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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가르치던 학생한테서 편지가 왔어요.

^^ 조회수 : 1,199
작성일 : 2009-04-08 00:19:14
지금은 유학 와 있는데요...

한국에서 가르치던 학생한테서 편지가 왔네요. 메일말고 손으로 쓴 편지요 ^^

안에 읽어 보니까 뭐 살 찐 얘기, 머리 커트로 자른 얘기,

엄마가 갈비 해 준 얘기... 등등 여러가지 들어 있고 만화도 재밌게 그려놓고

끝으로 성적 올랐단 얘기도 써 있네요.

제가 가르치던 과목이 젤 주력 과목인데도 성적이 안 나와서 오랫동안 전전긍긍했었는데

저랑 그만두고 친 모의고사에서 등급이 많이 올랐어요.

저랑 한 일년 남짓 공부했었는데...

손으로 쓴 편지 받은 것도 넘 기쁘고 내용도 넘 기쁘네요.

학생 어머니께서 출장 가시고 하면 어머니께서 냉장고에 재어 놓으신 갈비 꺼내서 같이 저녁 먹고(그래서 갈비 얘기가 있는 거예요 ㅎㅎ) 시험 기간엔 커피 사 가서 새벽 3시까지 옆에서 때려가면서 가르쳤는데

그 시절이 오래전도 아닌데 참 그립네요.

유학 비용 모으려고 참 열심히 살았고 얘네들 덕분에 내가 공부할 수 있는 거다 싶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말 뼈가 부서져라;; 가르쳤었고

그래서 그 때 가르쳤던 애들 중간에 그만두는 애들 없이 쭉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고...

헤어질 때는 어머니들께서 너무 섭섭해 해주셔서 제가 황송할 지경이었어요.

아이들 인생에서 과외 선생이야 잠깐 아주 조그만 자리를 차지 할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도 편지 보내오는 아이들... 고맙고 그립고 그러네요.

IP : 93.41.xxx.13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동
    '09.4.8 12:23 AM (218.38.xxx.183)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렇게 좋은 인연 맺었으니 원글님 덕도 있고 복도 있으신가 봅니다.

    타국에서 열심히 공부하세요.
    원글님 같은 선생님 있으면 아이 맡기고 싶은 게 엄마들 맘이죠.

  • 2. 현랑켄챠
    '09.4.8 12:27 AM (123.243.xxx.5)

    저도 예전에 가르치던 녀석한테 외국에서 심심하다고 했더니
    군대에서 휴가나와서 DVD 사서 보냈더라구요. 그것도 수십장이나....
    완전 감동먹었습니다. 덕분에 한국어 실력(?)은 줄지 않는 것 같아요.ㅎㅎㅎ
    (그러나 영어도 늘지 않는다는 사실~~ㅋㅋㅋ)

  • 3.
    '09.4.8 12:32 AM (59.9.xxx.246)

    읽고 있으니 흐뭇한 마음이 느껴져 저도 기분이 좋네요^ ^

  • 4. 자유
    '09.4.8 12:39 AM (211.203.xxx.207)

    그래요...저도 원글님과 비슷한 느낌 받은 적이 많아 공감이 가네요.
    메일보다, 직접 쓴 편지를 받으면...마음이 참 뿌듯하지요.
    학교 선생님들은 제자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이기는 하나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될 수 없는, 좀 공적인 관계라 할까요...
    그런 관계 속에서도, 유난히 살갑게 다가오는 아이들 있지요.
    지금의 행복한 마음과 좋은 인연...오래 오래 가시길...

  • 5. 원글
    '09.4.8 1:01 AM (93.41.xxx.82)

    사실 저도 며칠 전에 시험을 쳤거든요.

    공부하면서 나는 정말 애들한테 징글징글하게 공부시켰었구나... 애들이 참 잘 따라와줬던 거구나 이런 생각이 저절로 들었었는데

    이렇게 편지가 와 있으니 감상에 젖어서 잠깐 눈물이 날까 말까 했어요.

    정말, 과외선생과 제자라는 게... 딱 가르치는 기간 끝나면 계속해서 이어지기 힘든 부분이 있죠. 함께 수업 할 때 아무리 좋았어도... 그러니 이렇게 계속 이어지는 인연이 참 소중한 것 같아요.

  • 6.
    '09.4.8 1:49 AM (118.220.xxx.58)

    좋으시겠어요.
    전 메일은 아니지만 예전에 가르쳤던 녀석이 군대 입대 전날 싸이에 비밀방명록을
    정성스럽게 남기고 갔더군요.
    에궁, 확인을 늦게 해서 잘 다녀오란 말도 못해주고 마음에 남네요.

  • 7.
    '09.4.8 1:54 AM (58.230.xxx.9)

    저도 그런 녀석이 있어요.
    여자애 두 명.
    한 아이는 지금 유학 가 있는데, 한국에 올 때마다 연락해요.
    지난 겨울 방학에는 제가 몸이 아파 못 만났는데.
    공항에서 비행기 타는 순간에 문자 보내서는
    자기 이제 출국한다고 다음에 꼭 건강한 모습으로 봐요 선생님...
    이렇게 문자를 이쁘게 보내놨더라고요.

    저도 원글님처럼 직업으로 전문과외를 했던 건 아니기에.
    약간의 생계형 과외? ㅋㅋㅋ 다른 공부하면서 했던 거였거든요.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도 오르고 부모님의 따뜻한 시선도 받으며.
    가장 중요한 건 앞으로 제 옆에만 붙어 있으려고 예쁜 제자녀석을 알게 돼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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