회사를 그만두고 6개월간 70여개의 회사에 지원을 했지만 떨어졌다고 하네요. 결국 취업은 했다고 하지만.
20대 탓하지 맙시다. 지금 20대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 30~40대보다 불쌍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20대가 이명박에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을 찍게 놔둔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내가 내 부모님을, 내 친구를 설득하지 못한 나의 잘못에 있지 않습니까.
같은 실수를 두번 저지르지 않으면 되는겁니다. 다만 나의 역할에 충실합시다. 다 내 잘못이라고. 내가 노력하면 된다고.31. 구조적 인식
'09.6.12 11:57 AM (211.245.xxx.53)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구조적으로 인식을 하지 못하면 취직이 가장 걱정되는 문제일 겁니다. 이 사회 속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사회에 어떤 모순이 있는지 별 고민이 없기 때문에 어떤 문제를 개인적인 시각에서만 해결하려고 할 거예요.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인식을 하게 되면 좀더 시각이 넓어질 텐데요.
만약 20대가 조직적으로 단결해서 지금의 사회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지 개개인의 취직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왜 취직이 안 되는지, 어떤 구조가 그렇게 만드는지를 고민해서 해결해보려고 한다면 고민의 틀이 달라질 거예요.
386이후 그런 세계관, 구조적 인식이 후대까지 이어지지 못함으로써 개인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20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과 사회를 분리시키지 말고 사회에 대한 구조적인 인식을 가져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