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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하려는 이유

찬이맘 조회수 : 767
작성일 : 2009-06-11 19:47:23
지금 두아이의 엄마고 시골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직 농사를 짓는건 아니지만 친정어머니께서 농사를 짓고 계신데

옆에서 보면 딱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맨날 왜그렇게 사냐고 철없이 물어본적이 있습니다.

"내가 할수 있는건 이것 밖에 없어 " 정말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어려운 환경에 삼촌들 학교 보내느라 공부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못한 부모님

할수 있는건 농사밖에 없다는 말에 내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저희 두형제는 솔찍히 공부도 썩 잘하진 못했습니다. 부모님이 중학교때 도시로 유학을 보내셨는데..없는 살림에도

열심히 농사지으셔서 얼마든지 공부하라고 학원이든 뭐든 돈은 걱정하지 말라고 ..

바쁘실때도 공부하라고 절대로 밭으로 데려가지 않고 말씀도 없었습니다.

둘다 성인이되고 대학졸업하고 적성이 안맞아 다시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서른이 다되가는 나이에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서 부모님 고생하시는줄도 모르고

꼭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너무도 철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동생은 공고나와서 대학을 세번째 다니고 있습니다. 편입해서 옮기고 그래서 결국 서울교대는 아니지만

그다음으로 알아주는 경인교대 편입에 합격했습니다. 요전엔 장학금도 받았구요

정말 공고나와서 교대까지 나오긴 쉽지 않죠 인간승리 입니다 본인도 고생이지만

우리 부모님 고생은 말도 못합니다. 그래도 요즘은 동생때문에 일이 힘들지 않다고 하십니다.



농사일...제가 죽~~지켜 보건데 도박도 이런 도박이 없습니다.

어렵게 빚져서 해놓고 인건비도 안나와 다 갈아 엎고 엎고..운좋은 해는 그나마 빚걱정은 안하시게 되고...

반복이더군요 빚은 싸여만가고 지금은 억대입니다. 그것도 요전에 알았습니다.

그래서 없는사람은 죽어도 없나 봅니다.



난 절대 농사안지을거야 큰소리 텅텅 치며 고생하시는 부모님한테 왜그렇게 살아 ...했던

철딱서니 없는 내가 지금은 빽빽한 도시가 싫습니다. 오히려 답답하기도 하고

지금은 두아이의 엄마로 부모가 되니 그심정 이해가 갑니다.

난 못먹어도 우리아기는 배불리 먹이고 싶고 몸에 좋은 것만 주고 싶고..

요즘은 하도 마땅한 먹거리가 없어 친정에서 농사지으신 걸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시댁식구들 동생들한테 직접 지은 배추로 만든 김치도 주고 토마토도 주기도 합니다.

그럴땐 맏이인 신랑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세상을 다 얻은것 처럼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 친정 부모님이 너무 좋습니다. ^^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우리 아가들 크고 결혼해서 손주도 생기고 하면

지금 처럼 우리가 지은 농산물로 김치도 해주고 싶고 주스도 갈아주고 싶고

반찬거리도 이것저것 챙기고 싶습니다.

제목처럼  '귀농하려는 이유'라고 하기엔 거창하진 않지만

소박한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참 오늘은 울엄마 생신이네요  선물은 뭘 드릴까 고민중입니다.

용돈이라도  넉넉히 드리고 싶은데 너무 없이 시작해서 그러지도 못하고

아이들 데리고 가까운 곳에 모시고가 몸보신 시켜드릴까 합니다.

아침에 통화했는데 미역국 많이 끓여서 밭에 가지고 갔답니다.

오늘도 토마토 딴다고 해질때까지 해야 한답니다.

" 엄마 우리 같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 난 엄마가 있으니깐 참 든든하다 " 라고 하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언제쯤 효도 할수 있을까요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아

한숨돌릴때쯤 엄마가 지금처럼 그자리에 있을까요 ..사랑합니다. ..



너무 글이 길어진것 같네요

~~대한민국에 사시는 모든 농부님들~~~

    힘내세요 세상에 어떤 직업보다 훌륭하며

세상 누구보다도 존경받으셔야 하실 분들이십니다.

고맙습니다. ~~~~~~~~
IP : 125.137.xxx.7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여성 농민
    '09.6.11 8:01 PM (121.188.xxx.77)

    으로서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해 낸다는 자부심으로 오늘도 뙤약볕에서 일했답니다

  • 2. 맞아요.
    '09.6.11 8:01 PM (119.71.xxx.65)

    농부님들께 감사해요.
    예전에는 농사짓는것이 참 하찮아 보였는데,
    음식만들고 자연을 그리워 하게되니 농부들이 참 대단하다는 존경심이 들어요.
    요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토마토를가져와 키우는데
    자식바라보듯 보살피는 농부들마음 알겠어요.
    저도 정말 감사합니다.농부님들....

  • 3. 앨런
    '09.6.11 8:43 PM (125.187.xxx.91)

    늘 농부님들께 고마운 마음으로 먹고 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 4. 감사합니다.
    '09.6.12 12:31 AM (123.214.xxx.141)

    농부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고개숙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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