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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나들이...

초보엄마 조회수 : 626
작성일 : 2009-04-17 01:27:51
이번에 무리해서 집을 사는 바람에
시댁어른들께서 걱정이 크십니다.
봄휴가겸....한식때도 못가뵌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이박삼일 짧은 시간동안 어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며
아이의 재롱을 보시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자식노릇 조금이라도 하는것같아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점심먹고 지이 가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못이겨
4시간이 넘는 먼거리지만 점심먹고 느긋하게 출발하려 하면서
설겆이, 부엌정리를 하고 있는새....모자간 이거 가져가라..안가져가요...가져가라...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는것 같았습니다
설겆이 정리하는데 어머니가 부엌에 들어오셔서 냉장고를 쓰윽 열고 무언가 찾고 계신데...
어째 이상해서 보니...소고기 덩어리 얼린거를 꺼내고 계시더군요.
이거 가져가라...우리 많이 있다...씨익 웃으시면서...
아이고...어머니 저 그거 가져가면 못먹습니다. 걸려서 어찌 먹나요. 절대 못가져 갑니다... 실랑이를 하다
결국 힘센 제가 이겨서 다시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후진으로 나오는데 어머니가 종종걸음으로 따라오십니다....
자꾸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데..눈물을 보일 수는 없고...한데...
어머니가...제쪽 창문으로 오셔서.....
고기 넣어놨다..가서 아이랑 같이 국 끓여 먹어라...하시네요...
눈물이 핑...도는데...애써 참고 인사드렸습니다.

시댁을 나서 참았던 눈물을 한참을 쏟았습니다.
남편은 왜그래..하면서 애써 농담까지 하면서 절 진정시켰지만...
나중엔 그도 휴게실 들러 화장실 다녀온다고 하면서
한참을 오지 못하더군요.

담달이면 꼭 5년되는 결혼생활...
남들보다 참 탈도 많았었습니다.
대접만 받던 장녀와  세상 풍파 다 헤쳐나간 거친 차남...
어찌나 맞지 않는지...끝을 생각하던 때도 있었지요.
그 험한 세월동안 시어머니도 저를 곱게만 보시지는 못했습니다.
세월이 아직 많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세월이 약이라더니....
어머니도 많이 누그러지시고....
또 저도 많이 잊어가고....
먼 일이긴 하지만...저 또한 어머니처럼 언젠가 며느리볼 입장이 되고보니...
어머니가 이해되는 점들이 많아집니다.

오늘 밭에 나가 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아들이 푸성귀를 뜯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눈물이 이상하게 자꾸 나려하대요.
우리 가족이구나...
지켜줄 능력은 하나 없으면서...꼭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가져온 보따리들을 보니....
이건 약탈...이라고 해야 맞는 말일것 같은 짐....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이제사 철들기 시작하나 봅니다...


IP : 218.50.xxx.3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샐리
    '09.4.17 6:47 AM (115.140.xxx.164)

    시어머니께 전화 자주 드리세요. 맘 날때.... 감사함을 담아서....
    님 마음이 고와 시어머니도 아신듯...

  • 2. ..
    '09.4.17 7:47 AM (125.133.xxx.208)

    시어머님의 사랑에 가슴이 저려오네요....

  • 3.
    '09.4.17 9:30 AM (121.172.xxx.139)

    그래요 정이란거 세월이란거 무시 못해요
    저도 어머님한테 많이 당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어머님도 연로하시니 그마음 없어지는듯해요
    그리고 님말씀처럼 저도 언제가는 시어머니 델텐데
    하면 이해도 가구 그래요 고운마음가지셨네요

  • 4. 엄니~
    '09.4.17 7:15 PM (121.155.xxx.144)

    먼저 하늘나라가신 울 엄니 생각나네요
    천사같은 분이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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