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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남기신 글.."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사람사는세상에서.. 조회수 : 594
작성일 : 2009-05-25 15:42:00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언론에 호소합니다.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부탁합니다. 그것은 제게 남은 최소한의 인간의 권리입니다.

저의 집은 감옥입니다. 집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습니다.

저의 집에는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친척들도, 친구들도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신문에 방송에 대문짝만하게 나올 사진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상한 해설도 함께 붙겠지요.

오래 되었습니다. 이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이런 상황을 불평할 처지는 아닙니다.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생활은 또한 소중한 것입니다.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자유, 마당을 걸을 수 있는 자유, 이런 정도의 자유는 누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지금 이만한 자유가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카메라가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에는 집 뒤쪽 화단에 나갔다가 사진에 찍혔습니다. 잠시 나갔다가 찍힌 것입니다.

24시간 들여다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제는 비가 오는데 아내가 우산을 쓰고 마당에 나갔다고 또 찍혔습니다. 비오는 날도 지키고 있는 모양입니다.

방 안에 있는 모습이 나온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커튼을 내려놓고 살고 있습니다.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보고 싶은 사자바위 위에서 카메라가 지키고 있으니 그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사람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언론에 부탁합니다.

제가 방안에서 비서들과 대화하는 모습, 안 뜰에서 나무를 보고 있는 모습, 마당을 서성거리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다 국민의 알권리에 속하는 것일까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간곡히 호소합니다. 저의 안마당을 돌려주세요. 안마당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자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IP : 115.140.xxx.2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람사는세상에서..
    '09.5.25 3:44 PM (115.140.xxx.24)

    아마..당신은 그리도 가고싶었던 봉화산을 가실수가 없었나봅니다..
    4월부터...봉화산 산책을 하시지 않았다고 하는데..
    하실수가 없었나 봅니다...

    이리도 힘드셨는데...
    사람사는세상에 이제야 가보고....
    당신의 고통을 전해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아이들에게도 이리도 훌륭하신 대통령이 대한민국에도 있었다고
    꼭 잊지않도록 이야기 해주겠습니다.

    편안히 잠드시길 바랍니다.

  • 2. ㅠ.ㅠ
    '09.5.25 3:46 PM (220.86.xxx.121)

    읽을수록 가슴아파요

  • 3. 인간도
    '09.5.25 3:49 PM (115.139.xxx.149)

    아닌 것들아..
    이건 타살이다.살인이다.
    어떻게 합니까?....
    이젠
    안 계신 그 분에게
    죄송하다고 말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제발 여러분
    제발 다음엔 이런일이 없어야 합니다..

  • 4. ㅠㅠㅠ
    '09.5.25 3:53 PM (211.55.xxx.30)

    너무 안타깝네요.
    뭐라 할 말이 없어요. 너무 불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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