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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념에 목숨을 바치지는 않겠습니다.

무명 조회수 : 487
작성일 : 2009-05-24 11:48:31
무엇을 위해 죽지도 않을 것입니다.
굳이 애써 살 이유도 없으나 할 수 있는 최대한 살아남고 싶습니다. 이제는.

꼭 무얼 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그러합니다.
허나 못생긴 나무가 되어도 좋겠다 싶습니다. 오늘은.
혹시 아나요. 못생긴 나무라 산을 지킬지도.

그래도..
이거 하나.
나는 나의 주인이 되기로 했습니다.
나는 오늘 알았습니다.
자본주의라는 것은 자본의 축적이 최대 가치임을.
민주주의라는 것은 개인의 책임있는 행위가 필요한 제도임을.
알량한 투표만으로 남의 뒤에 숨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것은 희생양을 늘이는 길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사람들과 함께 모여 드잡이를 하지도 않겠습니다.
다만 나는 나의 길을 조용히, 하지만 끝까지 꾸준히 가겠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이전에 자본민주주의국가 인가 봅니다.
내 의견을 사람들과 함께 표출하려면 먼저 벌금을 걱정해야하고 여차하면 생업을 위협받기도 하나봅니다.

나는 여지껏 투쟁이라는 것을 시위라는 것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게으르기도 하고 사람 많은 곳은 본능적으로 피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정글자본주의안에서 내가 번 피같은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잘 살펴볼 생각입니다.
권력에 돈을 갖다바칠 것 같지않은 기업의 상품을 살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애씀을 외면하고 자본으로 번 돈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제품과 소비자에게도 책임감을 갖는 기업의 상품을 찾아볼 것입니다.
그런 기업을 선별하고 투자할만한 기관에 투자할 것입니다.
내 이웃의 수고에 대해 내가 지불할 수 있는 한 정당하게 지불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가능한한 나의 수고로움을 통해 얻어지는 소박한 생활을 즐길 것입니다.
국가 기간산업의 영향에서도 독립하려 애써보겠습니다.
감히 타인을 억압하고 지배하려는 자와 그것에 빌붙는 자 또 여론을 호도하려는 자는
꼭 기억해서 외면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 역시 강요받고 싶지 않고 그 또한 자신의 주인이니까요.

스스로에게 완벽하길 바라지 않습니다. 원래 완벽한 인간이 아니니.
단지 지금. 나의 선택이 가치있는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한 생각하겠습니다.
그래서 지금보다 조금씩만이라도 나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겠습니다.

나는 힘도 없고 능력도 없는 자입니다.
어리석고 모자란 사람입니다.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참 미미할 것입니다.
그래도 수많은 '나'들이 다른 누구에게 기대하지 않고 스스로의 주인이 되어간다면..

어쩌면..
'우리'는 '남'에게 실망하고 낙담하고 책임을 물을 일이 줄어들지도 모릅니다.
나를 대신한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가지 않을지도..
나를 대신한 누군가가 나를 빙자하며 검은 유혹에 휩쓸리지 않을지도..

개인적인 인연이 전혀 없었던 한 사람을 보내고 괜히 미안한 마음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 생각해봅니다.
IP : 211.63.xxx.8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당벌레
    '09.5.24 11:53 AM (116.124.xxx.131)

    알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건 동조와도 같습니다~~~~
    목숨을 바친라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는 내는것에 왜들 그리 주저 하시는지~~~~~~

  • 2. 담담
    '09.5.24 11:58 AM (211.63.xxx.85)

    소리가 행동을 대신하지 않는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대한 담론에 휩싸이는 것이 아닌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보았기때문입니다. 행동은 주저가 아닙니다.

  • 3.
    '09.5.24 12:10 PM (218.38.xxx.130)

    정당에 가입해 목소리를 내려고 하니
    가입하고 싶은 정당이 없네요.........................

    노무현당 유시민당이 생기면 아낌없이 바치겠습니다.

  • 4. 이런 마음
    '09.5.24 1:27 PM (118.217.xxx.180)

    보낸 자의 살아있음은 너무나 초라해서
    살아 보내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 초라해서....
    원글님의 글을 읽으며
    뼈에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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